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열린송현] 딥테크 생태계 설계자, 연구개발특구
사회전국 2025.08.05 18:00:00전 세계가 인공지능(AI)이라는 기술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 경쟁력의 향방이 결정되는 분기점에 서 있다. 특히 대규모 AI의 등장은 기술 우위를 넘어서 산업구조, 국가 안보, 사회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는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구개발특구는 AI 스타트업 육성과 데이터 기반 딥테크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1973년 대덕연구단지에서 출발한 특구는 지금까지 2000개 이상의 연구소기업 등록, 7000건 이상의 공공기술 이전, 연 매출 81조 원 달성 등 공공기술 중심의 기술 사업화 모델을 구현해왔다. 특구 지정 첫해인 2005년 8500억 원 수준이던 특구 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올해 6월 기준 67조 원으로 약 79배 증가했다. 대덕특구에는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1위 알테오젠을 포함한 4개사가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연구소 보유나 출연연 기술이전 기반 기업까지 포함하면 총 7개사에 이른다. 이는 대덕특구가 수도권을 대체할 수 있는 딥테크 기반 융합 생태계로 50년간 진화해온 결과다. 특구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AI 스타트업 발굴·육성과 전주기 인프라를 통해 유망 딥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AI 기반 신약후보물질 도출 기술로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마음AI는 감정 분석 기술로 2017년 포브스아시아의 ‘주목해야 할 스타트업’에 선정된 뒤 2021년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딥아이는 AI 비파괴검사 기술로 세계 최초 미국 전력연구원(EPRI) 성능 시험 인증을 획득했다. 이들 기업은 공공기술과 특구의 연구소기업 제도를 활용해 초기 시장에 진입하고 AI 기술을 성장 동력 삼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100억 원 규모의 ‘AI 글로벌 빅테크 육성 사업’을 본격 가동했고 내년에는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AI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거나, 이를 활용해 경영 효율을 높이려는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아울러 연구개발특구 규제 샌드박스 제도와 연계해 실증과 사업화까지 신속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의 산업 연결 중심 방식을 넘어서 박사급 인력과 고급 연구자의 기술 분포를 분석해 지역별 기술 사업화 전략을 수립하고 AI를 접목해 딥테크 기술을 발굴하고 데이터 기반 기술 수요 연계 체계도 구축 중이다. 특히 현장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딥테크 기술을 어떻게 끌어내고 시장과 연결할 것인가’를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과학기술 생태계 전반에서 AI가 갖는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이 동시에 AI 분야에 수여된 것은 AI가 과학기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의 중추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기반의 기계 학습, 단백질 설계, 정밀 의료, 양자 기술 등은 이제 더 이상 분절된 기술이 아니라 산업과 학문, 국방과 복지, 우주와 생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융합을 주도하는 핵심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AI를 통해 세계적인 딥테크 기술을 정교하게 연결하고 민간의 수요와 효과적으로 매칭함으로써 과학과 산업, 학문과 시장을 이어주는 딥테크 생태계의 설계자로서 연구개발특구는 그 역할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
꺾인 배당확대 기대감에…고배당 ETF서 자금 썰물
증권국내증시 2025.08.05 17:59:57정부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을 발표한 후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서 공모·사모 펀드가 빠지고 세율이 높아 배당 증가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고배당 ETF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PLUS 고배당주 ETF’는 이달 1~4일 자금이 334억 원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PLUS 고배당주는 순자산 총액이 1조 원을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1조 5000억 원을 돌파했으나 지난달 31일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급속도로 빠져나간 것이다. ‘KODEX 고배당주(-25억 원)’ ‘KIWOOM 고배당(-7억 원)’ ‘TIGER 코스피고배당(-6억 원)’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6억 원)’ 등 다른 고배당 관련 ETF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배당 확대 기대로 개인들이 투자를 늘려왔으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후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높아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인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만큼이나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개편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과 배당소득이 3억 원을 초과하는 최고 구간 세율이 당초 원안인 25%보다 높은 35%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은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는 배당 성향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 수가 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현금 배당이 줄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는데 2026~2028년 사업 연도에 귀속되는 배당부터 적용하는 만큼 올해는 풍선 효과로 배당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TF 등 공모·사모펀드나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행 