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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에 상장까지…쑥쑥 크는 경북 사회적기업
사회전국 2025.07.31 17:43:33경북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가치 실현은 물론 우수 경영성과를 창출하며 관련 생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벤처기업 인증은 기본이고 사회적기업으로는 드물게 억대 투자유치, 해외진출, 코스닥 상장까지 추진하는 등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세탁전문 기업인 엘타와 영덕 특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더동쪽바다가는길, 수제 도시락 등을 판매하는 동네언니협동조합, 로컬푸드판매장을 운영하는 두레장터협동조합 등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LG그룹 출신 김은철 대표가 이끌고 있는 엘타는 환경친화 경영을 모토로 2013년 설립됐으며 스피드 세탁, 제조 케미컬, 식음 사업부를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피드 세탁 사업부는 일반 고객 의류는 물론 기업의 유니폼과 방진복, 기숙사 침대 매트리스 등 다양한 분야의 특수 세탁이 가능하다. 구미 지역 다수의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계약을 맺고 세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미에서 유일하게 호텔의 린넨 침구류 세탁이 가능하다는 경쟁력을 내세워 연수원, 군부대, 행정기관, 캠핑장 등으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 첨단 세탁 설비와 직접 제조한 친환경 세제로 세탁하며 고객 신뢰도를 높인 것이 성장의 비결이다. 이 중 독자적인 연구개발 기술로 생산 중인 가정용 얼룩 제거제 ‘얼룩이’는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스프레이 형태의 얼룩이는 볼펜, 화장품, 커피, 음식물 등 다양한 생활 얼룩을 가정에서 손쉽게 지울 수 있다. 엘타는 ISO 9001, ISO 14001, ISO 45001 인증을 통해 품질·환경·안전 등 종합적인 경영시스템을 인정받았으며 특허 3건에 벤처기업 등록까지 마쳤다. 전체 직원은 3개 사업부에 24명이며 사회적기업답게 이중 절반인 12명이 지적·발달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다. 특히 엘타는 경북도가 ‘사회적경제기업 10-10클럽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진행한 모의투자대회에 참가해 투자사로부터 1억 원의 투자약속까지 받아냈다. 김은철 엘타 대표는 “취약 계층을 위한 기부와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사회적 기업이 되겠다”며 "다만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사라져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붉은 대게 등 영덕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 및 판매 업체인 더동쪽바다가는길 또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37억 원에 이르며 상근 직원 22명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더동쪽바다가는길은 ‘홍영의 붉은 대게 백간장’ 등의 상품을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며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17년 예비 사회적기업에 지정됐으며 이후 벤처기업 및 여성기업 인증을 거쳐 중소기업 ‘브랜드K’에도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사회적기업인 ‘비콥(B-corp) 기업’에 선정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비콥은 미국의 비영리 기관 비랩이 부여하는 인증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성과를 낸 기업이 받는 국제 인증이다. 올 봄 경북지역을 휩쓴 ‘괴물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5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윤상 더동쪽바다가는길 이사는 “현재 미국·호주 등 3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 가을 생산시설 증축이 완료되면 생산 규모를 최대 3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 매출 규모는 70억~80억 원 가량으로 사회적기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경북도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자치단체 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 우수 지자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재훈 경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연 매출 10억원 이상, 상근 근로자 10명 이상인 ‘10-10클럽’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사회적기업의 자립과 사회적가치 경영 실현을 통해 경북이 ‘착한 기업 수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단독] '노른자 땅' 용산 캠프킴 개발 또 지연…공급대책 부담 커졌다
부동산정책·제도 2025.07.31 17:42:08서울 도심에 수천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황금 입지’ 용산 캠프킴 부지 개발이 난관에 부딪혔다. 미군의 토양 오염정화가 예상보다 지연되는 데다 개발 밀도를 둘러싼 관계 기관 간 시각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킴 부지는 이달 공급대책에 담길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국방부·서울시 등과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 방안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하는 정부로서는 대체 입지를 찾기도 쉽지 않아 공급 방안 발표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1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캠프킴 부지 전략적 개발구상 수립’ 용역 종료 시기를 9월로 연장했다. 캠프킴 부지는 용산미군기지 서측 4만 8339㎡ 부지로 미군이 군수품 공급지로 활용하다 2020년 반환했다. 용산 일대 개발의 가이드라인을 담은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캠프킴 일대는 이전부터 주거·상업 복합시설 건립이 예정돼 있었다. LH는 이에 캠프킴 부지의 개발 규모, 도입 시설, 투입·회수 금액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용역업무를 진행했지만 계획 기간 내 마치지 못 했다. 