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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전력 부담금이라도 낮춰달라"…석화업계 벼랑 끝 호소
경제·금융경제동향 2026.01.11 17:34:18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구조적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가 전기를 쓸 때 부과되는 부담금만이라도 한시적으로 면제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정부가 주요 석유화학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을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해 전기요금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지만 당장 생존 위기에 처한 기업 입장에서는 즉각 효과를 내는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과잉설비 매각 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감면해달라고 요청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정부에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전력 산업 발전을 위해 전기 사용자에게 전기요금의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다. 전기요금에 포함돼 징수되기 때문에 요율 인하·감면 시 전기요금을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24년 부담금 전면 개편과 함께 요율은 기존 3.7%에서 지난해 7월 2.7%로 1%포인트 낮아졌으나 연간 3조 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담금 요율이 최근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계가 한시적 감면을 요청한 것은 그만큼 산업계의 전기요금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이상 오르면서 공장 가동을 멈춰도 비용이 크게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2년 2억 6700만 ㎿h(메가와트시)였던 제조 업체의 전력 사용량(한전 판매량)은 3년 연속 줄어 지난해 1~11월 기준 2억 3000만 ㎿h로 집계됐다. 반면 사용액은 같은 기간 31조 3700억 원에서 지난해 1~11월 기준 41조 3600억 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산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주요 석유화학 산업단지가 소재한 여수·울산·서산 등을 분산특구로 지정했지만 이 역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산특구로 지정되면 특구 내 기업은 한전이 아닌 전기 생산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쉽게 체결하고 한전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데 정작 직접 PPA 대상은 크게 제한됐기 때문이다. 울산·서산의 경우 300㎿(메가와트)급 지역 열병합발전소와만 직접 PPA를 체결할 수 있다. 여수 산단이 포함된 전남도의 경우 직접 PPA 대상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재생에너지로만 한정돼 여수 석유화학 기업은 사실상 값싼 전기를 공급받기 어려워졌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산업계 입장에서는 분산특구와 전기요금 인하 간 연결점을 찾기 어렵다”며 “기업들은 부담금 요율을 항구적으로 면제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때까지만이라도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화학 업계는 과잉·노후 설비를 매각할 경우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일정 부분 감면해달라는 요청도 정부에 전달했다. 앞서 정부는 2024년 12월 말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기존 ‘4년 거치 3년 분할 익금산입’에서 ‘5년 거치 5년 분할 익금산입’으로 연장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과세 이연이 아닌 감면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설비 축소에 대한 기업 및 주주의 의사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요구를 종합 검토해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국토부·서울시 협의 공회전…미니신도시급 공급안은 빠지나[집슐랭]
부동산정책·제도 2026.01.11 17:33:34정부의 이달 주택공급 대책이 노후 관공서 등 서울 내 자투리땅을 끌어모아 합산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만 가구 안팎의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서울 용산정비창과 태릉 골프장에 대한 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중단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서울 강남 세곡동 등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서도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이번 공급 대책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중랑구 면목행정복합타운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주택공급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선 각각 1000가구 안팎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서울 금천구 독산동 공군부대 규모를 25%로 축소해 주거 및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와 더불어 서울 영등포·용산역 일대 쪽방촌 개발도 재추진해 공공주택을 대거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도 교육청이 보유한 장기 미사용 학교용지를 용도 해제한 뒤 주택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수도권 내에 장기 미사용 학교용지 13곳에서 4500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2020년 8·4 공급대책과 같은 1만 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공급 방안은 이번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1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가능한 공공 부지는 용산정비창, 태릉골프장 정도다. 