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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가라앉으며 빠져드는 무의식의 매혹
문화·스포츠문화 2025.02.19 17:45:41달을 닮은 구체 위에 올라탄 한 쌍의 부엉이는 달빛의 잔상을 배경으로 금방이라도 하나가 될 듯 가까워지고, 짙푸른 바다에 뛰어든 잠수부는 계속 가라앉으며 마침내 손톱 달이 뜬 밤하늘에 도달한다. 보라색 커튼과 창문을 경계로 펼쳐지는 몽환적인 풍경은 꿈결 속에서 마주쳤을 법하고, 수풀 너머로 천천히 이동하는 낙타와 사람은 환상 문학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독일 뮌헨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유진 작가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 ‘Positive Sinking’은 관객들을 작가의 잠재의식 속에 펼쳐진 초현실적 세계로 안내하려는 시도이다. 2021년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첫 개인전 ‘Junction(접합)’에서 인간과 자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내러티브를 표현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도 그 연장선으로 잠재의식을 통해 창의적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가의 작품에는 다양한 모티프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일례로 창문과 커튼, 계곡, 구름 등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구분하고 연결하는 장치다. 인간을 비롯해 고양이와 부엉이, 까마귀 등과 같은 동물도 캔버스 위 뜻밖의 공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모호함을 더한다. 이 작가는 이들에 대해 “상황을 관찰하는 자이자 객관적 타자”라고 설명하면서도 “어떻게 해석할 지는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가장 도드라지는 모티프는 ‘물’이다. 전시 제목인 ‘Sinking(가라앉음)’에서도 드러나듯 깊은 물은 작가의 무의식을 상징한다. 실제로 작가는 “나의 작업 과정은 마치 깊은 물 속으로 다이빙하는 경험과 같다”며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깊은 물 속에 홀로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감각”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다. 작가는 “독일어를 쓰는 사람들이 영어의 ‘Th’와 ‘S’ 발음을 혼동하는 점에 착안해 ‘Sinking’을 ‘Thinking(생각)’과 연결짓기 바라며 제목을 지었다”면서 “깊은 사색에 빠질 때 의식이 점점 고요해지는 느낌을 반영했고, ‘가라앉음’이 내적 평화와 창의적 자유를 찾는 과정으로 여겨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화풍과 모호함을 극대화한 비현실적 회화는 직관적 해석을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 작가는 “나의 작품은 나에게도 낯선 존재”라며 자유로운 감상을 권했다.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중요한 감성은 호기심”이라며 “각자의 그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나는 그 이야기의 시작점을 던져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4월 7일까지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
인간, 기술, 자연…미래의 백남준들이 모색하는 공존의 해법
문화·스포츠문화 2025.02.19 17:45:08정형화된 예술의 틀에 얽매이지 않았던 예술가 백남준의 실험 정신을 이어갈 아시아 젊은 작가 일곱 팀의 기획 전시가 열린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려진 세계를 탐구해 이면의 풍경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도전과 노력이 담긴 작품 1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절대적 진리와 자신의 앎에 끝없는 의문을 제기하며 성찰했던 백남준의 발자취를 따르는 이들 작가의 도전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자극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올해 첫 전시로 젊은 작가들의 설치 작품 14점을 공개하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을 20일부터 약 4개월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백남준아트센터가 비정기적으로 기획해 선보이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는 유연한 사고로 경계를 허무는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백남준이 1963년 독일에서 개최한 자신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 선보인 동명의 작품에서 따왔다. 오디오 카세트에서 꺼낸 마그네틱 테이프를 여러 조각으로 잘라 벽에 붙인 뒤 관람객이 원하는 테이프 부분의 조각을 직접 긁어 녹음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작품이 주는 즉흥성, 비결정성, 상호작용, 참여라는 키워드에서 영감을 받은 젊은 작가들이 동시대의 실험적인 도전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 기획의 취지다. 네 번째 프로젝트인 이번 전시에는 고요손, 김호남, 사룻 수파수티벡(태국), 얀투(일본), 장한나, 정혜선·육성민, 한우리 등 일곱 팀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이 동시에 주목한 것은 이른바 ‘가리워진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한우리는 ‘포털’이라는 작품을 통해 ‘내가 보여주는 모든 것은 거짓이다’는 경구로 표현될 법한 현대 미디어의 모순을 다룬다. 화려한 미디어 영상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노동과 부산물 등을 드러냄으로써 기술 발전에서 배제된 가치들을 일깨우려는 시도다. 그러면서도 영사기나 필름, 모자이크 타일 등 아날로그적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의미심장하다. 작가는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이른바 올드미디어로 불리는 소재로 작업을 했는데, 이것이 내게는 오히려 신기술처럼 여겨졌다. 