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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관광청’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최수문 선임기자의 문화수도에서]
문화·스포츠문화 2025.03.31 07:00:00진짜 관광진흥을 위해서 차라리 ‘관광청’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문화체육관광부 안의 ‘관광국’을 아예 떼내고 확장해 독립의 ‘관광청’을 만든다는 말이다. 국내 및 글로벌 관광 현실은 급변하고 있는데 관광산업의 혁신은 물론, 현재의 시스템 자체가 현실 수준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다. 향후 관광청은 단순히 개별 부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 아니라 전체 정부 부처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도구가 돼야 한다. 지난 3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관광환경 변화에 따른 관광정책 및 법제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관광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지난해 출범된 국회관광산업포럼이 진행한 두 번째 관광정책 세미나다. 국회관광산업포럼은 지난해 10월 25일에 결성식과 첫 포럼을 연 바 있다. 포럼 공동대표는 김석기 의원(국민의힘)과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훈 교수(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이다. 전재수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국회를 주축으로 진행된 포럼이라는 점에서 이슈는 법률 등 관광 관련 시스템 개편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두 번의 포럼에서의 논의에 따르면 관광 관련 법률의 핵심인 관광기본법 및 관광진흥법은 급변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다른 분야의 법률도 마찬가지지만 관광은 특히 그렇다. 이제 아예 재개발이나 적어도 ‘올리’(올 리모델링)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 법률이 구식이라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최신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리고 관광이라는 것을 아주 좁은 범위만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관광 법률은 인식의 기초가 아직도 관광이나 여행이 ‘먹고 노는 것’이라는 후진적 관점에 머문다. 관광을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성장시킬 기회로 보지 못하고 있다. 관광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 전체로 확대되고 있지만 법 조문은 과거 잔상에서 여전히 헤맨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대학 등 세미나 발제자와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측면이다. 포럼 발표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에 근거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관광산업 조사’에 따르면 국내 관광 산업 총 매출액은 2019년 26조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소 위축된 2022년 17조원이었다. 즉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GDP가 2040조원(또 2022년은 2323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광산업 매출은 GDP의 1% 남짓밖에 안되는 셈이다. 하지만 세계여행관광협의회에 따르면 글로벌 관광산업 비중은 2019년 기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했고 3억3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오는 2033년에는 15조5000억달러로 더욱 성장해 세계 GDP의 11.6%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 규모 또한 4억3000만명으로 세계 노동 인구의 약 12%가 관광업계에 종사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관광산업이 GDP 대비 비중이 미비한 것은 결국 관광진흥법이 포괄하는 범위가 작기 때문이다. 관광법제의 핵심인 관광진흥법은 과거 아날로그 관광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기껏해야 여행사, 관광지, 숙박업소, 국제회의업, 카지노, 테마파크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규모가 큰 항공사·철도 등 교통, 면세점 등 유통, 제조업, 그리고 온라인 여행플랫폼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포럼에서 “전체 관광산업 생태계에서는 17개 업종이나 관여한다. 하지만 국내 관광진흥법이 대상으로 하는 기업 비중은 글로벌 수준 관광산업 전체의 18%에 불과하다”고 제기됐다. 문체부 담당인 관광 정책이 전체 국가시스템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국회관광산업포럼에는 현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관광 관련 협회, 학계, 여행사, 여행 전문 언론사, 몇몇 로컬 관광서비스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항공사나 유통사, 주요 플랫폼 등 굵직한 기업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다른 산업과의 관계에서만 문제는 아니다. 이들 법률은 하나의 법률에 관광 진흥과 규제가 한꺼번에 돼 있다. 대상은 기존의 관광에 머물고 새로운 관광 현상은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제관광, 지역관광, 관광벤처, 산학연계, 전문인력 양성 등에 지원 근거가 없다. 예를 들어 현행 관광기본법 제6조(지방자치단체의 협조) 항목은 ‘지자체는 관광에 관한 국가사무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돼 있는데 이는 지역관광 핵심인 지자체를 중앙정부(문체부)의 낮은 수준의 보조 수행기관으로 상정한 것에 그친다. 관광기본법 제6조는 지난 2007년에 만들어졌으니 거의 20년 전의 과거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문제점을 인식한 문체부는 지난 3월 초에 공개한 자체적인 문화 중장기 비전 ‘문화한국 2035’에서 문화정책 패러다임을 현재 ‘중앙-지역 하향식 전달’에서 앞으로 ‘중앙-지역 수평적 파트너십’으로 바꿔야 한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현재 관광 주무부처인 문체부로서는 이러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내부 개선과 함께 외부와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내부 개선이야 그럭저럭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더 어렵다. 즉 면세점 등 유통이나 항공사 등 교통을 ‘관광진흥법’ 체계 안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데 이게 잘 안된다. 결국 부처 칸막이 때문이다. 현재 범정부적으로 13개 부처가 참여하는 이른바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있지만 주요 이슈에서 목소리가 큰 법무부나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회관광산업포럼도 국회 문체위 등 국회의원들과 문체부, 그리고 현행 관광진흥법에 포함되는 업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라리 관광 업계에서는 아예 관광청이라는 독립 기관을 만들어 각 부처 간의 관광 이슈 관련 사항을 다루게 하자는 “관광청 독립”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면 관광청이 힘을 받고 이를 통해 범정부적인 정책 조율이 가능하다는 희망 섞인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시스템 개편은 물론 쉽지 않다. 관건은 국정최고책임자의 관심에 달렸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국가관광전략회의가 대통령 주재였지만 문제인 전 대통령 때 국무총리 주재로 격화됐다. 지금도 국무총리 그대로다. 또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제주)관광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유야무야였고 지금은 대부분 이런 주장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못한다. 관광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
