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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 벌인 해리스·트럼프, 나란히 ‘9·11’ 추모식에…장외 기싸움은 지속
국제정치·사회 2024.09.12 18:03:15미국 대선을 불과 50여 일 남겨두고 9·11 테러 23주년을 맞은 11일(현지 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쟁을 잠시 내려놓고 추모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전날 치러진 대선 TV 토론의 후폭풍과 치열한 막후 공방은 이날도 이어졌다. ‘해리스 판정승’으로 평가되는 토론 이후 트럼프 캠프는 승리를 주장하며 조 바이든 정부와 해리스에 대한 비난 공세를 강화했다. 해리스 캠프는 우세가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와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지지 등을 앞세워 표심 굳히기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는 이날 9·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WTC) 부지 그라운드제로 추모식에서 TV 토론 12시간 만에 다시 만났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과 동행한 트럼프는 잠시 후 바이든과 함께 도착한 해리스와 악수를 나눴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는 이날 유세를 포함한 선거 관련 일정을 일절 잡지 않았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이후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 기념관과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에서 열린 헌화식에 차례로 방문해 추모를 이어갔다. 트럼프 일행 역시 시간차를 두고 섕크스빌을 찾았다. WP는 “전 국민이 기억하는 비극 앞에서 두 후보가 잠시 정치적 적대감을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다만 추모장 밖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의 첫 TV 토론을 둘러싼 거센 여파가 이어졌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승리 주장에도 불구하고 토론 결과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잇따랐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공화당 소속 의원을 인용해 “트럼프가 첫 토론 때처럼 차분하지 못했다는 데 실망했다. (대선 승리를 향한) 길이 매우 좁아졌다”고 보도했다. 토론을 주최한 ABC방송을 포함한 언론의 편파성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트럼프 캠프는 이날 바이든이 추모 행사에서 초당적 단결을 강조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가 건넨 ‘트럼프 모자’를 쓴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어젯밤 토론에서 카멀라가 너무 못 해 바이든이 모자를 쓴 것”이라며 공세를 지속했다. 선방한 TV 토론과 스위프트의 지지를 계기로 기세를 올린 해리스 측은 지지자 결집에 나섰다. 시청률 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전날 미국 7개 TV 네트워크를 통해 토론을 지켜본 시청자 수는 6700만 명을 기록했다. 토론 시작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은 기부 플랫폼에서 4300만 달러(약 577억 원)를 모금했는데 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정된 당일 이후 일일 최고 금액이다. 해리스 캠프는 이어 유권자들에게 발송한 e메일에서 “스위프트와 함께 해리스 선거운동을 지지하겠는가”라며 25달러(약 3만 3000원) 기부 촉구에 나섰다. 전날 스위프트가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960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는데 여기에는 제니퍼 애니스턴, 설리나 고메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거 포함됐다. 트럼프는 스위프트를 겨냥해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앞서 통 큰 기부를 해왔던 후원자들마저 난색을 표하는 등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벤처투자자 키스 라부아는 “트럼프가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해리스가) 대부분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또 억만장자 존 캐시마티디스는 “트럼프는 자만했거나 준비가 부족했다”는 혹평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해리스와의 2차 토론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캠프가 받는 재정 압박을 거론하며 “두 후보 간 금액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이날 11월 대선을 치른 후 내년 1월 6일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 집계 및 인증 절차를 대통령 취임식 수준인 국가 특별안보 행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또다시 불복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2020년 11월 대선 당시 바이든이 승리하자 인증 절차를 막기 위해 의사당 폭동을 선동한 바 있다. -
엔비디아發 호재에 SK하이닉스 모처럼 웃었다…7% 급등
증권국내증시 2024.09.12 18:01:57간밤에 엔비디아가 8% 넘게 급등하면서 12일 SK하이닉스(000660)와 한미반도체(042700)를 비롯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1600원(7.38%) 오른 16만 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의 장비 공급사로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도 5100원(5.30%) 오른 10만 1400원에 장 마감했다. 간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8.15% 급등했다. 이달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글로벌 AI 서밋(GAIN)’에서 사우디 AI 당국 관계자들은 엔비디아의 AI 칩을 신속하게 받도록 미국의 보안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으로 이전될 위험이 있는 40개국에도 수출 시 허가를 별도로 받을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고 투자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잇단 호재에 이날 HBM 관련 중소형 종목들 대부분 급등세를 보였다. 미래반도체(254490)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와이씨(232140)(21.32%), 윈팩(097800)(7.65%), 이오테크틱스(6.82%), 테크윙(089030)(8.18%)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 AI칩 생산을 맡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2.16%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8단·12단 제품은 현재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가 부양, 저가 매수…폭락장에 자사주 ‘줍줍’하는 임원들
