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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계대출, 상호금융이 도맡아야”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8.07 17:59:21김윤식(사진)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7일 “은행은 기업금융과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가계금융은 상호금융이 맡는 구조로 금융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에 “상호금융은 대출 비중을 제한받고 있지만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신협과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권은 부동산과 건설업 대출이 총여신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그는 “은행의 주담대 비중을 30%로 조정하는 정책적 균형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생산적 금융에 집중하고 상호금융이 가계금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R+V’ 보험사만 해도 협동조합 금융사인 DZ은행그룹에 속해 있다. 김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협동조합이 국가 금융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도 지역 환원성과 공공성을 중시하는 토착 금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은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외곽 점포 520여 곳을 폐쇄했다”며 “신협은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 계층의 접근성을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지점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주 약 70%는 외국인이고 매년 약 60조 원에 달하는 이자이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배당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
국내 증권·해외IB “대주주 양도세 개편 우려” 한목소리
증권정책 2025.08.07 17:58:58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범위를 확대하는 정부 세제개편안이 증시 부양 기조에 역행한다는 우려가 또다시 나왔다. 7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현장 전문가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최근 대내외 현안에 따른 주식시장 영향에 대한 의견과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서는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확대 조정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간담회 참석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세제개편안 논란이) 지금 자본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이니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었다”며 “증시 부양이라는 정책 방향과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모순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을 국내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일관되면서도 실질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감대를 얻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코스피 5000을 달성하기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세제개편안 35%)을 더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국내 증시 발전을 위해 △주식 장기 보유 세제 혜택 △공모펀드 가입 절차 단순화 △외환거래 규제 완화 △영문 공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간담회에는 국내 증권사부터 해외 투자은행(IB)에 이르기까지 국내 자본시장 주요 참여자들이 모두 모였다. 참석자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JP모건, HSBC, 베어링자산운용, VIP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의 상무급 이상 고위 관계자 10명이었다. 금감원은 “현장 전문가들이 최근의 세제 개편 이슈, 관세 부과로 인한 국내 일부 기업의 실적 저하 가능성 등으로 국내시장이 영향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8·9월 매주 주말 야간개장
사회전국 2025.08.07 17:58:36경기 김포시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의 야간개장을 기존 매월 1회에서 매주 1회로 확대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김포시의 관광 인프라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다, 김포시는 해병대 제2사단과 협의를 통해 일몰 시간을 고려해 8월 9일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매주 주말 야간개장을 하기로 했다. 9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이번 조치는 군 측의 의견을 반영해 9월에는 오후 6시 30분까지로 설정했다. 이 기간 중 셔틀버스는 공원 마감 시간까지 운행되며, 공원 내 스타벅스 카페는 8월 오후 6시30분, 9월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한다. 김포시 관계자는 “애기봉과 대명항, 함상공원 등 북부권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야경 관람과 인근 식당 이용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특별문화행사가 진행되며, 해당일에는 퇴장 마감 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연장된다. -
“에너지는 이념에 휘둘리면 안돼…원전은 훌륭한 기저전원”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8.07 17:58:136000만 명에 가까운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민들을 14시간 동안 암흑으로 밀어넣은 스페인 대정전을 지켜본 유럽 지역의 석학들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비해 전력망 투자가 미흡했던 점이 대정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이 같은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에너지믹스 다양성을 유지하고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문제를 다룰 때는 이념보다 과학에 입각해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미겔 데 시몬 마르틴 레온대 전기공학시스템자동학과 교수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스페인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대해 강력한 지원을 하면서 이에 대처할 전력망의 실제 용량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오 고메스 에스포시토 세비야대 전기공학과 교수도 “현재 규정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수력뿐이던 25년 전과 같은 수준”이라며 “시스템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미앵 에른스트 리에주대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정전 초기 국제 연결망 부족으로 전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유도 전력도 충분하지 않아 전압 제어에 실패하면서 결국 대정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전 당일 첫 이상 현상이 발생한지 3.5초만에 프랑스 전력망이 차단되면서 전압과 주파수가 급격하게 불안해졌다는 이야기다. 