4·2 재보선 D-2…로키 전략 與野 중 누가 웃을까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3.31 07:00:00탄핵 국면에 가려 조용히 진행되던 4·2 재보궐선거가 영남권 산불 사태까지 겹치며 역대급 ‘무관심 선거’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여야 후보가 탄핵 찬반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일부 선거구는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민심을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야 지도부 모두 로키(low-key) 전략 31일로 재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지도부는 로키(low-key) 전략을 유지하며 본 선거일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시작부터 주목도가 낮았던 이번 선거는 최근 영남권 산불 사태 수습 탓에 정치권과 유권자의 관심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 지원 유세 등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산불 사태가 악화하면서 선거 관련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가 야권 후보끼리 맞붙은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 현장에 한 차례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부 차원의 지원 유세는 전무하다. 최종투표율을 내다볼 수 있는 사전투표율도 하락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8~29일 실시된 전국 23개 선거구의 사전투표율은 7.94%에 그쳤다. 재보궐선거 기준으로 2017년(5.90%)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가 37.92%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19.36%), 경북 김천시장 재선거(18.34%),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12.48%),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8.24%) 순이었다. 부산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5.87%였다. 거제·아산에선 찬탄 vs 반탄 대리전 여야 후보끼리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두고 선명성 경쟁을 펼치는 거제시장과 아산시장 재선거는 조용한 선거 분위기 속에서도 지역 민심을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도부를 대신해 각 진영 강경파들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여권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김기현·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거제와 아산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위한 지원 연설을 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의무 때문에 정당이 후보자 추천을 할 수 없는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가 야권 강성 방송인인 김어준 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탄핵 찬성 표심을 공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실제 바닥 민심을 자세히 들여다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5곳 중 국민의힘이 3곳(충남 아산시장, 경북 김천시장, 경남 거제시장)에만 후보를 내 충청과 영남 지역에 국한해 민심의 향방을 파악할 수 있어서다. “야당 4대 1 완승 가능” vs “본 투표서 여당이 역전” 현재 경북 김천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의 국민의힘 후보가 열세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야당의 ‘4대1’ 완승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경우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이 탄력을 받는 반면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을 경과하며 보수 지지층의 사전선거 불신론이 최고조에 달해 본 선거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는 여당 지지층이 사전투표는 물론 여론조사 등에도 적극적이지 않아 과소표집된 상태로, 이들이 2일 본 선거일에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경남 거제와 충남 아산에서 뒤집기 승리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3곳에 후보를 낸 국민의힘이 지도부 도움 없이 2곳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정국 흐름상 상대적으로 불리한 선거구도 아래 “선방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가방·신발에 웃음꽃 핀 주민들[북한은 지금]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3.31 06:45:00북한이 새 학기를 맞아 전국 소학교,초급중학교,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새 교복·신발·가방 등을 배급했다. 이러한 물품 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진 것을 크게 자축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새 학년도를 맞아 수도 평양으로부터 두메산골과 외진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모든 소학교, 대학 신입생들에게 일제히 교복과 신발, 가방이 공급되고 초급중학교 신입생들에게 교복이 공급됐다"고 보도했다. 배급된 품목은 올해 소학교에 입학하는 남학생의 경우 ‘긴바지와 반바지, 세타(스웨터), 샤쯔(셔츠), 가방, 신발, 혁띠(벨트)’, 여학생의 경우 ‘치마와 달린옷(원피스), 세타와 양말바지(타이즈), 가방, 신발’ 등이다. 노동신문은 “어머니당의 은정어린 새 교복과 신발, 가방을 받아안은 신입생들과 그들의 부모들, 교직원들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그 사랑, 그 은덕에 감동을 금치 못하였다”고 전했다. 또 한 학부모의 발언을 통해 “자식들이 많아도 언제 한번 아이들의 교복과 학용품을 걱정해본 적이 없다고 하며 우리 당, 우리 제도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격정을 터치였다(터뜨렸다)”며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기본적인 물품조차 온 사회가 총동원돼 매달려야 하는 과제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높으신 뜻을 받들고 전국의 생산단위들에서 학생들의 필수용품생산과 관련한 준비사업을 면밀히 갖춘 데 맞게 연이어 생산에 진입해 생산과제를 속속 끝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곳곳의 공장들에 생산 목표, 기한 등을 부여하고 이를 달성한 근로자들을 ‘혁신자’, ‘인민경제계획완수자’ 등의 호칭을 부여하며 치하하고 있다. -
스쿨존서 벤츠 시속 102㎞ 난폭운전…알고보니 '음주운전'이었다
사회사회일반 2025.03.31 06:36:36음주 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난폭운전을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3부(신순영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7일 오후 11시 10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27%로 확인됐다. A씨는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려고 스쿨존에서 시속 102㎞로 차량을 몰았다. 7차례 신호를 위반하고 4차례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난폭운전을 하다가 결국 교통사고를 냈다. 그는 2017년과 2021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 명령과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1심 법원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하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검찰은 오히려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보다 더 높은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두차례나 처벌받고도 다시 범행했다"며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난폭운전을 했고 상당히 위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도 "교통사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도 원심 형량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스쿨존 내 교통사고(부상) 피해 인원은 2021년 563명, 2022년 529명, 2023년 523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21년 9건(사망 0명, 부상 13명)에서 2022년 5건(사망 1명, 부상 5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2023년 7건(사망 1명, 부상 9명)으로 늘었다. -
