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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개 화살로 과녁 노리는데 韓은 1개쏴 10점 맞혀야 할 판"
문화·스포츠헬스 2025.04.20 18:27:37“중국은 충분한 인적자원과 자본을 바탕으로 10개 화살을 쏴서 여러 과녁을 동시에 노리지만 한국은 화살 1개를 쏴서 10점에 맞혀야 하는 처지입니다.” 신민재 카이진 대표는 20일 “한국의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시장으로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게 정부가 교두보를 놓아야 한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인력과 자본 측면에서 한국보다 훨씬 앞선 중국의 공세에 맞서려면 정부가 직접 나서 K바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로이반트에 기술수출한 ‘HL161’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로 한올바이오파마 미국법인장을 거쳐 현재는 미국에서 신약 개발 회사 카이진을 운영하며 글로벌 트렌드를 직접 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당국의 규제 유연성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 치열한 속도전을 벌이고 있지만 유독 한국만 더딘 게걸음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제 ‘자큐보’와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로 2개뿐이다. 두 약을 포함해 이날까지 허가된 국산 신약은 총 39개에 불과하다. 2024년 한 해에만 40개의 혁신 신약을 허가한 중국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신약 허가 수수료를 883만 원에서 4억 1000만 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대신 빠른 승인과 상업화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뒷북’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별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고 국가 안보라는 정치적 논리까지 작용하는 의약품 산업에서 민관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민관이 원팀을 구성해 글로벌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광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수요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정치적으로는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을 분리해서 바라보지만 산업 측면에서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자금력과 내수가 탄탄한 중국을 바이오 산업의 파트너로 삼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의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을 의식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의회에는 ‘3년 내 대응하지 않을 경우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중국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제출됐을 정도로 중국의 성장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 아델파이벤처스의 정태흠 대표는 “빅파마 간 중국 기술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바이오텍들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와 바이오 업계, 투자 자본 등이 나서 한국의 기술력을 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중국·유럽 등에 비해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한계를 극복하려면 국내를 벗어나 아예 해외 현지에서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완료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생명과학국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생명과학 산업 주식 발행 자본 조달 규모는 124억 파운드(약 23조 3700억 원)로 미국(526억 파운드)에 이어 2위다. 한국은 22억 파운드(약 4조 2900억 원)로 6위에 머물렀다. 신 대표는 “자금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며 “신약 후보 물질을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시장으로 가져가 현지에서 개발을 위한 자본 조달부터 사업화까지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가계대출 2.5조 늘었다…신용대출만 1조 증가
블록체인블록체인 2025.04.20 18:23:57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2조 5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다 증시 급등락에 신용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 5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38조 5511억 원)과 비교해 2조 4998억 원 늘어났다. 이는 3월 증가폭(1조 7992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이대로라면 신학기 이사수요로 증가폭이 컸던 2월(3조 931억 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585조 6805억 원에서 587조 1823억 원으로 1조 5018억 원 늘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2월 토지허가제 해제가 맞물리며 수요가 확대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 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주담대는 상담 후 실행까지 1~2개월 소요된다”며 “2월 말부터 접수된 건이 이달 들어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대출도 이달 들어 1조 595억 원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435억 원 늘었다. 미국의 상호관세 여파로 국내 증시가 5% 넘게 떨어진 7일 늘어난 대출만 4929억 원이다. 최근 국내외 증시 급등락 상황에 따라 빚을 내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증가한 영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 여파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당국이 총량관리를 지속하고 있어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가계대출 한 달 새 2조 5000억↑…주담대·신용대출 동반 상승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4.20 18:21:36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2조 5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따라 거래량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불어난 데다 증시 급등락에 따른 투자로 신용 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 509억 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738조 5511억 원)과 비교해 2조 4998억 원 늘어났다. 