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순천 여학생 ‘묻지마 살인’ 박대성, 대법 무기징역 확정
사회사회일반 2025.09.09 06:00:00지난해 9월 순천 시내에서 귀가 중이던 10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대성(31) 씨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 대해 지난 8월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26일 0시 44분께 순천시 조례동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A양(당시 18세)을 약 800m 뒤쫓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박 씨와 A양은 일면식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범행 후 흉기를 든 채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로 약 1시간 동안 거리를 배회하고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주점과 노래방에 들어가는 등 두 차례 살해 범행을 계획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심 한복판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살인 사건이 벌어져 사회 구성원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사형은 극히 예외적인 형벌임을 고려해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인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지난 5월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에 해당하는 '묻지마 범행'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이다”고 질타했다. 다만 “과거 사형이 선고된 사건들과 비교해 치밀한 계획성이 부족했던 점, 무기징역의 경우 가석방 심사가 매우 엄격히 이뤄진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심신미약이나 살인 예비죄 성립과 관련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칠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
조훈현 9단, 루이나이웨이 연승 저지…韓 ‘영봉패’ 막았다
문화·스포츠스포츠 2025.09.09 06:00:00조훈현(사진) 9단이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의 연승을 저지하며 한국에 귀중한 첫 승을 안겼다. 8일 중국 산둥성 청두에 위치한 청도농심에서 열린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6국에서 조훈현은 루이나이웨이에게 236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한국의 1차전 영봉패를 막았다. 지난 대회에서도 만나 패했던 조훈현은 이날 승리로 설욕에 성공하며 패배의 아픔을 씻어냈다. 이날 대국은 초반 팽팽하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루이나이웨이가 상변에서 무리한 전투를 걸어가며 조훈현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어진 중앙 전투에서 루이나이웨이는 변화를 꾀했지만 조훈현이 침착하게 응수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1차전을 모두 마친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은 한국이 1승 2패를 거뒀고 중국이 루이나이웨이의 활약으로 3승 2패를, 일본이 2승 2패를 거뒀다. 한중일 모두 2명씩 생존한 가운데 최종 우승 국가가 결정되는 2차전은 내년 2월 2일 열린다. 2차전 첫 대국인 7국은 조훈현과 일본 요다 노리모토 9단의 대결로 펼쳐진다. 상대 전적은 6승 6패로 호각이며 농심백산수배에서는 1회 대회에서 만나 요다가 승리한 바 있다. ㈜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이며 본선 3연승 때 5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
초유의 한국인 美 구금 사태…LG엔솔·현대차 주가도 휘청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증권일반 2025.09.09 06:00:00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체포·구금 사태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현대차(005380)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과 정부의 대응 방향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5%) 오른 34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3만 5000원까지 하락한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0.45% 상승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주가는 부진했다. 현대차도 1500원(0.68%) 하락 마감하면서 약세였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조지아주 서배나 소재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에 대한 단속 작전으로 475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약 300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구금됐다. 적발된 인원 대부분은 B1·B2 단기 방문 비자나 전자여행허가제(ESTA) 등 취업이 불가능한 신분으로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공장 설립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S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기존 30만 2000원에서 3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시설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며 “내년 예정된 현대그룹향 미국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HMGMA는 2023년 5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이후 약 5조 7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배터리 생산시설이다. 연간 30GWh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HMGMA 부지 내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옮겨져 배터리팩으로 제작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공급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미국 내 22개 한국계 공장 건설 현장이 가동을 멈췄다”며 “공사 지연과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체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 비자 제도 개선 없이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현장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구금자들에 대한 향후 불이익을 줄이려는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그간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 등을 투자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막상 미국이 미국 내 취업 및 노동이 가능한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문제, 배터리 공장처럼 최첨단 장비를 다뤄야 함에도 현지에서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를 고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 등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