증권국내증시 2024.09.12 17:59:47코스피 지수가 지난 8월초 블랙먼데이를 기점으로 급락한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상장사 임원 가운데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곳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올 3분기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로 최근 52주 신저가 기록를 갈아치운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주식의 저평가를 의미하는 만큼 주가 상승의 시그널로 받아 들여지지만 증시 자체의 상승 동력이 부족해 상장사 주가 흐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에 따르면 급락세가 나타났던 지난 8월 초 이후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를 통해 임원이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18곳이다. 비중으로는 36%나 된다. 그만큼 최근 시총 상위 종목의 주가 급락이 많았다는 의미다. 임원의 자사주 매입 건수는 삼성전자가 7회로 가장 많았으며, 네이버·메리츠금융지주도 5회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하이닉스(2회), 현대차(2회), 카카오(1회), 하나금융지주(3회) 등 다양한 기업 임원들이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보고했다. 가장 많은 수의 주식을 장내 매수한 임원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그는 이달 5일 장내 매수를 통해 주당 7만 3900원에 자사주 1만 주를 취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6만 9000원으로 7.1% 높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이날 박학규 사장도 총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6만 6850원으로 총 4억110만 원어치를 매입했다. 노태문 사장은 이달 10일 총 3억 5000만 원 가량을 들여 주당 6만 9500원에 5000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과 노 사장 모두 종가 대비 각각 0.83%, 2.96%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샀다.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는 카카오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13일과 14일 2회에 거쳐 총 2773주를 장내 매수했다. 각각 주당 3만 7000원에 1389주, 3만 7100원에 1384주를 취득하며 약 1억 274만 원어치를 샀다. 지난달 14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10% 상승한 3만 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초 대비 주가가 10% 가량 빠진 네이버 임원들도 최근 한 달간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6일 1244주를 주당 16만 원에 장내 매수했다. 같은 날 구동현 부문장과 이상철 부문장도 각각 317주, 500주를 샀다. 이일구 부문장도 이달 9일 주당 15만 8900만 원에 315주를 장내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일반 주주들에게 주가가 반등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의 주가가 시장 전망치보다 과도하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주가 부양의 의지를 보인 셈이지만 시장 자체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낫다"고 말했다. -
서방 제재 압박에 러 "우라늄 수출 제한"…EU는 “가스 수입 중단” 맞불
국제정치·사회 2024.09.12 17:59:1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우라늄과 니켈 등 전략 원자재의 수출제한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수출제한이 실현될 경우 서방의 원자로 건설이나 배터리 산업 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 정부 화상회의에서 “그들(서방)이 우리의 상품 공급을 많이 제한하니 우리도 제한 부과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세계에 공급하는 우라늄·티타늄·니켈 같은 상품 제한에 대해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우리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무엇도 하지 말자”고 신중론을 펼쳤다. FT는 푸틴의 발언이 러시아의 동맹국인 중국·북한 등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동맹국까지 제재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경고가 담겼다는 것이다. 10일 미 국무부 부장관인 커트 캠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회의를 한 후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에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며 중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주요 상품의 서방 수출제한 등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과거 서방에서 소화되던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석유·석탄 등은 현재 중국과 북한 등 동맹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동맹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도 크게 높아졌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의 연구원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푸틴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푸틴식 위협”이라며 “그의 메시지에는 ‘서방이 추구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의 선두 주자는 러시아다. 