세제 개편안대로면 ETF 투자로 얻는 배당 소득으로 노후를 대비하기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주주가 이익 유보 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통해 지분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율이 27.5%에 불과하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인한 최고세율은 38.5%로 기존 종합 과세 49.5%보다 낮아지기는 했으나 배당을 늘릴 인센티브로도 작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기업은행, 중기대출 4조 더 푼다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08.05 17:59:19IBK기업은행이 미국의 관세 부과와 경기 침체에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약 4조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약 4조 원 규모의 중기 대출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기업은행의 올해 연간 공급 목표치는 증가액 기준 12조 원이다. 상·하반기에 각각 7조 원, 4조 원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중기 대출 외면에 기업은행으로 자금 수요가 쏠리면서 올해 들어 6월까지 늘어난 대출금만 11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연간 목표액 대부분이 상반기에 집행된 것이다. 기업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면 중기 자금난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연간 목표와 무관하게 하반기 공급 계획을 이행하기로 했다. 연간으로 넓혀보면 기존에 계획한 금액보다 4조 원 더 많은 16조 원을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실제 대출 취급액이 목표액을 넘어서더라도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기에는 중기 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기 자금 공급을 위한 1700억 원 규모의 민관 펀드도 신설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약 700억 원을 출자해 마중물 역할을 한다. 펀드는 사업 분야를 확대하거나 설비투자를 늘리려는 중소·중견 기업을 지원하는 데 주로 쓰인다. 기업은행이 중기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시중은행들이 관련 대출을 죄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올 1~6월 은행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 규모는 13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조 3000억 원)과 비교해 51% 급감했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자 대출을 줄여나간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신규 중기 대출을 거절하거나 기존 대출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고객을 밀어내자 그나마 대출 문이 열려있는 기업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은행권에 기업대출을 늘리라고 하지만 중기 대출은 연체율 관리 부담이 커 과감하게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이 중기 지원을 확대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6월 말 연체율은 0.93%로 2011년 9월(0.99%)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0.5%)보다 2배가량 높다. -
맛보고, 즐기고, 느끼고…잠들지 않는 '대전의 밤'
사회전국 2025.08.05 17:58:33대전을 이른바 ‘꿀잼도시’로 재탄생시킨 ‘대전 0시 축제’가 3년 연속 한여름 도심을 달군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5일 언론브리핑을 갖고 “‘2025 대전 0시 축제’를 오는 8월 8일부터 16일까지 대전역~옛 충남도청사 구간 중앙로 일원에서 9일간 펼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번 축제는 대전이 세계적인 문화콘텐츠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과 안전관리, 교통통제 대책 등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대전 0시 축제는 2023년 110만 명, 2024년 200만 명이 방문하며 대한민국 대표 여름 도심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2년 연속 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요금이 없는 ‘3무(無) 축제’로 호평 받았는데 올해에도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는 축제를 목표로 ‘3년 연속 3무 축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축제는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며 체험·마켓 부스는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먹거리존은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각각 운영된다. 공군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로 개막을 알리는 올해 ‘2025 대전 0시 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를 캐치프레이즈로,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시간여행 테마 축제로 구성됐다. 지난해 미흡했던 콘텐츠는 대폭 보완·개선해 경쟁력을 높였다. 대전시는 축제 기간 중 대전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대전 여행주간’을 운영한다. 지역 숙박, 오월드, 엑스포 아쿠아리움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빵지순례 시티투어버스, 과학관광 투어, 굿즈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대전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문화예술공연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축제를 지향하는 대전 0시 축제는 총 5900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해 540회에 이르는 공연을 펼친다. 길거리 버스킹, 전통민속놀이 퍼레이드, 문화예술 한마당, 시민 대합창 등 수준 높은 지역문화예술 콘텐츠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한국연극협회 대전광역시지회와 협력해 이달 5일부터 16일까지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도 함께 열린다. 