문재인 정부 당시 1만 가구 공급지로 발표했던 태릉골프장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태릉골프장은 당시 교통 혼잡 등 지역 주민의 반대가 거셌던 만큼 보완 대책 없이 주택공급지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용산정비창과 관련해선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현재 기반시설계획을 기초로 최대 8000가구까지 가능하다는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1만 가구 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최종 공급 물량과 관련 국장급 실무회의 개최 일정도 못 잡는 등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국장급 실무회의는 지난해 11월에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아직 개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공급도 이번 대책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주택공급 방안과 관련 “노후 정부청사와 재개발 및 재건축, 그린벨트 해제 여부 등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에 서울 강남구 세곡동 일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강남구 세곡동 내 그린벨트 면적은 총 335만㎡가량인 만큼 절반만 해제해도 1만 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정부가 앞서 그린벨트에서 해제하기로 한 서초구 서리풀지구 면적은 221만㎡이며 주택 공급량은 2만 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시에 이 같은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에 정부의 주택공급 추가 대책이 ‘속 빈 강정’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 대책은 발표하더라도 실제 아파트 입주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되는 시점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실제 수요에 부응하기보다는 주택 매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측면이 강한데 공급대책이 현실성이 떨어지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3500개 법인서 수십조 유입…"투자비중 제한은 아쉬워" 지적도
블록체인블록체인 2026.01.11 17:33:33정부가 상장사와 전문 투자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 빗장을 풀면서 수십조 원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기자본이 27조 원인 네이버가 5%를 비트코인(개당 약 1억 3000만 원)에 투자하면 1만 개가 넘는 물량을 보유할 수 있다. 법인 투자 여력이 확보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출시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연간 입금(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로 제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법인의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투자 자산은 5대 가상화폐거래소가 공시하는 시가총액 반기별 총액 기준 20위권 내에서 가상화폐사업자가 정하는 종목에 한해 허용한다. 2017년 자금세탁과 시장과열 우려로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를 금지한 지 9년 만의 허용인 만큼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뒀다. 시장에서는 자금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춘 법인이 시장에 참여하면 투기적 수요가 줄고 장기 투자 기반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투자자 1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동시에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도 76조 원에 달했다. 개인투자자가 10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투기적 수요가 몰린 탓이다. 전체 시총에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가상화폐)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외보다 2배가량 높다. 반면 해외는 법인 중심으로 안정적인 가상화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1위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법인(기관) 거래량은 2360억 달러로 전체의 81.86%를 차지하고 있다. 법인 참여로 국내에서도 기관 중심 시장으로 가기 위한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이용자도 주로 법인”이라며 “법인의 시장 참여는 스테이블코인과 ETF 등 시장 확대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확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빅테크부터 금융사까지 앞다퉈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규제를 피해 해외 기업에 투자하거나 해외에서 창업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상장기업이 보유한 가상화폐는 약 4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해외 현지 법인의 보유 가상화폐는 약 6조 5000억 원(2024년 기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려면 가상화폐 취득 및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삼성 등 대기업도 미국 블록체인 기업에 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와 달리 법인 투자에 일부 제한을 걸면서 이 같은 해외 수요가 국내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홍콩,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일반 법인 거래에 대한 명문화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한국판 스트래티지’ 출현이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온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보유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자기자본 5%룰 탓에 막히게 됐다는 얘기다. 일본만 해도 메타플래닛 같은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이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투자 비중 제한 규제는 찾기 어렵다. 박상진 법무법인 에스엘파트너스 선임외국변호사는 “금융 기업이나 특정한 면허를 요구하는 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에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한도를 두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의 주식 투자 제한도 20년 전에 폐지됐다”며 “가상화폐에만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면 빠르게 치고 나가는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당정, 원화 스테이블코인 막바지 조율…1분기 내 법제화
블록체인블록체인 2026.01.11 17:32:44당정이 20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담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화폐 2단계법)’ 정부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은행 중심(50%+1주) 컨소시엄부터 발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어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정은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기본법 주요 쟁점에 대한 조율 방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조율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발행 자격을 주고 단계적으로 발행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신 은행 중심 발행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기업을 컨소시엄의 최대주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복수의 은행이 지분을 나눠 참여하고 카카오와 같은 기술기업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의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발행 인가는 금융위와 재정경제부·한국은행 등이 속한 관계 기관 협의체를 통해 총발행량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발행인의 최소 자기자본은 전자화폐 발행업 수준인 50억 원으로 정했다. 