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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더 쏠쏠해진 트래블카드…알면 알수록 혜택 커져요 [S머니+]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8.08 17:49:58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행자들을 겨냥한 트래블카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은행 창구에서 달러나 엔화를 바꿔 지갑에 넣는 대신 환율 우대와 각종 혜택이 붙은 카드를 활용해 스마트하게 비용을 줄이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카드사들도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환율 우대는 물론이고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와 경품 이벤트까지 더하며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래블카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환전과 결제 과정에서 드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일반 국제카드로 해외 결제를 하면 통상 1% 안팎의 해외 이용 수수료가 붙지만 트래블카드는 수수료 면제 서비스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ATM에서 현금 인출 시에도 별도의 수수료가 없는 상품이 많아 현지 생활비 마련에도 유리하다. 외화 충전 기능을 활용하면 환율이 유리할 때 미리 환전해둘 수도 있어 변동성이 큰 달러·엔화 사용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신한카드의 ‘쏠트래블’, 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 우리은행의 ‘위비트래블’이 꼽힌다. 지난달에는 롯데카드도 ‘트래블월렛 하이브리드 카드’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결제 혜택을 넘어 이벤트와 추가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휴가철을 겨냥한 마케팅도 한창이다. 하나카드는 이달 말까지 ‘트래블로그’ 고객을 대상으로 58종의 통화를 최저 환율로 환전한 회원에게 총 1000만 원의 상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연다. 매일 5명에게는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쿠폰이 제공되고 첫 환전 고객에게는 1000하나머니가 지급된다. 일본 여행객을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연말까지 일본 돈키호테에서 하나머니 2만 점을 적립해주고 세븐일레븐에서는 50% 할인, 유니클로에서는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트래블고카드’ 이용 시 다이소, 스타벅스, 일본 편의점(로손·세븐일레븐·패밀리마트), 맥도날드에서 쓸 수 있는 쿠폰도 증정한다. 신한카드도 이달 말까지 ‘쏠트래블카드’로 해외 온라인 결제 시 누적 금액 구간에 따라 최대 10만 마이신한포인트를 지급한다. 같은 카드를 통해 신한EZ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의 10%를 할인해준다. KB국민카드는 ‘트래블러스체크카드’ 신규 발급 고객에게 최대 3만 5000원을 제공하고 9월 말까지 최근 30일간 300달러 이상 이용 시 공항 라운지 이용권 1장 또는 인천공항 식사권(1만 6000원 상당 2장)을 준다. 우리카드는 ‘위비트래블체크카드’로 전 세계 1300여 개 라운지를 무료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K공항리무진 탑승 시 3000원 할인, 여행자보험 10% 할인도 가능하며 이달 말까지 신규 발급 고객에게는 신라면세점 쿠폰북을 증정한다. 싱가포르 여행객을 위한 혜택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 점보시푸드 매장에서 10% 할인, 창이공항 신라면세점과 이세탄백화점 싱가포르에서 최대 5%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활용법을 잘 알면 절감 효과는 더 커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 충전식 카드를 선택하면 환율이 유리할 때 원하는 금액을 미리 충전해두고 여행 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실시간 환율 적용 여부나 우대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비트코인ETF에 수백억弗 유입 기대…'디지털 금' 캐는 채굴株도 주목 [S머니+]
블록체인블록체인 2025.08.08 17:48:45미국 노동부는 그동안 “401k 상품에 가상화폐 옵션을 추가하려는 이들은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퇴직연금에 가상화폐를 편입하는 것을 사실상 반대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5월에는 해당 지침이 철회됐고 이번에 401k에 가상화폐를 담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미국의 은퇴연금 시장 규모는 43조 달러(약 5경 9700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약 9조 달러가 401k에 보관돼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투자 관리자들이 가상화폐에 주목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시장을 개방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아 실제 편입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있지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수백억 달러의 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01k 전체 자산 9조 달러의 1%만 가상화폐 시장으로 들어와도 900억 달러가 시장에 유입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 행정명령이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가상화폐 ETF 운용사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상화폐 수요가 늘면서 채굴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상장 채굴 기업인 비트마인(BMNR)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6월 초 상장한 이 기업의 주식을 한 달간 2억 5833만 달러어치나 사들이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트마인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코인 채굴·투자 기업이다. 