이와함께 시민참여 퍼레이드, 광복 80주년 기념 퍼레이드, 폐막일 시민 대합창 등 총 2294명의 시민이 문화예술공연에 직접 참여하며 축제를 함께 만들어간다. 1665명의 자원봉사자도 현장을 함께 운영하며 축제 완성도를 높인다. 대전시는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했다. 우리들공원에서는 스트릿댄스 경연대회, 직장인 밴드 경연대회, 전국 대학가요제 리턴즈가 열리고 자매·우호도시 예술단과 해외무용단의 공연이 이국적인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협력해 특별 초청한 스페인 왕립오페라단 ‘떼아뜨로 레알’의 플라멩코 공연도 예정돼 있다.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이 현장을 생중계해 축제 열기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발자국이 쌓이면 길이 된다”며 “지난해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세 번째 내딛는 발걸음이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를 가진 도시이자 일류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은행聯, 쪽방촌에 냉난방기기 5억 기부
경제·금융은행 2025.08.05 17:58:05조용병(오른쪽 세 번째) 전국은행연합회장과 권대영(〃 여섯 번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서울역쪽방상담소를 찾아 쪽방촌 주민 냉난방기기 구입을 위한 기부금 5억 원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은행연합회 -
"지역 활성화" vs "상권 무너져"…코스트코 입점 '갈등'
사회전국 2025.08.05 17:57:42수도권을 중심으로 몰려있던 미국계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가 지방도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지자체는 지역 소비자 편의 증대와 함께 원정 쇼핑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면서 적극적인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반면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뒤흔드는 위협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국내 코스트코 매장은 1994년 서울 양평동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20개가 운영 중인 가운데 전북 익산과 경북 포항, 전남 순천이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익산 등 지방도시들은 코스트코 입점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원정쇼핑 탈피 및 산업 생태계 육성의 기회로 보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코스트코 입점이 가장 구체화된 지역은 익산이다. 코스트코 익산점은 백제 마지막 수도였던 익산 왕궁면 3만 7000㎡ 부지에 800억 원을 들여 조성된다. 왕궁면 일대는 백제왕궁박물관·왕궁리 5층석탑(국보 289호)이 있는 왕궁리 유적지를 비롯해 왕궁보석단지테마파크 등이 있다. 코스트코 입점이 임박하면서 익산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유통업계는 거리 곳곳에 축하·환영 현수막을 내걸었다. 익산원예농업협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지역 농산물 판로를 확대하는 상생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코스트코가 입점하면 정규직 일자리 200여개 창출, 인구·관광객 증가 등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중이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 속에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익산 인근에 있는 전주, 군산, 완주 등 18 지역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스트코 익산 입점 저지를 위한 바상대책위원회’는 “가뜩이나 어려운 골목상권을 무너뜨리고, 유통 자본 수익만 유출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련 행정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포항시 또한 각종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코 입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시와 코스트코는 포항 입점 지역으로 남구 구룡포읍 일대 3곳을 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는 화장로, 자연장지, 봉안당 등을 갖춘 추모공원 부지를 구룡포읍에 조성하기로 하면서 코스트코도 함께 입점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코스트코 측은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관련 직원들이 포항시를 여러차례 방문했다는 점에서 입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순천시도 코스트코 입점이 가시화 되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순천시 선월지구의 토지이용계획 변경안을 원안대로 의결함에 따라, 코스트코 입점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순천시에 코스트코가 들어설 경우 광주·전남 지역의 첫 코스트코 입점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6월 경관심의위원회를 열고 선월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조건부 승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코스트코가 입점된 지방도시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치 과정까지 지역사회의 반발 등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22년 8월 개점한 김해 코스트코의 경우 소상공인들이 골목상권 붕괴를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2021년 맺은 상생협약 내용을 보면 지역민 우선 채용, 지역 금융기관에 예치금 예치, 지역 우수 제품 입점, 대규모 광고·홍보 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 제한, 판매 품목 취급 제한, 기부·장학 사업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이 포함됐다. 울산 코스트코는 2012년 준공 당시 코스트코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은 울산 북구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되는 등 실제 개점까지 난관이 상당했다. -
“국장에 정 떨어졌다”…미국주식 7100억 풀매수한 개미들, 왜?