조율안에는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사 해킹 사고 과징금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국회에는 해킹 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에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금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가상화폐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소유 분산 기준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조율안에 대해 정부·여당 간 합의가 이뤄지면 입법이 속도를 낼 수 있다. 정부는 9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1분기 내 처리하고 하반기에 각종 관련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입법화를 진행하고 하반기에 외국환거래법 등을 개정해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율 방안을 마련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2단계법은 속도가 중요하다”며 “당정 협의를 통해 최대한 해결 방안을 찾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정부와 여당 간 이견이 적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의 한 관계자는 “은행 지분이 절반을 넘어서는 컨소시엄에는 반대 입장”이라며 “정부안과 의원안을 병합 심사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韓·대만 의존하는 반도체 공급망 5년 뒤에는 크게 바뀔 것”
국제정치·사회 2026.01.11 17:32:1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경제가 관세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있다. 한 치 양보 없이 펼쳐지는 미중 무역·기술 경쟁과 인공지능(AI) 산업의 고속 성장은 글로벌 산업·안보 공급망을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정보 소유의 불균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가 과거와 같은 형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스펜스 교수는 세계 각국이 경제 안보를 중시하면서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됐고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거는 흐름에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끝나도 방어적 글로벌 무역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 역시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펜스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특별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관세에 주목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각국과 기업들이 경제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집권과 무관하게 우리가 10년 전쯤 누렸던 개방된 무역 체제로 돌아갈 확률은 ‘0’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리쇼어링(해외 사업장의 자국 복귀) 등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꽤 오래된 현상이고 이 모든 것을 관세 탓으로 돌리는 건 실수”라며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크게 뒤집을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되살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희망 사항(wishful thinking)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판단의 기저에는 세계 각국이 경제 안보에 매달리며 전략적 경쟁에 몰두하는 현재의 상황이 서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스펜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지도자가 아니라고 해서 미중 경쟁이 사라질지, 유럽이 화석연료를 러시아에 다시 의지하게 될지, 유럽이 미국을 다시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간주할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각국은 무역 상대국이 자국을 싫어하는 상황, 금융 흐름이 차단되는 상황, 필수품을 신뢰할 수 없는 소수의 공급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 등 여러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서도 “현재 최첨단 반도체는 한국·대만 등에서만 만들 수 있는데 이 역시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5년 뒤에는 반도체 공급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영향력에 대해 “다소 진정된 상태이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스펜스 교수는 “관세가 어디까지 갈지 불확실할 때는 영향력이 커 보였지만 10~15% 범위 안에서 결정된다면 세계경제에 재앙적 수준은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합친 총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인데 이걸 조금 건드린다고 해서 경제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펜스 교수는 “대다수 국가가 관세로 인해 거대한 충격을 겪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가령 중국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5%에 불과하고 동남아시아를 향한 수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펜스 교수는 관세율 자체보다는 미국이 다른 나라와 무역 협정을 맺으면서 ‘누구와 거래할 수 있는지’를 두고 조건을 내거는 상황을 우려했다. 일례로 미국이 한국·일본과 각각 맺은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 상호 의존성과 국가 안보가 일치하지 않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이 더 좋기는 하지만 그나마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으니 협정을 안 맺은 것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스펜스 교수는 한국 경제에 관해서는 “주거·교육비 부담이 너무 높아 소비 여력이 줄고 있다는 점과 성장에 의존하는 ‘부과식(Pay as you go)’ 연금제도가 문제”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수요 부진과 제조업 경쟁력 부상이 도전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줄어드니 잠재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AI 기술의 잠재력을 감안해 규제 혁신으로 잠재성장률을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주목해야 할 화두로는 기후변화, 금융시장 리스크 등을 제시했다. 그는 “10년 넘게 저금리, 저물가, 양적 완화의 시대에 살았는데 이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탓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며 “빚은 많은데 실질금리는 높아지는 상황이 잠재적인 불안 요소”라고 지목했다. 또 “세계경제 시스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파편화돼 비용은 더 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는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경기 부양책에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3%에 고착됐고 재정 적자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져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없다”며 “부양책으로 성장은 하겠지만 불평등이 심해지고 소득은 물가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동십자각] 수출역군 섬유, 어쩌다 길 잃었나
