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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용 "노숙인 인문학 수업, 무너진 자존감 회복 돕죠"
사회피플 2025.12.21 17:38:30“성프란시스대는 자기 존엄과 긍지가 없고 상처 받고 바스러지기 쉬운 노숙인들에게 인문학이라는 물을 촉촉히 뿌려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다시 서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죠. 그런데 양극화 심화로 노숙인도 다양해졌는데 오래전 기업 후원이 끊기는 등 재정 자립이 안돼 더 많은 이들을 지원하지 못하는 게 참 아쉽습니다.” 박한용 성프란시스대 교수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숙인들은 약간의 말에도 상처를 받고 바짝 마른 볏단처럼 조금만 만져도 부서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고려대 사학과 박사 출신으로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년간 꾸준히 노숙인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성프란시스대는 대한성공회에서 2005년 9월 20명의 노숙인을 뽑아 1년 과정으로 주 4회 글쓰기·문학·철학·예술·한국사를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교수와 자원활동가는 저녁 수업 전 노숙인들과 함께 밥상공동체 개념으로 같이 식사하고 상호 선생이라고 칭한다. 그만큼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노숙인들의 자존감과 자활을 북돋기 위해 애쓴다. 고인이 된 졸업생을 위해 연간 몇 번씩 학교에 빈소도 차려 노숙인들로부터 “우리를 위해 울어줄 사람도 있다”는 말도 듣는다. 박 교수는 우선 “‘노숙자라고 불리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묻자 이들이 ‘우린 가정이 해체돼 버림받은 처지’라고 답하더라”며 “노숙인의 고통과 외로움·자포자기의 저변에 하우스리스가 아닌 홈리스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홈리스로 부르는 게 맞다”고 했다. 실제 노숙인들은 서울역 등 길거리에서 숙식하는 사례는 10~20%대에 그치고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서북병원, 결핵치료센터, 알코올치료센터 등의 시설이나 쪽방·찜질방·독서실에 기거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 재학 시절 야학을 했던 박 교수는 “‘노숙인이 먹고사는 게 급하지, 인문학이 밥 먹여주느냐’는 지적도 있다”며 “하지만 정신적으로 풍요해지는 인문학을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입학·수료식 사진을 대조해보면 노숙인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성프란시스대가 올해 16~20기생의 글을 모아 펴낸 ‘서울역 눈사람’을 보면 이들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다. 앞서 빈민사목 활동을 하던 임영인 신부가 노숙인에게 밥만 줘서는 변화가 없자 미국의 ‘클레멘트 인문학 코스’를 참고해 성프란시스대를 만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 코스는 언론인이자 작가였던 얼 쇼리스(1936∼2012년)가 1995년 미국 뉴욕에서 노숙인·마약중독자·재소자·전과자 등을 위해 만들었다. 요즘 양극화 심화로 노숙인 계층도 상당히 분화됐다. 성프란시스대의 경우 과정당 대졸자가 한두 명씩 있는데 서울대 출신도 있을 정도이고 20~30대, 중소기업·자영업 파산자,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 출신, 주민등록 미등록자 등 다양하다. 초기에는 못 배우고 가난하거나 가정폭력에 시달려 무작정 상경한 경우가 많았고 1~2명씩 문맹도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박 교수는 “너무나 아픔이 큰 노숙인들은 좀처럼 누구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김밥에 사이다 들고 경복궁이나 덕수궁 갑시다’ 식으로 야외 수업이나 역사 유적 탐방을 가면 학생이자 시민의 일원으로 만끽한다. 문화 행사, 수련회, 졸업 여행을 갖는 게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인문학을 통해 노숙인의 처절한 외로움과 무너진 자존감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졸업생 가운데는 ‘빗물 그 바아압’이라는 시집을 낸 최초의 ‘거리의 시인’ 권일혁 씨를 비롯해 사회복지사·소방공무원·택시기사로 변신한 사례도 적지 않다. 물론 학기 중에 쓰레기 줍기 등 자활 근로가 끊어질 경우 불안 증세 등으로 중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은 게 현실이다. 특히 노숙인 인문학 과정의 전문성 제고와 졸업 후 프로그램, 일자리 불안정성 해소, 후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노숙인에 대한 관심은 높다”며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서울시에서 노숙인 인문학 과정을 5군데로 나뉘어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성프란시스대의 노하우를 존중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성프란시스대가 서울 다시서기센터에서 연 3000만 원가량을 지원 받고 월 300만 원 정도의 민간 후원이 들어오지만 오래전 기업 후원이 끊기는 등 재정 악화로 이제는 교수 모집이나 학생 정원 채우기도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다시서기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비영리 대한성공회유지재단의 경우에도 일부의 정치적 압력에 시달리는 정황이 눈에 띈다. 박 교수는 이어 “졸업생들은 시설로 가거나 서울역 등 거리를 고수하거나 나뉘지만 모두 취로사업을 지속했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한다”며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이 예산과 대상을 크게 줄였는데 다시 늘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저도 허름하게 입고 다니다 보니 일부에서 ‘노숙인 아니냐’는 이야기도 듣고 무료급식소에 이끌려간 적도 있다”며 “사회구조적 문제가 결합된 노숙인 이슈에 관해 다같이 관심을 뒀으면 한다”며 활짝 웃었다. -
공시의무 없다던 쿠팡…美 주주도 집단소송
