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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해리스, 지지율 50% 첫 돌파…'트럼프 지지층 결집' 변수로
국제정치·사회 2024.09.18 17:50:0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TV 토론 이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암살 시도’가 여론의 흐름을 다시 바꿀 가능성이 있어 미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이달 13~15일 사흘 동안 미 전역의 유권자 1만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는 5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를 6%포인트 앞섰다. 두 사람 간 격차는 지난주 토론 전보다 3%포인트 더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기관은 해리스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며 “기록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15일에 발생한 트럼프 암살 시도에 따른 표심이 반영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선거 분석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선거 모델도 현재 100번 중 61번은 해리스가 이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부통령으로서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던 해리스가 엄청난 이미지 변신을 경험했다”고 진단했다. 해리스의 상승세가 분명한 가운데 트럼프 지지층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결집할지 주목된다. 1차 암살 시도 이후 트럼프는 뚜렷한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뒀고 이를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이어갔다. 트럼프는 이날 해리스로부터 위로 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하면서도 “우리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며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를 촉구했다. 미 선거 분석 기관들은 해리스의 지지세가 긍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선거인단 구도로 보면 여전히 대선이 초박빙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해리스는 2016년의 힐러리 클린턴, 2020년의 조 바이든보다는 지지율이 낮다”고 짚었다. -
'K팝 시스템' 글로벌 정복…하이브의 꿈, 현실이 되다
서경스타가요 2024.09.18 17:49:53연예기획사 하이브(352820)가 다수의 해외 멤버로 구성된 K팝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미국 시장에 먼저 데뷔 시키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국내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고 인기를 얻어 바로 해외 진출을 하는 방식이 아닌 미국이라는 가장 커다란 팝시장을 먼저 겨냥한 것이다. 르세라핌·아일릿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뉴진스 만큼의 팬덤이 아직은 확보되지 않은 까닭에 이번 ‘캣츠아이’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와 게펜레코드의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는 K팝 전용 차트쇼 ‘케이팝 레이더 (K-POP RADAR)’의 위클리 팬덤 차트에서 3주 만에 다시 1위에 오르는 등 빠르게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캣츠아이가 다시 1위에 오른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점수가 매우 높았기 때문인데 이는 바로 방탄소년단(BTS)가 성공 스토리를 써가던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BTS가 글로벌 팬덤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SNS상에서의 화제였고, 이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에서 잇따라 ‘SNS 분야’ 최고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서 먼저 데뷔한 이후 아시아 프로모션 중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캣츠아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의 인기가 비현실적이라며” 스스로 놀라워 했다. 이들의 첫 번째 EP ‘SIS(Soft Is Strong)’는 미국 ‘빌보드 200’에 119위로 입성한 뒤 2주 연속 차트에 진입했고, 빌보드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기 때문이다. 캣츠아이는 미국에서 먼저 데뷔했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예정이다. 멤버들은 “타겟팅 대상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세계”면서 “세계 1위의 글로벌 걸그룹이 되는 게 우리의 궁극적 목표, 전 세계를 투어하면서 팬분들을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캣츠아이를 통해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을 해외에 이식하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K팝 육성 시스템 등의 IP 확장의 새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캣츠아이는 “가장 크게 배운 게 있다면 엄격한 규율에 따라 훈련한 것”이라면서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하는 지를 배웠다. 이런 과정을 거친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덕분에 칼군무도 보여드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캣츠아이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기자들과 만난 후 예능 프로그램 2개 정도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필리핀·일본을 차례로 찾아 현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게펜레코드의 첫 합작 걸그룹으로, 전 세계에서 12만 명의 지원자가 몰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최종 발탁된 6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멤버는 다니엘라(미국인), 라라(인도계 미국인), 마농(스위스인), 메간(싱가포르 화교계 미국인), 소피아(필리핀인), 윤채(한국인)다. -
여행자보험 가입 밀물…벌써 작년 171만건 뛰어넘었다
경제·금융보험 2024.09.18 17:48:43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8월까지 해외 여행자보험의 신계약 건수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의 저가 여행자보험 상품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가입 건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한화·메리츠·흥국·AXA·NH농협·카카오페이·신한EZ)의 해외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173만 5722건으로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170만 9215건) 규모를 넘어섰다. 원수보험료는 450억 5172만 원으로 지난해(571억 9890만 원)의 약 79%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여행자보험의 신계약 건수와 원수보험료는 각각 9만 702건, 16억 3683만 원으로 지난해 전체의 87.3%, 62.5% 수준을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증가 속도를 유지할 경우 국내 여행자보험의 신계약 건수와 원수보험료 모두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평균연령이 점차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은 기존 손보사보다 최대 절반 이하 가격의 상품을 출시하면서 2030세대의 가입을 유도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여행자보험의 연령별 신계약 건수 중 40대 이상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55.2%)에 비해 10%가량 감소했다. 반면 20~39세 비중은 같은 기간 44.2%에서 54.4%로 늘었다. 