알바로 데 라 푸엔테 길 레온대 전기공학시스템자동학과 교수는 “관성이 높은 시스템은 충격을 흡수해 전력망 운영자에게 충분한 대응 시간을 준다”며 “하지만 전자 장치로 연결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는 관성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베리아 반도 전력망의 높은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반면 에스포시토 교수는 “관성 부족 외에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전압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무효 전력의 잘못된 배분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본질적 한계보다 스페인 전력 당국의 전력망 관리 능력 부족에 초점을 맞춘 의견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가 불가피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이 유럽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한국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스페인에 비해 부족한데 비해 전력 소비량이 상당히 많아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어려운 여건”이면서도 “현재 목표치는 예외적인 수준은 아니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스포시토 교수 역시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 전력 시스템이 완전히 탈 탄소화되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면서도 “해상풍력 발전이 성숙되고 충분히 저렴해지면 전력망 탈탄소화를 위한 유망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엔테 길 교수도 “한국은 산업 수요와 인구 밀도가 높으니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50~60% 달성을 목표로 할 만할 것”이라며 “80%를 넘어서면 간헐성으로 인한 과제가 크게 증가하므로 다각화된 에너지믹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빠르게 늘리려는 한국 정부 역시 스페인의 교훈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관성력이 높은 동기 발전소의 비중 30%를 유지해야 계통 안정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기 발전소는 수력·화력·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전력망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로 작동하는 터빈형 발전소를 의미한다. 호세 루이스 도밍게스 가르시아 카탈루니아에너지연구소(IREC) 전력망 부문 총책임은 “계통 연계를 적절히 계획하는 것은 물론 전력망 장비를 충분히 업데이트해 어떤 상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푸엔테 길 교수는 전력망 업데이트와 함께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 구축 △유연 전력 요금제 도입 △발전원 다각화 △인접국과 전력망 연계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에너지 정책은 가치중립적인 시각에서 다뤄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마르틴 교수는 “기술 전문가를 믿고 이념이나 정치에 휘둘리는 결정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국 정부에 드리고 싶다”며 “모든 상황에 작동하는 만능 모델은 없다. 목표를 향해 유연성을 발휘하며 꾸준히 발전하는 것이 전력망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 대부분은 원전이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는 기저 전원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푸엔테 길 교수는 “원전은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주파수 안정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유효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에른스트 교수도 “유럽 전력망의 관성은 프랑스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에 의해 대부분 보장되고 있다”며 “원자력은 분명히 전력망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답했다. 가르시아 총책임은 “현재 전력망은 고전적인 관성 전원에 적합한 방식”이라며 “같은 관성 전원이라도 원전이 화력발전소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같은 관성 전원인 화력·원자력 발전소 중 원자력 발전소가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설비 용량이 커 전력망 안정성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원자력 발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르틴 교수는 “원자력 기술이 에너지 믹스에서 나름의 자리를 차지한다”면서도 △높은 건설 비용 △긴 시운전 시간 △사고 위험 △폐기물 문제 등의 단점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포시토 교수는 “스페인 대정전의 원인을 관성 부족으로 요약할 수만은 없다”며 “기존 원전 설비는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소형모듈형원자로(SMR)과 같은 차세대 방식은 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지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는 3300~3400, '코스피200' ETF 매수 추천"
