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 약 한달 만에 가입자 30만 명이 타 통신사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유심(USIM) 보호서비스 보급에 이어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내며 가입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해킹 사고 정황이 공지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가입자 수는 33만 7768명이었다. SK텔레콤으로의 유입을 제외한 가입자 순감은 같은 기간 29만 5252명이었다. 전날 집계치를 더하면 누적 3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핸드셋(고객용 휴대폰) 가입자는 3월 말 기준 2272만 9000명으로 이 중 1.3% 정도가 최근 한달 만에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간 15만 3000명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급격한 이탈 속도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 가입자 수가 다음달 말까지 최소 30만 명에서 많게는 100만 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른 손실을 포함해 유심 비용 등을 합쳐 연간 영업이익은 2000억 원 정도가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다.
다만 감소세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가입자 순감은 이달 초 하루 3만 명대, 13일까지도 1만 명대였지만 14일에는 1만 명 아래인 9908명으로 줄었다. SK텔레콤이 전 가입자에게 유심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심 물량도 추가로 확보하며 교체 수요를 본격적으로 충족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전날 “17일부터 유심 87만개를 시작으로 다음주 초까지 100만장이 입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말까지 총 1077만 개를 확보할 방침이다. 교체 예약을 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대기자는 한동안 800만 명 가까이로 늘었다가 전날 699만 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심 교체를 받은 가입자는 누적 178만 명이다.
한가지 변수는 ‘갤럭시S25 엣지’ 사전예약이다. 통상 신제품이 출시되면 번호이동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14일부터 일주일간 SK텔레콤을 제외한 두 통신사만 번호이동 가입자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21일부터 순차 개통이 시작됨에 따라 사전예약 기간의 번호이동이 다음주에 반영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