용역 기간이 연장된 것은 국방부와 서울시가 개발 밀도, 높이에 대해 이견을 보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07년 LH와 국방부는 LH가 용산기지 이전 비용을 대는 대신 국방부가 4개 반환부지(캠프킴·수송부·유엔사·외인주택) 소유권을 LH에 넘기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국방부와 LH가 협의해 수익금을 처리할 수 있어 국방부 입장에서는 밀도를 높일수록 이익이 남는 구조다. 반면 서울시는 인근에서 최고 100층을 목표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캠프킴 부지까지 고밀 개발될 경우 도시 기능이 잘못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관계 기관의 시각 차이가 개발 구상안을 내놓는 데 큰 걸림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캠프킴 부지는 용산공원종합기본계획에 근거해 다양한 개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기본구상 대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개발 구상이 9월에 나오더라도 곧바로 개발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캠프킴 부지는 미군이 오래 사용했던 곳이기 때문에 본격 개발 전에 토지 오염 정화 작업을 해야 한다. 당초 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서 예상했던 정화 완료 시기는 지난해 4월이었지만 2023년 문화재가 발굴돼 1년간 정화 작업이 중단됐다. 지난해 정화를 재개한 사업단은 서울시에 내년 8월까지 정화를 마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오염 물질 증가, 강수 등의 영향으로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근처 유엔사 부지의 경우 LH가 민간에 매각한 지 약 8년 만인 올해 6월에야 분양에 나섰다. 공급 방안의 단골 소재이던 캠프킴 개발이 난항을 겪으며 정부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캠프킴은 용산 한가운데 자리한 금싸라기 땅인데다 지하철 1호선 남영역, 4·6호선 삼각지역과 인접해 택지 개발지구의 최적의 입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지 소유권 또한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토지 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캠프킴 부지와 관련 2020년 ‘8·2주택공급방안’에서 3100가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윤석열 정부는 2022년 ‘공공분양 50만 가구 공급 계획’을 통해 주택 공급을 약속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첫 공급방안에 캠프킴 부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주택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제외하면 유휴부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만큼 ‘캠프킴’이 도심 공급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었다. 하지만 캠프킴 관련 기관 간의 이견을 조율하지 못할 경우 공급 대책에 포함하기 쉽지 않아 공급대책 발표 시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 간 큰 틀의 합의가 없다면 이번 공급 대책에 못 넣거나 대책 발표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산 쓰는 한국인은 백인우월주의다"…황당 저격한 흑인 인플루언서, 무슨 일
국제국제일반 2025.07.31 17:42:04전세계가 아시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양산을 주목하는 가운데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백인우월주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지친 미국 시민들이 "모자도, 자외선 차단제도, 휴대용 선풍기도 이 더위엔 무용지물"이라며 양산을 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양산은 약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20세기 초까지 미국에서도 햇빛 차단용으로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이후 자외선 차단제, 모자, 기능성 의류 등이 대중화되면서 서구에서는 점차 양산이 비를 막는 용도의 우산으로만 변모해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지에서는 여전히 여름철 양산을 드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특히 '여성 전용품'으로 여겨졌던 양산이 남성들 사이에서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엔 주로 중년층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계속된 폭염에 남성들도 양산을 흔히 사용하는 필수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남성용 양산'을 검색하면 4만개가 넘는 제품이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시아인들은 피부가 타는 것을 두려워한다’(Asians afraid of being dark)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 속에서 양산을 사용해 자외선을 피하는 행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 흑인 여성은 “아시아인들이 왜 이렇게 피부 타는 것을 싫어하는지 누가 나서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잠깐 햇볕을 쬔다고 해서 피부가 그렇게 검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인종 입장에서는 당신들이 조금 피부가 탄다고 해서 그 차이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것은 백인우월주의(white supremacy)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일 이용하는 양산 선택 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80% 이상인 제품을 골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빛의 차광률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색깔의 경우 위쪽은 흰색, 안쪽은 검은색인 양산이 가장 효과적이다. 흰색은 위에서 내리쬐는 햇볕을 반사하고, 검은색 안쪽은 바닥에서 반사되는 빛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일반 우산을 대신 사용하는 남성들도 많지만,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UV코팅이 된 양산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안전품질표시기준에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 차단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우산엔 별도 기준이 없다. 단, 골프용 우산은 양산보다 높은 90% 이상 차단율을 갖고 있어 예외다. -
상반기 외국인관광객 883만명 '역대 최대'