증권정책 2025.08.07 17:57:58“연내 코스피지수는 점진적으로 상승해 3300~3400 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실적과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구간에서는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할 시점입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국내 증시와 ETF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올 들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유일하게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던 종목을 꼽으라면 ‘삼성전자’”라며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200’ ETF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정부의 증시 부양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정책 효과가 더 구체화되면 시장 전반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노 본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에서 1400원대까지 오르며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면서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선·원자력·방산 등 정부가 육성 의지를 보이는 산업에서 실제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는다”고 덧붙였다. KB운용은 지난해 7월 ETF 브랜드를 ‘KBSTAR’에서 ‘RISE’로 변경하고 ‘연금투자자를 위한 ETF 하우스’ 중심의 전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리브랜딩 이후 해외 테마형 ETF 라인업 보강에 힘썼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상장한 ‘데일리 고정 커버드콜 3종 시리즈’는 이날 기준 합계 설정액 3200억 원을 기록하며 KB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KB운용이 현재 가장 주목하는 테마는 인공지능(AI)이다. KB운용은 다음 달 말께 국내 AI 반도체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 본부장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이든 미래산업은 모두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다”며 “미국 반도체 업종의 자본적지출(CAPEX)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올 들어 연달아 최고점을 경신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노 본부장은 “미국은 기업 실적 추정치가 견조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9월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노 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꾸준히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장이 올랐다고 무리하게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해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8~9월은 계절적으로도 통상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연금 계좌를 활용한 장기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
영장 재청구냐 기소냐… 尹 체포 최종 실패에 고심하는 김건희 특검
사회사회일반 2025.08.07 17:56:52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재차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기한 마지막 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무산된 만큼 특검팀은 체포영장 재청구, 기소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25분께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가 9시 40분께 중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거부해 부상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 보고를 받고 체포영장 집행을 포기했다는 게 특검팀 설명이다. 당초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집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이 변호인 접견을 신청하면서 일정이 1시간 앞당겨졌다. 특검팀의 두 차례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면서 일각에서는 강제 구인의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 재청구나 방문 조사, 또는 곧바로 기소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했고 부상 위험 보고에 (집행을) 중단했다”며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적법한 집행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10여 명이 달라붙어 앉아 있는 윤 전 대통령의 양쪽 팔과 다리를 붙잡고 차량에 탑승시키려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팔을 잡아당겨 팔이 빠질 것 같아 제발 놓아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특검을 상대로 한 고발장 접수를 예고했다. 한편 이달 1일 진행된 1차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민중기 특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체포 실패 이후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저항했다는 사실을 공표한 행위가 모욕 혐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고발 대상에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포함됐다. 정 장관은 특검의 발표를 인용해 ‘전직 대통령의 행태가 민망하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전 의원의 경우 사건 당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을 조직폭력배에 비교하는 등 모욕적 언사를 했다고 서민위는 밝혔다. -
혐의 부인·모르쇠에 '초강수'…前대통령 부부 동시구속 기로
사회사회일반 2025.08.07 17:56:27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한 지 하루 만인 7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추가 소환 조사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여사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신속히 신병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김 여사가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3가지 사건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는데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입증이 비교적 확실한 혐의부터 적용해 신병을 확보한 뒤 향후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영장 청구는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진행했다”며 “법이 정한 구속영장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있을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김 여사는 전날 오전 10시 23분부터 오후 5시 46분까지 약 7시간 23분 동안 소환 조사를 받았다. 