이미 3월 증가폭(+1조 7992억 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신학기 이사수요 등으로 증가 폭이 컸던 2월(+3조 931억 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585조 6805억 원에서 587조 1823억 원으로 1조 5018억 원 늘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가 맞물리며 수요가 확대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 698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2.3%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불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상담 후 실행까지 1~2개월 소요된다”며 “2월 말부터 접수된 건이 이달 들어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대출도 이달 들어 1조 595억 원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435억 원 늘었다. 특히 미국발 상호관세 여파로 국내 증시가 5% 넘게 떨어진 7일 늘어난 대출이 4929억 원이다. 최근 국내외 증시 급등락 상황에 따라 빚을 내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증가한 영향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준이 되는 은행 고유 가계대출 잔액(정책대출 제외)도 8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5대 은행 고유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관리 등 영향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
가족 없는 뇌사자도 장기 기증 할 수 있다
문화·스포츠헬스 2025.04.20 18:19:378월부터 가족이 없는 뇌사자도 생전에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면 사후 기증이 가능해진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가족이 없는 뇌사자가 생전에 장기 등 기증 희망 등록을 한 경우 뇌사 판정기관의 장이 장기 기증자 등록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8월 21일 시행된다. 생전에 장기 기증 희망을 등록한 무연고자가 뇌사자로 판정될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대표가 장기 기증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법상 장기 기증은 본인이 생전에 원했더라도 뇌사 판정을 받은 후 가족의 기증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생전에 기증 의사를 문서로 작성해놔도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등 선순위 유가족 1인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무연고자는 생전에 장기 기증 희망을 등록했어도 뇌사 후 동의해줄 가족이 없어 사실상 장기 기증을 할 수 없었다. 복지부는 개정된 법 시행을 앞두고 장기 등 기증 희망 등록 신청서에 가족이 없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에 관한 안내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 등이 담긴 장기이식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28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전에 장기 등 기증 희망을 등록하는 등 명확히 의사를 표시했지만 가족이 없는 뇌사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가능케 된 것”이라며 “법 시행을 앞두고 장제비 지원 등을 어떻게 할지 등 후속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번엔 MBTI 경쟁… 공통점은 'E'와 'J'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4.20 18:18:55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나경원·이철우·홍준표·한동훈 예비후보의 MBTI(성격유형지표)가 모두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향형을 의미하는 ‘E’와 계획형을 뜻하는 ‘J’가 공통 유형으로 나와 정치인 특유의 성격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경선 B조 토론회에선 첫 순서로 MBTI 기반 자기소개가 진행됐다. 첫 순서에서 이 후보는 자신을 ‘ESFJ(사교적인 외교관)’로 소개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외형적으로 바뀌었다”며 “특히 정치하면서 일을 겁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 ‘일철우’라는 별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자 돕는 눈물을 가진 감정형”이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ENFJ(정의로운 해결사)’라고 밝혔다. 그는 “늘 뜨거운 책임감과 흔들리지 않는 사명감으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헌법 가치를 지키는 데 물러난 적이 없다”며 “똑부러지고 의리 있는 나경원이 국민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ESTJ(엄격한 관리자)’라고 했다. 홍 후보는 “당은 물론이고 나라가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나라의 숙제를 제가 가진 경륜, 강단, 혜안, 지혜로 잘 풀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자신을 ‘ENTJ(대담한 통솔자)’로 소개하며 “어려운 시기에 대담한 통솔자, 국민들을 이끄는 대담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ENTJ로 사행시를 하겠다며 운을 띄운 뒤 “(E) 에너지를 모으겠다, (N) 국민의 네비게이션이 되겠다, (T) 트러스트, 신뢰가 필요하다, (J) 정의로운 나라를 만듭시다”라고 했다. 앞서 19일 A조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안철수·유정복 예비후보는 자신의 MBTI를 ‘ENTJ(대담한 통솔자)’라고 소개했다. 양향자 예비후보는 ‘ENFJ(정의로운 해결사)’ 유형이었다. 한편 국민의힘의 경선이 예능형으로 지나치게 가볍게 진행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3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민생경제가 크게 악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정책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
군의관 향해 "내 인생 망해, 탈조선해라" 이국종, 결국 국방부에 사과
사회사회일반 2025.04.20 18:18:33군의관 대상 강연에서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강하게 비판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국방부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최근 군의관 대상 강연에서 한 발언이 알려진 뒤 국방부 담당자에게 연락해 “군의관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사실상 불문에 부치기로 했다. 앞서 이 병원장은 이달 14일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의무사관 후보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며 의료계 내 필수과 기피 현상과 의정갈등 등 의료계를 둘러싼 문제들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바뀐 건 하나도 없었다. 내 인생은 망했다”며 “나와 함께 외상외과에서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사망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말라”고 말했다. 또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조선에는 가망이 없다. 탈조선해라”며 한국 의료계를 비판했다. 그는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수천 년 이어진 조선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의 DNA를 바꿀 수 있도록 과학, 이성, 합리, 문제해결의 새 길로 나아가겠다"면서 "이국종 교수님이 '내 인생은 망했다. 너희는 탈조선해라'라고 말씀하실 정도면 우리는 정말 이 나라의 상황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짚은 바 있다. -