산업생활 2026.01.11 17:31:53이제는 ‘빼빼로데이’로 인식하는 이들이 더 많겠지만 ‘11월 11일’은 섬유의 날이다. 정부는 섬유산업이 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 1987년 11월 11일을 기념해 섬유의 날로 지정했다. 하지만 약 40년이 지난 지난해 섬유 수출액은 96억 달러까지 줄어들며 수출 100억 달러 시대를 마감했다. 섬유가 ‘15대 주력 수출 품목’으로서의 자리를 K뷰티나 K푸드에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K섬유의 몰락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섬유 업계는 중국과 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추격을 받으며 시장을 급속도로 빼앗겼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은 범용 의류용 섬유가 대부분이었던 까닭이다. 낮은 가격으로 몰아붙이는 후발국들에 밀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추락했고 수출액 역시 급감했다. 기술 투자에 소홀한 것도 섬유산업의 침체를 불러왔다. 미국과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고부가가치의 산업용 섬유와 친환경 섬유 등에 주력한 것과 달리 국내 섬유 업계는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의 작업에만 치중하며 기술 격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첨단 섬유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 대비 3~5년 수준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섬유산업이 위기에 몰리면서 업계의 구심점인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의 역할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개별 섬유 기업들이 각자도생의 길에서 고군분투할 때 섬산련이 산업 전체의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 안일한 행보를 이어왔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섬산련이 보유하고 있는 ‘섬유센터’에 들어선 섬유 관련 기업은 거의 없다”며 “현재 입점한 곳들은 로펌, 증권사, 은행, 공유 오피스 등인데 이것만 보더라도 강남 건물주로서의 역할에 더 치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4층~지상 18층으로 구성된 섬유센터에는 섬산련 외에 ‘한국섬유수출입협회’와 ‘한국패션협회’ 정도만 입점해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통상부 등 정부로부터의 용역이 사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업계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섬유는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다. 미래 첨단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나 우주항공·모빌리티에도 첨단 섬유는 필수다. 전 세계 산업이 친환경을 기조로 삼으면서 친환경 섬유에 대한 수요 또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섬산련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달 초 신년 인사회에서 이상운 명예회장이 “다시 한번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도약의 한 해를 올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오 회장 역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의 체질 혁신 △글로벌 진출 확대 △핵심 전략 소재·부품으로서의 역할 확대 등의 3대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섬유산업이 무너진 제조 기반을 가다듬고 첨단산업으로 재도약하기를 희망한다. -
'더마코스메틱'이 K뷰티 미래…전담조직까지 만든다
산업생활 2026.01.11 17:31:12피부과학 기술이 접목된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K뷰티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장품의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더마코스메틱이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업계는 전담 조직을 구축하며 관련 브랜드 확장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뷰티 기업들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더마코스메틱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단순 미용이 아닌 피부 건강과 회복을 위해 개발된 제품군을 뜻한다. 제약·바이오 기술, 인체적용시험, 임상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 수준의 효과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해 12월 기존 뷰티 조직을 재편하며 ‘더마&컨템포러리뷰티’를 독립 부서로 신설했다. 해당 사업부에는 CNP, 피지오겔, 도미나스 등 주력 더마 브랜드를 집중 배치했다. 또 기존 뷰티사업부를 총괄하던 오상문 전무를 새 사업부장으로 임명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피부전문의가 만드는 건강한 화장품’을 표방하며 설립된 CNP는 2014년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이후 매출 1000억 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근엔 북미와 일본 등 해외 뷰티 시장에도 진출해 현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큐텐 등에서 카테고리 내 인기 제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피부 장벽 크림’으로 잘 알려진 피지오겔은 LG생활건강이 2020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사들이며 항산화·항노화, 민감 피부 케어 등을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지난해 7월 ‘더마뷰티 유닛’ 조직을 새로 출범했다. 과거 개별 브랜드 단위의 조직과 데일리뷰티 유닛에 각각 흩어져 있던 에스트라와 일리윤 브랜드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한 것이다. 회사 측은 “브랜드 간 시너지를 높이고 고객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1982년 태평양제약에서 출발한 에스트라는 최근 국내외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365 크림’은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 기준 전년 대비 49.5% 성장했다. 