증권국내증시 2025.08.05 17:56:57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5거래일 만에 미국 주식을 7200억 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을 기치로 내걸며 증시 부양을 강조했지만 역행하는 세제 개편 탓에 국내 증시를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간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5억 1687만 달러(약 7163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규모가 6억 8496만 달러(9514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흘 만에 한 달 치에 버금가는 규모로 미국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를 믿고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가 실망한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달 2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당정협의회에서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다. 통상 국내 증시에서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일인 12월 말(사업 연도 종료일) 2거래일 직전까지 개인들이 물량을 대거 정리한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재논의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양도세 기준이 낮아지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양도세 기준이 50억 원이던 지난해 개인 매도 물량은 4626억 원(코스피·코스닥 합산)에 그쳤지만 기준이 10억 원일 때(2018~2023년)는 매도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다. 증시 부양 기대가 꺾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729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29일과 다음 날에는 각각 8259억 원, 9844억 원어치씩 정리하면서 매도세가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서 투자자들은 비트마인이머전테크놀로지(8219만 달러)·노보노디스크(7656만 달러)·유나이티드헬스(7473만 달러)·엔비디아(5947만 달러)·아이온큐(5913만 달러) 등을 순매수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 개편안은 주식시장 우호 정책인 상법 개정과 달리 비우호적인 증세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같은 시대, 다른 시선…저마다의 삶을 마주하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5 17:55:18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오늘날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은 여느 때보다 소중하다. 이들이 그려낸 삶의 단면들은 나만의 길을 찾을 단서가 되어 준다. 개인이 마주한 변화와 정체성을 탐구한 그룹전 '두 번째 삶'과 일상 풍경을 다섯 작가가 해석한 '흐르는 풍경, 쌓인 형태'에서는 동시대를 향한 작가들의 다채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삶이라는 공통 주제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이들의 작품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관점과 가능성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삶은 고유한 법…'두 번째 삶' 서울 청담동 아뜰리에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는 ‘두번째 삶’은 한줄로 요약하기 어려운 전시다. 미술계 한 켠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다섯 작가(팀)의 작업을 느슨하게 묶었기 때문이다. 김보경·박민하·백현진·이요나·한&모나 등 참여 작가들은 다루는 매체부터 관심사, 활동 지역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그러나 각자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개별자로서 변화에 예리하게 반응하고 고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로는 원치 않은 변화 속에서도 삶의 국면을 확장해나가는 이들의 행보가 예술이라는 필터를 넘어 관람자에 닿는다. 전시장을 차지한 대부분 작품이 작가 개인의 경험과 서사를 반영하는데 이요나의 대형 설치작 '긴 방 벽'이 대표적이다. 11살부터 한국과 뉴질랜드를 오가며 자란 작가는 정착의 감각 없이 성장한 경험을 공항·철도 등이 떠오르는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로 형상화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박민하의 경우 최근 누구보다 인공지능(AI)과 많이 대화한 경험을 토대로 AI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시에서는 3D 캐릭터 ‘노아(Noa)’가 환각 현상을 치료하기 위해 최면에 돌입하며 무의식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룬 신작 '유령 해부학'이 공개된다. 후이족 출신의 중국인 마한칭과 한국인 유모나가 영국 에든버러에서 결성한 듀오 '한&모나'가 비상 통신 수단인 모스 부호로 이질적 문화의 최전선에 놓인 심리 상태를 표현한 설치작 'LISTEN, I KNOW'도 눈길을 끈다. ‘노래하듯 그림을 그리고, 그림 그리듯 노래하는’ 가수 겸 연기자 겸 작가인 백현진이 자신의 신체 리듬을 따라 종이에 그려낸 회화 ‘난제’도 만날 수 있다. 10월 5일까지. 닮은 도시 다른 심상…'흐르는 풍경…'展 화려한 간판과 고층 빌딩,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가 즐비한 오늘날의 도시 풍경은 세계 어디를 가도 마치 찍어낸 듯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김세은·김정은·문이삭·이승애·황원해 등 30~40대 젊은 다섯 작가가 내면의 심상과 개인 서사를 토대로 그려낸 도시의 풍경들은 무척 다르다. 대구 중구 우손갤러리에서 개막한 '흐르는 풍경, 쌓인 형태'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도시를 해석하는 작가들의 감각을 통해 일상의 공간이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새삼 깨닫는 기회가 된다. 일례로 김세은이 바라본 도시 풍경은 마치 자동차에 탄 듯한 속도감을 전제로 한다. 자동차의 속도로 바라보는 도시는 멈추지 않고 흐르기에 갈라진 도로나 터널 같은 도시의 보편적 구조물도 마치 추상의 색과 면처럼 달라진다. 김정은은 도시의 지도에 주관적인 신체 경험을 결합한다. 매일 걸은 발걸음 수를 기록해 연결하고 자신이 지나간 장소를 지도 위에 점찍어 선을 긋고 면을 이룬 후 입체화하는 식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두가 공유하던 보편적 공간은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기호로 치환된다. 문이삭은 나무 기둥과 점토라는 이질적 재료를 조합해 공기를 불어넣으면 피리처럼 소리를 내는 'Bust-바람길' 연작을 선보인다. 오늘날 도시 건물에서 흔하게 보이는 '이형적 축조'를 떠올리게 하는 조각에 대해 작가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소리 내는 조각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본인이 머물던 런던 작업실으로 이동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한되자 그 기억과 상실감을 심리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이승애의 회화·영상 작품들과 특정 장소를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과 과거 기억 속 이미지들을 층층이 쌓아올려 현대인의 장소적 경험을 생동감 있는 추상으로 표현한 황원해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23일까지. -
이창동 감독 8년만의 신작, 넷플서 만든다