美상호관세·공매도 재개…코스피 '2600선' 지켜낼까 [주간 증시 전망]
증권정책 2025.03.31 06:30:0031일 공매도 전면 재개와 다음 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지난주 국내 코스피 지수가 26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도 장기화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에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영향은 제한적으로 내다보면서도 조선·방산·2차전지주(株)는 주의해야한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로 2500~2650선을 제시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85.15포인트(3.22%) 내린 2557.9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무너진 것은 지난 14일(2566.36) 이후 10 거래일 만이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 기관 모두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1609억 원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13억 원과 122억 원을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공매도 전면 재개와 내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 영향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하게 시장을 짓눌렀다”며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업종들 중심으로 대형주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2500~2650선으로 제시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은 ‘더티 15(비관세 장벽 상위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도체 등 부문별 관세까지 병행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서비스업 지수, 미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지표 등 각종 수치 발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는 만큼 코스피가 2600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부과와 공매도 재개 등이 선반영된 불확실성임을 감안할 때 이슈를 확인하며 저점을 통과하고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가 2600선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코스피는 연초 2400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고 연중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3년 반 만에 전면 재개되는 공매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것은 업계 중론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 상황은 밸류에이션 과잉이 없고, 선현물 가격 차로 판단하는 과잉도 부재한 상황”이라며 “공매도 재개 시 기계적 가격 조정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대차 잔고 금액이 늘어났던 조선·방산·2차전지주(株)의 경우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더욱 복잡해진 시대, 그래서 더욱 ‘선명해진 쿠페의 매력’ - BMW M2 쿠페[별별시승]
문화·스포츠자동차 2025.03.31 06:30:00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최근 BMW의 차량들은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다채롭고 풍부한 기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뛰어난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고성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M 라인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이러한 흐름으로 일각에서는 더 가벼운 패키지에 뛰어난 운동 성능을 그리워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그럴까?’과거의 M3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컴팩트한 체격, 그리고 드라이빙 퍼포먼스에 집중한 패키징을 자랑하는 M2 쿠페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며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어쩌면 ‘가장 순수한 M’의 현재라 할 수 있는 M2 쿠페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당돌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M2 쿠페2세대 M2는 M2 고유의 작은 체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대담하고 강렬한 스포츠카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M2 쿠페는 4,580mm의 전장의 짧은 전장이지만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자아내는 전용의 바디킷 및 체급 대비 제법 큰 휠 등이 더해져 존재감을 과시한다.디자인 연출에 있어서는 기반이 되는 2 시리즈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 고성능 모델의 매력을 더하는 여러 디테일 등이 더해진다. 다만 이러한 모습이 BMW다우면서도 특정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BMW의 기조’와 살짝 다른 ‘결’을 드러낸다. 덕분에 M2 쿠페는 더욱 독특한 존재로 인식된다.실제 M2 쿠페의 전면 디자인은 상위의 M3 세단 및 M4 쿠페의 디자인과는 살짝 다른 이미지의 프론트 엔드 및 바디킷의 연출을 제시한다. 특히 더욱 직선적인 형태의 키드니 그릴과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를 조합은 ‘일반 도로’보다는 ‘서킷’을 누비는 레이스카와 유사한 모습이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측면에서는 컴팩트한 쿠페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뿐 아니라, 볼륨감이 돋보이는 펜더, 깔끔한 루프 라인 및 차체 실루엣이 ‘리어 윙 스포일러를 달면 좋겠다’는 마음을 자극한다. . 여기에 차량의 체급 대비 제법 큰 휠과 그 사이로 드러나는 큼직한 브레이크 캘리퍼가 주행 성능의 기대감을 더한다.한편 후면에는 2 시리즈 고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며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적용해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에 힘을 강조한다. 다만 리어 램프의 형태 및 그 연출 등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드라이빙에 집중한 공간M2 쿠페는 기본적으로 작은 체격을 가진 차량이다. 그리고 공간의 연출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컴팩트 BMW’이자 기반이 되는 2 시리즈와의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실제 실제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등의 기본적인 구성을 품고 있다. 대신 M 퍼포먼스 모델을 강조하듯 M 로고를 새긴 스티어링 휠, 그리고 도어 패널의 독특한 디테일 등이 ‘특별한 매력’을 자아낸다. 덧붙여 ‘기술적인 매력 요소’ 역시 충실하다.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깔끔하게 연출된 컨트롤 패널, 그리고 M의 감성을 더하는 여러 디테일 등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이 주행 중 ‘만족스러운 음향 경험’을 보장한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작은 체격으로 인해 공간 및 거주성은 그리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드라이빙에 집중한 구성’을 과시한다. 