산업생활 2025.12.21 17:38:27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둘러싼 각종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모회사인 쿠팡Inc를 상대로 한 주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21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등에 따르면 쿠팡Inc의 주주 조지프 베리는 18일(현지 시간) 쿠팡Inc와 김범석 이사회 의장,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올해 8월 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쿠팡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하는 로런스 로즌 변호사는 소장에서 “쿠팡이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공표를 하거나 관련 사실을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주 집단소송 제기로 쿠팡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쿠팡 주가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지기 전인 11월 28일 28.16달러에서 이달 19일 23.20달러로 약 18% 하락한 만큼 이번 소송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성우린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변호사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을 다투는 사안이어서 피해 규모가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손해액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의 영업정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쿠팡을 둘러싼 정부의 압박 수위도 거세지고 있다. -
더딘 규제완화·비싼 공사비…리모델링, 재건축으로 방향 튼다[집슐랭]
부동산정책·제도 2025.12.21 17:38:20주택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의 사업 좌초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비가 재건축 못지않게 상승해 비용 부담이 커지자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에서 우후죽순 발의됐지만, 법안 통과가 지지부진한 점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도심 내 주거환경 개선과 원주민의 재정착 등 장점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고 조합 해산을 결의했다. 리모델링 사업 지속 여부의 건에서 참석 조합원 107명 가운데 60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조합의 존속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리모델링 조합은 설립 3년 만에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320%를 넘어 재건축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평면, 커뮤니티 시설, 층고 등에서 재건축보다 낮은 품질의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조합 내부에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공사비로 인해 조합의 부담이 커진 점도 작용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3.3㎡당 공사비는 지난해 890만 원으로 재건축 평당 공사비(820만 7000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응봉대림1차 아파트와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응봉대림1차 아파트는 재건축준비위원회와 리모델링 조합이 합의에 이르면서 리모델링 조합 해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극동아파트는 올 2월 리모델링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최근 들어 재건축 추진위가 발족해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분당 한솔마을 4·5·6단지는 하나의 통합 재건축 구역으로 묶였다가 리모델링과 재건축으로 분리될 위기에 처했다. 한솔마을 5단지가 오랜 법정 다툼 끝에 리모델링을 이어가기로 결론지었다. 반면, 4단지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며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하나의 통합 재건축 구역에서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각자 진행할 수 있는지 국토교통부에 문의하는 등 정비사업 전반이 혼란한 상황에 처했다. 정비업계는 리모델링과 관련 규제 장벽이 여전히 높은 점 등이 이 같은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공사비 부담과 효용성 확대를 위해 수직증축, 내력벽 철거 허용 등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리모델링의 가장 큰 규제 중 하나는 내력벅 철거 금지 조항이다. 내력벽은 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으로 현재 가구 내 내력벽 철거는 허용되지만, 가구 간 내력벽 철거는 금지됐다. 이 때문에 성남 분당구 한솔마을 5단지에서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일부 단지에 복층 구조 설계가 이뤄지면서 소유주 반대가 거세게 발생한 것이다. 수직증축 역시 법적으로 허용됐을 뿐 실제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다.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허용됐지만 10년 동안 실제 준공된 사례는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이 유일하다. 2차 안전성 검토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대식·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주택법 일부 개정안에는 기존 가구 수 5% 이내 가구 분할 허용, 리모델링 지원센터 설립, 수직증축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절차 통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주택법 개정안에서 임대동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별도로 내놓았다. 이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혼재한 단지에서 임대주택을 보유한 서울시 등이 리모델링 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것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 리모델링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의 정비사업 대안으로 손꼽힌다”며 “원주민의 재정착 비율도 높게 나타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각종 규제로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수직·좌우 증축을 전면 허용해야 리모델링 사업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AI 거품론' 놓고 팽팽…52% "판단 일러"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12.21 17:38:1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해서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도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전통적 기업가치 지표에 따르면 현재 시장을 과열 상태로 볼 수 있지만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아직 초기 단계로 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경제신문이 21일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의 24%가 AI 관련 종목이 주도하는 최근 주식시장을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AI가 미래 핵심 성장 기술이라 해도 미국 기업의 평균 PER이 25배에 달하는 데다 AI 관련 기업들은 70배까지 치솟는 등 현시점의 주가 수준은 터무니없이 높다는 이야기다. 