신기술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작가 얀투는 ‘진행 중인 설치’를 통해 미술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자동운반차량(AGV)이 전시 공간을 누비며 다양한 오브제를 전시, 철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때 AGV는 ‘예술품’과 ‘예술품이 아닌 것’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대상을 동등하게 다룬다. 백남준의 작품도, 무선청소기도 기술에는 동등한 무게로 여겨질 뿐이라는 허점을 시각화된 형태로 직관하게 해주는 셈이다. 아울러 ‘보여주는 것’이 핵심인 미술관의 작업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계의 힘을 빌려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려내며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생각하게끔 한다. ‘인간과 기술의 낙관적 공존’을 모색한 백남준의 정신을 이어받은 작가들도 있다. 장한나는 플라스틱이 자연의 바람과 파도 속에서 돌처럼 변모한 것을 ‘뉴 락(새로운 돌)’으로 규정하면서 오늘날 자연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지층을 탐구했다. 작가가 7~8년간 수집한 이 인공적인 돌은 자연 속의 돌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우리 일상의 달라진 생태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정혜선·육성민은 GPS 태그를 장착한 동물을 소재로 미래의 초연결된 동물 생태계에 대한 탐구를 ‘필라코뮤니타스’라는 작품으로 표현한다. 이 밖에 고요손은 백남준의 상호작용을 키워드 삼아 예술 창작의 동반자인 전시기획자와 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경계 확장을 시도했다. 박남희 관장은 “앞으로도 백남준의 예술 정신을 세계와 공유할뿐 아니라 동시대 실험성과 창의성을 인큐베이팅하는 기관으로 미래 백남준을 발굴하는 미션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
"그 집에 사는 거 괜찮아요?"…악몽 꾸고 가위눌리던 신혼집의 섬뜩한 '비밀'
사회사회일반 2025.02.19 17:44:39신혼집에서 이상한 일을 겪던 부부가 전 세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알게 된 후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집주인은 전세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계약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결혼 3개월 차 A씨 부부는 최근 신혼집으로 이사한 이후 이상한 일들을 겪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아무리 난방을 세게 틀어도 한기가 가시지 않았고 아내는 향 냄새를 맡았다”며 “밤중에는 소파에서 의문의 검은 형체를 보기도 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아 헛것이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이웃들의 시선도 찝찝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웃들에게 인사를 건네면 불편해하면서 피하더라. 동네 상가에서도 아파트 이름을 이야기하면 흠칫하며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 부부는 아랫집 택배가 잘못 배송돼 전달해주는 과정에서 아랫집 주민으로부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랫집 주민은 “그 집에 사는 거 괜찮냐”고 물었고 A씨는 “안 그래도 밤잠을 설친다. 집에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되물었지만 주민은 “(나는) 말 못 한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추궁 끝에 아랫집 주민은 사실을 털어놨다. 주민은 “전에 살던 세입자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난 A씨 부부가 ‘강심장’이라고 생각했다. 이사 오기 전에도 윗집에 아무도 없는데 새벽마다 쿵쿵 소리가 울렸다. 난 너무 무서워 집을 내놨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A씨의 집주인은 이전 세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집 일부를 수리하고선 세입자를 구했고, 공인중개사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A씨 부부는 집주인에게 전화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나 집주인은 “무슨 소리냐, 우리 집에서 사람 안 죽었다. 모함하지 말라”면서도 “조선 팔도에 사람 안 죽는 집이 어디 있냐”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A씨가 “너무 께름칙해서 이사 가겠다. 전세금 빼달라”고 요청했으나, 집주인은 “그건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 만료될 때까지 전세금 절대 못 준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에도 아내와 함께 같이 자는데 가위에 눌렸고 동시에 깼다. 공포에 질려서 급하게 짐 싸서 집을 뛰쳐나왔다”며 “아내는 임신한 상태다.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월세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치열 변호사는 “이 정도로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라면 민사상 계약을 할 때 고지 의무가 있다고 보인다”며 “전세금을 돌려주는 것 외에 손해배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사기라고 보기엔 어렵고 계약상 착오에 의한 취소도 어려운 것 같다”며 “도덕적 양심상 고지는 해야 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실제 ‘흉사’가 있던 집이 매매로 나올 경우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만약 이를 숨기거나 속이고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등의 이유로 계약 취소, 분양대금 반환, 손해 배상 청구 등을 요구받을 수 있다. -