컴팩트 쿠페의 구조 상 다른 차량보다 낮은 전고를 갖고 있지만 1열 공간이 충실하고 스포티한 시트가 우수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보장한다.다만 2열 공간은 말 그대로 협소하다. 실제 평범한 체격의 운전자가 1열 시트에 앉은 경우, 2열 공간은 말 그대로 ‘사용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덕분에 ‘2열 공간’을 상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이 부분은 타협해야 할 부분이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적재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지만 적재 공간은 협소한 편이다. 그대로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4:24 비율로 폴딩해 추가적인 여유를 도모할 수 있다. 이는 아주 넉넉한 건 아니지만 ‘실용성’은 어느 정도 챙긴 모습이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480마력을 내는 강렬한 심장작은 체격이지만 ‘M2 쿠페’는 운동 성능 부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실제 M2 쿠페의 보닛 아래에는 직렬 6기통 3.0L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자리해 480마력, 61.3kg.m의 토크를 내 ‘컴팩트 쿠페’에게 충실한 운동 성능을 보장한다. 참고로 변속기는 8단 M 스텝트로닉, 그리고 후륜구동 레이아웃이 조합되어 민첩성을 강조한다.이러한 구성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4.0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우수한 가속 성능을 내며 최고 속도 역시 250km/h(M 드라이버즈 패키지: 285km/h)에 이른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8.5km/L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모든 주행을 즐겁게 만드는 M2 쿠페작은 체격의 M2 쿠페의 외형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작은 체급을 기반으로 한 만큼 실내 공간이 여유롭진 않지만 드라이빙 포지션, 그리고 M 모델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여기에 고성능 쿠페인 만큼 시동을 거는 순간 480마력의 엔진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풍부한 사운드가 실내 공간을 채운다. 작은 체격인 만큼 ‘엔진의 존재감’이 확실히 느껴져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M2 쿠페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체급 대비 압도적인 성능’ 구현에 있다. 실제 M2 쿠페는 480마력, 61.3kg.m에 이르는 강력한 토크를 낸다. 그리고 이러한 성능을 실제 주행 상황에서 고스란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폭발적인 펀치감, 그리고 고속 영역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강렬함이 운전자를 매료시킨다.실제 M2 쿠페와 마주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힘의 부족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덧붙여 엔진 사운드 역시 운전자를 즐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차량의 체격, 무게도 가벼운 탓에 운전자가 느끼는 ‘즐거움’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480마력의 심장에 합을 이루는 8단 변속기 역시 능숙하다. 차량 자체가 대담한 주행을 겨견양한 차량이지만 막상 일상적인 주행부터 스포츠 주행까지 모든 상황에 능숙히 대응한다. 실제 시승 내내 도심 속의 일상적인 주행에서 번거로움이 없었다.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더욱 날카롭고 선명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부드러우면서도 폭발적인 즐거움이 공존하고,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수동 변속까지 만끽할 수 있다. 덕분에 ‘엔진과 변속기의 합이 좋다’는 평을 시승 내내 이어갈 수 있었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앞서 설명한 것처럼 M2 쿠페는 체급 대비 꽤나 과격한 성능을 앞세워 ‘공격적인 주행’에만 집중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데 막상 M2 쿠페는 생각보다 ‘일상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한다.일상적인 주행에 나선 M2 쿠페는 차량의 특성 상 일반적인 차량보다 더 견고하고, 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아주 능숙히 대응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대신 반대로 작은 체격, 기민한 조향 반응에 ‘다루기 좋은 쿠페’라는 걸 보다 확실히 드러낸다.그래도 다루는 맛은 충분하다. 실제 스티어링 휠은 무게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조작에 따라 빠르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차체 덕분에 도심 속 도로, 그리고 골목 등에서도 경쾌하게 움직인다. 다만 상황에 따라 ‘허리’로 전재히는 충격은 애석하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물론 이러한 주행은 M2 쿠페의 ‘주 무대’는 아니다. 주 무대에서는 더 높은 매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운전자를 미소 짓게 만든다. 실제 M2 쿠페는 언제든 ‘서킷’을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듯 ‘민첩한 주행’을 상시 유지하는 모습이다.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 그리고 그로 인해 달라지는 노면의 감각이 직접적으로 전해져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여기에 일체감이 돋보이는 차체의 반응, 짧은 휠베이스의 ‘민첩성’ 또한 더해져 더욱 ‘즐거운 주행’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이다.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그리고 이러한 매력은 ‘일반적인 주행’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다. 실제 M2 쿠페는 언제든 트랙을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차량이며, 트랙 위에서 M2 쿠페는 그 성과 또한 확실히 보증할 수 있다. 그렇기에 M2 쿠페는 더 높은 가치를 보장한다.좋은점: 컴팩트한 체격을 기반으로 한 즐거운 드라이빙 퍼포먼스아쉬운점: 협소한 2열 공간 및 노면 충격, 부족한 효율성BMW M2 쿠페. 사진 김학수 기자더 선명하고 경쾌한 M의 매력, BMW M2 쿠페가족을 위한 차량, 혹은 일상에서의 여유를 위한 차량으로 M2 쿠페를 택하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M2 쿠페는 말 그대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원하는 이들, 특히 산길은 물론이고 트랙 주행까지도 즐길 수 있는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이며 나아가 ‘좋은 평가’를 이끌 수 있는 선택지라 할 수 있다.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며 무거워지고 있는 세상, 가볍고 민첩한 존재 BMW M2 쿠페는 그렇게 반짝인다. -
"요즘 좀 짜게 먹었더니 배가 나온 느낌?"…기분 탓 아니라 진짜였다