특히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매입해 보유하는 전략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수혜주로 부각된 점도 국내외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장 첫날 7.75달러에 장을 마감했던 비트마인은 한때 종가 기준 135달러까지 치솟으며 1642%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인뿐 아니라 주요 기관투자가도 채굴주에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말 가상자산 채굴주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은 최근 반감기(202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3개 채굴 업체 중 10개 업체의 채굴 수익성이 7월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표적 채굴주인 마라홀딩스(MARA)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하고 연말 목표가를 19달러에서 22달러로 올렸다. 또 다른 채굴주인 클린스파크(CLSK)에 대해서는 최우선 추천 종목 등급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14달러에서 15달러로 높여 잡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지니어스법 통과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면서 채굴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관련 산업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니어스법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간주하고 거래소, 수탁사, 발행 기업에 대한 규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채굴 기업 입장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크게 줄이고 제도권 수혜를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에 가상자산 ETF 실물 상환 허용 등 투자 인프라 확대 조치가 병행되면서 관련 산업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정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어렵다면 발키리비트코인마이너스(WGMI)와 같은 가상자산 채굴 기업 ETF를 편입하는 것도 안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ETF 편입 기업들의 매출은 올해 52% 늘고 내년에도 57%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년간 해당 ETF의 주가 상승률은 38%에 이른다. 다만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도 있다. 채굴 기업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데다 채굴 난도 상승이나 해시레이트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시레이트는 채굴 컴퓨터가 초당 수행하는 연산 횟수로, 얼마나 빠르게 비트코인을 캐낼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고정비 부담이 크고 자산의 상당 부분이 가상자산인 만큼 회계적 손실 리스크도 존재한다. -
현대로템 트램, 첫 북미 진출…캐나다 서부 달린다
산업기업 2025.08.08 17:48:39 -
[북스&] 한국인 시각으로 본 日의 도약과 몰락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7:32역사는 끊임없이 다시 씌어져야 하는데 한국·일본 관계사도 마찬가지다. 박훈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가 ‘한국인의 눈으로 본 근대 일본의 역사’를 내놓은 이유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모두가 변했다.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넘어섰다. 혹자는 임진왜란 이후 400여 년 만에 일본을 앞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경제력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기본 조건은 된다. 정치와 문화 수준의 역전도 이뤄졌다. 저자는 책에서 “과거 세계 열강에 처참하게 능욕당했던 한국이 제국주의적 방법을 쓰지 않고도 ‘세계 열강’의 하나가 됐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도약에 가장 당황한 나라는 아마도 일본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서 19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한일 관계를 재조명하려고 한다. 앞서 일방적으로 일본을 비판하고 ‘악마화’한 데서 벗어나 한국의 잘잘못도 가리자고 한다. “20세기 후반 한국의 도약은 19세기 말 일본의 도약과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 점은 무엇인가. 21세기 초반, 해방 후 처음으로 찾아온 고차방정식의 국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말이다. 근대 일본은 단지 서구 열강의 외압에 ‘끌려간’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국가의 전환점으로 삼아 능동적으로 ‘도약’에 나섰다. 하지만 그것은 ‘죽음의 도약’이었다.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일본도 그렇게 놓아두면 안된다. 저자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단순히 비판하거나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이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일본 근대사를 읽고 그 안에서 한국의 오늘과 미래를 되돌아본다. “진정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표면적 화해를 넘어 서로의 역사를 배우고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중요한 대목에서는 속도감 있게 스토리를 뽑아 낸다. 책의 1부 ‘메이지 유신으로 가는 길’은 미국 페리 제독의 개항 요구부터 메이지 유신의 완성까지를 다룬다. 일본이 외세의 충격에 어떻게 성공적으로 대응했는지, 천황과 막부 사이의 권력 투쟁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가 체제를 재편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어 2부 ‘19세기 한일 근대사의 명암’은 같은 시기를 살아간 조선과 일본의 선택과 결과를 비교한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일본이 성공했다. 3부 ‘20세기 일본사와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팽창과 패망의 시기다. 잘 나가던 일본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와 전후 한일 간의 국교 정상화 과정, 그리고 현재 한일 국민 간의 복잡미묘한 감정까지 다룬다. 책의 제목에 붙인 ‘한국인의 눈으로 본’이라는 수식어는 감정적이라거나 피해자의 관점에서 썼다는 말이 아니다. 같은 바다를 공유하는 처지로서 일본 근대 정치를 한국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이다. 때때로 나오는 저자의 의견은 역사를 더 다채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 1만 9800원. -