산업기업 2025.07.31 17:41:41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인 883만 명을 기록했다. 31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6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외국인은 162만 명으로 전년 동기(142만 명) 대비 14.2% 증가했다. 올 1~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83만 명으로, 전년 동기(770만 명) 대비 14.6% 늘어난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인 2019년 상반기(844만 명)보다 4.6%나 늘어난 수치다. 다만 올 상반기 9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기록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253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162만 명), 대만(86만 명), 미국(73만 명), 필리핀(31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과 대만 관광객은 2019년 대비 각각 143.7%, 140.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중국(90.2%)과 일본(97.9%) 역시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했다. 한편 같은 기간 한국을 떠난 국민 해외관광객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22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국민 해외관광객은 1456만 명으로 2019년의 97% 수준까지 회복했다. -
K푸드·뷰티 한숨 돌렸지만…가격 인상 압박도
산업생활 2025.07.31 17:40:49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15%로 최종 확정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뷰티·식품기업들은 31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연일 늘고 있는 뷰티기업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월 1일부터 시행이 예정됐던 25%보다는 훨씬 낮춰진 수준인 데다 주요 경쟁국인 유럽연합(EU)·일본과 같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10억 2528만 2000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에이피알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미국이 22%를 차지했는데, 올 1분기 기준 미국 매출 비중은 27%로 더욱 늘었다.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와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90%와 43.2%를 차지했는데 미국의 비중이 컸다.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도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대표적인 곳이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 미국법인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28%를 차지했을 정도여서 관세에 대한 우려가 유독 큰 기업으로 꼽혀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주요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에서 타결돼 너무 다행"이라며 “자동차 등과 달리 식품은 기본 가격이 낮아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인상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관세가 최종 확정된 만큼 소비자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 등의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도 “15% 인상분을 고스란히 제조사가 떠안을 수는 없는 만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
본회의 상정 앞둔 양곡법 개정안…재정 부담 1.4조→5000억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31 17:40:26정부가 쌀 초과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도록 한 양곡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데 연간 5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과생산량 매입에 앞서 쌀 생산량을 사전에 감축하도록 법안이 수정되면서 우려했던 1조 4000억 원의 재정 부담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관련 간담회를 열고 법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이달 29일 여야 합의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정부가 쌀 과잉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두 차례 폐기된 법안이다. 농식품부는 당시 남는 쌀을 수매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며 쌀 과잉생산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법에 따라 2030년에는 쌀 수매에 1조 4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 정부에서 수정된 양곡법 개정안에는 선제적 수급 관리를 통해 과잉생산을 사전에 막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 면적을 8만 ㏊(헥타르) 줄이는 재배면적조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타 작물 전환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전략작물직불금 면적은 이 가운데 4만 4570㏊에 불과하며 친환경 벼 재배나 농지 이용 다각화도 감축으로 인정하고 있어 이행률이 높지는 않다. 정부는 내년부터 전략작물직불금 적용 면적을 9만 ㏊ 수준으로 높이고 타 작물을 심는 농가에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해 이행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선제적 수급 조절을 실시했음에도 쌀값이 하락한 경우에는 정부가 쌀을 수매하는 수급 안정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전략작물직불금 예산을 올해 2440억 원에서 2000억 원 정도 증액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양곡법 개정안은 쌀의 초과생산이 원천적으로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수급 조절 정책을 제도화한 것이 핵심”이라며 “이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경우 의무 매입 방식에서 발생했던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재정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