파블로항공, 중소기업 혁신 국무총리표창 수상
산업중기·벤처 2025.09.09 06:00:00무인이동체 자율 군집 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은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가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김 대표는 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 연계 행사로 개최된 ‘2025 중소기업 혁신 유공 포상 시상식’에서 경영혁신 분야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김 대표가 2018년 파블로항공을 설립한 이후 △비즈니스모델 △제품·서비스 △디지털 △ESG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펼쳐 드론 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결과다. 파블로항공은 불꽃·수상 퍼포먼스가 결합된 공연용 드론 라인업 파블로X 시리즈를 비롯해 국방전용 브랜드 파블로M, 인스펙션 전용 브랜드 파블로S, UAM 교통관리플랫폼 등 다각적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발했다. 최근엔 40년 업력의 방산 정밀가공기업 볼크를 인수합병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방산 제조기업을 인수하며 국내 유일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무인기 및 무인드론 플랫폼 기업이 된 만큼 혁신 성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고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경훈 장관, 과기부총리 이어 AI委 부위원장…G3 전략 주도권
산업IT 2025.09.09 06:00:00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새 정부 과학기술부총리에 이어 국가 인공지능(AI) 정책 컨트롤타워 ‘국가AI전략위원회’의 부위원장까지 맡았다. 그가 새 정부 AI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1호 공약인 AI 3강(G3) 전략 추진의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다. 당정은 이달 7일 조직개편안을 통해 배 장관이 겸임하는 과학기술부총리직을 신설했다. 17년 만에 신설된 과학기술부총리는 과학기술과 AI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가 지난 정부의 일방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기획재정부 분리와 맞물려 과기부총리의 R&D 예산 권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의 AI 정책 공조도 기대된다. 배 장관은 이어 8일 공식 출범한 AI전략위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특별위원장과 함께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위원장인 이 대통령을 보조해 범정부 AI 정책 심의를 주도할 전망이다. AI전략위는 13개 부처 장관과 민간 전문가를 포함해 위원 50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첫 전체회의 안건으로 오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 변경안은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사업 변경에 따른 예산 심의 당국인 기재부 수장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이처럼 과기정통부가 주도하는 AI 정책의 추진이나 조정이 AI전략위를 통해 앞당기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주도하는 과학기술 인재 정책 역시 AI전략위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다. AI전략위는 8개 분과 중 하나로 과학 및 인재 분과를 두고 분과장으로 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 대표를 맡은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석 분과장은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비슷하게 과학기술인재 유출 방지 및 유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합동 전담반(TF)을 출범하고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을 공동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민간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 중이다. 이달 중 인재 유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전략위의 의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정부안 기준으로 내년도 AI 예산 10조 1000억 원 중 절반인 5조 1000억 원을 편성받아 AI 주무부처 위상을 굳히고 있다. AI G3 공약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확보와 ‘국가 대표 AI’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피지컬(물리적AI) 등 신기술 개발 등을 주도한다. 배 장관은 “첨단 GPU 5만 장을 조속히 확보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국가AI컴퓨팅센터는 AI 모델·서비스, 첨단 AI반도체 등 AI 생태계 성장의 플랫폼이자 AI 고속도로의 핵심 거점으로서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韓당국자 "美 구금 직원 전세기, 행정사항 많아…5년 입국제한 아냐"
국제정치·사회 2025.09.09 05:41:27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 석방 진행 상황과 관련해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전세기에 태워 한국으로 보내려면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행정적·기술적 상황이 많이 있다”고 토로했다. 조 총영사는 8일(현지 시간)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측에서 협조를 잘해줘서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원만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 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을지에 대해서는 “미국에 이미 있는 제도라 참고하면 되고 자진 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다시 우리 국민들을 만나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절차를 구체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들 한국인은 포크스턴과 스튜어트 구금시설(여성 직원)에 닷새째 구금된 상태다. 이르면 오는 10일 자진출국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태워 전세기가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점은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구금시설 내 직원들을 만나 출국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 -