서경스타영화 2025.08.05 17:54:05이창동 감독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행을 결정했다. 그동안 영화 시장이 위축되면서 박찬욱, 황동혁, 연상호, 우민호, 강성윤, 변성현, 이일형, 한준희 등 영화 감독들이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OTT행을 택했다. 5일 넷플릭스는 이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가능한 사랑’의 제작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그동안 주로 선보였던 K장르물이 아닌 작가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진 이 감독의 작품을 제작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작품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 미옥과 호석, 상우와 예지의 세계가 얽히며 네 사람의 일상에 균열이 퍼져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두 부부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삶의 태도와 갈등을 조명하고 인물들이 마주하는 변화를 세밀하게 담아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2007년 칸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미옥 역을 맡아 이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다. 그가 연출한 ‘박하사탕’과 ‘오아시스’에 잇달아 출연해 연극배우에서 영화배우로 거듭난 설경구는 미옥의 남편 호석을 연기한다. 두 배우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 ‘길복순’에 이어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미옥과 호석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부부 상우·예지 역은 조인성과 조여정이 각각 맡는다. 둘은 이 감독과는 처음으로 작업한다. 한편 이 감독의 작품들은 한국 사회의 깊은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성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조명해 세계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다. 그가 연출한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으로 유수 국제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했다. -
[단독] '100조 운용' 美헤지펀드, 韓증시에 4000억 투자
증권국내증시 2025.08.05 17:53:29운용 자산만 약 10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헤지펀드 밀레니엄매니지먼트가 한국 증시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상법 개정 등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가능성을 보고 처음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국내 증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유치하려면 세제 개편안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은 빌리언폴드자산운용에 총 4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밀레니엄 맞춤형으로 위탁 자금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밀레니엄이 국내 상장사 투자를 위해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레니엄은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운용하던 2500억 원의 배에 가까운 4000억 원을 맡겼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위탁 규모는 운용 성과에 따라 늘어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엄은 주식·채권·원자재·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보지만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롱 포지션, 가격이 내려가면 이익을 보고 오르면 손해인 쇼트 포지션과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에 투자하는 메자닌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국민연금도 밀레니엄에 자금을 위탁해 해외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등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규모는 2022년 기준 5400조 원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6400조 원까지 성장했다. 밀레니엄 측은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 부정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둔 실적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9.6% 하락할 때 약 1%, 2022년 코스피지수가 24.9% 빠질 때 5%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자산 운용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낸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전략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출신 안형진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씨티그룹·크레디트스위스증권 출신인 이기성 전략총괄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쿼드자산운용과 페트라자산운용을 선정해 3000억 원을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숀펠드도 6월 한국을 찾아 기업 탐방을 진행했다. 싱가포르국부펀드(GIC)도 최근 국내 운용사들을 찾아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해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대표는 “최근 헤지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은 쇼트(매도)보단 롱(매수)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투자 주체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외국인 자본이 유입됐지만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를 기점으로 비상계엄 등 정치 불안이 이어지자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 증시 탈출이 지속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은 올해 5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코스피는 6월 한 달 동안에만 14% 가까이 급등했다. 이 기간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사실상 외국인의 한국 증시 복귀가 상승세를 이끈 것이다. 운용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시점에 증시 부양과 배치되는 세제 개편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코스피 5000 달성 여부는 외국인투자가 유치에 달렸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도 중요하겠지만 투자를 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한데 뭉친 '동굴 보이스'…반주까지 저음의 향연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5 17:53:08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저음 성악가 연광철, 사무엘 윤, 김기훈이 한 무대에 선다.