문화·스포츠헬스 2025.03.31 06:27:59음식을 먹을 때 소금(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이 적게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일반 및 복부 비만이 될 위험이 3~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유럽 비만 연구 협회(EASO)는 핀란드 헬싱키 보건복지연구소(FIHW) 애니카 산탈라티 박사팀이 남녀 5000여명의 식단 섭취 나트륨양 및 소변 나트륨 수치와 일반·복부 비만 간 관계를 분석해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11~14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EASO 유럽 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일반 비만은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체질량지수(BMI)로 측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복부 비만은 복부 및 내부 장기에 지방이 축적돼 허리둘레가 정상보다 커진 상태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핀란드 성인 대상의 '국가 건강 연구'(National FinHealth 2017 Study) 데이터를 이용해 남성 2222명과 여성 2792명의 식단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 소변 나트륨 농도, 일반 및 복부 비만 간 관계를 연구했다. 나트륨 섭취량과 소변 나트륨 농도에 따라 상위 25%부터 하위 25%까지 남녀를 각 4개 그룹으로 나누고, 나이와 생활습관 등 변수의 영향을 보정한 통계 모델로 나트륨과 비만 간 연관성을 살펴봤다. 나트륨 섭취량(중앙값)이 WHO 권장량(하루 5g 이하)보다 적은 그룹은 여성 하위 25% 그룹 뿐이었고, 남성과 여성을 합친 경우 상위 25% 그룹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위 25% 그룹보다 2.3배 높았다. 분석 결과 나트륨 섭취량이 많거나 소변 나트륨 농도가 높은 사람들은 일반 비만과 복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나트륨 섭취량 상위 25%는 하위 25%에 비해 일반 비만 위험이 4.3배, 복부 비만 위험이 3.4배 더 높았다. 또 소변 나트륨 농도 상위 25%는 하위 25%보다 비만 위험이 4.8배 더 높았다. 남성은 소변 나트륨 농도 상위 25% 그룹이 하위 25% 그룹보다 일반 비만 위험이 6배, 복부 비만 위험이 4.7배나 높았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량에서는 비만 위험 증가 패턴은 여성과 비슷했지만 그룹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한편,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나트륨 섭취와 비만 간 연관성을 일관되게 보여주지만 그 메커니즘이나 성별 차이 등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향후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 체성분 변화, 포만감 조절 등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심층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마취에서 깨어나더니 '헬로우'"…모국어 까먹고 영어만 하는 소년, 무슨 일?
산업바이오 2025.03.31 06:26:37네덜란드에서 무릎 수술 후 깨어나 10대 소년이 하루 동안 모국어 대신 영어만 구사하는 희귀 증상을 보였다. 의학계에서 '외국어 증후군'으로 불리는 극히 드문 사례다. 최근 라이브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매체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 A군(17)은 축구 중 부상으로 무릎 수술을 받은 후 특이 증상을 보였다. 평소 학교 영어 수업 외에는 영어를 사용한 적 없던 A군이 수술 후 모국어를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수술 직후 환자는 네덜란드어를 이해하지 못했고 부모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처음에는 마취 회복 과정의 일시적 섬망으로 추정됐으나, 시간이 지나도 영어만 구사하는 상태가 지속됐다. 신경과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술 18시간 후에야 A군은 네덜란드어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24시간이 지나서야 모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의학계에 보고된 '외국어 증후군'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9건에 불과하며, 소아·청소년 사례는 더욱 희귀하다. 담당 의료진은 "마취와 관련성이 있을 수 있으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A군은 수술 3일 만에 퇴원했으며, 3주 후 진료에서는 언어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기분 변화나 불안, 수면 장애 등 후유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계는 이 사례를 통해 뇌의 언어 처리 기능과 마취제의 상호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취 후 언어 기능 변화는 뇌 활동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
'21세기 술탄' 에르도안, 종신집권 포석에도 서방이 침묵하는 이유[글로벌 왓]
국제국제일반 2025.03.31 06:20:00튀르키예를 23년간 통치하며 사실상 '21세기의 술탄'으로 군림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야권을 탄압하며 종신 집권의 포석을 까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가 가진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서방은 그의 독주를 묵인하거나 심지어 묵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튀르키예에서 벌어진 야권 대선주자 탄압 사태를 통해 그 이유를 지적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미 1990년대부터 민주주의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만 타는 버스'에 비유하며 필요하면 언제든 민주주의를 버릴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리고 최근 그는 이 비유를 현실화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 23일 제1야당 CHP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전격적으로 구속했다. 그의 시장 직무를 정지시키고, 학위가 무효라며 대선 출마 자격까지 박탈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10년만의 최대 시위가 발발했다. 수만 명의 시민들은 '이마모을루의 자유'를 외치며 2013년 탁심 광장의 시위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현수막에는 "정의가 침묵하면 국민이 말할 것"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정부는 시위 참가자 약 1900명을 구금하고 내외신 기자들을 체포하거나 추방하는 등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에르도안이 이렇게 강경한 독재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은 튀르키예가 서방 국가들에게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1952년 창설 직후부터 튀르키예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지중해 진출을 막을 수 있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란 등 주요 갈등 지역들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이다. 여기에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튀르키예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튀르키예군은 35만 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큰 나토 내 2위 규모이며, 자체적으로 생산한 바이락타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등 방위산업 강국으로서 나토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시리아와 아제르바이잔 등 주변 국가에 군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나토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역사적으로도 튀르키예의 여러 차례 쿠데타나 민주주의 퇴행을 눈감아줬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개의치 않고 야권을 탄압하고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종신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4일 "튀르키예 내의 혼란을 세계가 못 본 척 할 것이라는 데에 에르도안이 베팅했다"는 기사에서 "언론에는 재갈이 물려졌고 법원들도 통제되고 있으며, 23년간 집권 후 에르도안은 종신 대통령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근동정책 연구소의 튀르키예 프로그램 책임자인 소네르 카갑타이는 에르도안 정권의 야당 탄압에 대해 "글로벌 환경이 에르도안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쪽"이라며 "유럽이나 미국으로부터 의미있는 반발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
"포켓몬빵보다 잘 팔려요"…편의점 효자상품 떠오른 '이 빵'