美국채 투매도 트럼프의 ‘약탈 서사’는 못 바꿨다[김흥록 특파원의 뉴욕포커스]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4.20 18:17:2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던진 후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은 이례적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올 들어 10% 빠진 것은 둘째 치더라도 미국 국채와 달러 시장에서 나타난 전방위 투매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린다는 신호다. 골드만삭스는 1973년 이후 발생한 여러 증시 급락기 가운데 초반부터 달러가 함께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의 강도를 낮춘 것도 바로 이즈음이다. 이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최대 49%까지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10%로 낮추기로 했다. 그는 반도체 관세에 대해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 등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 사실을 부쩍 강조하고 나선 점도 상당한 변화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자산의 투매 현상에 놀라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사실이라면 금융 혼란은 관세전쟁의 임계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고율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 체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다. 무역과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신념은 미국이 중국과 동맹국에 속고 있다는 서사다. 상호관세 부과 당시 그가 “외국 지도자들이 우리 일자리를 훔쳤고 외국 사기꾼들이 우리 공장을 약탈했으며 외국의 기회주의자(scavengers)들이 미국의 꿈을 조각내버렸다”고 말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중국과 동맹국들이 미국 제조업 기반을 모조리 뺏고 자신들은 미국에 수출하면서 정작 미국산 제품은 여러 장벽을 세워 팔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인식이다. 세계 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서사와는 다르다. 학계는 통상 해외 각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통해 달러를 벌어들임으로써 달러의 글로벌 유동성이 유지되고 이는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기반이라고 본다. 또 세계 각국이 미국 국채와 달러에 투자함으로써 미국의 재정 능력이 확대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 여력이 늘어난다는 것이 다수 견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 서사’는 여전하다. 그는 14일 “어떤 나라도 불공정한 무역수지와 비관세 장벽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17일에도 “일본 협상단이 ‘무역 공정성’을 위해 온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관세 리스크는 줄지 않을 것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고관세 목표는 그대로 둔 채 국채가 요동치지 않는 선에서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테면 주요국에 대한 관세 발효 유예 기간을 연장해 금융시장의 일시적 혼란을 피하는 식이다. 시장이나 상대국 입장에서는 결국 부과될 관세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 길어지는 셈이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공급망 조정이나 투자 계획을 더 미루게 된다. 조기 관세 면제와 같은 전향적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미국과 상대국 모두 점점 침체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미국이 침체에 빠지게 되면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을 일궈내더라도 불황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최근 “우리는 목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유럽·영국·일본·한국·호주·필리핀과 견고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약탈 서사로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우회적 충고다. 우리가 관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는 신호 역시 미국 국채 시장이 혼란할 때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 서사를 버리고 ‘동맹국의 기여’를 언급할 때일 것이다. -
[여명] ‘예정된 전쟁’ 승자와 패자 그리고 전리품
국제정치·사회 2025.04.20 18:16:00‘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이 결국 발발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2017년 동명의 저서를 통해 패권국인 미국과 도전국인 중국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포문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맞받아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까지 관세율을 올려 사실상 양국 교역은 단절된 상태다. 급기야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0.2%로 대폭 낮췄다. 트럼프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시진핑의 강령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2기에 펼쳐지는 무역전쟁의 양상은 1기 때에 비해 훨씬 거칠고 강도도 세다.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통상전쟁’은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의 달라진 풍경이다. 협상을 종용하는 미국의 압박에 중국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희토류 수출 통제, 위안화 절하 등 보복 카드를 하나씩 꺼내놓고 있다. 홍콩발 미국행 소포 접수가 중단됐고 중국 항공사들의 보잉 항공기 인도가 금지됐다. 특히 소포 접수 중단은 알테쉬(알리·테무·쉬인) 직구를 이용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편을 극대화한 조치라는 점에서 허를 찌른 묘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도 연일 강공 모드다. 