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즈니스
기후 위기와 예술의 응답, 지금 필요한 ‘블루력’
지구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열대성을 방불케 하는 도심 속에 선 사람들은 '기후'가 아닌 '재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처럼 느낀다. 기후 위기와 환경 재난은 더 이상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그런 무더운 시간 속에서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블루력’은 무엇일까. 냉방보다 오래 지속되고, 차가운 물보다 더 깊이 스며드는 감각. 자연을 관조하며, 순환과 흐름을 새롭게 체감하게 만드는 예술적 경험이다. 최근 예술계에서 현대미술 아티스트들은 두 축, ‘환경에 대한 각성’과 ‘내면적 치유’를 공감각적으로 풀어낸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성찰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현대미술 사례로는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 사자상 수상작, 리투아니아 작가 3인(루길레 바르즈쥬카이테, 바이바 그라이니테, 리나 라페리테)의 협업작 ‘태양과 바다·Sun & Sea’를 들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의 초청으로 서울 성수동에서 국내 첫 공연이 진행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다. ‘태양과 바다 : Sun & Sea’는 실내 전시장에 인공 해변을 설치하고, 수십 명의 배우가 하루 종일 해변에서 여유를 즐
일본, 일본인 이야기
‘프리츠커 상’ 10명 배출한 일본 건축의 저력
제주에 머문 지난주, 많은 건축물을 보고 다녔다. 소문난 건축물을 순례하는 내내 왜 건축을 예술 영역에 포함시키는지 어렴풋하니 수긍했다. 또 세계적으로 일본 건축이 강한 이유도 헤아려봤다. 제주를 대표하는 현대 건축물은 수풍석 뮤지엄과 본태박물관, 방주교회, 포도호텔, 유민미술관, 글라스 하우스다. 이들 건축물만 보러 오는 여행객도 꽤 된다. 모두 일본과 연관돼 있다. 본태박물관과 유민미술관, 글라스 하우스는 안도 다다오(Tadao Ando) 작품이다. 나머지 수풍석 뮤지엄과 방주교회, 포도호텔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Itami Jun)이 설계했다. 둘 다 일본에 뿌리를 뒀다. 볼거리가 흔전만전 널린 제주에서 멋진 건축물과 만남은 색다른 경험이다. 본태박물관과 수풍석 뮤지엄, 방주교회, 포도호텔은 서로 가깝다. 본태박물관은 전시 작품도 수준급이지만 건축물 자체로도 멋지다. 안도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의 건축 철학은 자연과 조화, 즉 자연과 조응하는 것이다. 오사카 ‘빛의 교회’와 시코쿠 나오시마 ‘지추(地中)미술관’은 안도를 세계에 알린 걸작이다. 안도는 빛을 활용하는데 탁월하
스페이스 오디세이
‘골든 돔’과 한국의 우주안보 전략
최근 미국의 '골든 돔 법안(Golden Dome Act)'과 관련 논의는 미사일 방어 체계의 미래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한국의 안보 전략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 아이언 돔(Iron Dome)이 보여준 근접 방어의 성공 사례를 넘어, '골든 돔'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광범위하고 다층적인 방어망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톰 크래머(Tom Cramer) 상원의원과 댄 설리번(Dan Sullivan) 상원의원이 발의한 '골든 돔 법안'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통합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미사일 요격기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기존 및 신규 역량을 조화롭게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방어망을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특히, 우주 기반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은 '골든 돔'이 지향하는 미래형 미사일 방어의 핵심 요소이다. 즉, 오늘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특정 위협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골든 돔'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인 방어 능력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다양한 속
금융규제 포커스
티메프 사태, 그 후
소위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었다. 티메프 사태는 싱가포르에 설립된 한국계 이커머스(e-commerce) 업체인 큐텐과 한국 내 계열회사인 티몬, 위메프가 플랫폼 내 판매업체들에게 정산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보다 3년 전인 2021년 8월 전국을 뒤흔들었던 소위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선불업 등록 면제기준 강화, 선불전자지급수단 할인발행 제한, 선불충전금 보호 등을 주요 내용으로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개정법 시행(2024년 9월) 직전에 티메프 사태가 터진 것이다(티메프 사태에서도 무분별한 상품권 할인발행을 통한 정산대금 돌려막기가 문제되었다).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정부 차원의 TF가 구성되었다. 금융당국은 판매업체들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고 소비자들의 결제취소·환불 절차를 도왔고,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2024년 9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에서는 PG사의 정산자금 보호장치 마련, PG업 진입규제 강화, 경영지도기준 미준수 시 행정조치 근거 마련 등 PG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
상장폐지를 피하는 法
분할재상장과 존속법인의 상장유지…이제는 더 까다로워져
기업분할은 경영 효율성 제고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도구다. 특히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별도로 상장시키는 분할재상장은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높이고 각각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상장폐지 제도 개선으로 분할재상장 시 존속법인에 대한 심사가 대폭 강화돼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코스피시장의 경우 분할재상장 시 신설법인에 대한 상장심사에만 집중했을 뿐, 존속법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건 적용이나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코스닥시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코스닥시장은 이미 분할재상장 시 신설법인에 대한 상장심사와 별개로 존속법인이 최소요건(자기자본 30억원, 자본잠식 없을 것, 매출액 100억원 또는 당기순이익 20억원 또는 자기자본 이익률 10%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우량한 사업부문은 신설법인으로 이전하고, 부실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존속법인에 그대로 남겨두는 구조의 분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분할은 존속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