[북스&] 치매 걸린 치매의사의 생존 일기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7:02신경과 전문의인 저자가 처음 이상 징후를 감지한 것은 55세였던 2006년 여름이다. 눈앞의 장미에서 향을 느낄 수 없게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있지도 않은 빵 냄새를 맡게 됐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후각 손상이 신경 쓰이던 저자는 6년 뒤인 2012년 당시 유행했던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0세가 됐을 때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50%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리고 2015년 저자는 실제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알츠하이머는 심각한 기억 장애를 일으키는 치매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 발병한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병이 상당히 진행돼 사실상 홀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마지막 단계에 병원을 찾는다. 별다른 치료약이 없기에 이후로는 속수무책이다. 기억의 상실 등이 가속화된 끝에 진단 후 8~10년 안에 사망한다. 저자는 전문 지식 덕에 증상이 거의 없던 극초기 이 병을 발견한다. 저자의 당시 검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인지 영역에서 평균보다 더 뛰어났을 정도다. 그러나 스스로는 이름과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미묘한 기억력 문제로 심란했다. 치매 환자를 치료해온 의사로서 기억 착오나 판단 실수 등 질병이 가져올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기도 했다. 그래서 2013년 예순 둘의 나이로 은퇴한다. 이후 치매와 직접 싸워야 하는 환자로 살며 이 질병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출 방법을 모색한다. 매일 유산소 운동을 하고 심장 건강에 좋은 식생활을 하는 등 인지 능력을 기른다고 증명된 생활 습관을 체화하고 과학 문헌을 읽으며 여러 가능성을 탐구한다. 치료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도 적극 참가한다. 저자는 지난 10여 년 여정을 꼼꼼히 기록하며 병의 경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한다. 동시에 정해진 결말을 향해 먼저 걸어간 한 사람으로서 이 병을 두려워하는 다음 사람에게 치매에 걸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려 깊은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1만 9500원. -
[북스&] 사모펀드의 진짜 얼굴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6:31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 사모주식투자실 부장이 세계 유수의 사모펀드들과 함께한 글로벌 투자 현장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혁신의 성공과 실패 사례 20가지를 소개한 책을 펴냈다. 실버레이크, 아폴로, 오닥스 등 대표적인 미국 사모펀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본이 단순한 수익을 넘어 어떻게 기업의 사업 모델과 운영 구조를 재설계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모펀드는 탐욕스러운 ‘먹튀 자본’이 아니라 정체된 기업을 움직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CEO”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글로벌 초대형 자본의 의사결정 방식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창출 전략을 설계도처럼 풀어낸다. 2만 2000원. -
[북스&]편지를 통해 스타니슬랍스키의 예술 세계를 만나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6:08메소드 연기의 창시자인 스타니슬랍스키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러시아어 원본 전집(8권)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됐다. 그는 배우이자 연출가, 연기 교육자로 현대 연극 예술, 특히 배우 예술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편지 쓰기를 즐겼는데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예술적인 영감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창작물 자체다. 이 때문에 그의 예술적 비전과 연극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다. 6만 4000원. -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자유무역 80년' 막 내렸다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5:59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는 중국을 경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미국의 제조업과 관련 일자리를 해외로 유출시키고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남긴 반면 중국의 배만 불렸다는 것이다. 그리어 대표는 “브레튼우즈에서 시작된 WTO 체제는 관세를 정당한 공공정책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서 주권국가의 핵심 이익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WTO 체제로) 세계 제조업 대부분이 중국·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이전돼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광범위한 혜택을 누린 반면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산업 역량과 고용이 광범위하게 타격을 입었고 핵심 공급망을 적국에 의존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적대국은 WTO (운영 방식의) 개혁을 저지하는 것을 즐긴다”며 “미국의 무역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중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시장을 개방한 반면 다른 나라는 보조금, 환율 조작 등으로 대미 수출을 늘려왔다며 이를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근린 궁핍화’ 정책이란 한 국가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 경제를 희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영국 경제학자 J V 로빈슨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각국의 이기주의적인 무역정책을 비판하며 쓴 개념이다. 