“인뱅서 돈 빌려도 안전할까”…실적 최대치인데 부실채권이 무려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9.09 05:30:00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겉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실채권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자산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뱅 3사는 올해 상반기 모두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순이익이 4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1% 늘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도 순익이 2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순익이 소폭 줄었지만 2분기만 보면 전년보다 96.3% 증가한 682억 원을 거두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표면적으로는 재무건전성도 개선된 듯 보였다. 케이뱅크의 올해 2분기 연체율은 0.5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1%포인트 떨어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85%에서 0.51%로 낮아졌다. 토스뱅크 역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두 은행보다 여전히 지표가 양호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연체율이 0.48%에서 0.52%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47%에서 0.54%로 오히려 악화했다. 하지만 이러한 ‘건전성 개선’이 사실은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매각한 결과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인뱅 3사가 처리한 부실채권 규모는 51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급증했다. 이는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실채권 상각·매각 규모는 해마다 불어나 2023년 상반기 1802억원에서 하반기 33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50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인뱅은 태생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아 구조적으로 부실 리스크가 크다. 인뱅은 설립 목적상 전체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차주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금융당국은 인뱅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신규 취급액의 30% 이상을 반드시 해당 계층에 공급하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기업 대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인뱅은 대기업 대출이 금지돼 개인사업자·중소기업 위주로 대출을 집행한다. 이 역시 경기 상황에 따라 상환 리스크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실적은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부실채권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인뱅의 건전성 문제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조 속에 향후 부실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17년 만의 기재부 분리에 "정치 예산 우려"…일부 기대감도[Pick코노미]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9.09 05:30:00정부가 17년 만에 기획재정부를 다시 쪼개 예산과 정책 기능을 분리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재정 견제 약화와 정치적 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대다수의 전직 경제 장·차관급 인사들은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산과 세입 기능을 나누는 것은 대응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쏟아냈다. 반면 일부 원로들은 국정 전반의 균형 있는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경제신문이 8일 실시한 기재부 분리 관련 긴급 진단에서 대다수 전직 관료들은 “대통령실의 예산 입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기획예산처를 뒀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예산처가 총리실 산하로 들어가 정치 논리에 더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예산이 정치적으로 편성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립된 관청에서 세입과 세출을 함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서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예산 편성이 자칫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과거에도 예산과 세입을 분리했던 전례가 있지만 비효율성과 재정 운용의 컨트롤타워 약화 문제로 금방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 향후 5년간 재정지출은 연평균 5.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올해 1301조 9000억 원에서 매년 100조 원 이상 증가해 2029년 말에는 1788조 90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9.1%에서 2029년 58.0%로 크게 상승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하면 40년 뒤인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50%를 넘어선다는 3차 장기재정전망도 나왔다. 잠재성장률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재정지출은 계속 늘면서 재정 건전성의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반면 기재부 기능 분리로 인해 균형 잡힌 예산 분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김용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기재부 2차관)은 “예산 기능이 분리되면 국정 전반에 걸쳐 경제·사회·행정·외교·안보까지 균형 있는 자원 배분이 가능해진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국무조정실 산하 예산처 체제가 운영되면서 큰 틀에서 사회복지 재정 확충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용적 예산을 편성하는 데는 예산처 분리가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당초 정부 조직 설계와 달리 예산처의 기능이 더 비대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기재부 체제에서는 세제실과 세입·세출을 논의하고 경제정책국과 성장률 전망치를 공유하면서 일정 범위 이내에서 예산을 편성했다면 앞으로는 오히려 방망이를 더 크게 휘두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기재부의 힘을 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예산 부처의 힘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엄밀히 말하면 기재부의 힘을 빼자는 게 아니라 기재부를 더 말 잘 듣는 조직으로 바꾸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다른 주요7개국(G7) 선진국들이 예산과 정책 기능을 통합하고 있는 국제적 흐름을 고려해 조직 개편 이후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낙회 전 관세청장은 “경제부총리가 인공지능(AI) 혁신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 제고를 주도해야 하는데 예산 기능이 빠져나가면 재원 조달·정책 추진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 이런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도 “미국은 예산관리국(OMB)이 별도로 있지만 미 의회가 예산을 손쉽게 바꿀 수 있어 한국과 분명히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재경부가 금융정책 기능을 흡수하면서 감독 권한이 분리돼 국민들의 정책 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정책은 시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산업이 집중된 서울을 떠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자꾸 조직을 분산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핵심 목표가 확장재정과 생산적 금융인데 조직을 흔들면 오히려 비생산적 금융으로 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권을 빼앗긴 재경부가 향후 경제정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지금도 다른 부처와 업무 협조가 어려운데 예산마저 없으면 정책 조정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재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이라는 지렛대가 새로 생긴 만큼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의료 마이너리포트?… AI로 폐암 재발·섬망 발생 가능성 예측