관세로 시작한 대중국 압박 전선을 해운과 코로나19 기원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기원 문제는 중국 정부가 ‘아킬레스건’으로 여기는 사안이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인텔의 인공지능(AI) 칩 중국 수출 제한을 강화한 데 이어 의회와 함께 중국 AI 딥시크를 겨냥한 제재에도 나섰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과 독자 생태계 구축을 촉진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딜레마다. 관세장벽이 높아질수록 탄탄한 내수를 앞세운 중국 빅테크들의 기술 자립이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실제 AI 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 미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보고서 2025’를 보면 미중 최고 AI 간 성능 차이는 2월 기준 1.7%로 지난해 1월(9.3%)보다 많이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에서는 ‘촨젠궈(川建國)’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어 표기(川普·촨푸)에서 착안해 트럼프가 중국을 건국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괴롭힌 덕분에 중국인들이 똘똘 뭉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미국 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관세가 시진핑의 날을 만들었다(U.S. Tariffs Make Xi Jinping’s Day)’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강한 우려를 전했다. 서방 동맹이 균열을 내고 글로벌 기업들의 친중국 행보가 가속화하는 등 역효과가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도 문제로 지목됐다.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로 미 국채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역풍을 맞자 일주일 만에 90일 유예 조치를 내놓았다. ‘유연성’이라고 강변했지만 시 주석에게 자신의 ‘아픈 곳(pain point)’을 제대로 들킨 셈이다. 중국 역시 경제적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저장성·장쑤성·광둥성 등 주요 수출 지역에서는 미국발 주문이 자취를 감추면서 상당수 공장이 강제 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가난한 시절을 겪었던 중국인과 풍족한 삶만 누렸던 미국인의 경제전쟁에 대한 내성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국은 선거가 없는 나라다. 미국은 2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내년 중간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정된 전쟁,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전쟁이 끝날 무렵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승자의 주변에서는 전리품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얼마나 치밀하게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전리품을 취할 수도, 전리품 신세가 될 수도, 혹은 부수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주 일본에 이어 이번 주엔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예정된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첫 시험대가 다가오고 있다. -
"'컨디션' 진짜 숙취해소 효과 있나요?"…인체적용시험 결과는
산업산업일반 2025.04.20 18:14:08“숙취해소제 ‘컨디션’을 먹은 후 알코올 섭취 시 숙취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시간대(6~12시간 후)에서 아세트알데히드(숙취 유발 물질)의 혈중 농도가 위약을 먹었을 때보다 약 48.7% 낮았습니다. 설문 조사에서도 정신없음과 오한 등이 유의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박민규(사진) 청주오송첨단임상시험센터장(충북대 의과대학 임상약리학 교수)은 20일 “과학적으로 숙취 해소제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HK이노엔의 숙취해소제 ‘컨디션’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음료에 대해서만 ‘숙취해소'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각 업체로부터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제출받아 올 6월까지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2023년 약 3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가 부족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숙취해소 제품으로 신고된 품목 177개 제품 중 올 3월까지 81개 품목이 전문의 또는 병원, 국내외 대학, 식품 등 전문 연구기관의 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박 교수는 시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분석법을 개발해 적용했다. 박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휘발성이 높은 물질이라 기존 엘라이자 분석법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을 활용해 4분 이내에 빠르게 검출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숙취 해소를 위해서는 알코올 대사에 필요한 효소와 대사 과정에서 부족해지는 영양성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마일스톤’ 수령 앞둔 K바이오…롤러코스터 환율에 비상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4.20 18:12:22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널뛰기 관세정책 탓에 '롤러코스터 환율'이 이어지면서 기술수출 이후 임상·허가·상업화 등 개발 진도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을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환율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글로벌 제약사는 결제 대금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기술수출 기업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익·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 마일스톤 수령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은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채 해외 임상이나 기자재 구입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해 130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11~18일)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원화 환율의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는 43원을 기록했다. 4~11일 사이 환율의 변동 폭은 67.6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11월 7∼11일(주간 변동 