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에 들어선 홈플러스가 과거 물품 구매시 사용한 카드 대금을 증권사를 통해 역팩토링(채무자가 채권을 채권관리업체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주관사인 신영증권을 통해 유동화증권 형태로 시장에 흘러들어가 만기가 남은 채권은 총합 4000억 원에 달한다. 일부 채권은 발행·유통 과정에서 개인투자가에게 손바뀜된 것으로 알려져 회수가 불발되면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개 카드사의 구매전용카드를 사용해 마트 운영에 수반되는 각종 물품을 구매한 후 이에 따라 발생하는 카드 채권을 역팩토링 방식으로 자금시장에 흘려보냈다. 역팩토링은 채권 상환 의무가 있는 채무자가 역으로 채권을 활용해 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하고 자금을 끌어모으는 방식의 거래를 의미한다. 홈플러스는 증권사를 통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2곳(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에 카드 채권을 넘겼고 이들 SPC는 신영증권에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은 뒤 카드 대금을 상환해왔다.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SPC를 통해 발행해 이날을 기준으로 아직 만기가 남아 있는 유동화증권은 약 3900억 원 규모다.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는 앞으로 3개월 내 362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갚아야 하는데 이 중 207억 원은 10일 내, 685억 원은 11일~30일 내 만기가 도래한다.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에 남아 있는 ABSTB는 280억 원 규모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직후 신용평가사가 두 SPC의 ABSTB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C로 강등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증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 채권은 주관사인 신영증권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일부 개인투자자에게까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채권 상황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없었다면 추후 증권사에도 책임론이 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신평등급·재무제표 등 필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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