불확실성 해소에…석달만에 '트리플 감소' 탈출
경제·금융정책 2025.07.31 17:40:05한국 경제가 생산과 소비·투자 등이 동시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 충격에서 3개월 만에 가까스로 벗어났다. 6월 이재명 정부의 공식 출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일시적 허니문 효과를 누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 생산지수(계절 조정, 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5월보다 1.2% 증가했다. 전 산업 생산은 4월(-0.7%)과 5월(-1.1%) 두 달 연속 감소하다가 6월 부진의 늪에서 겨우 탈출했다. 전자부품(-18.9%)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수출 쌍두마차인 반도체(6.6%), 자동차(4.2%) 등에서 생산이 급증한 덕분이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이 149억 7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데다 자동차 수출액도 63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해 6월 기준 최고 기록을 쓰는 등 수출이 크게 불어났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도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국 관세가 8월 1일까지 유예돼 반도체의 경우 조기 선적 효과가 나타났다”며 “자동차는 대체시장 진출 등이 작용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수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늘었다. 금융·보험(3.4%), 전문·과학·기술(1.6%) 등에서 생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도 0.5% 늘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1.6%)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0.3%)에서 판매가 늘어났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 과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6월 통계 작성 이후라 지표상 나타나지는 않지만 소비심리는 5월부터 살아나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소비쿠폰이 풀리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다만 설비투자는 3.7% 감소하며 3월(-0.5%)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7%)에서 투자가 늘었으나 운송장비(-14.8%)에서 대폭 쪼그라들었다. 설비투자가 넉 달째 감소한 것은 2018년 2~6월 이후 7년 만이다. 미국과 관세 협상 불확실성 탓에 기업의 관망심리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성(불변)은 6.7% 증가하며 넉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토목(-2.8%)에서 실적이 줄었지만 건축(10.3%)에서 늘어난 결과다. 최 과장은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대비로는 14개월째 감소라서 건설경기가 살아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생산, 소비, 투자 등이 모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지난 4,5월에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정부는 소비쿠폰 등 2차 추경 효과, 증시 활성화, 소비심리 회복 등이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경기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는 섣부른 억측을 경계한다면서도 일단 안도했다. 조 과장은 “일부 다른 국가보다는 낮은 관세율은 긍정적”이라며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했다. -
[단독] ‘페이커 군단’ T1 경영권 매각 착수, 美 컴캐스트가 품나 [시그널]
증권증권일반 2025.07.31 17:40:00‘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필두로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세계 1위 e스포츠 게임단 T1이 경영권 매각에 착수했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2대 주주인 미국 컴캐스트가 보유한 상호 지분 우선 매수 권리가 연내 만료되면서 컴캐스트가 SK스퀘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1의 모회사 SK텔레콤CST1 최대주주인 SK스퀘어(55.4%)와 2대 주주 컴캐스트(34.3%)는 경영권 매각 논의에 착수했다. SK스퀘어와 컴캐스트는 상호 지분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컴캐스트가 SK스퀘어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로 세계 최대 케이블 방송 업체이자 미국 2위 인터넷 사업자다. 관건은 가격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2년 기준 T1의 기업가치를 약 29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이 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SK스퀘어 지분 가격은 약 1600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실제 매각 가격은 이를 크게 웃돌 수 있다. T1의 매출이 2023년과 2024년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순손실 규모도 줄어드는 등 기업가치를 재평가할 요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T1 기업가치를 5000억 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SK스퀘어 지분 가치는 2770억 원까지 올라간다. 결국 최종 매각가는 T1의 불안정한 재무구조와 미래 성장성 사이에서의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T1은 2019년 SK텔레콤과 컴캐스트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2021년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단행하면서 T1의 최대주주는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로 변경됐다. 