반면 20%의 전문가는 아직 버블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비가 과잉 투자됐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주가 수준은 닷컴버블 수준에 이르렀다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AI 산업이 초기 단계에 진입했을 뿐인 데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의 산업 정책 방향이 명확하다는 점도 주가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응답자의 52%는 아직 시장 버블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월가에서도 2026년 미국 증시 방향에 대해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도 과도한 주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우선 주요 빅테크 기업 실적이 견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2026년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목표치를 각각 7600과 7800으로 제시했다. 19일(현지 시간) S&P500 지수 종가는 6835.91이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말 S&P500 지수를 7100 수준으로 제시하며 “노동시장 등에서 부정적인 성장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가깝지만 어색한, 그래도 가장 가까운…가족이라는 아이러니
문화·스포츠문화 2025.12.21 17:37:54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제치고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내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박 감독의 수상이 점쳐졌지만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짐 자무쉬 감독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젠장(Oh, shit)”이라고 말문을 열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여전히 한국 관객들은 ‘박찬욱 감독의 상을 빼앗아간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변도 ‘깜짝 수상’도 아니었음이 곧 증명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줄곧 심사위원들은 조용히 마음 속으로 ‘원 픽’으로 자무쉬 감독을 꼽았을지도 모른다. 정통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 측면에서 올해 출품된 작품 중 최고이자 자무쉬 감독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를 영화의 미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완성도로 연출됐다. 절제되고 우아한 영상 위에 펼쳐진 가족의 아이러니가 오히려 가족이라는 본질에 가장 가깝게 접근했다. 또 이 영화하면 한국 관객들은 ‘어쩔수가없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지만 다시 한번 황금사자상에 대해 부연하자면, 올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정통 영화에 대한 ‘어쩔 수 없는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존엄사를 다룬 ‘룸 넥스트 도어’에 황금사자상이 돌아갔다. 최근 몇 년 간의 흐름을 보면 베니스영화가 지금 가장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극장이 위축되면서 정통 영화역시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다. 평생 영화, 예술독립 영화라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정통 영화와 감독들에 대한 헌사가 바로 최근 베니스영화제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영화 자체의 이야기로 돌아면 이 작품은 미국 동부, 아일랜드 더블린, 프팡스 파리의 세 가족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해 가장 가깝지만 가장 어색하기도 한 그럼에도 가장 가까울 수밖에 없는 ‘가족의 아이러니'의 역설을 이야기했다. 1편에서는 제프(아담 드라이버 분)와 에밀리(마임 비아릭 분)가 아버지(톰 웨이츠 분)를 오랜 만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홀로 사는 아버지는 남매에게 경제력을 숨기고 형편이 어려운 척하는 연기를 한다. 그럼에도 서로 이에 대해서는 진실을 추궁하지 않고 대충 넘기며 그저 그런 대화를 하다가 만남은 종료가 된다. 2편은 홀로 사는 우아한 엄마(샬롯 램플링 분)를 방문하는 자매 티머시(케이트 블란쳇 분)와 릴리스(빅키 크리엡스 분)의 이야기다. 티머시는 모범생, 릴리스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방식도 경제 상황도 다르다. 이 가족역시 오랜만에 만났지만 진짜 자신의 이야기는 감추고 잘 차려진 디저트조차 먹지 않고 차만 마시다 어색하게 헤어진다. 3부는 특별했던 부모님을 잃은 쌍둥이 흑인 남매 스카이(인디아 무어 분)와 빌리(루카 사바트 분)가 텅 빈 집에서 부모님을 추억하고 그들의 비밀을 하나 둘 알게 되면서 이해와 그리움이 깊어지는 애틋한 심정이 절제된 화면에 펼쳐진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남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자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텅 빈 집을 찾아가는 쌍둥이 남매. 옴니버스 구성의 이 영화의 화자가 부모가 아닌 자식이라는 점에 대한 의미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자녀가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 부모가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는 또 다를 수 있다. 