조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씨를 통한 공천 개입,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통일교 청탁 등 5가지였다. 그러나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에 대해 “주가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명 씨가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보냈다” “선거운동을 도와주라고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금품 수수 의혹 역시 전면 부인했다. 김 여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건넨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고가의 선물은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다른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김 여사를 몇 차례 추가 소환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특검팀은 곧바로 신병 확보에 나섰다. 김 여사가 앞으로도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와 진술이 확보됐고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이 주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의 법정 기간이 제한된 점도 빠른 영장 청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달 12일 진행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다.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남은 기간 동안 혐의를 쪼개 단계적으로 기소하는 이른바 ‘살라미 식’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소환 일정 조율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그리고 특검이 인지한 ‘집사 게이트’ 등 아직 진척이 더딘 사건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에는 특검 수사 전반이 타격을 입고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단 한 차례 조사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단독] "MZ맘 잡아라"…성수에 '키즈 전용 편집숍' 들어선다
산업산업일반 2025.08.07 17:55:47‘MZ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일대에 키즈 전용 패션 편집숍이 처음으로 들어선다. 최근 출생아 수 반등 조짐에 유통기업들이 키즈 브랜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는 이달 말 성수동 연무장길에 키즈 카테고리를 앞세운 오프라인 매장 ‘이구키즈 성수(가칭)’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구키즈 성수는 29CM가 기존 쇼룸으로 운영하던 ‘이구성수’ 자리를 리모델링해 340㎡(약 103평) 규모의 2층 매장으로 조성한다. 해당 매장은 젊은 부모 세대를 겨냥해 키즈 브랜드 구성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드타미프로젝트, 세아랑, 젤리멜로 등 오프라인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일 계획이다. 29CM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에서 키즈 카테고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와 고객 간 접점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개성 있고 감각적인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는 이구키즈 성수는 성수 지역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CM가 키즈 카테고리에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는 배경에는 키즈 의류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있다. 실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를 중심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키즈 관련 시장은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출생아 수는 2만 30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1~5월 누적 출생아 수도 10만 60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따라 키즈 의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해 1~7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9% 늘었다. 상반기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1조 8410억 원) 대비 38% 성장한 약 2조 539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서도 키즈 카테고리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9CM의 올 4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29선물하기’ 서비스 내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올들어 7월까지 국내 1위 유아동 전문 플랫폼인 LF의 ‘보리보리’ 패션 카테고리 매출성장률은 47%에 달한다. 시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당분간 키즈 의류 시장은 성장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세엠케이의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은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기존 151개에서 17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이몰른이 전개하는 베이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모이모키’는 지난달 31일 첫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연내 5~6개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이랜드의 유아동 전문 플랫폼 키디키디는 2020년 론칭 당시 20개에 불과하던 디자이너 입점 브랜드 수를 현재 500여 개로 늘렸으며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 발굴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은 수의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는 트렌드에 맞춰 유통과 패션 업체들이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을 지속 강화하는 추세”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뒤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유통 공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돌아온 '큰 손'에…파라다이스·GKL 2분기 실적도 잭팟