이후 T1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말 연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T1의 지난해 매출은 509억 원으로 2023년의 346억 원 대비 47.5% 급증했다. 2020년(132억 원)과 비교하면 약 4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북미를 제외한 아시아 시장 매출은 2023년 25억 원에서 지난해 76억 원으로 세 배 뛰었고 이 기간 유럽 매출 역시 8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글로벌 수익 구조는 T1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음을 증명한다”며 “컴캐스트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확보는 과제로 지적된다. T1은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9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단을 유지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감사 보고서상 ‘구단운영비’ 항목으로 지난해에만 247억 원이 지출됐는데 여기에는 선수들의 높은 연봉과 훈련 시설 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단적으로 ‘페이커’ 이 선수의 연봉은 70억 원 이상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고질적인 적자 구조는 재무 건전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T1의 부채 비율은 2126%에 달한다. 2023년 말 274%였던 부채 비율이 1년 만에 8배 가까이 폭증한 것은 그만큼 재무 위험이 커졌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일부 감지된다. 지배 지분 순손실 규모는 2023년 130억 원에서 지난해 63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지배 지분 순손실이란 회사의 전체 손실 중에서 SK스퀘어와 같은 지배주주에 귀속되는 손실액을 의미한다. 여전히 회사는 적자 상태지만 최대주주가 떠안는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이는 가파른 매출 성장이 고정비 부담을 일부 상쇄하며 재무구조가 개선될 희망이 보인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SK스퀘어가 연내 컴캐스트와 어떤 협상 결과를 낼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컴캐스트와 SK스퀘어가 T1의 가치를 얼마나 평가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에이피알·정샘물·라카까지…성수동에 꽂힌 K뷰티
산업생활 2025.07.31 17:39:51K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이 지역이 K뷰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MZ세대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K뷰티 브랜드들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3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가 본인을 이름을 따 내놓은 뷰티 브랜드 ‘정샘물뷰티’는 9월 중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샘물뷰티는 올리브영이나 백화점 등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독 매장은 2017년 강남 가로수길에 오픈한 ‘정샘물 플롭스’가 유일하다. 성수동은 수많은 K뷰티 브랜드들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에이피알’도 연내 성수동에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에이피알은 2023년 명동, 지난해 압구정동에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운영 중이다. 색조 브랜드 ‘라카’도 8월 중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2020년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리테일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 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성수동은 국내외 젊은 세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까지 폭넓게 유입되는 문화적 허브”라며 "라카의 브랜드 철학과 다채로운 컬러 스펙트럼을 가장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판단해 성수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미 올해 ‘롬앤’과 ‘어뮤즈’, ‘바닐라코’, ‘티르티르’가, 지난해에는 ‘데이지크’와 ‘삐아’, ‘토리든’, ‘힌스’ 등이 성수동에 단독 매장을 냈다. CJ올리브영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입지로 성수동을 선택하고 지난해 11월 ‘올리브영N성수’를 오픈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을 선택하는 것은 국내 주요 상권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데다, 외국인의 비중도 유독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성수 상권의 일 평균 유동 인구는 25만 9000명으로 강남과 명동, 홍대 등을 모두 꺾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1만 명 가량이 성수동을 찾은 것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약 1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성수는 국내 젊은 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는 지역으로 뷰티 브랜드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된 트렌디한 상권”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유입이 활발한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고객과 체험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해 차기 플래그십 스토어 입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달아 성수동을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성수동의 리테일 매장 수는 2022년 말 423개에서 2023년 말 481개, 지난해 말 518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수동의 리테일 공실률도 지난해 말 기준 2.9%에 그치며 여타 주요 상권의 평균 리테일 공실률 16.6%를 크게 밑돌고 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내국인 및 외국인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성수동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매장 수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기자의 눈] '바이오 강국' 공염불 안되려면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31 17:39:48“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기술성 평가를 받는데 ‘돈을 얼마나 벌었냐, 수익은 어떻게 낼 거냐’ 물어보는 게 말이 됩니까?” 