산업생활 2025.03.31 06:10:002025 KBO리그 개막과 함께 ‘크보빵’이 인기몰이를 하며 편의점들의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크보빵은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9개 구단별로 구성해 출시한 빵이다. 일각에서는 크보빵이 올해 편의점의 성장세를 반등시킬 수 있는 ‘치트키’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크보빵이 출시된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CU 전체 빵 매출은 전주 대비 44.2% 급증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30~40%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크보빵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들어 크보빵이 출시 전인 3월 19일까지 빵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은 GS25 3.8%, 세븐일레븐 8.0%, CU 10.2%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크보빵 출시 후 일주일 매출은 전년 대비 34.8%, 40.0%, 25.1%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기아타이거즈호랑이초코롤’, ‘LG트윈스쌍둥이딸기샌드’ 순이다. KBO리그 개막과 함께 출시된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 봉 판매를 돌파하며 같은 기간 75만 봉을 기록했던 포켓폰빵의 속도를 앞질렀다. 2022년 출시한 포켓몬빵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제조 및 유통사들의 효자상품이 된 만큼 크보빵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개당 1900원으로 포켓몬빵(평균 1500원)보다 비싼데다 구매층도 20대부터 50대까지 넓어 포켓몬빵 실적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편의점으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편의점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에 그쳤고 2월은 오히려 4.6% 감소했다. 출점 위주의 양적 성장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데다 주력인 담배와 식품 판매가 주춤한 영향이 크다. 실제 편의점 업계 1위를 다투는 GS25와 CU는 지난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매출도 줄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크보빵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모객효과가 큰 만큼 다른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난다”며 “크보빵이 1분기 편의점들의 효자상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與, '문형배·이미선 임기연장법' 맹폭…"이재명 왕정 선포" "의회 쿠데타"
정치정치일반 2025.03.31 06:05:00더불어민주당이 내달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여권은 대통령의 인사권 침해하는 위헌적 법률이자 “문헌 문란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심의·의결 예정이다. 민주당은 오는 1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 재판관, 이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달 18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지 못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두 재판관의 퇴임하기 전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고, 이후 현직 대통령 몫 신임 재판관 2명을 임명해 기각 결정을 유도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여권은 위헌 논란을 제기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무위원 총탄핵 계획과 맞물려 추진되는 ‘헌법기관 임기 임의연장법’은 민주당의 내란 음모가 구체적 실행에 착수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를 마비시키고 헌법재판소에 특정 결론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명백한 내란죄”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가 화마에 휩싸인 혼란한 틈을 노린 이재명 세력의 국헌 문란 시도”라며 “입법 만능주의를 넘어, 이재명 왕정 선포와 다름없는 쿠데타적 발상”고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서울경제신문에 “헌법을 법률로 뒤집는 의회 쿠데타 정변의 핵심 작업이 개시된 것”이라며 “이 대표를 대통령 만들려는 목적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일정을 기약 없이 미루면서 이번 주에도 강경한 대치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헌재를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한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오는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에 나서겠다는 최후통첩도 날린 상태다. 민주당이 언급한 중대 결심은 한 권한대행을 재탄핵하고, ‘마 후보자 임명 보류는 위헌’이라는 판결에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하는 ‘쌍탄핵’이 거론된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국무위원들의 직무정지를 노린 ‘연쇄 탄핵’도 언급하고 있다. -
트럼프·계엄發 고환율에…국내은행 보통주자본비율 0.26%P 하락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03.31 06:00:00지난해 말 국내 금융지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영향에 위험가중자산(RWA)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4분기 말 국내 금융지주·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전 분기 말(13.34%)보다 0.26%포인트 하락한 13.07%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총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0.26%포인트 떨어진 15.58%을 기록했다. 기본자본비율도 14.37%로 0.28%포인트 줄었다. 금감원은 은행지주 8개사와 비지주은행 9개사의 BIS 자본비율을 조사했다. 이 중 SC제일은행(-2.81%포인트), 카카오뱅크(-1.27%포인트), NH농협금융지주(-0.67%포인트)를 비롯한 12개사의 보통주자본비율이 3개월 사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0.29%포인트 확대된 토스뱅크를 포함한 4개사는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했다. 씨티은행은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보통주자본비율에 변화가 없었다. 이들 금융사 중 BIS 자본비율 감독 규제 기준을 밑도는 곳은 없었다. 현재 감독 당국에선 보통주자본비율 8%,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를 규제 기준으로 두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자본비율은 작년 4분기 사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하며 전분기 말 대비 하락했다”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과 12.3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뛰었기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307.8원(주간 거래 종가 기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말 1472.5원으로 165원 가까이 상승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지연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이 금융 여건 악화에도 신용 공급 축소 없이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충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 확보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방장관 직무대행, 1급 인사에 KDDX 조속한 결론까지 ‘이례적 지시’ 논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3.31 06:00:00“잇따른 이례적 행보가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 기간 중 K방산 성과를 올리기 위한 충정인지, 개인 성과물을 만들려는 사욕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방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이후 강한 리더십과 거치 없는 행보로 무너진 군 기강을 다잡아가며 새로운 면면을 보여 군 안팎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해 최근 만난 군 관계자가 건네 얘기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면직·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빈 자리를 4개월 여 대리한 김선호 차관이 최근 이례적인 1급 인사(자원관리실장)를 실시한 데 이어 논란이 지속되며 전력화가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방식에 대해 관련 부서에 조속한 결론 도출을 사실상 지시(?)