산업바이오 2025.09.09 05:30:00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자의 합병증과 재발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잇달아 개발했다. 기존 평가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아 환자 맞춤형 관리와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연구팀은 65세 이상 입원 환자의 섬망·낙상·욕창 등 주요 합병증 발생 위험을 입원 첫날 예측할 수 있는 ‘급성기 노인 위험 척도’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2021년 5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입원한 노년 환자 2만 1757명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머신러닝 기반 AI 모델로 분석해 △임상 허약 척도 △혈청 알부민 △CRP △혈색소 △복용 약물 수 등 5개 핵심 지표를 도출했다. 이를 토대로 개발된 모델의 예측 정확도는 83.7%로 기존 임상 허약 척도(79.8%)나 단순 연령(63%)보다 높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척도를 의료정보시스템에 적용해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있다. 폐암 분야에서도 AI 기반 예측 모델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조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년 내 재발 가능성을 산출하는 ‘레이더 케어(RADAR CARE)’를 구축했다. 임상·병리·CT 검사 결과를 함께 반영하는 트랜스포머 기반 딥러닝 모델로 2008~2022년 수술받은 환자 1만 417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병기와 무관하게 레이더 점수가 높은 고위험군은 1년 내 재발률이 10%에 달했다. 중간위험군은 5%, 저위험군은 1%로 집계됐다. 같은 병기에서도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재발·사망 위험이 최대 9배 높았다. 연구팀은 “수술 직후 레이더 점수와 추적 과정의 변화에 따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점수가 지속적으로 높으면 적극적 치료가, 시간이 지나 낮아지면 추적 검사 간격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홍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대체로 빨리 발견해 수술까지 일찍 할 경우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마냥 안심하기 어렵다”면서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같은 병기라도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걸 보면서 고민한 결과인 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안심하고 건강을 회복하는데 소중히 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속보] 美증시, '금리인하 기대 확산' 동반 상승 마감…나스닥, 0.45% ↑
국제정치·사회 2025.09.09 05:27:30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며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8월 비농업 고용지표에 따른 침체 우려가 금리 인하 기대로 일부 전환되는 분위기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09포인트(0.25%) 오른 4만 5514.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65포인트(0.21%) 오른 6495.15, 나스닥종합지수는 98.31포인트(0.45%) 뛴 2만 1798.70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0.77%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65%), 아마존(1.51%), 브로드컴(3.21%), 넷플릭스(0.08%) 등이 올랐다. 애플(-0.76%), 메타(-0.02%), 구글 모회사 알파벳(-0.32%), 테슬라(-1.27%) 등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나온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 결과를 일부 극복한 분위기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고작 2만 2000명에 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88.2%로, 50bp 확률은 11.8%로 반영했다. 25bp든, 50bp든 연준이 이달 금리를 내릴 확률은 100%로 본다는 의미다. -
백화점, ‘프리미엄 여행’ 경쟁 본격화… MZ 큰손 잡아라
산업기업 2025.09.09 05:01:00신세계(004170)백화점이 직접 기획한 여행 브랜드 ‘비아신세계’를 내놓은 후 백화점 업계의 프리미엄 여행 경쟁이 시작됐다. 신세계가 독자 노선을 택한 반면 현대백화점(069960)과 롯데백화점은 기존 여행사와의 협력으로 맞서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월 모두투어(080160)와 손잡고 프리미엄 럭셔리 여행상품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현대백화점 멤버십 플랫폼 ‘RSVP’를 통해 판매되며, 특히 VIP 등급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해 최상위 고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도 RSVP를 통해 럭셔리 여행 상품을 판매해왔는데 이번 협업으로 상품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백화점과 여행사의 협업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모두투어는 올해 초 론칭한 초고가 패키지 브랜드 ‘하이클래스’를 기반으로 백화점과의 공동 기획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준비 중인 하이클래스 상품에는 손미나 작가와 함께하는 중남미 여행, 유럽 미술관 전속 큐레이터 동반 투어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포함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협력을 통해 하이엔드 여행 상품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에비뉴엘 최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울릉도 럭셔리 리조트 ‘빌라 쏘메’ 패키지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상품은 프라이빗 휴양, 와인 다이닝, 웰니스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VIP 고객 맞춤형으로 기획됐다. 