'부동산 영끌 투자' 막히나…은행 가계대출 '月 2조'로 묶인다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02.19 17:43:53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한도가 월평균 2조 원 수준으로 묶인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소 60조 원 규모의 정책대출을 풀기로 하면서 은행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정책대출 신규 공급액을 60조~65조 원 안팎에서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정책대출 목표액(60조 원)과 비슷하거나 다소 늘어난 수치다. 정책대출은 디딤돌·버팀목 대출, 보금자리론 등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저리의 주담대 상품이다. 문제는 시중은행 대출이다. 올해 경기 침체에 물가를 감안한 경상성장률이 3.8%로 지난해(5.9%)보다 크게 낮아졌음에도 정책대출은 유지·확대하면서 은행들이 늘릴 수 있는 여유분이 줄게 됐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1807조 원)과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68조 6700억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전체 정책대출(최대 65조 원)에서 상환액을 뺀 잔액 증가분이 45조 5000억 원인 만큼 신용대출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할 경우 은행에서는 올해 약 23조 1700억 원, 월평균 1조 9300억 원 정도만 늘릴 수 있다. -
KFC도 고향 켄터키 떠난다…'美 기업 블랙홀' 된 텍사스
국제국제일반 2025.02.19 17:43:25미국 켄터키주에서 탄생한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가 켄터키주를 떠나 텍사스주에 둥지를 튼다. 텍사스의 기업 친화적 환경과 낮은 세금, 우수한 인력 등에 매력을 느끼는 미국 기업들의 텍사스행 대열에 KFC마저 합류한 셈이다. 18일(현지 시간) CNBC는 KFC의 모기업인 얌 브랜드가 KFC의 본사를 기존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텍사스주 플라노로 이전한다고 보도했다. 약 100여 명의 KFC 미국 본사 직원들은 앞으로 6개월간 루이빌에서 플라노로 이전해야 한다. 얌 브랜드는 KFC의 고향인 켄터키주에 플래그십 매장을 만들고 법인 사무실도 남겨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켄터키주는 이에 대해 즉각 아쉬움을 표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이름이 켄터키로 시작하는 회사가 본사를 옮기기로 한 것에 실망했다”며 “KFC 창립자도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FC는 1932년 켄터키주 콜빈에서 일명 ‘KFC 할아버지’로 알려진 할랜드 샌더스가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를 섞은 닭 요리법을 개발한 데서 시작했다. KFC가 고향인 켄터키주를 떠나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것은 더 나은 기업 경영을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텍사스주는 기업 친화적 환경과 낮은 세금 및 비용, 풍부한 인력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이 찾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와 텍사스 경제개발 및 관광 사무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487곳의 기업이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했다. 특히 애플과 구글·아마존·테슬라 등 기술 산업 분야의 기업 이전이 가장 많았으며 도요타·삼성전자·캐터필러 등 제조업이 뒤를 이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도 최근 텍사스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기업들이 텍사스로 본사를 옮기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업 친화적인 환경과 세금 인하(24%)가 꼽혔다. CBRE는 “본사 이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소는 비용 절감으로 기업 경영에 유리한 환경과 낮은 세금”이라며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하면 일반적으로 기술직 임금을 15~20%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텍사스주는 미국 주 정부 가운데서도 가장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선 소득세와 법인세가 없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가 소득세 최고 14.4%, 법인세 8.84%의 세율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연간 재산세 상승률 상한선을 도입하는 등 재산세 경감 정책과 공장 건설 등에 필요한 자재들의 판매세를 면제해주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텍사스는 19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등 지난 20년간 미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떠올랐다. 텍사스 산업펀드(TEF), 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 기업들에 대한 자금 조달 지원도 활발하다. 이밖에 텍사스 오스틴을 중심으로 텍사스주립대·RICE·A&M 등 명문 대학들이 위치한 만큼 좋은 노동력도 갖추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공화당 지지 기반이 확고한 만큼 트럼프 정권에서도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텍사스주의 생산이 크게 늘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텍사스주 브라조리아 카운티 해안에 건설하는 원유 수출항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센티널 미드스트림이 2019년 처음 제안했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쳐 5년여간 지연돼 왔던 사업이다. -
車·칩에 25%+α 관세…韓 '잔인한 4월' 온다
국제경제·마켓 2025.02.19 17:43:1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25%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직후 콜롬비아와 멕시코·캐나다 등 인접국을 향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칼날이 취임 한 달을 앞두고 한국을 정조준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를 어느 정도로 부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아마 여러분에게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한 질의에는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 같은 관세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될 국가로 한국을 꼽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를 통틀어 트럼프의 관세 발표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는 멕시코와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나틱시스SA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가 이번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틀렸다”고 논평했다. 