같은 해 12월 일본 큐텐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2025 어워즈’ 보습크림 부문 수상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리윤 역시 지난해 미국 아마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전년 대비 매출이 135%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2017년 약 5000억 원에서 2022년 4조 5000억 원으로 5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는 규모로, 더마코스메틱이 K뷰티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기능성화장품 생산실적은 7조 3515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피부장벽 기능회복 및 가려움 등 개선’ 제품은 전년 대비 119% 증가했고 주름개선(+70.9%), 여드름성 피부완화(+32.5%) 등 더마코스메틱과 연관된 기능성 화장품의 생산실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CJ올리브영은 2008년부터 해외 약국 화장품을 들여오며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키워왔다. 지난해 올리브영이 전개하는 ‘더모코스메틱’ 카테고리 연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에 입점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는 총 40여 개로 상품 수로 보면 660개에 달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더마코스메틱은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과 함께 대표적인 K뷰티 카테고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브랜드사의 기술력이 적용된 상품을 중심으로 해당 카테고리를 지속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다주택자 '똘똘한 한 채' 찾아 서울로…"임대 줄어 전세난 가속화"[집슐랭]
부동산정책·제도 2026.01.11 17:30:49지방 거주자들이 지방 아파트 매수를 외면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지방 거주하는 외지인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를 매수한 사례가 2024년보다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2012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방 거주자들이 지방 대신 서울 아파트 매수 행렬에 가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방 거주자의 매수세가 지난해 서울 ·경기 12개 지역에 대한 토허구역 확대 시행으로 불가능한 만큼 비규제지역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토허구역 시행에도 매수세가 지방 아파트 대신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옮아가면서 지방의 전세 물건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 거주하면서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을 사들인 사례가 1만 4415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1만 1838건) 대비 22% 증가한 규모다. 또 2023년 이후 3년째 증가세다. 지방 거주자가 서울 및 경기도 12개 토허구역 매수 사례로 범위를 넓히면 1만 9085명으로 늘어난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서울 등 핵심지역 매입 수요가 증가했다”며 “외지인의 서울 주택 원정 구매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매수 행렬에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은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4815건으로, 2011년 8월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지난해 초 1만 8426건에서 10개월 만에 34%나 급증한 셈이다. 이는 전국 미분양 (2만 9166건)의 85%를 차지한다. 전세가율에서도 지방 아파트 매입 외면은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6년 1월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각각 71%, 73.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 서울의 전세가율이 52.5%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는 와중에 지방의 전세가율은 74%를 유지하며 격차가 22%포인트 가깝게 벌어졌다. 전세가율은 자산으로서의 아파트의 가치(매매가)와 거주 공간으로서 아파트의 가치(전세가)의 차이를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산으로서 가치가 낮다는 의미다. 2018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정부 역시 지방의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해 이런저런 정책을 내놓지만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취득시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미분양 주택 매입에도 나섰지만 시장 전반에 퍼진 ‘지방 아파트는 오르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꺾지 못했다. 정부는 급기야 지방 주택을 분양받는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주택 환매 보증제’까지 하반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내놓은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방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매수 유도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 “부분적으로 양도세를 감면하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지방으로 수요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놓는 다주택자 겨냥 정책들이 똘똘한 한 채를 더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1주택자 이상은 주택담보비율(LTV)를 0%로 묶어 대출을 막아버린 6·27 대책, 실거주를 의무화한 10·15 대책이 되레 서울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값 강세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5월 초 일몰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연장 없이 일몰 될 경우 지방 아파트 외면과 서울 아파트 집중을 부를 수 있다. 오히려 토허구역에서 제외된 일부 수도권 지역에 풍선효과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에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면 실거주 의무가 없는 재개발 빌라나 토허구역이 아닌 수도권 아파트 등에 쏠릴 수 있다”면서 “또 지방의 다주택자가 많아야 전세 물량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지방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감소는 만성적인 지방 전세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매물 실종에 지방 아파트의 전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부산의 아파트 전셋값은 1.01% 증가했다.또 대구는 전셋값이 0.40%, 대전은 0.42%, 광주는 0.27% 올랐다. 세종은 4.15%나 폭등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물건 감소는 결국 전세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고배당은 美까지 넓히고 AI 투자는 옥석 가리기 [새해 첫 ETF 전략 살펴보니]