자식은 늘 자신의 입장에서만 가족을 부모님을 바라본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아닐까. 화자인 자식이 아닌 자식들에게 대상화된 부모님의 이야기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 준 감독의 의도가 아닐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3편의 에피소드가 독립적으로 구성되지만 모든 편에 등장하는 ‘밥이 네 삼촌이잖아’라는 ‘가족 관계’를 의미하는 영어 표현이 등장하고, 주인공 남매, 엄마와 자매, 쌍둥이 남매의 드레스 컬러 코드가 서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맞춰진 점, 이들이 운전을 해 부모님의 집으로 갈 때마다 등장하는 보드 타는 아이들 그리고 롤렉스 시계 등은 잔잔한 유머 코드로, 가족의 의미를 은유하는 미장센으로 등장해 영화적 미학을 완성하는 역할을 해 빼 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는 잔잔한 재즈 감성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로 시작하는데 영화가 막바지에 다를 때 다시 이 곡을 흘려 내보내 ‘수미쌍관의 미학’을 완성했다. 첫 장면부터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고 여운을 느껴볼 것을 추천할 이 할 영화는 31일 개봉한다. -
[열린송현] 연내 처리 시급한 간첩법 개정안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12.21 17:37:37처벌 대상을 기존의 ‘적국(敵國)’에서 ‘외국(外國)’으로 확대한 간첩법(형법 제98조) 개정안이 이달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1953년 제정된 후 단 한번도 수정된 적 없는 해당 법안이 개정될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첨단기술을 노리는 국가는 북한 이외에도 많다. 경쟁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의 첨단기술을 불법적으로 빼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조문에는 ‘적국을 위해 간첩을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하거나 군사상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만 적용 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대법원 판례에서 인정한 적국은 북한이 유일하다. 따라서 북한 이외의 국가나 외국인이 불법적으로 정보를 빼돌리는 행위는 간첩죄가 아니라 ‘일반이적(형법 제99조)’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첩법의 적용 대상이 ‘적국’에서 ‘외국’으로 변경돼야 한다. 간첩 행위의 내용도 ‘지령, 사주, 그 밖의 의사 연락하에 국가 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중개하는 행위’ 등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간첩법은 ‘적국’보다 더 넓은 개념인 ‘외국’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간첩법(연방법 형법전 제18편 제37장)은 외국 정부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며 ‘외국을 위한 간첩 행위’에 군사기밀 외의 국익 침해 정보활동도 포함시켰다. 지난해 한국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외국대리인등록법으로 기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동맹국이나 우방국이 미국의 기밀을 수집·유출하는 행위도 예외 없이 처벌한다. 중국도 국가안보를 광범위하게 해석한 반간첩법을 2023년 7월 1일 개정했다. 간첩 행위의 정의가 국가기밀 유출에서 국가안보 및 이익과 관련된 문건·데이터·정보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제공으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간첩죄의 적용 대상과 행위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초당적 합의가 존재한다. 하지만 간첩죄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국가비밀정보기관으로의 권한 집중이다. 국가비밀정보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한정되지 않으면 인권 침해를 야기하는 사찰이 빈번하게 이뤄질 수 있어 국내 정치에 악용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독일 형법은 국가기밀의 개념을 ‘독일연방공화국의 외적 안전에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한정된 범위의 사람에게만 그 접근을 허용하고 타국에 대해 비밀로 해야 할 사실·물건·지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3년 제정된 일본의 ‘특정 비밀의 보호에 관한 법률’도 행정기관의 독단적 운용을 막기 위해 특정 비밀의 지정과 그 해제 및 적성 평가의 실시 상황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오늘날 세계는 경제안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방위산업 수출이 증가하면서 군사기지 및 군사·정보통신 인프라에 대한 해킹 시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가이익 침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간첩법 개정안이 반드시 연내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부작용을 우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현금왕국 日의 변신…"농축산 쇼핑몰도 JPYC 받아요"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12.21 17:37:2821일 일본 도쿄 비즈니스 중심지인 오테마치의 한 스타벅스 매장. 손님들로 붐비는 계산대 앞에서 20대 회사원 다나카 유토 씨는 커피 값을 결제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끝났다. 흔히 쓰는 간편결제 서비스 같지만 실제로는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를 충전해 커피 값을 지불했다. 다나카 씨는 “JPYC 결제 후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속속 올라온다”며 “가상화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신용카드와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엔화 스테이블코인 직접 결제처가 늘고 있다. 시즈오카에 위치한 메추리 농장 하마나코 팜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JPYC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도쿄의 일부 미용실과 물리치료원도 JPYC를 받는다. 기존 금융망 대신 블록체인을 이용해 결제 수수료가 1엔(약 9원)이 채 되지 않고 정산도 그 자리에서 되기 때문이다. 현지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일본에서 10월 말부터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사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메추리알 판매 농장 같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낮은 수수료에 여러 결제 수단 중 하나로 JPYC를 지원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9면 -