바이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토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에 앞서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를 이끌어야 할 2000여 개의 비상장사들은 최근 투자금 고갈로 고사당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바이오 투자 자금이 마르는 결정적인 원인은 높아진 상장 문턱이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특례상장의 1차 관문인 기술성 평가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외부 평가기관 2곳의 기술성 평가에서 ‘A·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지만 이들 기관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기보다 당장의 사업성 평가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많다. 피노바이오의 경우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하고 임상에도 진입했으나 기술성 평가에서 세 번이나 탈락했다. 어렵게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더라도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 또한 속출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도 상장 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한 곳은 지난해 6개, 올 상반기 4개에 달한다. 이처럼 기업공개(IPO)로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워지니 바이오 비상장사 전체의 투자 유치 난도가 높아졌다. 기업이나 신약 후보 물질 단위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한 해외 투자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IPO가 거의 유일한 엑시트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제약·바이오 투자를 활성화해 바이오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K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6대 첨단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헬스케어를 꼽기도 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특화 펀드 등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바이오 기업 상장이 막혀 투자 자금이 돌지 않는 상태”라며 “이러한 구조를 타개하지 않으면 바이오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은 이번 정부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李, 외교 보폭 확대…10월까지 빅이벤트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7.31 17:39:41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도 유엔총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정상외교 이벤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9월 9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이 대통령과 만나 “9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해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인 만큼 이번 총회는 글로벌 외교의 빅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 미 정부는 유엔총회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방미를 제안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20년 만에 의장국을 맡은 데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다자외교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대거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이 9월 유엔총회에서 만나지 않는다면 APEC을 계기로 얼굴을 맞댈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APEC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하다”며 대화 의지를 밝혀왔다. 러시아와의 경제·군사적 밀착으로 인해 북미 대화의 필요성이 당장 높지 않은 데다 현재 우리나라를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북한을 어떻게 대화 테이블로 끌어올지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은 6월 4일 취임한 후 12일 만에 G7 정상회의에서 정상외교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G7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회담이 이뤄졌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인도,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정상들과도 잇따라 얼굴을 맞댔다. 이 대통령은 당초 G7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중동의 무력 충돌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급거 귀국하면서 무산됐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달 중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외교를 본궤도에 올린 후 유엔총회, APEC 정상회의라는 굵직한 다자외교 무대에서 ‘실용 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공석인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소위 ‘4강’ 주재 대사 임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4강 대사 인선에 4개월 가까이 걸린 바 있다. 직전 윤석열 정부에서는 출범 약 한 달 만에 4강 대사 인선이 마무리됐다. -
[로터리] 새로운 성장 원천, 산업재산 정보