증권정책 2026.01.11 17:29:50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새해 마수걸이 상장지수펀드(ETF)로 인공지능(AI)과 로봇, 고배당 테마를 잇따라 내놓는다. 지난해보다 진화해 AI와 로봇은 핵심기업에 집중하고 고배당은 해외시장까지 대상을 넓혔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주주환원고배당주’를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공통 기준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만 담는다. 신한자산운용도 이달 ‘SOL 배당성향탑픽액티브’를 상장한다. 이 상품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만을 편입하되 재무 건전성과 배당 성장성이 우수한 20개 종목을 선별해 액티브하게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고배당 ETF와 달리 올해는 세제 요건과 주주환원 정책을 기준으로 한 세분화된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배당 전략은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재무 건전성이 우수하고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하는 ‘PLUS 미국고배당주액티브’를 새해 첫 ETF로 선보인다. 월배당 구조에 액티브 운용을 결합해, 미국 고배당 자산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노린 전략이다. 성장 테마에서는 AI와 로봇이 공통 분모로 떠올랐다. 다만 산업 전반을 포괄하기보다 핵심 영역에 집중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초 휴머노이드 로봇 밸류체인에만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로봇 산업 전반이 아닌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특정 영역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AI 반도체 핵심 3개 기업에 60% 이상을 집중 투자하는 ETF를 이달 중 상장한다. 이밖에 KB자산운용은 AI·반도체, 바이오, 방산, 에너지 등 신정부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RISE 코리아전략산업액티브’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리츠부동산인프라액티브’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고배당과 AI 테마 투자 열풍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품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배터리·석화 한파…LG 주력사업 주가 흔들
증권국내증시 2026.01.11 17:29:04LG(003550)그룹이 전자·화장품·2차전지 등 주요 사업이 일제히 흔들리며 그룹 합산 시가총액 4위 지위가 위태롭다. 올해 한 곳을 제외한 계열사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5위 HD현대그룹이 조선·에너지·전력기기 업황 호조에 힘입어 4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우선주를 제외한 LG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총 합산 규모는 약 165조 3449억 원이다. 지난해 말 170조 2455억 원 대비 약 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8.8% 오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LG그룹을 제외한 삼성·SK·현대차·HD현대 등 시가총액 상위 5대 그룹의 시총은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삼성그룹의 합산 시총은 6거래일 만에 약 130조 원 늘었고 SK그룹 역시 10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CES 2026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 청사진을 제시한 현대차그룹도 핵심 계열사 주가가 25% 넘게 급등하며 3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5위 HD현대그룹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한미 협력 기대가 맞물리며 합산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약 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때 26조 원에 달했던 LG그룹과 HD현대그룹 간 시가총액 격차는 9일 기준 11조 원대로 좁혀졌다. LG그룹 시총 비중이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대규모 수주 계약 철회 공시가 이어지며 주가 조정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는 1.5% 하락했고 최근 1개월 기준으로는 낙폭이 20%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하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이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국내 증시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지난해 7월 17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LG전자(066570) 역시 9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일회성 비용인 희망퇴직금 약 3000억 원이 반영된 영향이지만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평가가 나오며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3% 넘게 하락 마감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화학(051910)은 중국 업체들과 경쟁 심화로 실적과 주가 모두 암울하다. LG화학은 최근 1개월 동안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기간 9% 떨어졌다. 이외에도 LG헬로비전(037560)(-6.2%)·LG이노텍(011070)(3.5%)·LG유플러스(032640)(-2.5%)·LG씨엔에스(064400)(-2.1%)·LG(-0.5%) 등 주요 계열사 대다수가 올해 국내 증시 강세 국면에서도 하락 흐름을 보였다.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소비재 기업 LG생활건강(051900)도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 우려가 제기됐다. 유혜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에서 488억 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한다”며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역시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그룹이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약세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LG그룹이 속한 석유화학·2차전지 산업 등에 비우호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 운용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대다수 업황 전망이 좋지 못한 와중에 실적 쇼크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구조적 변화 없이는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