미국이 한국의 자동차·반도체·의약품 수출의 최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은 10.4%로 반도체(20.8%) 다음으로 높다. 자동차는 철강·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동차·부품·의약품·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물린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03% 줄고, 평균 10.79%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 0.20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이곳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
류진, 한경협 회장 연임에 외연 확장도 성공
산업산업일반 2025.02.19 17:43:0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20일 연임을 확정짓고 새로운 2년 임기를 시작한다. 류 회장은 네이버와 카카오·하이브 등을 한경협 신규 회원사로 영입하며 외연 확장에 성공해 국내 기업들 간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통인 류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를 맞아 심화하는 대외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 한경협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이사회와 정기 총회를 개최한다. 삼성전자·현대차·SK·LG 등 420여 개 회원사들은 이날 총회에서 류 회장을 제40대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류 회장이 1년 6개월 동안 한경협을 무난히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어 연임에 이변은 없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류 회장은 2023년 8월부터 제39대 회장으로 한경협을 이끌어왔다. 취임과 동시에 단체명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변경한 것을 시작으로 외연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성과를 내면서 한경협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회에서는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도 승인된다. 한경협은 류 회장이 앞장서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을 회원사로 유치하는 데 힘써왔다. 한경협이 2023년 IT 기업들에 회원 가입 요청에 나서는 등 공을 들여 네이버와 카카오도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가 한경협 가입을 확정했다. 하이브와 두나무도 이번 총회를 통해 한경협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총회에서는 포스코홀딩스·매일유업·아모레퍼시픽 등이 신규 회원사로 한경협에 입성했다. 류 회장은 특히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응할 적임자로 꼽힌다.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류 회장은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한미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말 그는 워싱턴DC에서 한미 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으며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경제단체장 중 유일하게 초대를 받기도 했다. 류 회장은 연임을 확정한 후 다음 달쯤 한미 관계 강화를 겨냥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
"5분 명상 쌓이면 갈등도 줄어…불자 상관 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사람]
문화·스포츠문화 2025.02.19 17:42:49“명상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하물며 자면서도 명상을 해요. 세상을 볼 때 좋은 일에 대응하는 안 좋은 일이 있다고 치부하고 마음을 항상 평안하게 유지하는 게 선이고 곧 명상이죠.” 진우스님이 제37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뒤 전 국민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일상에서 하는 ‘5분 선명상’이다. 국민체조를 하듯이 모든 국민이 하루에 5분씩만 어떠한 감정을 표출하기 전에 ‘우선 멈춤’하고 명상한다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우스님은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는 처음 5초가 중요하다”며 “상황이 벌어지면 0.2초에 인지하게 되고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데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 5초 정도가 걸린다. 이때 ‘우선 멈춤’하게 된다면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개개인의 우선 멈춤이 쌓이면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개인 간 사고가 예방되고 자연히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어렵게 느껴졌던 명상은 최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명상으로 바뀌었다. ‘설거지 명상’ ‘걷기 명상’을 비롯해 운전을 하다가 붉은색 신호로 멈추어선 짧은 시간에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면 이것이 명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뉴진스님’ 열풍으로 불교가 힙하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불교 정신을 실천할 쉬운 방법론까지 갖게 된 것.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진행한 ‘2024 종교 및 종교인 과세 관련 인식 조사’에서 불자 비율은 30.6%로 소폭 반등했다. 