폭 101.0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이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1484.1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후 상호관세가 유예되면서 열흘도 안돼 환율이 141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수 천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금·마일스톤 수령을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환율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무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수십억에 달하는 환차익을 볼 수 있지만 환율이 널뛰기하는 현 상황에서 환차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 9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체결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에 대한 계약금을 연내 수령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8090만 달러(1152억 원)다. 지난해 계약 당시 환율(1333원)과 현재 환율을 비교해 보면 73억 원의 환차익이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이외에도 올 2분기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해외 판매가 확대되면서 마일스톤도 늘어날 전망이다. 연내 일본 1500만 달러(214억 원), 유럽 3000만 달러(427억 원) 마일스톤 수령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될 경우 4500만 달러(641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예정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HIV 치료제 원료의약품은 오는 9월 말까지 공급될 예정”이라며 "렉라자 로열티와 원료의약품 수주 모두 달러 결제로 고환율 수혜가 예상된다"며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꼽았다. 최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4조 원 '빅딜'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도 다음달까지 선급급과 단기 마일스톤 7710만 파운드(1460억 원) 수령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을 총 4조 1000억 원대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임상·허가·상업화 등의 성공에 따라 최대 20억 6300만 파운드에 달하는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었던 2022년 1월 사노피에 퇴행성뇌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기술이전한 1조원 딜 당시에는 환차익 10억 원을 누린 적 있다. LG화학(051910)도 올 하반기에 선급금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을 3억 500만달러(4014억원)에 기술수출했다. 선급금 1억 달러 중 이미 수령한 6000만 달러를 제외하고 나머지 4000만 달러를 하반기 수령할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도 이달 중 15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리브존제약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생산을 위한 양산기술 이전 작업을 완료한 것에 대한 마일스톤 150만달러를 지난달 청구했다. 관련 기업들은 마일스톤의 원화 금액이 환율에 따라 요동칠 수 있는 만큼 환전 후 국내 투자 보다 해외 결제 등에 달러를 그대로 사용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계속된다면 수령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누리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마일스톤으로 수령한 달러를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으로 쓰는 등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환율로 환차익을 얻더라도 임상시료 등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수입 원부자재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라며 "향후 환율 상황에 따라 회사 사업 대응 전략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현장+] 청주 이어 울산 '파란'만든 민주당…뜨거워지는 경선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4.20 18:08:39"오늘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90%를 넘기지 않을까요" 20일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는 입구부터 각 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전날 충청권 순회 경선을 한 차례 치른 뒤라서 열기는 더욱 달궈지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시작하기 한 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이미 장외는 ‘파란’ 민주당 물결로 뒤덮였다.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 모자 등을 착용하고 파란 바람개비, 풍선을 흔들며 유세를 펼쳤다. 이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구역을 나눠 "미소천사 이재명" "승리의 김경수" "경제는 김동연" 등 구호를 외치며 유세전을 벌였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온 김동연 후보 지지자 조용우(57) 씨는 "(김 후보가) 경제 관료 경험이 풍부하고 기재부 장관까지 해본 인물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후보자라고 생각한다"며 "충청권 경선보다 조금 올라 10% 정도의 득표율을 기대하지만 지금의 민주당 경선 판이 워낙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현장은 충청권 경선이 열렸던 청주체육관 앞 보다 더욱 당원들과 지지층으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형형색색의 가발을 쓴 사람들이 서로의 어깨를 잡고 흥겹게 행진하며 축제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시도당과 유튜버 트럭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찬탄파(탄핵 찬성파)' 집회의 상징적인 노래인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부산에서 지인과 함께 이 후보를 응원하러 왔다는 신 모(50대) 씨는 "정권 교체를 바라고 모든 지지자들이 모여 신나게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며 "충청권에서 이 후보자의 득표율이 88% 정도 나왔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더욱 압도적 결과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에 대한 지지 목소리를 내기 위해 김해에서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왔다는 소설가 이종열(61) 씨는 "제갈공명이 강유에게 비단 주머니를 줬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비서관인 김 후보에게 민주주의를 살리라는 메시지를 건네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압도적인 건 모두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민주당 정통파인 김 후보에게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영남권 순회경선 현장에 참석한 인원은 약 5000명으로 집계됐다. 