물가·환율·집값 '3중고'…반도체 꺾이면 또 1%대 성장 각오해야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12.21 17:37:25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의 고공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1원 수준으로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1394.97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뉴노멀’이 된 고환율에 기업과 정부 등 경제주체가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내년도 우리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서울경제신문의 ‘2026 경기전망’ 설문조사에서 “지속적인 고환율은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도 “고환율 뉴노멀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환율이 1500~1550원까지 갈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보다 국가부채 증가가 더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가 부진할 때는 어느 정도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만 규모가 지나치면 되레 악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장 재정은 물가 상승 압력, 국가 신인도 저하에 따른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 국제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와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경기의 업황도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도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가 부진하면 1.4%로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부문이 올해보다 위축되면 우리나라 연성장률이 1.5%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가 쉽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마저 하방으로 움직이면 고물가·저성장으로 고통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한국 경제에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내년에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인 1.8%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8%가 24%(6명), 1.9%가 20%(5명), 2%가 16%(4명)였다. 2% 이상도 8%(2명)나 됐다. 정부의 재정 드라이브에 당분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한은이 예상한 2.1% 이상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6%(19명)나 됐다. 2.2%라고 답한 비율이 40%(10명)로 가장 많았고 2.2% 이상도 28%(7명)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의 고환율이 좀처럼 떨어지기 쉽지 않은 구조인데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시차를 두고 수입 물가에 반영돼 전체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은은 내년에도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오른 2.3%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서울 집값에 대해서는 56%(14명)가 올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합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2%(8명), 하락은 12%(3명)에 그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집값이 너무 올라서 더 급격한 상승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주요 도심에 공급 여력이 낮고 집값 상승 기대 심리는 여전해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고환율, 집값 상승 전망에 전문가의 44%(11명)는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인하해야 한다(32%·8명)’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6%(4명)로 집계됐다. -
내년부터 우체국서 은행 대출 가입…AI 비서, 금리 인하 요구까지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12.21 17:37:06내년부터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우체국을 통해 은행 대출 상품 이용이 가능해진다. 차주를 대신해 인공지능(AI) 비서가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서비스도 새로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은행대리업 서비스와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 요구권 대행 서비스 등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17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결정됐다. 은행대리업 서비스는 은행 영업점 축소로 금융 이용이 어려워진 지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은행법상 은행에만 허용된 업무를 제3자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에 앞서 시범 운영 형태로 진행된다.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과 우정사업본부, 9개 저축은행(동양·모아·센트럴·오성·SBI·인천·제이티친애·진주·한성)이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우체국이나 저축은행에서 은행의 예·적금과 대출, 이체 등 주요 금융 업무를 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대출 심사와 승인 등 핵심 판단은 은행이 맡는다. 수탁기관은 고객 상담과 신청 접수 등 창구 업무를 담당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20여개 총괄 우체국에서 4대 은행 대출 상품 판매가 먼저 시작된다. 