그리어 대표의 이 같은 인식에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제기되는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이 중동에 집중한 사이 중국은 공교롭게도 같은 해 WTO에 가입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했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때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피벗 투 아시아’ 정책을 폈고 도널드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지금까지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현 상황을 방치하다가는 중국에 패권을 완전히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졌고 결국 무역 패러다임을 180도 바꾸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으로 읽힌다. 그리어 대표는 “회의론자들은 관세정책이 너무 성급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과거에 이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된 적은 없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비상 상황이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WTO 체제를 대신할 무역 규범으로는 ‘턴베리 체제’를 내세웠다.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유럽연합(EU)과 맺은 무역협정이 미국의 지향점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이 매긴 고율 관세와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로 요약된다. 그리어 대표는 “USTR은 40년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간해왔다”며 “미국이 각국의 무역장벽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관세를 면제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상대국의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해 미국은 반대급부로 그 나라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식의 거래를 했다는 뜻이다. 그리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패턴을) 완전히 뒤집었다”며 “이제 우리는 국내에서 충분한 관세 보호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해외에서는 무역장벽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15% (상호)관세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기준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여러 나라와 함께 한국 사례를 언급했다. 그리어 대표는 각국의 손을 빌려 미국의 제조업을 재건하는 접근법도 턴베리 체제의 주요 특징으로 제시했다. 그는 “EU는 60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한다”며 “이 같은 투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재건한 마셜플랜보다 10배(물가 변동분 반영)나 큰 것이다. 미국의 재산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위축된 미국 조선 산업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각국은 누적으로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에너지, 농업, 방위산업 제품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며 “미국 제품에 대한 이런 수요와 (대미) 투자는 미국 제조업이 뒤처진 전략적 분야에서 주도권을 다시 확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 해결까지 수년이 걸리는 WTO 체제와는 달리 미국은 각국이 합의를 불이행할 시 즉각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합의 이행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하게 재부과하는 새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런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약속하면 수입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건설을 약속하고 상무부에 신고, 감사관이 건설 전 과정을 감독하면 건설 기간 중 관세 없이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없으므로 결국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화웨이 등이 고율 관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
[북스&]국경이라는 렌즈로 본 인류 역사의 이면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5:45국경이라는 렌즈로 인류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고대 이집트의 최초 국경부터 아시아와의 구분을 위해 유럽이 설정한 대륙의 선, 유럽 열강이 무책임하게 그어놓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분할선, 냉전의 유산으로서 한반도를 갈라 놓은 38선, 그리고 우주의 국경까지 ‘가장 흥미롭고 결정적인 47개의 경계선’을 엄선해 그것의 배경과 결과를 정치, 지리, 역사, 문화 등 다층적인 관점에서 풀어낸다. 2만 4000원. -
[북스&]통화 춘추전국시대…달러 패권은 유지될 것인가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5:21비트코인, 스테이블 코인 등이 등장하는 ‘통화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가운데 강달러와 탈달러화의 조짐이 동시에 일어나 달러 패권 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책은 결국 달러가 화폐 전쟁의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 위안화와 엔, 유로의 탈달러화 시도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비트코인 등이 달러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등을 짚어가는 점이 흥미롭다. 2만 8000원. -
삼성·네이버도 AI칩 '난항'…"기술종속 깰 파격 정부지원 필요"