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24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싱 로우 앤 소프트’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저음 성악가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다. 5일 서울 삼청동 한미뮤지엄 본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는 “국내외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세 명의 가수가 함께 무대에 서기까지 3년의 준비 기간이 걸렸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저음 성악가들과 저음 악기들이 어우러지는, 짙고 그윽한 음색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 성악가는 모두 세계적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음역대와 세대가 달라 각자의 개성과 조화가 더욱 돋보일 무대가 될 전망이다. 가장 낮은 음역대이자 최고참인 ‘베이스’ 연광철은 1993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2018년 독일 최고 권위의 칭호인 ‘캄머쟁어(궁정가수)’를 받았다. 같은 칭호를 2022년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은 쾰른 오페라극장의 종신 가수직을 내려놓고, 현재 서울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셋 중 가장 높은 음역대이자 막내인 ‘바리톤’ 김기훈은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성악 부문 2위를 계기로 세계 주요 극장에서 활약 중이다. 사무엘 윤은 “오래전부터 함께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각자의 스케줄이 수년치까지 미리 짜여 있다 보니 이제야 성사됐다”며 “저음 성악가 셋이 만들어내는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두 베테랑과 같은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라며 “이 무대를 계기로 성악계와 클래식계에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모차르트, 바그너, 베르디 등 오페라의 유명 아리아들이 연주된다. 반주는 김정운 피아니스트가 맡는다. 그는 이탈리아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동양인 최초로 오페라 코치 종신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라 스칼라 극장 아카데미에서 성악과 솔리스트 전문 연주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2부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독일 리트(가곡), 김동진과 김주원의 한국 가곡이 특별 편곡돼 10대의 첼로와 2대의 더블베이스 반주로 연주되는 저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연광철은 “보통은 가곡을 먼저, 오페라를 나중에 배치하는 것이 전형적인 구성인데 이번엔 순서를 바꿔 각자의 색깔을 먼저 드러내고자 했다”며 “절제되고 정적인 미를 지닌 가곡을 저음 현악기들이 반주하는 보기 드문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성악가들이 설 무대가 좁은 국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연광철은 “우리나라 클래식계는 소프라노 중심”이라며 “이번 공연이 더 많은 남성 성악가들에게 관심이 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무엘 윤은 “28년간 해외에서 활동하다 돌아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아직 주목받지 못한 유능한 성악가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
퇴직연금 '기금형' 美 수익률 10%…英·日선 계약형이 더 이득
증권증권일반 2025.08.05 17:52:30해외에서는 미국의 ‘401k’와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 대표적인 기금형 퇴직연금이다. 특히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는 401K의 성공은 퇴직연금 기금화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슈퍼애뉴에이션 역시 5년간 연평균 수익률 5%대로 국내 퇴직연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기금형과 계약형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는 영국과 일본의 경우 두 방식의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미국 401k의 평균 수익률은 9.7%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의 수익률은 5.3%를 기록했다. 모두 2%대에 불과한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높다. 이처럼 해외 기금형 퇴직연금의 높은 수익률은 국내에서 기금화 찬성의 근거로 사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금형을 통해 퇴직연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확정급여(DB)형 기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가장 발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네덜란드 역시 수익률 5~7%대로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령화,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DB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23년부터 집합적확정기여(CDC) 방식으로 전환하는 연금 개혁에 성공한 바 있다. 해당 방식은 연대 기금 설립을 의무화하고 있어 퇴직연금을 함께 운용하며 위험을 분담한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과 영국은 기금형과 계약형 퇴직연금을 모두 도입한 국가다. 다만 두 국가의 사례를 두고 일각에서는 퇴직연금 기금화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두 가지 방식의 수익률이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5년간 일본의 계약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6.0%를 기록했지만 기금형은 4.4%에 불과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계약형(6.0%)의 수익률이 기금형(5.6%)보다 소폭 높았다. 한편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제도 개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05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도입된 한국의 퇴직연금은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노후 소득 보장 제도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
[단독] 금감원 “위헌 소지 없다”…행정권 논란 정면 돌파
증권정책 2025.08.05 17:51:48금융감독원에 인허가·제재 권한 등 사실상 행정권을 부여하는 국정기획위원회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두고 위헌·위법 논란이 제기되자 금감원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금감원이 민간 기구이기는 하지만 공권력적 행정 권한을 부여받아 행사하는 데 헌법과 현행 법률상 근거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5일 정치권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향후 금융감독 체계 개편에 따른 금감원의 행정 권한 행사 가능성과 관련해 헌법, 정부조직법, 헌법재판소 판례 등을 근거로 위헌·위법 소지가 없다는 내부 입장을 확립했다. 금감원은 향후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 이를 설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위는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이관하고, 감독 기능을 금감원과 합쳐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원장·금감원장 겸임)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사실상 금융위가 맡아온 인허가·제재권이 금감원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기존 경제 부처 내부에서는 민간 기관인 금감원에 개인의 권리와 직결하는 행정 권한이 과도하게 이관돼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는 반발이 나왔다. 