이 외에도 서울 서촌 전통가옥 체험, 전남 남원 고택 숙박 패키지 등을 내놓았으며, 10월에는 일본 니세코의 럭셔리 리조트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백화점업계는 프리미엄 여행 상품이 ‘물질적 소비’보다 ‘경험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VIP 고객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여행사의 협업은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고급 콘텐츠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결국 고객이 어떤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지가 경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칼럼] 멜라니아 트럼프의 편지와 푸틴의 응답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9.09 05:00:00지난 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평화를 선사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 “어린이들은 저마다 가슴속에 조용한 꿈을 품고 있습니다.(중략) 그들은 사랑, 가능성과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을 꿈꾸지요. 푸틴 대통령님, 당신은 이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줌으로써 당신은 러시아에 봉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봉사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주 푸틴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심부의 주거용 건물들과 유치원에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해 4명의 어린이들 포함해 최소한 23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방식으로 멜라니아의 서신에 응답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 대통령 부인에 대한 모욕이자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아내의 편지를 직접 전달한 트럼프에 대한 모욕이다. 푸틴은 개전 이후 의도적으로 어린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에 따르면 3560여 개의 학교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고 이들 중 371개교가 파괴됐다. 이로 인해 652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2142명이 다쳤으며 2193명이 실종됐다. 유니세프는 매주 평균 약 16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숨지거나 부상 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 주 푸틴의 공격은 백악관에 모여 머리를 맞댄 트럼프와 유럽 정상들의 결의를 조롱하는 메시지처럼 보인다. 러시아는 키이우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외교 공관은 물론 영국 정부 기관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시켰다. 러시아는 전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미국의 전자 업체 플렉스의 현지 공장에도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트럼프는 푸틴에게 평화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란의 경우 트럼프는 60일의 시한을 제시하며 핵 프로그램 중단에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 이란이 이를 무시하자 61일째 되는 날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됐고 뒤이어 이란의 핵 시설을 박살 낸 미국의 ‘미드나잇 해머’ 작전이 전격적으로 전개됐다. 반면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푸틴은 수 차례 트럼프가 제시한 데드라인을 무시했음에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최근 들어 트럼프는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구입한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판매를 확대하면서 푸틴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지만 아직 푸틴의 머리를 해머로 내리치지 않고 있다. 이란과 달리 푸틴이 전화 통화나 직접 대면을 통해 트럼프와 접촉하며 그를 안심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푸틴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제공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후 6개월이 지나도록 푸틴은 적절한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트럼프는 훨씬 큰 성과를 거뒀다. 2월 말 외교 참사에 해당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공급이 잠정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한달 후 트럼프가 요구한 조건 없는 완전한 휴전에 응했고, 그로부터 며칠 후 젤렌스키는 30일 간의 부분적 휴전에 동의했다. 그러나 푸틴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젤렌스키는 5월에도 조건 없는 휴전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푸틴이 이스탄불에서 회동하자는 역제안을 들고 나오자 젤렌스키는 사전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푸틴은 말을 바꾸며 다시 뒷걸음질쳤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에 동의하고 러시아가 이에 반대할 경우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러시아산 오일과 가스 판매에 2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모스크바에 가혹한 댓가를 치르게 하는 반면 키이우에는 무기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에서 전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임도 시사했다. 알래스카 정상회담 전에도 트럼프는 푸틴이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앵커리지와 워싱턴의 쌍둥이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에 도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희망에서 심각한 결과를 지연시키려 했다. 하지만 푸틴은 야만적인 대규모 공격을 단행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살리는데 전혀 관심이 없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외교와 영부인의 진심 어린 서신에 뺨을 갈기는 대응이었다. 이것이 푸틴의 마지막 도발이 되어야 한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공격을 멈출 의사가 전혀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만 푸틴을 멈춰 세울 수 있다. 지금부터 러시아에 대한 강한 압박을 시작해야 한다. -