산업IT 2025.08.08 17:45:11네이버, 인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운영하는 ‘NIK 인공지능(AI) 연구센터’ 협력이 무산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업계 및 학계에서는 강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AI 반도체 최적화 연구를 선도해왔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네이버가 지난해 ‘마하1’ 칩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굵직한 기업들이 엔비디아 독점을 깰 AI 반도체 자립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려면 ‘쿠다(CUDA)’라 불리는 엔비디아 특유의 최적화 기술 지배에서부터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해외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는 소버린(자립형) AI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지만 정작 국산 AI 풀스택(인프라·소프트웨어 등 AI 구현에 필요한 모든 기술 요소) 확보에 필수 기술이 된 해당 연구에 대한 관심은 부족해 전반적인 지원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8일 “같은 AI 모델이라도 그것을 작동시키는 반도체 집적회로(IC·칩)마다 구조가 다르다 보니 파이썬 같은 코딩 언어를 각 칩에 맞는 기계어로 한 번 더 번역해 줘야 한다”며 “엔비디아는 쿠다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도 반도체만 개발하면 다 되는 게 아니라 최적화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AI 모델을 작동시키는 두뇌 역할을 하는데 이 두뇌의 자체 성능은 물론 AI 모델과 호환성도 개발자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AI 모델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개발돼 엔비디아가 이 호환성에서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인텔·AMD 등 추격에도 글로벌 AI 칩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는 비결로 꼽힌다. 쿠다가 대표적이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한 AI 개발 도구들을 모은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이 엔비다아 GPU와 쿠다를 함께 사용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관행이 굳어질수록 후발주자의 추격이 힘들어진다. 엔비디아는 최근 오픈AI가 선보인 첫 오픈소스(개방형) 모델 ‘GPT-OSS’를 두고도 성능 비결의 하나로 쿠다를 내세웠다. 화웨이 역시 이달 5일(현지 시간) 자사 AI 반도체 ‘어센드’ 전용 개발 도구 플랫폼이자 쿠다 대항마인 ‘CANN’을 외부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오픈소스로 개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내에서는 NIK AI 공동연구센터가 대표적이다. 센터 연구진은 인텔 AI 반도체 ‘가우디2’ 전용 가상대규모언어모델(vLLM)을 개발하고 최적화 성능을 확인해 올 6월 컴퓨터 아키텍처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학회 ‘ISCA 2025’에 발표했다. vLLM은 개발자들이 LLM을 활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데 필요한 개발 도구로 ‘프레임워크(개발 틀)’라고 불리는 SW 개발 플랫폼의 일종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형 반도체 ‘가우디3’에 대한 후속 연구는 세 기관 간 재계약이 무기한 미뤄지며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산 NPU 최적화 연구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엔비디아 GPU 자원을 집중 지원받기로 했지만 자체적으로 국산 NPU 역시 활용하고 이를 위한 최적화 연구를 컨소시엄 협력을 통해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리벨리온, NC AI는 NHN와 모빌린트, 업스테이지는 노타AI와 손잡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모델만 덩그러니 만드는 게 아니라 서비스 활용성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AI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GPU뿐 아니라 국산 NPU 등 다양한 AI 반도체로 잘 돌아가는 성능이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적화 기술 역시 개발에 칩당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데 반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정부의 마중물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칩이 개발돼도 이것으로 실제 데이터센터를 돌리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려면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며 “기업 투자가 필요한데 한국은 아직 AI 풀스택 기술을 개발해본 적이 없다 보니 인력도 없고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6년간 4031억 원을 들여 ‘한국형 쿠다’ 등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는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 개발’ 사업 정도가 있다. 이 중 하드웨어·클라우드 제외 한국형 쿠다 같은 최적화 소프트웨어 분야만 따지면 1832억 원 지원에 그친다. 2차 추가경정예산 과제로 국산 NPU 최적화를 지원하는 ‘AI 모델 맞춤형 설계 지원’ 과제도 100억 원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AI 개발 지원을 위해 당장 연내 GPU 1만 장을 들여올 계획이라 엔비디아 의존을 심화하는 역효과 우려도 나온다. -