이후 은행 예금상품 판매, 저축은행을 통한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금융위는 금융 접근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한 곳에서 다양한 예금·대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도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된다. 개인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대신해 신용 상태 변화를 분석하고, 사전에 동의한 경우 자동으로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청하는 식이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사유를 분석해 차주에게 안내한다. 초기에는 13개 은행의 개인 대출 상품에 적용된다. 향후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에도 운영 확대를 검토한다. -
"개발 10년만에 성과…다음은 'ApoE4' 타깃 물질"
증권국내증시 2025.12.21 17:37:00“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에서 탄생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ADEL-Y01’ 개발을 시작한 지 약 10년 만에 사노피와 기술이전에 성공했습니다. 차기 기술이전 물질은 알츠하이머병 유전자 ‘아포지단백-E4(ApoE4)’를 타깃으로 하는 ‘ADEL-Y04’입니다. 사노피와 계약 이후 빅파마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내년에는 기업공개(IPO)에도 재도전할 계획입니다.” 윤승용(사진) 아델 대표는 21일 서울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아델은 이달 16일 사노피와 타우 단백질 타깃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ADEL-Y01을 최대 1조 5300억 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타우 단백질은 뇌 속에서 섬유화되면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델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을 8000만 달러(약 1180억 원)를 받기로 했다. 전체 계약 규모 대비 7.7% 수준이다. 올해 체결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들 중 가장 높다. 여기에 초기 효능을 확인하는 임상 1b상을 진행하던 중 기술이전이 이뤄졌다는 점도 감안하면 사노피가 거는 기대와 학신이 엿보인다. 윤 대표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며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던 중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ADEL-Y01의 상업화 가능성을 보고 2016년 스핀오프해 아델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연구가 주로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로슈 등 빅파마들이 잇달아 임상에 실패하면서 관심이 타우 단백질로 옮겨가고 있다. 윤 대표는 “창업 당시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는 타우 단백질을 공략하는 게 더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제는 알츠하이머병 신약 투자가 아밀로이드 베타에서 타우 단백질로 집중되고 있다”며 “정상 타우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변형된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활동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기술 차별화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병리와 직접 연관된 가운데 부분(MTBR·미세소관결합부위)을 노리는 게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아델의 차기 기술이전 후보물질은 치매유전자인 ApoE4를 타깃으로한 ‘ADEL-Y04’로 내년에 비임상 독성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전 세계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ApoE4 신약은 1개뿐이지만 타우 신약 후보물질이 10년 새 급증한 걸 보면 10년 뒤에는 빅파마의 ApoE4 신약 수요가 지금의 타우 신약 수요만큼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기술이전 선급금 등을 바탕으로 ADEL-Y04 개발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ADEL-Y04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델은 이외에도 노화, 섬유화, 심장질환, 다양한 암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2마이크로글로불린 단백질(베타2m)을 타깃으로 한 ‘ADEL-Y03’도 개발 중이다. 윤 대표는 “면역 부작용을 최소화해 차별화한 물질”이라며 “비알츠하이머병 관련 질병은 공동 연구를 하거나 개발 권리를 우선 기술이전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아델은 내년에 IPO를 재추진한다.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 때 ‘BBB, BBB’ 등급을 받아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윤 대표는 “기술성평가에 기술수출 실적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만큼 내년에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아무 문제 없이 IPO를 진행할 경우 이르면 내년 말 코스닥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특례기술 포기땐 퇴출"…파라택시스, 상폐되나