정치정치일반 2025.07.31 17:39:11어느 개발도상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천연자원이라는 값진 자산이 그 나라의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럼 우리는 훌륭한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기술 역량과 제조 기반, 혁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방대하고 가치 있는 산업 재산 정보도 보유하고 있다. 산업 재산 정보는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와 같은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의미한다. 심사나 분쟁 기록, 기술 내용 등 기업의 기술 전략이나 경쟁 환경 분석, 시장 진출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기초 데이터다. 산업 재산 정보라는 원석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가령 하나의 특허 데이터에는 해당 발명이 해결하려는 과제와 수단, 그로 인한 효과가 모두 기재돼 있다. 이러한 특허 데이터를 수집해 분류하고 제대로 활용하면 향후 트렌드가 되는 기술을 예측하거나 정책 전략을 수립하는 무기가 된다. 기술 패권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미 전 세계가 핵심 기술 확보와 보호·활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술 유출 방지와 특허출원 비공개 조치를 한 일본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앞다퉈 국가 안보를 위한 기술 유출 방지와 산업 재산 정보 관련 법·제도를 강화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7월 24일 국회에서 ‘산업 재산 정보 활용과 확산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허청을 비롯해 특허정보원·특허기술진흥원·특허전략원 등 산업 재산 유관기관장과 전문가가 함께 모여 현 상황을 진단하고 심도 있게 토론했다. 토론회 제목은 ‘진짜 성장으로 가는 길, 산업 재산 정보에 답이 있다’로 뽑았다. 참석자들은 산업 재산 정보를 활용해 대한민국의 진짜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서는 방대한 양과 전문적이고 복잡한 내용, 출원 후 18개월 이후 공개되는 미공개 구간의 함정 등으로 인해 산업 재산 정보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도화된 분석을 통해 산업 재산 정보의 질을 높여줄 소프트웨어나 틀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분산된 산업 재산 정보를 한곳에서 통합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는 단일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복잡한 산업 재산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직관적인 검색 분석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나왔다. 이 체계만 갖춰져도 산업 재산 정보를 기반으로 또 다른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일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IP 정보 서비스 기업의 대부분이 영세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성장 토대를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전 세계 유망 기업들은 이미 IP 정보 등을 통해 사업 환경의 개황과 전망을 분석하고 사업 전략을 구축하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력 있는 자산이 경제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업 재산 정보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할 시기다. 새로운 성장, 진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 때다. -
소고기 개방 막은 광우병 사진…1m짜리 패널로 MASGA 설득
국제정치·사회 2025.07.31 17:38:51새 정부 출범 등으로 다소 늦게 시작한 한미 무역 협상이 전격 타결된 배경에는 우리 협상단이 1m 길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패널을 갖고 설득하는 등 디테일한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브리핑을 가진 정부 협상단에 따르면 이번 협상의 결정적인 전기는 ‘스코틀랜드 출장’에서 마련됐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22일 일본과의 협상 타결 직후 우리 측에 연락해 오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이 조선업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출발 전에 인지하고 1m 길이의 패널을 특별히 제작해 가져갔다”며 “우리가 미국과 협업하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제작한 패널이었는데 24일 첫 회담 때 러트닉 장관에 보여주니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첫 회담에서 미국 측이 내용을 구체화하면 좋겠다고 했고 그 자리에서 다음 일정을 잡아 25일 뉴욕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트닉 장관의 스코틀랜드 출장 일정을 앞두고 미국도 협상 내용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 스코틀랜드로 가서 협상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러트닉 장관도 흔쾌히 시간을 내줘 ‘마스가’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생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스코틀랜드에서의 두 차례 협상이 협상의 전기를 마련했다”고도 평가했다. 협상 과정에 난관도 많았다. 특히 미국이 요구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등의 요구를 방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여 본부장은 전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협상 초반에 농산물 문제를 제기했다”며 “미국 소고기의 제1의 수출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 등 여러 통계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계속된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도축 당시 30개월령이 넘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계속 요구했고 협상단은 미리 준비해간 과거 100만 명의 인파가 모인 ‘광우병 시위’ 사진을 제시했다고 한다. 여 본부장이 미리 이 사진을 준비해와 “한국의 상황을 이해시켰다”고 김 장관은 소개했다. 이날 오후까지도 협상단은 과연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한다. 오후 3시 52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한국 협상단과 만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우리 협상단도 급히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날 만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며 “트루스소셜을 보고서야 ‘아, 이제 현실이 되는구나’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30~40분가량 협상을 했고,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일종의 모의고사를 보는 것처럼 (협상단이) 서로 트럼프 대통령 역할을 하며 롤플레이를 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써가며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짜 예행 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러트닉 장관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러트닉 장관은 협상단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복잡하게 설명하면 안 된다. 가급적이면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보통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아니면 직접 협상하지는 않는데, 한국의 경우 각료급과 직접 협상했다. 그만큼 한국을 존중하고, 중요시한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에서 펜으로 투자 규모를 고치지는 않았지만 최종 확정된 3500억 달러의 투자 규모에 대해 정부는 협상단이 제시한 액수보다는 늘어났다고 밝혔다. -
