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해결사
왜 다시 정관인가
경영권 분쟁의 전선이 점점 고도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경영권 방어 수단들은 점차 그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실무상 주요 방어수단으로 자리 잡았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기주식 처분 전략은 법원 판례의 경직적 태도와 상법 개정 논의 등으로 그 활용 가능성이 현저히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법적·제도적 제약이 가시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내부 규범, 특히 정관을 통한 경영권 방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초다수결의제’(supermajority clause)가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법적 한계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는 상법 제418조 제2항에서 법률상 근거를 제공하고 있으나, 법원은 전통적으로 이 방식의 신주발행에 대해 엄격한 목적 심사를 수행해 왔다. 특히 신주발행이 사실상 기존 경영진의 지배력 공고화 목적에 집중된 경우, 법원은 그 자체로 부당한 신주발행으로 판단하여 가처분을 통해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본안 소송에서 무효 판단을 내리는 사례가 빈번했다. 법원의 엄격 심사 기준은 구체적으로 자금조달 목적의 실질성, 신주발행의 시급성, 제3자 배정 절차의 공정성 등에 집
일본, 일본인 이야기
일본의 유별난 아이폰 사랑, 왜?
일본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64%로 일본인들의 아이폰 사랑은 유별나다. 지하철 안에서 어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지 살펴보노라면 예외 없다. 아이폰은 압도적 1위다. 구글(6%)과 삼성(5%), 샤오미(5%)가 나머지를 분점하고 있으나 존재감은 없다. 스마트폰을 구매할 일본 젊은이들에게 선택지는 오로지 아이폰이다. 갤럭시폰과 아이폰의 장단점을 따져 선택하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젊은 층에서 아이폰은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젊은이들은 아이폰으로 소통하고 아이폰을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도구로 인식한다. 지난주 서울에 온 큰아이의 일본 친구들 역시 예외 없이 아이폰으로 길을 찾고 결제했다. 아이폰의 나라임을 거듭 확인한 자리였다. 유별난 아이폰 사랑은 왜일까. 편리함과 다양한 기능,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미국이라면 한 수 높게 치는 국민성이 떠오른다.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닌다. 소프트뱅크의 스마트폰 일본 시장 선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소프트뱅크(21%)는 1위 NTT 도코모(36.6%), 2위 KDDI au(27.1%)와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아이폰을 처음 접한 건 소프트뱅크를
Dream 톡talk
오토 뢰비의 꿈과 신경전달물질의 발견
독일 출신의 미국 약리학자인 오토 뢰비(1873∼1961)는 꿈에서 암시를 받아 뇌의 활동이 신경전달물질(화학물질)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다. 그는 이 공로로 193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있는데 이 뉴런사이에 매우 작게 벌어진 틈새가 있다. 이 틈새를 시냅스라고 하는데 뉴런 사이에 정보전달이 이루어지려면 신경 전달 물질이 매개가 되어야 한다. 당시까지 과학자들은 신경세포사이에 정보전달은 오직 전기적 작용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뢰비는 1921년(1920년이라는 기록도 있음) 부활절 전날 밤까지 관련 연구를 미루고 있었는데 그날 밤에 꿈을 꾸었다. 미주신경(뇌에서 시작하여 안면, 심장 등을 거쳐 복부에 이르는 신경)이 흥분하면 심장박동이 느려지게 된다. 그런데 꿈에서 그는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는 어떤 신경전달물질이 매개체로 작용 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뢰비는 깨어나서 그 꿈을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다음날 밤 그는 같은 꿈을 한번 더 꾸게 된다. 다음은 뢰비가 기록한 글이다. “나는 깨어나서 불을 켜고 조그맣고 얇은 종이조각에 약간의 메모를
스페이스 오디세이
AI, 우주 패권을 쏘아 올리다: K-민군 우주 융합 전략
오늘날 우주 패권 경쟁은 이제 단순한 기술력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통한 민군 융합 전략이 핵심이다. AI 기반 위성 데이터 분석은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분야로 AI가 위성 영상을 분석하여 작황을 예측하거나 산림 파괴를 감시하는 등 다양한 민간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성 공격 능력 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민간과 정부의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오비탈 워치(Orbital Watch)’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과 군이 AI 기반 우주 궤도 위협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AI 기반 정보 공동체’를 구축하며 우주 자산의 생존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AI, 양자, 극초음속 등 첨단 기술을 우주 분야에 접목하여 자국 군사력의 약점을 공략하는 ‘점혈전(点穴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민군 우주융합(Military-Civil Fusion)’ 전략을 통해 민간 부문의 기술과 자원을 군사 부문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글로벌 민군 우주융합 트렌드는 단순히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민간 부문의 혁신을 군사력 증강의 원동력으로 삼아 미래 전장에서의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미래
퍼블릭어페어즈
선진국을 넘어 선도국 전략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한때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한 실험장(테스트베드)이었다. 자동차, 철강, 화학, 반도체 같은 중후장대 제조업은 정부 주도의 과감한 투자와 제도적 지원 속에서 기술 자립을 이뤘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은 생산 412.8만 대, 수출 708억 달러, 약 30만 명 고용을 기록하며 여전히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도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전체 수출의 20% 이상, 1400억 달러 넘는 실적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한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도 정부의 전략적 산업 정책 아래 수출산업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데 기여했다. 반면 문화와 지식 산업은 성장 경로가 달랐다. K컬처, K푸드, K뷰티 같은 분야는 민간 주도의 창의와 자율이 원동력이었다. 한류 콘텐츠의 확산은 국가 정책이 아니라 기업과 창작자들의 도전에서 비롯됐다. K뷰티는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글로벌 유통망으로 세계 시장을 넓혔다. 제조업이 국가 주도의 ‘위로부터의 실험’이라면 문화 산업은 시장의 역동성 속 ‘아래로부터의 실험’이었다. 그렇지만 중후장대 제조업과 문화·지식 산업의 성장 방식은 달랐지만 두 길 모두 ‘실험을 통한 성장’이라는 DNA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