[핫웹툰] 좀비가 된 딸 지켜라…3대 가족의 고군분투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4:56이윤창 작가의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 수아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 간의 애틋한 유대와 현대 사회의 단면을 함께 비춘 작품이다. 배경인 시골 마을 ‘은봉리’에서 효자손 하나로 좀비 손녀를 제압하는 할머니, 시크한 고양이 ‘애용이’까지 더해진 이 기묘한 3대 가족의 일상은 공포보다는 웃음과 감동을 절묘하게 오간다. 눈길을 끄는 점은 독특한 설정 뒤에 감춰진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감염자 관리 시스템’ 등 현실 사회를 풍자하는 장치들이 등장하며 단순한 코믹 판타지를 넘어선 설득력을 더한다. 좀비가 된 수아가 말을 배우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자녀를 키우는 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되며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북스&] 잘 나가는 기업은 사장 말보다 '데이터'를 따른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8 17:44:112002년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서부 해안에 본사를 둔 기업은 16곳에 불과했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20년 그 숫자는 32개로 두 배 늘었고 시가총액 비중은 무려 47%에 달했다. 20년 만에 벌어진 극적인 판도 변화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있다. 이 혁신의 동력으로 흔히 괴짜 천재 창업자들, 즉 ‘긱(Geek)’을 꼽는다. 그러나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부교수이자 기술경영 전문가인 앤드루 맥아피는 신간 ‘긱 웨이(The Geek Way)’에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짜 혁신은 몇몇 천재의 아이디어나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곧 조직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일도 어렵지만 빅테크로 키워내는 일은 훨씬 어렵다. 초기에 반짝 주목을 받고 투자를 유치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품의 혁신성과 고객 만족을 유지하며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실행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경영 철학과 조직 문화, 다시 말해 ‘긱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앤드루 맥아피는 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기술 및 운영관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부교수를 거쳐 현재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디지털 기술과 경영 혁신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인터뷰와 현장 연구를 통해 기술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맨 앞선에서 지켜본 학자다. 2014년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와 함께 쓴 ‘제2의 기계시대’는 기술과 사회의 미래를 전망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가 분석한 실리콘밸리의 성공 기업들은 경영 방식과 조직 문화에서 네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과학, 속도, 주인의식, 개방성이라는 규범이자 기업 문화다. 맥아피는 이런 경영 방식을 가진 회사를 ‘긱 기업’이라 부른다. 얼핏 보기에 익숙한 단어들이지만 이를 실제 조직 문화로 구현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긱 기업의 첫 번째 특징은 ‘과학’, 즉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다. 감이나 직관보다 실험과 검증을 중시한다. 예컨대 구글은 홈페이지의 색상을 정할 때 수백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클릭률이 높은 색상을 선택했다. 반면 전통 기업들은 다양한 디자인 시안을 놓고 긴 회의 끝에 상사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흔하다. 극소수 상사의 판단에 의존한 결정이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일의 추진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바로 속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윌 마셜은 스타트업 플래닛랩스를 창업해 정교한 계획 대신 빠른 실행과 반복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다. 그는 NASA에서 다섯 번의 우주 탐사에 참여했지만 플래닛랩스에서는 서른다섯 번 로켓을 발사하고 500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축적된 시행착오와 반복 실험을 바탕으로 그는 기존 기업의 100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NASA처럼 완벽한 계획과 검증을 전제로 움직이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혁신이다. 저자는 넷플릭스의 사례를 자주 인용한다. 2015년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다운로드 기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직원들이 기능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자 그는 자신의 판단을 철회하고 의견을 수용했다. 이는 긱 방식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데이터에 기반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열린 논쟁을 통해 방향을 수정하며 결정을 만들어가는 구조다. 많은 기업이 실리콘밸리를 흉내낸다. ‘수평적’ ‘개방적’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쓰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며 사무실에 간식과 빈백을 두는 회사들이 있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은 외형을 흉내낸다고 바뀌지 않는다. 조직 문화는 가장 견고하고 바꾸기 어려운 혁신의 본질이다. 실리콘밸리의 생생한 사례가 풍부하게 담긴 ‘긱 웨이’는 우리가 일하고 있는 방식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만 5000원. -
테슬라, 슈퍼컴 개발 '도조팀' 해체…삼성·엔비디아와 밀월 깊어지나