조계종은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탈종교화 흐름에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진우스님은 “불교는 이제 두 가지 트랙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출가를 하거나 학문적으로 깊게 접근해 마음을 깨쳐나가는 ‘고등 종교’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문턱 없이 힘들 때 찾는 의지처로서의 불교도 알려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마음을 의지하는 차원에서 절을 찾고, 스님도 찾고 명상도 하면 편안해진다는 것을 알리고 나아가 ‘근본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구하는 이들에게는 그에 맞는 공부를 알려주는 게 새로운 시대 불교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인을 상대로 선명상을 알리기 위해 미국 예일대 강연 등 다양한 행보를 선보이며 세계인의 니즈를 확인한 조계종은 올해 상반기에는 선명상 대중화에 본격 나선다. 상반기 중으로 선명상 프로그램과 선명상 템플스테이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 달부터 국제선명상대회를 시작해 7개월간 전국 사찰에서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초중고교생 대상의 선명상 교재를 개발해 교과과정에 반영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진우스님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류는 괴로움을 해결할 수 없다”며 “궁극적인 괴로움의 소멸은 일상에서 각자가 깨닫는 일밖에 없기에 선명상 대중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美이익 앞엔 동맹도 예외 없다…전세계 뒤흔드는 '新제국주의' [트럼프 스톰 한달]
국제정치·사회 2025.02.19 17:42:3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꾀하며 ‘신냉전’으로 상징된 기존 국제질서를 흔들고 나섰다. 한국과 일본·유럽·캐나다·인도 등 당장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쉽지 않은 전통 우방 국가들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거래 상대로만 삼고 있다. 반면 적대국이었던 러시아와 북한에는 우호 손길을 내밀며 ‘북중러 동맹’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는 양상이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을 최대한 빨리 매듭 짓고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중심의 ‘신제국주의’ 질서를 확실하게 구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따른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은 18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4시간 30분간 장관급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종전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들은 앞으로 고위급 협상팀을 꾸려 논의를 이어가자는 데 합의하며 양국 관계 복원과 경제협력에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양국 간 회담에는 대러 제재 완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안에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마도(probably)”라고 답했다. 고위급 회담에서 조율한 안건을 곧바로 정상회담에서 담판 짓겠다는 구상을 시사한 셈이다. 이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철저하게 고립시켰던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방침을 뒤집는 행보다. 또 임기 초부터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스캔들에 휩싸인 탓에 대러 우호 정책을 거의 펴지 않았던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도 결이 다르다.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Koreans)은 싸우기 위해 왔지만 많은 수가 죽임을 당했다”며 북한군 문제를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언급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양자 협상을 통해 경제 제재 완화 등 러시아에 당근을 내주는 대신 북러 밀착 관계를 깨겠다는 트럼프의 노림수가 읽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임기 내 정상회담 재추진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그간 지원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서는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고 3년이 지났으면 끝내고 협상을 했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 나아가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퇴진하라는 압박도 가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당초 19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다음 달 10일로 돌연 연기했다. 주요 외신과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동맹국과 적대국을 모두 자국 영향권 아래에 둔 뒤 패권국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과의 양자 대결로 전선을 좁히려는 목적이 크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70년대 미국이 중국과 손잡고 소련을 압박했던 전술을 거꾸로 활용해 내년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인의 시선을 중국으로 향하게 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전선인 가자 전쟁을 매듭짓기 위해 미국의 가자지구 장악,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골자로 한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했던 자유주의 진영 동맹이 흔들리면서 전통의 우방국들은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미국에 대한 경제·안보적 의존을 줄일 수 없는 일본과 인도는 천문학적인 방위비 인상 압박과 보복 관세 우려에 쩔쩔매고 있으며 한국은 국정 공백 속에 제대로 된 협상판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종전 문제로 다급하게 머리를 맞댄 유럽 정상들은 19일 캐나다까지 소집해 다시 한 번 회동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과 유럽 간 균열의 틈을 파고 들며 맞대응에 나섰다. 특히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달 13일 영국을 공식 방문해 키어 스타머 총리와 7년 만에 양국 전략 대화를 재개했다. 이어 14~16일에는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찾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이달 독일 총선에서 총리직에 도전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과 잇달아 회동했다. 그는 20~21일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찾는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다자주의에 전념할 것”이라며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향이지 정치적 흥정을 위한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韓 총리 탄핵 심판 첫 변론서 종결