우리가 수출을 차단하면 당신들의 계획은 무너질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언급대로 수출제한이 실현될 경우 서방국가들이 곤란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알루미늄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우라늄과 티타늄 등 광물은 여전히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농축 우라늄의 경우 러시아가 세계 공급량의 44%를 담당한다. FT는 “미 정부는 5월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했지만 서방 원자로 다수가 러시아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3위의 니켈 생산국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7%가량을 차지한다. 실제 이날 푸틴의 발언이 전해진 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니켈 가격은 톤당 1만 6145달러(2.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푸틴의 위협에도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EU의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인 카드리 심슨은 이날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거쳐 들어오는 러시아산 가스 없이도 살 준비가 끝났다”며 올해 말 5년 만기를 맞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과의 공급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심슨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EU 의존도는 2021년 45%에서 지난해 15%로 떨어졌다”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산 가스의 단계적 퇴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딥노이드 "유럽 병리학회 'AI 기반 암 진단 연구' 초록 3편 채택"
문화·스포츠헬스 2024.09.12 17:58:28딥노이드(315640)는 정요셉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과 교수팀이 공동연구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암 진단 기술’ 연구 초록 3편이 ‘유럽병리학회(ECP) 2024’에서 채택됐다고 12일 밝혔다. ECP는 유럽병리학회가 주최하는 연례 학술대회다. 이번 연구는 AI 모델에서 신장암, 대장암, 요로상피암 등 다양한 암종의 진단 정확성을 높이고 임상 현장에서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장암 병리 이미지 분석 연구에서는 ‘특징 추출기’를 비교해 대장암의 정상 여부와 네 가지 아형을 분류하는 등 AI 기반 분석 기술이 대장암 진단의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요로상피암 연구는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불명확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다중 인스턴스 학습(MIL) 모델과 이미지 분류 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아크페이스 로스(Arcface Loss)를 결합해 진단 성능을 향상시켰다. 신장암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정상 여부 및 세 가지 아형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로 신세포암종을 분류할 경우 평균 정확도(ACC)는 92.81%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10개 기관에서 수집한 8000장 이상의 슬라이드 이미지(WSIs)를 활용해 학습했다. 국가 단위 데이터셋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기술이 암 진단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며 “특히 국내 여러 기관에서 수집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학습 및 검증을 진행한 신장암 연구는 공개 데이터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한 논문으로 평가받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윤홍준 딥노이드 팀장은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들은 AI를 활용한 암 진단 기술의 혁신적인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딥노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반 암 진단 솔루션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노조와 손잡은 반올림…"도넘는 삼성 공격, 국가전략산업 훼손"
산업기업 2024.09.12 17:58:28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손잡고 노사문제에 개입하는가 하면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문제에까지 삼성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반올림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던 사회적 대타협의 정신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①빛바랜 사회적 합의=반올림은 전삼노 파업을 계기로 삼성전자 문제에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다. 반올림은 전삼노의 쟁의행위 돌입이 확정된 4월 성명을 통해 “전삼노 쟁의를 환영한다”고 밝히더니 8월에는 전삼노와 업무협약을 맺고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집단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집단 산재는 기흥반도체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의미한다. 이 라인에서는 각종 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 등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많았는데 이 문제들을 집단 산재로 규정하고 자신들이 해결사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재계는 반올림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과 반올림이 10여 년의 진통 끝에 쌓아 올린 사회적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될 수 있어서다. 양측은 2018년 11월 반도체 사업장에서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과와 보상, 예방조치 등에 합의하면서 상호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법적 책임이 애매했던 노동자들의 질병 문제를 기업이 책임진 첫 번째 사례이자 직업병이라는 난제를 합의를 통해 사회적 타협을 이뤄낸 본보기인데 반올림 측이 또다시 삼성을 무차별 공격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500억 원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외부인사로 구성된 옴부즈만위원회를 설치해 재해 현황을 감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흥사업장 라인을 일부 자동화하는 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의 이 같은 노력은 무시하고 ‘삼성이 산재를 조장하고 있다’는 식의 여론 몰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②지구온난화도 삼성 탓=반올림의 전방위적 삼성 비판은 산재 문제뿐만이 아니다. 