[속보] 더불어민주당 새 최고위원에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정치정치일반 2026.01.11 17:28:15이성윤·강득구·문정복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진행해 이들 세 후보를 새 지도부로 선출했다. 중앙위원(투표자수 547명)과 권리당원(투표자수 47만 5301명) 투표가 각각 50%씩 반영된 가운데, 강 후보가 총 30.7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성윤 후보(24.72%)·문 후보(23.95%)가 뒤를 이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이건태 후보는 유동철 후보의 사퇴로 지지표 결집을 노렸음에도 20.59% 득표에 그치면서 탈락했다. 이날 선거는 유권자 1명이 후보자 2명을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권파 경쟁을 앞세운 친명계는 강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전략적 표 분산에 실패하면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강 후보는 당선 후 “정 대표를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내란 청산, 그리고 6·3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민주당이 승리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성윤 후보는 “당정청 원팀이 돼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달라는 당원 요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저희가 보답하는 길은 정청래 지도부의 단단한 결속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시장서 환호한 중국 AI…정작 내부선 "美와 격차" 신중
국제국제일반 2026.01.11 17:27:17중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중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론이 쏟아졌다. 중국 AI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상장하는 등 중국 내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성급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기술 격차를 인정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혁신의 계기로 삼아 위기를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칭화대 베이징 기본모델 핵심연구소와 즈푸AI가 주최한 ‘범용인공지능(AGI)·넥스트프런티어 원탁회의’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4대 AI 기업 기술책임자들이 모여 AGI의 미래와 중국 AI 산업의 기회에 대한 난상 토론을 벌였다. 즈푸AI 창업자이자 칭화대 교수이기도 한 탕제 최고경영자(CEO)가 진행자로 나섰고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 큐웬(Qwen)의 린쥔양 기술책임자, 문샷의 양즈린 창업자 겸 CEO, 오픈AI 출신으로 최근 텐센트에 합류한 야오순위 AI 책임자가 참석했다. 중국 AI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인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이 중국 AI 산업 현실에 대해 내린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였다. 토론자들은 중국 AI 산업의 급속한 발전상을 인정하면서도 미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입을 모았다. 탕 CEO는 “최근 오픈소스 모델들이 쏟아지면서 일부는 중국 모델이 미국을 능가했다고 생각하며 흥분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중국이 AI 선두에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린 기술책임자는 “향후 3~5년 내 중국 팀이 글로벌 선두에 오를 확률은 약 20%”라며 “이것조차 매우 낙관적인 추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미 간에 연산 능력 규모와 연구 자원 투입에서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하며 미국의 연산 능력은 중국보다 1~2자릿수(10~100배) 높다”며 “미국은 막대한 연산 자원을 차세대 최전선 연구에 투입할 수 있는 반면 중국은 이미 납품·상용화 업무만으로도 많은 연산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반응은 중국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사인 즈푸AI와 AI 모델 개발 기업 미니맥스가 ‘초대박 상장’을 한 직후에 나와 더욱 주목된다. 즈푸AI는 8일 중국 AI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해 5억 5800만 달러(약 8100억 원)를 조달했다. 같은 날 미니맥스도 6억 19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성공적으로 조달하며 중국 AI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중국 AI 업계가 직면한 현실은 냉혹하다는 것이 기술책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미국의 제재로 인한 칩과 반도체 장비 수급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됐다. 야오 AI책임자는 “리소그래피 기계를 포함한 생산능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로 최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계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중국은 지난해 12월 자체 시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중국 AI 혁신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중국 내 테크 업계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저렴한 개발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성능을 구현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딥시크는 이후 일곱 차례 모델 업데이트를 발표했지만 ‘R1’ 공개 당시와 같은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고 CNBC는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딥시크가 미국의 제재 이후 중국 당국이 국산 칩 사용을 권장하면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토론자들은 이런 상황에도 ‘중국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린 기술책임자는 “제한된 자원이 혁신을 촉진했다”며 “앞으로도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공동 설계를 통해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탕 CEO도 “연구자들이 혁신적인 노력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국가와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
北 "韓무인기 영공 침범" 주장에… 李 "신속 엄정 수사하라"
정치청와대 2026.01.11 17:26:15북한이 한국 무인기의 영공 침범을 주장하며 이재명 정부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즉각 해당 무인기는 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니며 해당 시간대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남북 대화 재개를 본격 모색하려는 이 대통령의 구상이 돌출 변수에 직면했다는 관측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명백한 것은 한국발 무인기가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이라며 “구체적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한국이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 북한에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서울의 불량배 정권이 교체된 후에도 국경 부근에서 한국의 무인기 도발행위는 계속됐다”면서 지난해 9월 개성시 장풍군 논에 추락한 무인기에는 북측 지역을 촬영한 5시간 47분 분량의 영상이, 4일 개성시 개풍구역에 추락한 무인기에도 총 14분가량의 영상이 담겨 있다고 했다. 북은 20여 장의 무인기 잔해 사진도 공개했다. 청와대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는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북측에 대한 도발이나 자극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군의 1차 조사에 이어 군경 합동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국방부와 합참·통일부 등 관계기관을 소집해 대응 논의에 나섰다. 앞서 전날에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도 소집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에 대해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 엄정 수사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상업용 무인기와 비슷하고 중국산 부품으로 이뤄진 점으로 미뤄볼 때 민간 영역에서 사용하는 무인기일 수 있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