해 그 배경에 대해 군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장 지난 3월 17일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에 현직인 조현기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1급)을 임명했다. 주목할 점은 통상적인 공모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닌 고위공무원단의 전보를 통한 이례적 인사다. 근거는 ‘고위공무원단 인사규정’ 제5조(임용권의 위임) 1항 4조에 따른 소속 장관을 달리하는 기관 간의 전보로, 김 장관 직무대행이 조 본부장을 콕 찍어서 강력하게 요청해 사실상 스카우트 형태로 국방부로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고위공무원의 부처간 전보 인사는 흔하지는 않지만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국방부와 방사청 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이뤄진 인사라며 다만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부장(1급) 자리 후임은 정해지지 않아 공석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원관리실장은 군수정책 및 군사시설 정책 수립·관리, 군 공항 이전사업 등 우리 군의 자원관리 관련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직위다. 군수정책 총괄 1급 직위에 ‘전력통’ 임명 재미있는 점은 조 신임 실장은 육사 46기로 임관해 방사청에서 국방기술보호국 기술정책과장, 기반전력사업본부 기동사업부장,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방위사업청 개청 전인 육군 전력개발관리단 근무 때부터 20여 년 간 무기체계 획득과 방위산업 수출 등을 담당해온 전력 분야 전문가로 공학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직전 성일 전 자원관리실장처럼 군수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이쪽 분야에서 일해 본 경험도 없다. 국방부는 임명 배경에 대해 “뛰어난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으로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자원관리 정책 추진에 있어 각 군 및 방사청 등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가 밝힌 각 군 및 방사청 등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체계 유지·발전시킬 최적임자라는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조 신임 실장의 방사청 내 위상은 전력 획득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당장 폴란드와의 9조 원(60억 달러) 규모의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을 비롯해 앞서 K9 자주포와 FA-50 수출 등 K방산의 해외 수출 사업을 주도할 정도로 해외에서 가장 신임하는 방사청 고위직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장관 직무대행이 이례적 인사이자, 방사청 입장에서 전력 분야 실력자를 빼 가는 상황임에도 조 신임 실장을 데려다 국방부가 주도해 K방산의 역대급 성적표를 올리기 위한 ‘충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올해 K방산 수출 목표치는 200억 달러로, 2022년 173억 달러를 기록한 K방산 수출 규모는 이후 2023년 135억 달러, 지난해 95억 달러에 머물렀다. 당초 목표치(2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화오션 ‘공동개발’ 상생방안으로 부각 이 상황까지는 김 장관 직무대행의 K방산 미래를 위한 충정이라며 높은 점수를 줬지만, KDDX 사업 방식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과열 경쟁이 최근 격해지는 상황에서 관련 부서에 K방산 조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해 조속히 결론을 내라는 이례적 의중을 드러내 군 안팎에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전력을 고려해 수의계약이 아닌 공동개발 또는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갈등으로 방사청은 지난 3월 17일 사업분과위원회를 열었지만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 방식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27일엔 2차 분과위를 열어 KDDX 안건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개최 직전에 취소해 다음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는 KDDX 사업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도 두 업체 간 갈등에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는데, 김 장관 직무대행이 상생협렵 방안 마련 의중을 드러내 다다음달, 즉 5월 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를 선정을 밀어붙이려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충정이 아닌 ‘사욕’이 담긴 것이 아니냐며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업체가 모두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에 참여하고 나머지 5척도 두 업체가 적절한 비율로 나눠 가지는 상생협력 방안이 대안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의 공동개발 방식으로, 한화오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다. 방사청 개청 후 18번의 함정 연구·개발에서 ‘기본설계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을 건조한다’는 원칙이 불문율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구축함 건조에서 공동개발은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김 장관 직무대행, 이례적 의중 드러내 게다가 조 신임 실장은 방사청에서 기반전력사업본부 기동사업부장,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두 업체 간 갈등에 계속 관여해 누구 보다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의구심의 눈초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김 장관 직무대행이 이례적 의중을 드러낸 이후 방사청은 2차 분과위를 밤늦게 전격 취소하고, 다음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HD현대중공업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자사가 수의계약으로 주계약자가 되고, 한화오션은 협력업체로 상세설계 일부 영역에 참여하는 방안을 각각 상생협력안은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한화오션은 두 업체가 방사청과 공동계약 후 공동으로 상세설계를 수행하고 2척의 선도함(1·2번함)을 분할 건조하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비상계엄으로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군의 오폭 사고와 육군의 무인기 충돌 사고까지 겹쳐 군 기강 해이 문제가 부각돼 리더십에 흠집이 생기면서 김 장관 직무대행 요즘 고민이 많다”며 “그나마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유럽과의 수출계약 협상 진행이 잘되고 있고 도널드 드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을 띄우고 미 해군의 MRO 사업도 성과가 나기 시작해 실추된 장관 직무대행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K방산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산업계는 기존 관례인 수의계약 방식을 깨고 공동개발 방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에 우려하는 모습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국방부가 방사청에게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며 “방사청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중재안 마련을 위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측과 접촉하고 있는데 자칫 국방부가 업체 간 자율경쟁에 개입해 공정거래법 훼손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복형·정형식·조한창 향해 “국민 배신 말라”…野, 尹탄핵 총력전