반올림은 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있는 강남역 일대에서 ‘기후정의행진’을 진행하면서 “삼성이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거대한 공장을 증설하면서 지구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책임이 삼성에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 반도체(DS) 부문이 직접 배출한 온실가스는 2023년 기준 352만 2000톤으로 전년(571만 8000톤) 대비 감소했다. 스코프2(기업 에너지 소비에 따라 간접 배출되는 온실가스) 기준으로 기준을 바꿔보면 배출량이 48만 톤가량 증가하기는 하지만 일단 기업이 당장 할 수 있는 직접 배출량을 줄여가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대응은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공급량 자체가 부족해 스코프2 감축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③브랜드 훼손은 막아야=반올림의 공격이 삼성의 브랜드 가치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삼성을 ‘산업재해의 온상’이나 ‘기후악당’으로 몰아가는 반올림의 공세가 삼성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 삼성은 창사 이후 최악의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초격차 신화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경영 위기를 겪으면 투자와 고용 모두가 위축돼 경기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전 세계가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시민단체가 삼성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은 경제주체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남구 한투금융지주 회장 “韓 1인당 가계자산 日 앞서…글로벌 금융투자사 도약 적기” [시그널]
증권증권일반 2024.09.12 17:58:07“우리나라는 노동력은 줄어들지만 이제 돈은 많아졌습니다. (단기간 노동력 증가가 어렵기에) 돈이 일하도록 해야죠. 국내에 묶인 우리 가계 자산을 해외투자로 돌려 높은 수익률로 돌려드리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사명입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12일 고려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 설명회에 참석해 한국 금융투자업과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3년부터 코로나19로 비대면을 택해야 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대학가를 찾아 신입 사원 채용 설명회를 챙겨왔다. 22년째 인재 채용을 위해 현장을 누빈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모든 직원의 최종 면접을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업이 이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때가 됐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 자산 규모가 1경 4000조 원”이라며 “우리보다 인구가 2배 많은 부자 나라 일본이 3경 원으로 1인당 자산을 보면 우리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금융도 이제 글로벌 수준에 도전할 토대가 마련됐고 우리와 함께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할 인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산 배분 측면에서도 부동산보다는 금융 부문으로의 이동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은 “일본을 보면 가계 자산 3경 원 중 2경 원이 금융, 1경 원이 부동산이지만 우리는 1경 4000조 원 중 부동산 9000조 원, 금융 5000조 원으로 반대”라며 “우리나라도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자산이 옮겨올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에게는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90분가량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동안 고려대 경영대 83학번인 김 회장은 모교 후배들의 질문에 기탄없이 대답했다. 자소서를 작성하며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한 질문에는 “거짓말하지 말아달라”며 “고객 돈을 취급하는 우리는 높은 윤리관으로 무장이 돼 있어야 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치명적 결격사유”라고 설명했다. 설명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등극 가능성에 대해 “검토조차 안 했다”며 “카카오 의견이 중요한데 들을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합류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금융사 CEO로서는 최초 가입이라고들 한다”며 “산업으로서 금융사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들의 많은 추천이 있었다”고 답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부안이 나온 후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
'도이치 전주 유죄' 檢 “김건희 여사 사례는 달라…2심 참고할 것”
사회사회일반 2024.09.12 17:57:46‘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2심에서 법원이 주가조작에 돈을 댄 전주(錢主)에 대해 방조 혐의로 유죄 판단을 내린 데 대해 검찰이 판결문 내용을 검토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에 참고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서울고법은 형사5부는 이날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 씨에게 원심 무죄를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손씨에게 2심에서 새로 부여한 방조 혐의에 대해 법원은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미필적으로 이 사건 시세조종 행위를 알았으나 배우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주가 조정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날 유죄가 선고된 손씨에 대해서는 법원도 단순한 전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손씨 사례와 김 여사 사례는 각각 사실관계가 전혀 달라 단순 비교해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각 사실관계에 맞는 증거와 법리를 적용해 검토하는 것이 필요해 판결문 내용과 법리를 면밀히 검토해 진행하고 있는 사건의 수사에 참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