증권국내증시 2025.12.21 17:36:52금융위원회가 주 사업을 변경한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상장폐지하기로 하면서 파라택시스코리아(288330)의 상장 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9일 발표한 ‘코스닥 시장 신뢰· 혁신 제고방안’에서 상장폐지 사유에 주된 사업 변경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상장폐지 면제 특례기간 5년 동안 주된 사업 목적을 변경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추가된다. 금융위는 내년 2분기 중 거래소 상장규정 등을 개정해 이러한 내용을 시행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파라택시스코리아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폐섬유증 신약을 개발하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브릿지바이오)는 임상 실패로 경영 위기를 맞으면서 올 6월 미국 가상자산 헤지펀드 파라택시스 캐피털 매니지먼트(PCM)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PCM 계열사인 파라택시스 홀딩스는 이후 브릿지바이오의 사명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하고 비트코인 트레저리(금고) 사업을 벌여 왔다. 매각 당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금고 기업의 우회 상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상장한 지 5년이 지나 이번 제도 변경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기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12월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만큼 매각 시점에는 금융위가 언급한 ‘상장폐지 면제 특례기간 5년’이 이미 지났다는 해석이다. -
"내년엔 환율 더 오른다…원·달러 평균 1470원"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12.21 17:36:47국내 거시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440~150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환율 평균값인 달러당 1420원보다 더 상승할(원화 값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1일 국내 경제학과 교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국책연구원 연구위원 등 경제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2026년 경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내년 평균 환율을 1440~1500원대로 예상했다. 1460~1480원이 7명(28%)으로 가장 많았고 1440~1460원이 4명(16%), 1480~1500원은 3명(12%)이었다. 전체 전문가 4명 중 1명은 내년 환율을 1470원 안팎으로 내다본 셈이다. 내년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이자 위험 요인으로도 환율이 꼽혔다. 응답자 중 15명(복수 응답 허용)이 고환율을 최대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고 대미 관세(10명), 국가채무 증가(7명),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7명), 반도체 경기 위축(6명)이 뒤를 이었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현재의 고환율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나타나는 결과라 떨어지기 쉽지 않다”며 “우리 경제가 1400원 중후반대 환율에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의 68%는 내년 한국 경제가 1.8%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더해 올해 저성장의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 중 56%가 내년에도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고환율·집값 우려로 전문가의 44%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응답해 ‘추가 인하해야 한다(32%)’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
정명훈 "부산 오페라하우스, 亞 최고 되도록 차근히 준비"
문화·스포츠문화 2025.12.21 17:36:44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은 “2027년 개관하는 오페라하우스가 아시아 최고 오페라하우스가 될 수 있도록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이 보지 못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최근 콘서트오페라 ‘카르멘’ 공연에 앞서 부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 부산에는 오페라를 즐기고, 공연을 찾아 듣는 습관을 가진 시민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페라하우스 건물만큼 중요한 것이 오페라 관객을 키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감독은 2027년 개관까지 매년 오페라 콘서트 등의 무대를 마련해 예고편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의 콘서트 버전을 개관 기념 공연으로 선보였으며, 올해는 비제의 ‘카르멘’을 역시 콘서트 형식으로 19~20일 무대에 올렸다. 정 감독은 “내년에는 ‘카르멘’을 북항 야외공연장에서 정식 오페라로 선보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베르디의 ‘오텔로’를 콘서트 버전으로 무대에 올린다”며 “2027년에는 ‘풀 프로덕션’으로 ‘오텔로’를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관 작품으로 공연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오페라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유명한 아리아 등이 포함된 주요 노래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고, 이듬해에 정식 오페라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예고편→본편’ 순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셈이다. 정 감독은 “부산오페라하우스가 한국이 그동안 오르지 못한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라 스칼라와의 협력 등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을 사람에 대한 사랑에 빗대 말했다. 그는 “누가 결혼할 사람을 선택하는 방법을 물으면, 멀리서 봤을 때 잘 모르겠지만 가까이서 보니 괜찮고, 대화를 해보니 좋고, 매일 볼수록 더 좋아지는 그런 사람을 고르라고 한다”며 “클래식 음악도 처음 들을 땐 잘 모르겠지만 들을수록 좋을 때 정말 훌륭한 음악”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토벤과 베르디는 일평생 연주해도 좋아”라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감독은 특히 이탈리아 오페라, 그중에서도 베르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그는 “‘오텔로’는 33년 전에 파리에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전성기일 때 그와 녹음까지 했다”며 “지금도 악보를 볼수록 너무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정 감독은 내년 7월 부산콘서트홀에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펼칠 말러 5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시아권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며 “베를린 필하모닉 등 명문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을 맡고 있는 아시아인 호른, 트럼펫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내년 부산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정 감독의 지휘로 19~20일 부산콘서트홀에서 공연된 콘서트오페라 ‘카르멘’에는 극찬이 쏟아졌다. 