정치정치일반 2025.03.31 06:00:00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월 선고’가 물 건너가자 정부와 헌재 동시 압박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는 다음달 1일 국무회의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마감 시한으로 통보했고,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복형·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을 향해선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 후보자 미임명을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라고 규정하며 “한 총리가 4월 1일까지 헌법 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기관인 국회는 헌정 질서를 수호할 책무가 있고 민주당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중대 결심’의 무게가 한 권한대행과 최 경제부총리에 대한 ‘쌍탄핵’ 추진에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헌재에서도 마 후보자 미임명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린 만큼 국무위원 줄탄핵보다는 역풍 우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선 의원들이 언급한 국무위원 줄탄핵은 자칫 ‘국무회의 무력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의 줄탄핵 언급은 마 후보자 미임명의 위헌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언적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은 한 권한대행이 1일 국무회의에서 마 후보자를 임명하는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주뿐만 아니라 4월 18일, 또는 그 전후까지 국회 본회의를 상시로 열어 국회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이에 앞서)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최대한 본회의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31일 원내대표 회동을 열어 본회의 및 4월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재탄핵 방침을 공식화한 만큼 협상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헌재 압박과 달래기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어져 헌재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지만 헌법재판관 또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국면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지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계실 것”이라며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이 긴요하다”고 호소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29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장외 집회에서 김복형·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의 이름을 거론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 을사오적의 길을 가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8일 전까지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오지 않으면 이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복기왕 민주당 의원이 후임자 임명이 안 된 경우 재판관의 임기를 6개월 연장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원내 지도부의 강경 일변도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의 40년 지기인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온갖 설(設)과 추측에 가짜뉴스까지 판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는게 올바른 선택인지 판단하기 힘들다”며 “이런 때는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한 자세로 오직 국기의 내일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트럼프가 흔드는 경제 질서…‘안전자산’ 美 달러도 흔들? [글로벌 왓]
국제정치·사회 2025.03.31 06:00:00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비롯한 여러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1분기 블룸버그 달러지수가 올해 약 3% 하락해 지난 2017년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 달러화가 31개 주요 통화 대비 일부를 제외하고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10개국(G10) 중 스웨덴 크로나 가치가 달러 대비 10.7% 올랐고 노르웨이 크로네도 8.5% 올랐다. 일본 엔화와 유로화도 각각 달러 대비 4.9%, 4.6% 상승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향후 달러 약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엔화는 달러 대비 4.05%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유로화는 1.63% 상승이 전망된다. 최근 미 증시 하락에도 달러 가치가 빠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미 증시가 빠질 때 달러화 가치는 오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둘 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 대신 시중 자금은 금, 유럽 주식 등으로 향하는 양상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미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서비스업체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전략가는 “외환시장에서 안정성의 보루이자 최우선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달러화가 이제 완전히 반대 위치에 있다”면서 달러 대체 투자처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동맹 역할 축소 등에 따라 “탈달러 흐름이 빨라지고 달러 가치가 약해질 것”이라고 봤다. 물론 최근의 현상만을 두고 달러화의 지위 자체가 바뀐다고 진단하기는 건 무리라는 평가도 많다. 달러는 여전히 외환보유고의 주요 통화이고, 주요 원자재 결제에 쓰인다. 하버드대학 교수인 카르멘 라인하트는 “달러가 하루 사이에 준비통화로서 영국 파운드를 추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정책들로 많은 국가들이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맥쿼리그룹의 거시경제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사람들이 미국의 지정학적, 경제적 기본 질서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 미국 주식 시장과 달러 모두를 하락시키는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약달러 현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탈달러’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를 겨냥해 “달러 대체 시도를 포기하도록 확약받을 것”이라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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