알테오젠, 아일리아 시밀러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
문화·스포츠헬스 2024.09.12 17:56:47바이오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12일 알테오젠은 자사가 개발하고,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임상시험과 마케팅을 담당한 ALT-L9’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질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다. 아일리아는 리제네론이 개발한 연령관련 습성황반변성 치료제다. 지난해 매출이 약 12조 원에 달할 정도로 블록버스터 치료제 중 하나로 꼽힌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알토스바이오로직스가 진행한 글로벌 12개국 대상 임상 3상에서 ALT-L9은 일차 평가 변수를 충족했으며 아일리아와의 치료 동등성을 입증했다. 국내 품목허가는 법령 및 규칙에 따라 생산, 공급 및 초기 임상을 진행했던 알테오젠이 해당 글로벌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신청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ALT-L9 출시를 위해 유럽 판매허가 신청을 시작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다수의 규제기관에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ALT-L9은 이미 국내 안과치료제 부문에서 최고의 파트너인 한림제약과 계약을 체결하여 허가 후 시판 계획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중국판 스페이스 X' 순항 …민간 재사용 로켓 발사 성공
국제경제·마켓 2024.09.12 17:56:25중국이 재사용 가능한 로켓 발사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우주굴기’를 떨치고 있다. 정부 차원은 물론 민간에서도 우주산업에서 급속한 기술 발전을 보여주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12일 중국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민간기업인 란젠항공(랜드스페이스테크놀로지)은 전날 재사용 가능한 수직 이착륙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주췌-3’ 로켓은 10㎞의 수직 이착륙을 마치고 무사히 복귀하는 임무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란젠항공 측은 “이번 비행시험 임무의 성공은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기술 분야에서 중국 상업용 항공우주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한다”며 “3년 내 대용량, 저비용, 고주파수 및 재사용 가능한 우주 발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딥블루도 이번 주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시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물론 일본·인도·유럽·러시아 등에서도 그동안 로켓 발사는 일회용에 의존해왔다. 란젠항공이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고 발사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유일했다. 스페이스X는 2017년부터 로켓을 재사용하면서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6000개 이상의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중국은 올 6월 국영 우주개발 기업인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이 재사용 로켓의 수직 이착륙에 성공했다. 민간기업까지 반복 사용 가능한 로켓 발사 시험을 마치며 미국에 직접 대항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켓을 재사용하면 비용이 크게 절감돼 더 많은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된다. 민간에서는 이를 활용해 우주여행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올해 세계 최초로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고 2028년까지는 화성 샘플을 채취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막대한 자금력을 우주산업에 투입해 우주굴기를 드러내고 있는 중국은 7월부터는 하이난성에 첫 상업용 우주발사장을 열고 민간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
"행복상자에 에스파 앨범이" 행복얼라이언스, '사회적 가치 페스타' 참여
산업산업일반 2024.09.12 17:55:55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가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참여했다. 올해 처음 시작한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단체가 모여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공유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자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통합위원회, 소셜밸류커넥트(SOVAC), 현대해상,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과 함께 개최했다. 