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무선주파수 대역을 구매하고 본격적인 위성 이동통신 사업에 나선다. T모바일 등 대형 사업자의 주파수를 빌려 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스페이스X가 휴대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는 미국 통신 기업 에코스타의 50㎒의 무선주파수 대역과 글로벌 이동위성서비스(MSS) 주파수를 17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에코스타가 운영하는 알뜰폰(MVNO) 서비스 ‘부스트 모바일’ 사용자들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X는 “휴대폰과 직결하는(다이렉트 투 셀) 차세대 위성군을 개발 및 구축해 세계 각지 휴대폰에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동통신 네트워크 용량을 100배 이상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월부터 위성과 휴대폰을 연결해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이렉트 투 셀 위성을 쏘아올려왔다. 현재 600여 개 위성을 배치해 세계 각지 600만 명에게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위성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이 한정적이었다. T모바일 등과 협업해 문자메시지·영상통화를 서비스해왔으나 다른 이통사 주파수를 빌려 쓰는 형식이었다. 스페이스X는 이번 주파수 확보를 발판으로 본격적인 스타링크 위성 이동통신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타링크의 주력 서비스인 위성인터넷은 별도의 안테나 구매가 필요해 유선망 설치가 힘든 오지를 제외하면 확산 속도가 느리다. 휴대폰과의 연결이 가능해진다면 안테나 구매와 설치가 필요 없는 데다 기존 이통사 대비 커버리지가 넓어 경쟁력이 높아진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 무선통신산업협회(CT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132조 MB(메가바이트)로 종전 역대 최고치보다 3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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