산업생활 2025.08.07 17:55:11한국을 찾는 ‘큰 손’이 늘면서 국내 카지노 업계가 일제히 호실적을 냈다. 9월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가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카지노 업체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2845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9억 원으로 33.9% 늘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일 년 전보다 2.1% 늘어난 100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9억 원으로 20.8% 증가했다. 카지노 업계가 이같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VIP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의 경우 4~6월 중국인 VIP가 9946명을 기록했다. 1~3월 방문객 8351명보다 약 1600명 이상 늘어난 중국인 VIP가 2분기에 파라다이스를 찾은 셈이다. 일본인 VIP 역시 1분기보다 2분기에 1500여 명이 더 많았다. 2분기 전체 드롭액(카지노에서 칩으로 바꾼 금액 )은 1분기보다 1408억 원 가량 더 증가했다. GKL 역시 1분기보다 2분기에 VIP가 1896명 더 뛰었다. 드롭액 또한 785억 원 증가했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예년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항공편이 확대되는 등 한중 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한국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 VIP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가 본격 시행되면 서울, 인천 등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을 중심으로 혜택을 볼 것”이라며 “업체들도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상품을 개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세계 1위' 달린 코스피…"세제개편 실망 걷어내야 다시 탄력"
증권증권일반 2025.08.07 17:55:10코스피가 올해 들어 7월까지 주요 국가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도 7위로 상위권에 안착하면서 코스피·코스닥 모두 상위 10위권 이내에 들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국내 증시가 정책 ‘기대감’에 따라 움직였던 만큼 하반기에는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는 증시 활성화 정책이 나와야 ‘오천피 달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 재조정부터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7일 인베스팅닷컴과 코스콤체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국내외 주요 지수 종가를 올 7월 31일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35.26% 상승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지수는 홍콩항셍지수, 독일 DAX지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스아프리카 톱40이다. 항셍지수는 23.50%, DAX지수는 20.88%, 사우스아프리카톱40은 20.43%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18.73%로 상승률 상위 7위권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미국 나스닥지수는 9.38% 상승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일본 토픽스와 닛케이255 상승률도 각각 5.68%, 2.95%에 머물렀다.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11.12%로 간신히 상승률 10권에 들었으며 상하이종합지수는 6.61%의 한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증시 활성화 의지를 보인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올 6월 20일 3년 6개월 만에 3000 선(3021.84)을 회복한 뒤 6월 24일 3100 선(3103.64)에 진입했고 7월 14일 3200 선(3202.03)을 돌파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속에 한 달 가까이 3100~3200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다. 코스닥도 700~800 선 움직임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 선명하고 일관되게 제시돼야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증시 상승률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나 애플과 손잡는 정도의 파격적인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한 관세 불확실성과 세제 개편 실망감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친 국내 증시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현실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확대나 대주주 기준 상향(10억 원→50억 원) 등의 정책 발표가 병행돼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수준이라 품목 관세(15%)가 확정된 자동차 등을 제외하고 조선·방산·원전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지수 하락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코스피 상단 밴드를 3400~3500 선으로 제시했다. -
[속보] 우원식 "尹, 체포 거부 부끄러운 일…품위 지켜야"
사회사회일반 2025.08.07 17:54:20[속보] 우원식 "尹, 체포 거부 부끄러운 일…품위 지켜야" -
보고서도, 민원 답변도 AI로…서울시, '챗봇 2.0' 사업
사회사회일반 2025.08.07 17:53:30서울시가 공무원이 문서를 찾거나 규정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까지 인공지능(AI)이 대신해 주는 새로운 행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공무원의 반복 행정 업무를 생성형 AI로 대체하는 새로운 행정 지원 체계 ‘챗봇 2.0’ 사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연내 내부망에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해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는 내부 행정 시스템과 연계한 고도화 기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민감한 공공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독립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서울톡’에서 시나리오 기반의 정해진 답변만 가능했던 것과 달리 누리집 내 자료를 기반으로 LLM이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어로 응답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