국제정치·사회 2025.02.19 17:42:23정치권으로부터 ‘늑장 심판’이라는 비판을 받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이 첫 변론만으로 종결되며 선고기일을 기다리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빠르게 선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19일 첫 한 총리 변론기일을 2시간가량 진행한 뒤 절차를 종료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재판부 평의를 거쳐 선고기일을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측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증인 신청은 기각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한 총리의 직무가 정지된 지 54일 만이다. 헌재는 △12·3 비상계엄 가담 여부 △계엄 직후 당정 공동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점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 방기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탄핵소추 사유를 중심으로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탄핵 심판 자체가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에서 한 총리를 대통령의 지위로 인정할 경우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그대로 효력을 상실한다. 이날 최종 변론에 나선 한 총리는 “여야 합의를 여러 번 간곡히 요청했지만 국회는 탄핵소추로 응답했다”며 “극단의 정치는 국민 모두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울 뿐 그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
'주 52시간 족쇄' 반도체 업계에 치명적인 5가지 이유는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2.19 17:42:23“주52시간제 도입으로 생산 스케줄 전반이 늘어지면서 납기를 맞추기도, 수율을 끌어올리기도 어려워졌어요.” 국내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19일 기자와 만나 “생산 과정에서 여러 돌발 상황에 대응하다 보면 납품 기한에 임박해 일이 몰릴 때가 있는데 근로시간 규정을 지키다 보면 고객사와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특히 이틀 전 국회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부문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법안이 무산된 것에 격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독 반도체 업계에서 주52시간제 예외에 목매는 것은 산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경우 ‘선주문 후생산’ 구조여서 고객사 요구에 얼마나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신뢰로 연결되고 사업 향방까지 좌우한다. 공급이나 문제 해결이 자꾸 지연되면 고객사들 사이에 소문이 빠르게 번진다. 반도체 생산 수율은 여러 번의 시도와 경험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라가는데 근로시간 제약은 수율 안정화에도 차질을 준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될 때까지 개발 인력들이 밤낮없이 달려들어 고객 지키기에 공을 들인다. 예를 들어 대만 TSMC는 2023년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 제품에서 발열 문제가 발생하자 가용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빠르게 수습했다. 삼성전자(005930)는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신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도입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지만 TSMC 특유의 고객 대응 능력을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2010년대 말 20%를 넘봤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8%대까지 하락했다. 주52시간제로 R&D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졌다. 반도체 R&D는 상당 시간을 테스트에 써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업무를 중단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내는 데 많은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직결되는 첨단 공정 개발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 1위 업체가 시장 과실을 대부분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도가 심화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나라가 나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 셈이다. 숙련 인력을 길러낼 시간도 길어지면서 반도체 인재 부족이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30분만 더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퇴근한다”며 “연구는 다음 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이로 인해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R&D 직무에서 근로시간 제한이 덜하거나 없는 미국·일본·중국 경쟁 업체들은 빠르게 국내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D램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국내 기업들보다 먼저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을 양산했다. 