연체채권 비용인정 기준 변경에…5대은행, 稅부담 年 3000억 가중
경제·금융금융정책 2026.01.11 17:25:29금융 당국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연체 채권에 한해서만 세법상 손비(비용)로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5대 은행의 세금 부담이 일시적으로 3000억 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사들이 비용 인정을 받으면서도 소멸시효를 연장해 채권 추심을 해오던 관행을 막겠다는 의도인데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중으로 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채권 대손 인정 업무 세칙’을 바꿔 소멸시효가 완성된 연체 채권에 한해 손비를 인정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의 관계자는 “법인세법 시행령에서 손비 처리 기준을 금감원 세칙에 규정하고 있어 이 부분만 개정하면 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방침 변경에 따라 연간 3000억 원 안팎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5대 은행 기준으로 회수 가능성이 없어 100% 상각해 손비로 인정받는 액수는 연간 대략 3000억~4000억 원가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관련 규정을 어떻게 개정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적은 액수만큼 세제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금융권의 세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 당국은 손비 기준을 개정해 금융권의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금융사들이 세법상 비용 인정을 먼저 받으면서도 기계적으로 소멸시효를 연장해 장기 연체자를 양산해왔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각 금융사들은 연체 기간이 6개월가량 지난 채권을 추정 손실로 분류해 100% 상각 처리하고 있다. 이후 금융사들은 금감원으로부터 손비 인정을 받아 법인세를 감면받는다. 통상 5년인 금융 채권 소멸시효 기간이 도래하기 전이라도 해당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돈이라고 보고 세 혜택을 당겨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 당국이 제조업 사례를 참고해 손비 인정 규정을 바꿀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제조업체들은 소멸시효가 만료되고 회수 노력이 인정받은 채권에 대해서만 손비 처리가 가능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비금융업의 경우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이곳에 채권을 다 넘긴 다음 모두 100% 손상 처리하는 식으로 분식회계를 할 수가 있어 소멸시효 도래 이후를 조건부로 손비를 인정해주고 있다”며 “다만 금융업은 대출 채권이 본업과 관련이 큰 만큼 금감원 승인이라는 전제하에 미리 손비를 인정해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당국이 사실상 연체 채권의 소멸시효 연장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권에 소멸시효를 연장할지 아니면 손비 인정을 받을지 양자택일을 강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소멸시효 연장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지만 이 경우 추가적인 채권 회수가 어려워지게 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법인세 납부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회계 법인의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전체 법인세 비용은 동일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에 법인세 납부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은행권에서는 단기 실적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의 연체 채권에 세법상 혜택을 준 것은 건전성 관리 측면의 중요성 때문”이라며 “무분별한 소멸시효 연장을 막겠다는 의도는 알지만 새 정부 들어 은행권에 대한 과도한 옥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들이 관행을 바꾸면 세법상 혜택은 전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당국의 관계자는 “제도가 바뀐 뒤에도 소멸시효가 끝나면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씨 마른 지방 전세…대전 58%·부산 44% 줄었다
부동산정책·제도 2026.01.11 17:25:03최근 1년간 대전과 세종의 전세 매물이 6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매 매물은 되레 5%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똘똘한 한 채’ 열풍으로 지방 사람들마저 오르지 않는 지방 아파트를 사는 대신 전세나 월세로 입주하고 서울의 아파트 등에 투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대전의 전세 매물은 1년 사이 3478건에서 1460건으로 58.1%, 세종의 전세 매물은 1623건에서 689건으로 5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방 대도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의 전세 매물은 7542건에서 4212건으로 44.2%, 대구 37.9%, 광주광역시는 30.4% 감소했다. 월세 물건도 줄어들고 있다. 세종이 56%의 감소율을 보인 가운데 대구 46.6%, 부산 40.1%, 대전 37.8% 줄었다. 광주도 20.7%나 감소했다. 서울 전역의 토허구역 지정 여파로 갭투자가 불가능해지면서 서울의 전세 물건이 감소한 것보다 감소 폭이 더 큰 셈이다. 실제로 서울의 이달(10일 기준) 전세 물건은 2만 2702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만 1386건)보다 27.7% 줄어들었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똘똘한 한 채 열풍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 현금 부자들이 자신은 지방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대신 여윳돈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의 매매 물건은 증가했다. 광주 매물은 9.9%, 대전과 세종은 각각 6.6%·7.1%, 부산은 3.3% 증가했다. 서울의 매매 매물이 35.5%나 줄어든 점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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