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어페어즈
지라시 그리고 ‘정보 혹은 소음’
변화의 시기, 미래에 대한 예측에 관심이 더욱 커진 시기에 기업들은 순도가 높은 정보에 대한 욕구는 높으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데 많은 애를 먹는다. 요즘은 누구나 카톡으로 지라시를 받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미확인된 정보를 지라시라는 형태로 소수에게 돌렸는데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누구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생성하고 유통시키면서 우리는 ‘지라시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지라시를 통해 어느 정도 신뢰성 있는 정보를 얻기도 했는데 개인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는 많은 정보가 진실과는 괴리된 허무맹랑한 것들이 많다. 사업 전략을 세우고 규제에 대응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자원인 정보를 보다 정제된 형태로 받고자 하는 기업들의 요구는 높지만 현실은 정제된 형태로 제공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정책 입안자의 발언, 입법 예고안, 이해관계자의 주장, 언론 보도, 여론조사, 소셜미디어 담론 등 수 많은 형태의 정보들이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신호’의 역할을 하기 보다는 ‘소음’에 가깝다. 대니얼 카너먼은 ‘노이즈: 생각의
탁 트윈
디지털트윈은 ‘지혜의 도구’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현실 세계의 객체, 시스템, 프로세스를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트윈의 개념은 단순한 '디지털'과 '트윈(쌍둥이)'이라는 직관적인 단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오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지털트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정보 제공 시스템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IT 기반의 정보 시스템은 데이터를 가공하고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만, 디지털트윈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지혜의 도구’입니다. 지혜는 단순한 정보의 집합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능력입니다.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분석을 통해 단순한 데이터 이상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지혜를 구하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AI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트윈 기
일본, 일본인 이야기
구니사키 반도에서 만난 ‘개천 용’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 또한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이 있었다. 메이지유신을 즈음해 궁벽한 시골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쏟아졌다.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기 전까지는 시골 출신이라도 신분상승을 꿈 꿀 수 있었다. 이제 ‘개천 용’은 옛말이 됐다. 일본에서 ‘개천 용’이 많이 난 지역은 하나같이 외진 시골이다. 가고시마 가지야초(加治屋町)와 야마구치 하기(萩)가 대표적인데, 모두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깡촌이다. 이곳에서 메이지유신을 전후해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무더기로 나왔는데, 총리대신은 물론이고 해군대장과 육군대장, 교육‧정치 사상가가 줄을 이었다. 남쪽 끝 가지야초에서는 ‘유신 3걸’ 중 오쿠보 도시미치(총리)와 사이고 다카모리(참모 총장)를 비롯해 총리 2명, 육군대장 3명, 해군 대장 6명이 나왔다. 가지야초 ‘유신의 길’에는 이곳 출신 인물 18명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는데 면면이 빼어나다. 모두 반경 500m에서 나고 자랐다. 하기(萩) 또한 마찬가지다. 메이지유신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 요시다 쇼인을 정점으로 이토 히로부미(총리)와 야마가타 아리토모(육군 대장), 기도 다카요시(유신 3걸), 다카스키 신사쿠(회천
웹소설 종의기원
종의 기원 <24회>
24.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 “진욱아.” 십자매 한 쌍의 본래 주인이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그래! 담자야.” 핸드폰을 통해 전해오는 진욱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진중했다. 장례식장에서도 진정 위로가 되었던 목소리였는데, 그때보다 따뜻함이 더 묻어 있었다. “아버지 장례식에 와서 긴 시간 함께 해주어서 고맙다. 아버지는 항상 네가 내 곁에 친구로 남아 있기를 바라셨지.” “나야말로 아버님을 많이 좋아하고, 아버님을 가장 존경했잖아. 아버님 덕분에 내가 그나마 사람이 된 것 같아. 곁에 안 계셨으면 부정(父情)을 모르고 자랄 뻔했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늘 아버님께 감사하며 살았다. 등록금이 없어서 쩔쩔맬 때도 아버님은 나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주시곤 했지. 공짜로 주지 않으신 이유를 어른이 되니까 알겠더라. 그건 그렇고, 많이 힘들었지. 너를 좀 더 챙겨야 했는데, 아내 출산 때문에 미처 그러지 못했구나.” “어, 아기가 나왔냐?” “엄마를 닮은 이쁜 공주님이 나왔어.” “그랬구나. 네 목소리가 본래 다정하지만 뭐랄까 부드러우면서도 생명력이 더 느껴졌거든. 정말 축하한다. 많이 기다린 아기잖아. 이럴 때, 친구로서 어떻게
행정법 파보기
메타는 왜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받는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운영사인 메타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액이 1000억 원에 달한다. 과징금은 행정청이 법령상 의무 위반에 대해 부과하는 금전적 제재로 해당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렇다면 메타는 어떤 이유로 큰 법적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안고 있는 것일까. 지난 2020년 1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메타가 페이스북 로그인 기능을 제공하면서 사용자에게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로그인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했다고 판단해 약 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 330만 명 이상의 이용자 정보가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없이 1만여 개 제3자 앱에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메타가 제공한 정보에는 사용자의 ‘친구’ 정보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위원회는 해당 정보는 친구 본인의 개인정보이기도 하므로 별도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메타는 사용자의 자발적 동의가 있었고, 공개된 정보만 활용한 것이라며 법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인 서울행정법원(2021구합57117),과 2심(서울고등법원 2023누64906), 대법원(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