올해는 250여 기관이 참여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오픈세션 행사와 체험 부스 운영을 통해 결식우려아동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픈세션에서는 행복얼라이언스 홍보대사인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씨가 행복얼라이언스 주요 사업인 '행복두끼'와 '행복상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행복두끼는 결식 우려 아동에게 도시락을, 행복상자는 저소득계층 아동에게 생필품 등 후원물품을 담은 사자를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이 씨는 "지방정부, 기업, 지역사회가 협력한 행복두끼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6600여 명 아동에게 142만 식 이상의 도시락을 제공해왔다"며 "앞으로 더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특히 행사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SK(034730)바이오팜, hy 등 멤버사들이 무대에 올라 이날 행복상자에 넣는 선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SM은 인기 걸그룹 에스파와 인기 보이그룹 엔시티 드림의 앨범을 선물로 마련했다. SM 관계자는 "아이들이 음악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체험 부스에서는 현장에 참석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복상자 포장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시민들은 행복상자를 포장하고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날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된 1450개의 행복상자는 실제 아동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상자에는 12개의 기업이 후원한 총 2억 원 상당의 선물이 담겼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이와 함께 사회적 가치 상품 전문관 '소셜 밸류 마켓'도 운영했다. 전국의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 약 40개가 판매자로 참여해 다양한 사회적 가치 제품을 선보였다.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을 운영하는 행복나래㈜ 조민영 본부장은 "기업, 지방정부, 지역사회, 시민 등 여러 주체들과 협력해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복나래㈜는 SK가 설립한 구매서비스 회사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익 전액을 사용하고 있다. -
검찰, 아파트 흡연장서 이웃 때려 숨지게 한 20대 신상공개 '28세 최성우'
사회사회일반 2024.09.12 17:55:49아파트 흡연장에서 만난 이웃 주민을 폭행해 숨지게 한 최성우(28)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성우의 신상정보 공개를 의결했다. 12일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준호)는 살인 혐의로 최성우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성우는 지난달 20일 오후 7시 50분께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인 70대 남성 A 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해당 사건이 법률상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달 1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공공의 이익과 유족이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부터 향후 30일간 서울북부지검 홈페이지에 피고인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한다. 검찰 수사 결과 최성우는 피해자 A 씨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성우는 A 씨의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수십 회 때리고 조경석에 머리를 내리찍는 등 급소를 공격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日자민 총재 선거 9명 출사표…이시바·고이즈미 ‘양강 구도’ [지금 일본에선]
국제국제일반 2024.09.12 17:54:41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역대 가장 많은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온건파인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아베파 중심의 강경 보수 진영이 연대해 이들의 당선을 저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입후보자 서류를 접수한 뒤 선거를 고시했다. 9명의 후보자들은 이날 소견을 발표한 뒤 13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번갈아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외에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고노 다로(61) 디지털상,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68) 간사장, 가토 가쓰노부(68) 전 관방장관 등 총 9명이 출마 선언을 했다. 2008년과 2012년 각각 5명 이후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한 배경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파벌 해산을 꼽았다. 지난해 말 불거진 비자금 문제로 자민당 파벌 6개 중 아소파를 제외한 5개가 해산을 선언하면서 파벌 단위로 후보자를 옹립하고 투표에서 단합하던 관행이 사라진 데 따른 것이다. 모테기파와 기시다파에서는 후보가 2명이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각각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의 양강 구도가 펼쳐지고 있지만 후보 간 합종연횡과 의원들의 선호도에 따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특히 당내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등 강성 보수 세력이 상대적으로 온건한 두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합종연횡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다 당원들이 투표장에서 각 계파의 입장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27일 투·개표되는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 및 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367표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곧바로 이뤄져 국회의원 367표와 47개 광역자치단체 47표를 합산한다. 이번 선거는 결선투표에서 차기 총재가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새 자민당 총재는 다음 달 초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된다. 신임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 여론을 덮고 쇄신을 위해 중의원(하원) 해산과 조기 총선거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는 차기 총리 후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본 기업 24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24%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2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3위에 올랐다. -