한미 재무당국 협의 지속…환율 변동성 커질수도
증권국내증시 2025.07.31 17:38:46이번 한미 관세 협상에서 환율 관련 별도의 협의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상 협상에서 환율과 관련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올 4월 미국과의 첫 관세 협상에서 환율이 4대 의제에 포함됐었는데 대미(對美) 상호관세를 15%로 설정하는 내용의 이번 한미 통상 협상 타결에서 외환 부문은 패키지로 연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재부는 “환율에 대해서는 양국 재무 당국 간 별도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협상과 별개로 환율 협의는 따로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향후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관세 협상, 미국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강달러 여파로 전 거래일 대비 3.9원 오른 1387.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미국이 향후 협상에서 원화 절상(원·달러 환율 하락)을 압박한다면 환율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증시는 약보합으로 마감하며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3포인트(0.28%) 내린 3245.44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3290선까지 근접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해 결국 약보합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438억 원, 2238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7052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7포인트(0.2%) 오른 805.24에 거래를 마쳤다. 15% 상호관세율의 조건으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투자하고 이 중 1500억 달러(약 208조 원)를 조선업에 배정하자 관련 종목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화오션(042660)은 전 거래일 대비 1만 3300원(13.43%) 오른 11만 23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외에도 HD현대중공업(329180)(4.14%), HD한국조선해양(009540)(1.27%), 삼성중공업(010140)(0.47%) 등이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목표였던 관세율 12.5% 합의에 실패한 자동차 업종은 급락했다. 이날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각각 4.48%, 7.34% 내렸다. 당초 정부는 자동차 관세 12.5%를 목표로 협상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에서 하한선을 15%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율이 15%로 인하되며 대미 완성차 수출 환경에서 주요 국가와 동등한 경쟁 관계를 확보했다”면서도 “이후 추가적인 지원 및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
한미정상회담도 민관 합동 작전…재계 총수 총집결
정치대통령실 2025.07.31 17:38:37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방미할 민간 사절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간 정상회담은 역대 정부마다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이 꾸려졌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가 핵심 축인 만큼 재벌 총수도 대거 이 대통령과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 기조에 맞춰 규모보다 실익에 방점을 둔 콤팩트한 사절단이 구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이번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직접 미국 워싱턴DC를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이 대통령과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 기업이 미국 투자를 공식화한 만큼 한미 정상회담 시 정부를 도와 실질적인 투자 계획을 미국 현지에서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국내 기업 최초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삼성도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투자 확대 및 현지 기업들과의 각종 기술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이번 관세 협상의 핵심으로 꼽힌 미국 조선업 부흥의 최전선에서 미국이 원하는 조선업 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이 밖에 LG·SK와 포스코 역시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내세우며 정부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경제·통상·안보·외교 부처 수장들이 모두 이 대통령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도 관세 협상처럼 말 그대로 민관 합동 사절단으로서 정책과 투자가 맞물린 원팀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무역·기술·안보 의제는 빠질 수가 없다”며 “기업들이 직접 동행해 투자 약속과 협력 강화 발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은 경제 외교의 실질 파트너로서 정부 역시 이 같은 민간 외교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정상 간 협의의 틀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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