국제경제·마켓 2025.08.08 17:43:54테슬라가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였던 ‘도조(Dojo)’ 슈퍼컴퓨터 개발팀을 해체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위해 독자 설계한 슈퍼컴퓨터로 테슬라 AI 자립 전략의 상징이었다. 이번 결정은 테슬라 기술 개발 전략에서 중대 변곡점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향후 삼성전자·엔비디아 등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조 팀을 이끌던 피터 배넌이 퇴사했으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팀 폐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팀 인력 중 약 20명은 최근 설립된 신생 기업 ‘덴서티AI’로 이직했으며 남은 인원들은 데이터센터나 컴퓨팅 관련 다른 프로젝트에 재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덴서티AI는 도조 팀 리더였던 가네시 벤카타라마난과 테슬라 출신의 빌 창 등이 설립한 회사로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칩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도조’ 프로젝트는 테슬라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추진해온 핵심 사업이다.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이 슈퍼컴퓨터는 AI 경쟁에서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자율주행 프로그램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활용됐다. 차량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받아 빠르게 처리해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도 사용됐다. 월가에서는 도조 프로젝트가 테슬라의 핵심 경쟁 우위 요소로 평가됐다. 앞서 2023년 모건스탠리는 해당 프로젝트가 테슬라 기업가치를 최대 5000억 달러(약 690조 원)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도조 개발팀 해체가 테슬라 전략 변화의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AI 자립에 힘쓰기보다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차세대 AI칩 AI6의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던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컴퓨팅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칩 제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도 지난해 “엔비디아와 도조라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 핵심 인력 이탈과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 CEO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북미·유럽 생산·운영 최고책임자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이 5월 퇴사한 데 이어 북미 지역 판매·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트로이 존스도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AI 부문 최고 책임자이자 휴머노이드 개발 총괄을 맡았던 밀란 코박 부사장도 최근 그만뒀다. -
연준 새 이사에 '관세정책 설계자' 마이런
국제정치·사회 2025.08.08 17:43:24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석이 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자리에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지명됐다. 차기 연준 의장에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의견을 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연준의 새 이사로 마이런 위원장을 지명했다. 마이런 지명자는 이달 1일 전격 사임한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이다. 마이런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거쳐 쿠글러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만 연준 이사직을 맡는다. 마이런 지명자가 9월에 임기를 시작할 경우 FOMC의 기준금리 결정 투표에 최대 4차례(9월 16~17일, 10월 28~29일, 12월 9~10일, 내년 1월 30~31일)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경제 분야에 대한 그의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적었다. 마이런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선임고문으로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을 보좌했다. 이후 헤지펀드에 몸담으면서 트럼프 2기 관세정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일명 ‘마이런 보고서’를 작성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연준의 정책 운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며 연준이 빨리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와 관련해 “거시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물가 압력 증거가 전혀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일시적인 가격 수준 변화일 뿐 지속적인 추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NBC는 “마이런의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서 말썽꾸러기 역할을 할 ‘그림자 의장’을 지명할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그가 맡을 역할은 ‘파월의 적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마이런 지명자가 내년 1월로 임기를 마치는 만큼 월가에서는 그의 뒤를 잇는 후임자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월러 이사가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보도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연준 FOMC 회의에서 미셸 보먼 부의장과 함께 금리를 0.25%포인트 인해야 한다며 소수 의견을 낸 인사다. 2명의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서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현재의 경제 데이터보다 전망에 기반해 정책을 추진하려는 월러 이사의 의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만 월러 이사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하지는 않은 데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여전히 유력 후보라는 점에서 변수는 남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을 두고 “케빈(Ke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과 다른 두 사람 등 4명으로 압축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도 의중을 물었지만 ‘장관을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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