'차별·불평등' 미국의 모순, 사회적 추상으로 꼬집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8.07 17:53:26거대한 전시장 한가운데 서로 다른 크기의 지구 여러 개가 서로 다른 높낮이로 매달렸다. 우리는 마치 같은 세계를 사는 듯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세계를 살지도 모른다는 불평등의 감각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검은 바다와 불타버린 대륙을 표현한 작품은 ‘그는 잿더미의 왕이 되기 위해서라도 나라가 타오르는 것을 볼 것이다’라는 긴 제목을 달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유명한 대사를 빌려왔는데 제작 연도를 보면 또 다른 맥락이 상상될 수밖에 없다. 올해 2기 정권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집권 말인 2019년 제작된 작품은 당시 미국 사회의 정치적 현실과 교차하며 단순한 조형적 실험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동시대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개인전 ‘킵 워킹’이 개막했다.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다. 미술관 공간에 맞춰 제작된 신작을 포함해 작가의 지난 20여 년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4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브래드포드의 작업은 ‘사회적 추상(social abstraction)’이라고 불린다. 그의 작품에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순수 추상과 달리 사회적 또는 정치적 맥락이 진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시를 위해 내한한 작가는 “좀더 정확하게는 사회적 기억을 담은 추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의 흔적과 그림자 혹은 유령 같은 것들이 담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 재료를 고르는데 신중하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거리에서 광고 포스터와 전단지, 미용실 파마지, 신문지 등을 수집해 이들 재료가 사용되고 버려진 맥락과 역사를 작품에 녹여낸다. 이런 작업 방식은 그의 삶과 관계가 깊다. 브래드포드는 미국의 전통적인 흑인 집단 거주 지역이자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로스앤젤레스 사우스센트럴 출신으로 어릴 시절부터 인종 갈등과 사회 불평등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아왔다.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일하다 30대가 돼서야 정식 예술 교육을 받았던 그는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이미 너무나도 많은 역사를 겪었고 그 역사를 내 작업 안에 가져가고 싶었다. 과거의 경험을 내 안에서 분리하거나 마치 다른 존재인 듯 이야기를 새로 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그는 성소수자다. 미국 사회에 계급이 있고 정점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차지한다면 흑인 동성애자 남성의 자리는 정반대편이라고 봐도 좋다. 인종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교차점에 선 이들은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강하게 배척받았다.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이야기에만 집중한다”는 작가는 언제나 인종 차별과 성소수자 탄압,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미국 역사의 핵심 갈등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미국이 가진 모순을 가장 예술적으로 보여준 작가 중 한 명이 됐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예컨대 노란 바지를 입은 채 골반을 경쾌하게 흔들며 거리를 걷는 흑인 남성의 뒷모습을 가만히 비추는 20년 전 영상 작품 ‘나이아가라’는 마치 공포영화 도입부와 같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당시 이런 공개적인 젠더 표현은 언어는 물론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배우 마릴린 먼로가 섹시한 ‘먼로 워킹’을 선보여 불세출의 스타로 떠오른 1953년 동명의 영화 ‘나이아가라’에서 영감을 얻었다니 더욱 아이러니하다. 전시장 초입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떠오르다(Float)’도 마찬가지다. 600㎡ 규모의 거대한 전시장 바닥을 수백 개의 찢어진 캔버스 조각과 종이, 로프 등으로 제작한 무지개빛 색채의 바다가 가득 채웠다. 노랑·파랑·분홍·초록색의 띠는 이 위를 걷는 관람객이 많아질수록 부드러워진 끝에 하나로 어우러질 것이다. 성소수자들이 꿈꾸는 다양성의 무지개가 관람객들의 걸음으로 완성되는 셈이다. 작가는 “나에게 있어 걷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내의 행위와 같았다”며 “관람객들 역시 이 작품 속에서 계속 움직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
"100개 혁신 AI기업 모을 것" AI 패권 향한 상하이의 야심
국제경제·마켓 2025.08.07 17:53:19올 7월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한 체화 AI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던 상하이시가 2027년까지 100개의 AI 혁신 기업을 유치해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시는 AI 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 한편 글로벌 혁신 허브 구축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AI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창장삼각주(상하이와 주변 장쑤·저장·안후이성을 묶는 경제권) 협력을 강화해 미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시는 체화 AI 산업의 글로벌 혁신 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알고리즘과 기술, 특히 체화 AI 분야의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체화 AI는 로봇과 같은 물리적 실체에 AI를 통합해 인간처럼 환경을 인식하고 학습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올해 3월 양회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를 통해 처음으로 체화 AI를 핵심 정부 과제로 제시하고 정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가 앞장서 AI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액션 플랜을 내놓은 것이다. 상하이에는 이미 푸둥구 창장 지역에 체화 AI 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됐으며 서비스 플랫폼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품 기업까지 100개 이상의 로봇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즈위안로보틱스(애지봇)는 이미 주요 산업 분야에 진출했다. 지난해 WAIC에서 휴머노이드로봇상하이유한회사가 공개한 실물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 ‘칭룽’은 상하이자동차 옌펑 공장에 배치돼 사람 대신 적재·하역 작업을 맡고 있다.