중국 CXMT는 올해 초 고부가 서버용 D램인 DDR5 상용화에 성공하며 국내 업체와 격차를 좁혔다. 반도체 업계는 국회에서 발이 묶인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하루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법에는 주52시간 예외 조항이 담겼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삭제 방침을 정했다.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면 R&D 경쟁력이 크게 뛰어오를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근로시간 유연화와 발맞춰 합당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면 오히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를 들어 TSMC가 2014년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나이트호크(R&D 부서를 24시간 3교대로 운영)’ 프로젝트에는 400여 명의 직원이 자원했다. 밤 11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10시에 퇴근하는 ‘야간조’에는 연봉의 30%를 추가로 주고 연말 성과급도 50% 더 얹어주는 파격적인 보상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R&D는 시간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풀었느냐가 중요한 척도가 돼야 한다”며 “다만 희생만 강요하는 회사에서는 핵심 인재들의 이직 경향이 높은 만큼 국가와 기업에 기여하는 정도 이상으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태국 총리 옆 미모의 경호원 누구지?" 관심 폭발…정체 알고보니
국제정치·사회 2025.02.19 17:42:15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뒤 총리를 수행했던 중국 여성 경호원이 뛰어난 외모와 실력으로 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지난 5~8일 중국을 찾은 패통탄 총리를 수행하던 중국인 경호원이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경호원이 화제가 된 이유는 패통탄 총리 인터뷰 때문이다. 패통탄 총리는 한 태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방문 중 흥미로웠던 점을 이야기하면서 그 가운데 하나로 자신의 여성 경호원을 언급했다. 패통탄 총리는 “중국 여성 경호원은 당당할 뿐 아니라 늠름하고 전문적이며 항상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준다”면서 “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패통탄 총리가 방중 일정을 마치고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뒤를 돌아보면서 인사를 나눌 때 해당 경호원이 우뚝 서서 경례하는 모습은 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바이두에서는 이 경호원의 이름이 옌위에샤라고 소개하고 있다. 태국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옌위에샤는 중국에서 이미 유명 인물이다. 1985년생인 그는 다섯 살 때부터 무술을 연마했으며 12세에는 소림사에 입문해 전통·현대 무술을 모두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체대 무술·체육학교를 졸업한 옌위에샤는 10대 때부터 특수 여단에 들어가 대테러 훈련을 수행하기도 했다. 자금성 인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최고 지도부들의 집무실과 숙소가 모인 중난하이의 경호원이기도 하다. 중국 내 경호원 중 최상위 수준이라는 뜻한다. 중국 현지에서는 패통탄 총리의 방중과 옌위에샤에 대한 우호적인 태국 여론이 양국 관계 개선에 보탬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여성 경호원의 인기는 개별 인터넷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태국의 우호 교류에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
"너무 비싸서 옷 못 샀는데 올해는 좀 떨어질까?"…반가운 소식 뭐길래
국제정치·사회 2025.02.19 17:40:57글로벌 면화 가격이 생산량 증가와 중국 등 주요 소비국 수요 부진 ‘이중고’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7일 면화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0.6711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8.5% 하락했다. 주요 원인은 생산량 증가다. 2023~2024년 시즌 세계 최대 면화 수출국으로 떠오른 브라질은 면화 재배 면적을 4% 늘렸으며 ㏊당 수확량은 1911kg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브라질 농가들의 면화 생산 확대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2024~2025년 시즌에는 재배 면적을 17% 늘려 190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옥수수 농가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면화로 품종을 바꾸는 영향이 크다. 미 농무부는 브라질의 2024~25년 면화 수확량이 1670만 베일(1베일=약 220㎏)로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측면에서도 부정적 요인이 겹쳤다. 세계 최대 면화 소비국 중국이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의류 수요가 줄었다. 여기에 글로벌 SPA 브랜드들에 대한 소비도 감소해 이들이 재고를 줄여 신규 발주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의류업계는 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 침체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낮아져 가격을 동결했음에도 소비 둔화로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방적업계는 면화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인하 압박에 맞닥뜨렸다. 방적업계 관계자는 “실 납품 단가가 면화 가격 추이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도 미국과 호주에서 면화 생산량이 늘어나 면화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협상 데드라인 한달…車·철강 등 현지생산 확대 검토