[김재천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비르투와 신뢰 문제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9.09 05:00:0016세기 이탈리아의 철학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현실주의 정치사상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되짚어보면 그가 마치 마키아벨리의 화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대표작 ‘군주론’에서 “현명한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고 국가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도덕적인 선함을 넘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또 “필요할 때는 나쁜 일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지도자의 ‘비르투(virtù)’는 도덕적 선함, 윤리적 가치, 인격적 품성을 뜻하는 ‘덕목(virtue)’과는 다르다. 그것은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권력을 유지하고 국익을 도모할 수 있는 실천적 역량을 의미한다. 지난 대선에서 정치인 이재명의 ‘덕목’을 보고 그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비르투’를 보고 선택한 이들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며 현시점에서 볼 때 그들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최근 이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외교 행보는, 그가 일국의 최고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비르투’를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 시절 반일·반미적 성향을 보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를 복원하겠다며 홀연히 일본에 건너갔을 때 이 대통령은 “친일을 넘어 숭일(崇日)이다. 삼전도의 굴욕”이라고 하며 병자호란 때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했던 역사적 사건에 빗대어 강하게 비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패악질”이라며 일본을 맹비난했고, 한미일 안보 공조 체제가 출범했을 때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종속적 위치에 놓일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점령군” 발언과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 발언은 고든 창과 같은 미국의 극우 인사들이 이 대통령을 “맹렬한 반미주의자”이자 “친중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며 비난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과거 발언들을 고려하면 최근 이 대통령이 보여준 친일·친미적 행보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러나 과거 반일·반미적 언행은 그의 이념적 성향의 발현이라기보다는, 국내 정치에서 지지층을 결집해 당권을 장악하고 궁극적으로 집권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최근의 친일·친미적 행보는 험난한 국제 질서 속에서 실익을 지키기 위한, 마키아벨리적 ‘현실 정치’의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근래 들어 정치·외교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을 두고 ‘좌파(左派)’가 아니라 ‘자파(自派)’라고 부르는 우스갯소리가 종종 나온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실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마키아벨리는 흔히 냉혹한 현실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군주론’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신뢰와 평판 역시 권력 유지와 실익 도모의 핵심 요소로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역 유세 현장에서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지지층이 반발하자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정말 ‘화끈한’ 친미 행보를 보였고 이에 중국이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혹시라도 그가 훗날 중국을 향해 “친미라고 했더니 진짜 친미인 줄 알더라”라고 말하게 될까 봐 걱정되는 건 지나친 노파심일까. 정치인 이재명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능력과 자산 가운데 부족한 한 가지가 바로 ‘신뢰 자산’이다. 급변하는 신냉전의 국제 정세 속에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비르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강대국 지도자를 상대할 때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신뢰 없는 비르투에는 늘 위험이 따른다. 신뢰 없는 비르투는 언젠가 부메랑이 돼 돌아와 국가의 외교적 입지와 국익을 정면으로 위협할 수 있다. -
[오늘의 날씨] 남부·제주 강한 비…전남 해안 최대 120㎜
문화·스포츠라이프 2025.09.09 05:00:00화요일인 9일은 전남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오전까지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수도권과 충남권, 충북 남부에도 새벽부터 아침 사이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전북은 낮까지, 그 밖의 남부지방은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 해안과 경남권 해안은 10일 오전까지, 제주는 10일 밤까지 비가 계속되겠다. 8∼9일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과 제주 30∼80㎜, 많은 곳은 전남 해안에 120㎜ 이상으로 예보됐다. 전북 남부는 10∼60㎜, 전북 북부는 5∼40㎜, 경북 중·북부는 5∼20㎜ 수준이다. 특히 10일까지 전남권·경남권·제주에는 돌풍과 함께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은 아침 최저 18∼24도, 낮 최고 25∼31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 영향으로 전 권역이 ‘좋음’에서 ‘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 물결은 동해·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으며, 먼바다 파고는 동해 0.5∼2.0m, 서해·남해 0.5∼2.5m로 예상된다. -
폴란드, 벨라루스 국경마을서 'UFO 파편' 발견…정체는?
국제국제일반 2025.09.09 03:30:00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벨라루스와 맞닿은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비행물체(UFO) 잔해를 찾아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에서는 최근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레스폴 경찰서는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7일 오후 10시 이전, 테레스폴 경찰서 당직자가 테레스폴 국경검문소 인근 폴라티체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비행물체 잔해가 발견됐다는 국경수비대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알렸다. 언론은 이를 '미확인 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반드시 우주 비행물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폴란드는 벨라루스·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도 가까워 영공에 진입하는 모든 비행체에 대해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미사일이 남부 폴란드 마을에 떨어져 주민 2명이 숨진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6일에도 동부 지역에 추락한 물체가 밀수에 쓰이던 드론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드론 한 대가 동부 옥수수밭에 떨어져 불이 번지고 인근 주택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피해가 생겼다. 당시 검찰은 해당 드론이 벨라루스 쪽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군용·상업용 드론 추락 사례는 루마니아와 발트 3국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