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 케플러도 물류와 조립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WAIC에서 반려 로봇 ‘GR-3’를 공개한 로봇 기업 푸리에는 인간의 대화 내용, 목소리 톤에 따라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을 과시했다. 중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기지인 궈디센터,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설립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앤트링보 또한 상하이의 압도적인 AI 생태계를 활용하기 위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하며 유일하게 도중에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은 ‘워커 2호’를 만든 줘이더의 본사 역시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2027년까지 체화 AI 모델과 언어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 핵심 알고리즘과 기술 분야에서 최소 20건의 혁신을 달성하겠다”며 “4개의 인큐베이터를 설립하고 100개 핵심 AI 기업을 유치하며, 100개의 혁신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100개의 선도 제품을 육성할 뿐 아니라 핵심 산업 규모를 500억 위안(약 9조 6325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7월에는 리창 중국 총리가 WAIC에서 ‘AI 플러스(AI+)’ 국가 전략을 공개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외교, 오픈소스 개발, 저비용 공급을 국제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인데, 행사를 주최했던 상하이가 중국 AI 산업의 첨병으로 위상을 굳히는 모양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로봇 산업 규모가 전국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강력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체화 AI 개발을 지원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분야의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해 WAIC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 WAIC에서는 체화 AI가 주목받았다. 중국의 체화 AI는 상하이가 선도하며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도시가 관련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지방정부 간 경쟁을 통한 발전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베이징은 2027년까지 체화 AI 모델을 포함한 핵심 기술 분야에서 1000건 이상의 기술 혁신을 달성하고 100억 위안 규모의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할 계획이다. 선전도 같은 기간 10억 위안 이상의 가치를 가진 10개 기업을 추가로 유치하고 산업 클러스터 내 1200개 이상의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항저우는 응용 시범 테스트 기지 구축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
상담 수요 늘어나는데 예산은 뒷걸음… 외면받는 '재난 심리'
사회사회일반 2025.08.07 17:53:17지난달 16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경기 가평군 조종면에 거주하는 70대 A 씨의 집이 물에 잠겼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날 이후 A 씨는 환상에 시달려야 했다. 손주들이 무섭다고 우는 모습과 비가 몰아치는 가운데 우산에 의존해 빠져나오던 장면이 밤마다 그를 괴롭혔다. 지금까지도 A 씨는 “하필 그날 손주들을 불러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한 것 같다”며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자연 재난이 반복되면서 재난 트라우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복구의 초점이 여전히 경제적 피해에만 맞춰져 정신건강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행정안전부의 ‘재난 경험자 심리상담 실적’에 따르면 재난 관련 상담은 매년 느는 추세다. 2019년 7521건이었던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대면 및 비대면 상담 건수는 2020년 1만 1314건으로 50.4% 급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질병 등 사회적 재난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적으로 조명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상담 건수 역시 2021년 1만 313건에서 지난해 1만 2733건으로 늘었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재난 발생 시 피해자와 이재민의 심리 회복을 돕는 시설로 행안부가 대한적십자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상담활동가를 모집해 심리적 충격을 받은 이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전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상담 수요가 늘고 있는 것과 달리 행안부의 ‘재난심리회복지원’ 예산은 지난해 11억 9000만 원에서 올해 9억 4000만 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행안부는 “매년 계약직으로 채용했던 인력들을 적십자사 소속 정규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예산에서 제외된 것”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현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올해 기준 전국 17개 센터의 재난 심리 담당자는 각 2명뿐이다. 2명에는 센터장이 포함되지만 적십자사의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어 사실상 1명이 대부분의 업무를 전담하는 실정이다. 경기지사 담당자 B 씨는 “올겨울 폭설 피해가 있었을 때 하루 만에 양평에서 안성까지 이동한 적도 있다”며 “상담활동가들의 관리부터 교육까지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담사의 지역 간 편차가 크다는 문제 또한 있다. 정규직인 아닌 ‘활동가’ 형태로 모집하다 보니 인력 확보가 어려운 곳이 발생한다. 실제 경기 활동가는 120명인 반면 경남은 57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센터가 피해자들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는 1차 기관인 만큼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후위기로 대규모 자연 재난이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재난 트라우마는 집이나 회사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쉽게 유발될 수 있어 초기 진단과 꾸준한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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