행사가 시작하고 후보들이 차례로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각 후보의 이름을 입 모아 외쳤다. 세 후보는 장내로 걸어 들어오면서 각자의 응원봉을 흔들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화답했다. 이들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손을 잡고 군중에게 인사하자 각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가 장내가 떠나갈 듯 울렸지만 이 후보에 대한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이날은 이 후보가 세 후보자 중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라 연설문을 낭독했다. 한 문장 한 문장 말할 때마다 터지는 박수 세례와 환호성 때문에 발언 속도가 타 후보들에 비해 더뎌졌다. 한 지지자는 무대 앞에서 응원봉과 두 손을 들고 제자리에서 벌떡 뛰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앞선 연설에서 김경수 후보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꿀 사람 누구입니까?"라고 물었지만 관객석에서 "이재명"을 연호해 멋쩍게 웃으며 질문을 정정하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김동연 후보는 전날 야구팀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청주체육관에 나타난 데 이어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자이언츠의 점퍼를 입고 등장해 영남권 당원들로부터 이 후보에 못지 않은 환대를 받았다. 아울러 대구 연고지인 삼성라이온즈의 레전드 오승환 선수의 등장곡인 밴드 N.E.X.T의 'Lazenca save us'를 선곡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 캠프는 "대한민국의 경제 구원투수로서 경제9단 김동연 후보를 알리기 위해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5시 15분께 발표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 후보는 첫 경선이었던 충청권에서 권리당원 및 대의원으로부터 88.15%의 득표율을 얻은 데 이어 90.81%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경수 후보(5.93%), 김동연 후보(3.26%)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
'깔창·가발'까지 나온 국힘 토론회…洪 "키도 큰데 왜 키높이 신는가"
정치정치일반 2025.04.20 18:07:54국민의힘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 간 신상 공격 등 수위 높은 질문이 오갔다. 한동훈 후보에게 ‘키높이 깔창, 가발’ 등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등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대선 1차 경선 B조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에는 홍준표, 나경원, 한동훈, 이철우 예비후보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은 민생·경제·복지·외교·안보로 구성된 공통 주제와 사회 통합 분야 조별 주제 토론으로 이뤄졌다. 먼저 돌발 질문을 꺼낸 것은 홍 후보였다. 그는 “오늘 청년의꿈(홍준표 후보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이런 질문을 하라고 해서 몇 가지 하겠다”고 말문을 열고는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를 신는가. 생머리가 맞는 지, 보정 속옷을 입는 지 등 질문도 있었는데 유치해서 하지 않겠다"고 한 후보의 신상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질문에 한 대표는 “그런 질문을 하는 것 보니 청년이 아닌 것 같다”고 받아쳤다. 또 홍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장관 시절에 이재명을 잡아 넣지 못해 사법적으로 패배했다”며 “당 비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총선에 참패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재명을 이길 생각인가”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계엄에 대해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이재명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나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는 한 후보가 3대 1 구도로 공격 당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후보는 이날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보이면서 각 후보들에게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탄핵 소추를 하지 않았으면 헌법 재판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며 “한동훈 후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우리 당 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후보도 “왜 대통령 경선을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냐”며 “한동훈 전 대표가 내란몰이로 탄핵을 선동해 결국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한편, 1차 경선 A·B조 토론회를 모두 마친 국민의힘은 21~22일 이틀 간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경선 첫 탈락자 4명을 가린다. -
[로터리]老 혁신가 영면이 환기한 AI시대
정치정치일반 2025.04.20 18:00:00‘1000만 원으로 시작한 혁신.’ 이달 14일 92세 혁신가의 영면에 고개를 숙였다. 삼보컴퓨터 설립자, 데이콤 초대 사장, 나래이동통신과 두루넷 설립자 등 수많은 이력이 가리키는 한 방향이 명확했던 인물, 이용태 회장이다. 그는 국내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의 길을 열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해 각 가정과 기업에 상용화하는 등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에 디딤돌을 놓고 정보화 시대의 문을 연 선구자로 꼽힌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산업화와 정보화의 성취를 쉽게 회고하지만 당시의 모험과 도전은 치열한 선구안과 엄청난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이 회장은 1960년대 미국 유학 시절 반도체 칩 활용과 컴퓨터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귀국 이후 컴퓨터 생산 기지 구축을 끊임없이 제안했다. 설득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직접 자본금 1000만 원을 들여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에 삼보엔지니어링을 설립, 한때 ‘국민PC’로 불린 삼보컴퓨터로 키웠다. 정보통신 인프라를 확대한 당시 정부의 산업 전략도 한몫했다. 외국산 기기에 의존하던 정부 전산망과 통신 인프라를 국산 기술로 대체하려는 흐름 속에서 이 회장 같은 인물이 행정 전산망 구축 등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며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산업이 커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민관의 협력이었다. 