금감원은 우선 금감원의 행정권 행사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한 헌법 66조 4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헌법의 정부는 정부조직법과 특별법상의 정부 부처·조직을 넘어 특별법상 공법인(금감원·한국은행 등)을 포함하는 ‘광의의 정부’를 의미하기에 위헌 논리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2021년 헌법재판소도 법률로서 행정 각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행정기관 설치가 헌법상 금지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현행 행정절차법이 법령에 의해 행정 권한을 부여받거나 위임·위탁받은 기관 등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행정청에 해당한다고 명시한 것도 민간 기구인 금감원이 인허가·제재 같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는 지점이다. 금융위설치법 등에 따라 행정 권한을 부여받은 금감원이 이 같은 행정청에 해당한다는 해석 때문이다. 강현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장은 사인(私人)이지만 배 위에서 법률로서 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행사한다”며 “금감원은 법률로서 특수법인으로 설치해 권한을 주고 있기에 정부조직법과 분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제처도 2021년 발간한 행정기본법 조문별 해설서에서 금감원을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감독 기관으로서 행정청에 해당하는 예시로 제시했다. 한은이 금융기관 지급준비금 부족 시 신규 대출·투자 금지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국방송공사가 방송 수신료 연체 시 가산금 징수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미 금감원도 현행 체제에서도 금융회사 제재 조치 등 공권력적 행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헌법과 법률상 금감원의 행정권 행사 근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국정위가 보고한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이달 중 확정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
"취약층 퇴직연금 수급권 보호" "운용 선택권 침해 우려"
증권증권일반 2025.08.05 17:50:07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운용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투자 업계는 가입자의 자산 운용 선택권과 위험 분산 관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기금 전문가들은 영세사업장 등 사각지대 보호를 위한 기금형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사업에 진출하면 젊은 세대 가입자를 위한 다양한 투자 전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세대의 경우 퇴직금 수급까지 수십 년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장기 성장주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주도로 일괄적 기금 운용을 도입하면 이러한 맞춤형 전략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1층, 퇴직연금이 2층 역할을 하는 다층 연금 체계에서 두 기금을 단일 기관이 운용하게 되면 운용 실수 시 900조 원(국민연금 약 500조 원, 퇴직연금 약 400조 원) 규모의 자산이 한 번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 업계는 수익률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활성화 논의 자체가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사회구조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출발했다”며 “그런데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는 대부분 50~60대 이상 고령층으로 자산을 단기간에 인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용사 입장에서는 장기 수익률을 추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확정기여(DC)형은 운용 성과가 근로자 자산에 직접 반영되는데 선택권이 없는 상태에서 기금 운용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면 손실 위험이 그대로 가입자에게 전가된다는 점도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는 기금형 도입보다 디폴트옵션(자동 운용 기능)과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현 제도를 유지하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은 자동 운용 기능 없이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구조로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다수 퇴직연금 자산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디폴트옵션을 실적배당 상품 중심으로 자동 편입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TDF는 가입자의 연령이 낮을 때는 위험자산 비중을 키웠다가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줄이는 구조로 최근 7년간 연평균 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평균(3.5%)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다만 기금 전문가들은 투자 역량이 부족한 중소 사업장의 근로자 등을 위한 기금형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50인 이하 영세사업장의 경우 기금형으로 자산을 운용해줄 운용사를 찾기조차 어렵고 퇴직연금 수급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러한 퇴직연금 취약 계층의 수급권을 보호할 수 있는 공공기금 형태의 운용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금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임금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현행 DC 제도의 실효성을 먼저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확정급여(DB)형에서 DC형으로 자금 이동(머니무브)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한화생명, 6년만에 투톱 체제로
경제·금융보험 2025.08.05 17:49:00한화생명(088350)이 5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혁웅 부회장과 이경근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2019년 여승주 단독 대표 체제 이후 6년 만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이날 신임 대표는 공동 명의로 임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통해 “보험을 넘어 고객 생애 전반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솔루션 파트너’로 성장하자”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이들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본사 30여 개층 전 부서를 찾아 임직원 180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소통을 했다. 그룹 계열사 대표를 두루 경험한 권 부회장은 경영 기획과 전략을 총괄하고 보험 전문가인 이 사장은 상품 개발과 영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