산업산업일반 2025.02.19 17:40:0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철강에 이어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대응 카드를 놓고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별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위기 수준이 아닌 만큼 민관정 협의체나 컨트롤타워가 세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이 이끄는 대미 경제사절단은 19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사절단은 19~20일 미 워싱턴DC에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관세를 비롯한 양국 통상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대미 투자 협력을 위한 액션플랜을 소개할 계획이다. 사절단 내에 반도체·자동차·철강·에너지 등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의 산업 대표들이 포함돼 관세에 대응할 다양한 협상 카드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시급하게 관세 부과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건 철강과 알루미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4일부터 모든 국가에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호주의 관세 면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국가마다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1기 당시 25%의 관세를 피하는 대신 대미 수출량을 연 263만 톤으로 줄인 바 있다. 철강 업계는 관세 부과 시 쿼터제가 사라지는 이점도 있기 때문에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부문은 관세 부과일이 4월 2일로 언급됐다. 각 업체는 관세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정부 협상을 기대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가동·건설 중인데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 제약 업계에서도 셀트리온이 현지 완제 의약품 생산을 확대하고 SK바이오팜이 위탁 생산 업체를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차별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을 늘리는 카드가 부상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 정부도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통해 관세 폭탄을 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상외교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민관정이 짜임새 있게 한 팀을 구성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빅테크 AI 투자 열풍…"반도체 시장 5년후 1조弗 돌파"
산업기업 2025.02.19 17:39:57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5년 안에 1조 달러(약 1443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글·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앞다퉈 투자하면서 필수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의 가우라브 굽타 애널리스트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5’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이나 2031년이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GPU와 AI 프로세서가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GPU 및 메모리가 이끄는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9.4%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시장의 팽창은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AI 투자에서 비롯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규모를 늘릴수록 내부에 탑재되는 GPU·HBM 등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인 HBM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HBM 시장이 66.9%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딥시크 출현 이후 AI가 더욱 확산되면서 HB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곽 사장은 딥시크 이슈에 대해 “AI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HBM을 포함한 반도체 시장에 더 큰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콘 코리아는 세계적 반도체 산업 단체인 세미(SEMI)가 매년 개최하는 한국 최대의 반도체 산업 전시 행사다. 21일까지 열리는 세미콘에서는 약 500개 기업이 2301개 부스에서 첨단 반도체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을 총괄하는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발전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AI 시대에서는 여러 개의 칩을 마치 하나의 반도체처럼 연결하는 ‘칩렛’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CTO는 “칩렛은 한 군데 회사에서 만들 수 없다”면서 “설비·소재 업체, 칩 제조사, 고객 등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개발(R&D) 허브인 벨기에 아이멕의 뤼크 판덴호버 최고경영자(CEO)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유럽의 칩 생태계 강화를 위해 25억 유로(약 3조 7000억 원)를 들여 새로운 시험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하이-NA EUV 장비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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