월드클래스 테너 이용훈이 돈 호세 역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된 이 작품은 일반적인 콘서트오페라와는 달리 배우들이 의상을 갖춰 입고 연기까지 가미하면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해외 유명 오페라하우스 작품에서 주연을 맡고 있는 이용훈은 3년 치 스케줄이 꽉 찬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정 감독과 함께 한국 무대에 서기 위해 유럽 일정을 정리하고 왔다”고 공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이용훈은 또 “실력 있는 한국 성악가들이 국내에 설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되면, 분명 한국 관객들도 오페라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르멘’은 양일 공연이 매진됐으며, 15분간 박수 갈채가 쏟아질 정도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
신인식 KAIST 교수, 한국인 최초 'RTSS 최고 논문상'
산업IT 2025.12.21 17:36:35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신인식 교수가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실시간 시스템 심포지엄(RTS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상 2025’를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학술대회는 실시간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이 상은 발표 이후 10년 이상 학계와 산업계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논문에 수여되는 ‘세월의 검증을 거친 상’으로 불리는데 한국 연구자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교수의 수상 논문은 2003년 이인섭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공동 발표한 ‘주기적 자원 모델’에 관한 연구다. 이 연구는 복잡한 기계나 시스템을 한꺼번에 검증하려 하지 않고 레고 블록처럼 작은 부품 하나하나가 정해진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지 먼저 개별적으로 확인한 뒤 이들을 다시 조립해도 전체가 안전하게 작동함을 보장하는 방법을 만든 것이다. 이 덕분에 자율주행차나 항공기, 산업용 로봇처럼 순간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는 실시간 시스템을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복잡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대 실시간 시스템에서 시스템 전체를 한 번에 분석해야 했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해당 논문은 발표 당시인 2003년에도 RTSS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는데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학문·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논문은 현재 미국과 유럽 주요 대학의 교과서에도 수록돼 해당 분야의 표준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IEEE 기술위원회는 “이 모델은 현대 실시간 시스템 설계의 핵심 언어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 20년간 연구와 산업의 방향을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학자로서 평생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 바로 이 상”이라며 “20년 전의 연구가 실제로 세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받아 영광”이라며 “이번 수상은 논문의 이론을 실제 시스템에 적용해준 많은 연구자와 기업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
1000가구 대단지, 전월세 매물은 1개
부동산주택 2025.12.21 17:36:01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1000가구가 넘는 단지에서 전월세 물량이 1가구에 그치는 등 ‘물량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 상당수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자 ‘내 집을 팔고 갈아타는 이동 수요’가 막혀 전월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 2000가구 대단지에 전월세 물량이 전체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입주 시점에만 해도 2700가구에 달했던 전월세 매물이 1년 새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힐스테이트 역시 1081가구 가운데 현재 거래 가능한 전월세 물량은 1가구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과 함께 ‘3중 규제’에 묶인 경기 남부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남 중원구 금광동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은 총 4412가구 가운데 전월세 물량이 44가구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수의 1%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는 2023년 6월 입주 당시 계약한 전월세 물량 가운데 대부분이 기존 계약을 갱신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와 더불어 월세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 남부권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점 등이 주택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서울 외곽 및 경기 일부 지역까지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전월세 매물 감소가 심각해졌다”며 “연초 신학기 개학을 앞둔 전학 수요 등으로 임대차 시장의 불안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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