1990년대 주력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의 성취 또한 눈부시다. 두루넷·KT·하나로 등이 잇달아 등장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1998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1만 4000명, 인터넷 보급률 6.78%를 기록했던 한국의 성적표는 4년 뒤 2002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1040만 명, 인터넷 보급률 59.4%로 각각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난’이라 불린 IMF 구제금융을 극복하는 과정에 이뤄낸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결과물이었다. 2001년 당시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국가로, 적어도 정보화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었다. 산업화를 따라잡고 정보화를 선도한 대한민국.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는 좌절감이 큰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력은 압도적이고 대만은 양국 사이의 히든챔피언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뒤를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사활을 걸고 추격 중이지만 한국은 뜻밖의 비상계엄 여파에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 보수·진보 없이 대선 의제로 AI를 중요하게 부각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만큼 AI를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절박함이 커졌다는 의미다. 과거 대선과 달리 너나없이 AI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산업 지원 너머의 사회 전반 청사진을 밝히는 구상까지 다양하게 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AI는 기술 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산업 경쟁력, 일자리 창출, 국가 안보 등 다양한 이슈와 직결돼 있어 더욱 중요하다.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적극적 산업 전략을 펼친다면 우리는 20~30년 전 정보화를 이뤄낸 저력과 성취를 또 한번 축적할 수 있다. 적어도 그런 국가적 과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제도와 투자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정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의 끊임없는 참여도 유도해내야 한다. 그런 안목과 결단이 향후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세계에서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나라를 또 한번 꿈꿔본다. -
'가평전투 전우 부축' 캐나다 참전용사 유해 봉환…부산서 영면
사회피플 2025.04.20 18:00:00국가보훈부가 캐나다 참전 용사 고(故) 윌리엄 크라이슬러 씨의 유해 봉환식을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거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유해 봉환식은 고인의 유해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오후 5시 30분부터 보훈부 주관으로 치러진다. 유해 봉환식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과 타마라 모휘니 주한캐나다대사, 유족 등이 참석한다. 고인은 1950년 8월 캐나다 경보병연대 제2대대 소속 이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1952년 3월까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스무 살의 나이에 참전한 그는 가평전투 등에서 활약했고 특히 가평전투 직후 다친 동료를 부축하면서 이동하는 생전 고인의 빛바랜 사진은 6·25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월 유엔 참전 용사 재방한 행사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크라이슬러 씨는 같은 해 11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의 유해는 22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안장식 후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배우자 경자 크라이슬러 씨는 “한국은 1950년대 남편이 참전하고 1970년대 파견 근무를 와 나와 결혼을 한 곳”이라며 “지금은 하나뿐인 아들과 손자가 살고 있는 땅이기도 한 대한민국에 남편의 뜻대로 안장되게 돼 기쁜 마음”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투혼을 발휘했던 참전 용사님의 유해를 모실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국제 보훈 사업을 통해 유엔 참전의 역사와 참전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해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향해 "하나되자"…'노사 한마음 페스타' 첫 공동 개최
산업기업 2025.04.20 18:00:00대한항공(003490)이 이달 1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노조 창립 61주년을 기념하는 노사 합동 ‘한마음 페스타’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저니 투게더(Journey Together)’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임직원 및 가족 총 4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조용익 부천시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함께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축사에서 노사 상생과 화합을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대한민국 항공 업계를 재편하고 글로벌 항공 업계를 이끌어나가는 길에 때로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 임직원 모두가 하나 돼 힘을 모으고 노사가 한마음으로 신뢰하고 협력한다면 통합 대한항공이 앞으로 나아갈 여정도 뜻깊고 행복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음 페스타’는 노사 상생과 화합의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자는 취지로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 이후 처음 여는 행사인 만큼 이전보다 행사 규모를 1.5배 키우고 아시아나 임직원 및 가족 1300여 명도 참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은 진달래 동산 걷기와 미션 수행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며 결속력을 다졌다. 또 축하 공연과 경품 추첨 행사 등을 즐기며 양 사 임직원과 가족들이 축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한편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한 대한항공은 2026년까지 2년간 통합 작업을 마친 뒤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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