[기자의눈] 국회가 '싸움터' 된 이유
정치국회·정당·정책 2024.09.12 17:54:23“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고함칠 때 우리는 그러지 말고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어. 더불어민주당 따라 소리치면 똑같은 사람밖에 더 되나.”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전쟁터’가 된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같은 당 초선 의원에게 이렇게 조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고성으로 야당 의원들에 맞서더라며 답답해했다. 강성 민주당 의원들과 매번 상임위에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격적으로 나가야 카메라에 자주 잡히고 지지자들도 좋아하지 않겠냐”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지역구에서 나를 내성적으로 평가해 ‘국회 가서 잘 하겠느냐’며 걱정했다. 그런데 한번 전투력을 보여주고 나니 다들 만족하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22대 국회 들어 일부 상임위에서는 회의 때마다 여야 의원들 간 정쟁을 벌이고 유치한 말싸움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다. 다수 의원들은 그들의 ‘활약’이 담긴 영상들의 조회 수가 잘 나왔다며 뿌듯해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다. 실제 그런 영상을 보며 기자들도 ‘잘 싸우네’ 하는 인식을 갖고 한번 더 눈여겨보기도 한다. 국회와 정치가 ‘강 대 강’ 구도로만 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가 없는 건 아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여야가 최대 현안인 의료 대란부터 함께 해결하자”며 ‘김건희 특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추석 연휴 이후로 미루자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행”이라면서도 “19일 본회의 일정 추가는 유감”이라고 평했다. 정 위원장은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며 반발했다. 지지층만 바라보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몰두하는 사이 차분하게 상대를 설득하려는 협치는 뒤로 밀려났다. 의정 갈등 장기화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도 목표로 했던 추석 이전까지 성사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가위 연휴에 많은 의원이 지역구에 돌아가 유권자들을 만날 것이다. 상대 당과 격한 언쟁을 벌인 의원일수록 지역 주민들의 칭찬을 받고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추석 이후에도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진 국회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씁쓸하다. -
[로터리] 데이터 인프라의 힘
산업IT 2024.09.12 17:53:44인공지능(AI) 시대는 새로운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AI를 작동시키기 위한 컴퓨팅 파워는 한 나라의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하고 로봇 같은 이동체를 위한 공간 정보 인프라도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두말할 필요 없이 데이터 인프라다. 데이터 없이는 AI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 인프라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각종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하는 기반을 의미한다. 이미 많은 기업이 기업 차원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이용자들이 시중 여러 은행의 예금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금융 부문에 데이터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물론 인프라 없이도 데이터는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지만 이 경우 매번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증가할 뿐 아니라 잘못된 데이터가 사용될 위험성 또한 크게 증가한다. 데이터 인프라는 국가 차원에서 보면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인프라 구축을 통해 데이터 활용에 필요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대외적으로 보면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기업·부문별로 만들어 관리하던 데이터 인프라를 국가 수준에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글로벌 차원에서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데이터 생태계 구축 프로젝트인 ‘가이아-엑스(GAIA-X)’ 등 범유럽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처진 AI 기술력을 데이터 인프라로 만회하려는 것이다. 한국도 공공·금융 등 분야별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넘어 올해부터는 한국형 국가 데이터 인프라 개념을 새롭게 설계하고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에서 공공과 민간의 칸막이를 제거하고 유기적인 연계·활용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국가 차원의 데이터 인프라 구축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저작권 분쟁 등 발생 가능한 수많은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국가 차원의 협력 기반을 만드는 건 모든 나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쩌면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나라일지라도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 실패해 경쟁에서 낙오할 수도 있다. 이를 역설적으로 보면 데이터 인프라가 한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AI 기술력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어렵지만 전 국민이 뜻을 모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일거에 AI 선진국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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