최근 가장 높은 인기를 끄는 곳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관계자는 “가입자가 직접 보장 항목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소비자는 비행기 2시간, 수하물 4시간 이상 지연될 때를 대비해 최저 390원의 보험에 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사고 없이 안전하게 귀국하는 경우 보험료의 10%를 환급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신한EZ손해보험도 보험사가 보장 항목을 정해주는 실속플랜·기본플랜 외에도 ‘셀프플랜’을 통해 가입자의 필요에 따라 보장 항목을 직접 구성해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의 평균연령이 낮아지면서 젊은 세대의 보험 가입이 늘었다”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직접 필요한 보장 항목을 구성하는 가성비 상품에 대한 인기가 증가했다”고 했다. 최근 보험개발원이 국내 최초로 지수형 보험에 대한 보험요율을 산출하는 등 금융 당국을 중심으로 지수형 보험 도입이 추진되는 가운데 여행자보험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형 보험은 손실과 관련된 지표를 사전에 정하고 지표에 따라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여행자가 지수형 여행자보험을 가입했는데 비행기가 예정 출발 시간보다 지연됐다면 별도의 증빙 자료 없이도 사전에 정해진 요율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수형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금 과다 청구를 막을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도의 서류 준비 없이 빠르고 간단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여행자보험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美 정치폭력 위험 수위 넘었다…11월 대선 이후도 안심 못해
국제정치·사회 2024.09.18 17:48:36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이후 미국의 정치 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021년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해 벌어진 의회 폭동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이듬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에 대한 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에만 대선 후보에 대한 두 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다.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불리던 미국에서 정치 폭력이 ‘뉴노멀’로 굳어지며 11월 대선 이후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17일(현지 시간) 전 세계 정치 전문가들과 미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에 대한 두 번의 암살 시도가 미국의 민주주의와 글로벌 질서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15일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를 모면했다.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첫 번째 암살 시도가 이뤄진 지 불과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정치에 입문한 뒤 9년 동안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은 분열되고 예측할 수 없는 국가로 바뀌었다”면서 “두 번의 암살 시도로 폭력적 혼란이 내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도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미국 정치에 끊임없이 드리우는 폭력의 그림자를 말해주며 이는 손쉬운 총기 접근으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위 행정부 관료에 대한 암살 시도가 수십 년간 한 번도 없었던 가운데 올해는 충격적인 현실이 다시 살아났다”며 “대통령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역대 46명의 대통령 중 11명이 암살 표적이 됐고 이 가운데 존 F 케네디 등 4명이 사망하는 등 정치인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빈번하게 발생한 국가였다.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대통령학 교수는 “미국에는 정치적 폭력의 흐름이 있고 주기적으로 이것이 암살 시도 등으로 폭발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흐름을 탔고 급류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미 대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치닫는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사당에 난입했던 1·6 폭동 사태와 같은 상황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반복해왔으며 11월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약속도 하지 않았다. 암살 시도의 ‘책임론’을 둘러싼 대선 주자 간 대립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그(암살 시도범)는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의 레토릭(트럼프에 대한 표현)을 믿었다”며 “그리고 그는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지칭하는 바이든·해리스의 발언이 자신에 대한 암살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결에도 날이 바짝 섰다. 보수 단체인 터닝포인트USA의 창업자인 찰리 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들은 트럼프를 계속 죽이려 할 것”이라며 “우리가 11월에 승리해야만 이를 멈출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진보 성향의 잡지인 뉴퍼블릭은 최근 표지에 트럼프를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하면서 그의 두 번째 임기는 폭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결국 세계 질서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에서 보듯 ‘세계의 경찰’로서 미국의 지위는 이미 약화됐으며 미 정치권이 자랑하던 대외 정책에서의 ‘초당파주의’도 예전 같지 않다. 니카라과의 야당 대선 후보였던 펠릭스 마라디아가는 “전 세계가 (미국을) 지켜보고 있는데 위험수위가 이 정도로 높았던 적이 없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민주주의 악화에 의심할 여지 없이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억만장자 컬렉터가 사랑한 '초상'
문화·스포츠문화 2024.09.18 17:47:15‘생 로랑’의 모기업인 ‘케어링’을 설립하고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를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 기업가는 어떤 그림을 수집하고 있을까.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가 설립한 ‘피노 컬렉션’의 그림 60점이 한국에 왔다. 2011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전시를 연 후 13년 만이다. 송은문화재단은 피노 컬렉션과 협력해 선보이는 전시 ‘컬렉션의 초상(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을 서울 강남구 미술관 송은에서 진행 중이다. 피노는 케어링그룹의 설립자이자 크리스티의 소유주로, 피노 컬렉션은 그가 소유한 미술 작품 1만 여 점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컬렉션 중 하나다. 이번에 송은에서 선보이는 ‘컬렉션의 초상’은 2021년 피노 컬렉션이 프랑스 파리의 부르스 드 코메르스를 미술관으로 단장하며 선보인 개관전 ‘우베르튀르’에서 영감 받은 대규모 기획전이다. 당시 선보인 우베르튀르는 데이비드 해먼스라는 한 작가의 작품 30점을 통해 작가의 방대한 작업 세계를 총망라하며 화제가 됐다. 통상 컬렉터의 작품을 선보이는 컬렉션전은 컬렉터가 얼마나 역사적이고 가치 있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피노 컬렉션전은 언제나 작가와 장기적인 협력을 통해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예술가의 작품 세계 전체를 탐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다. 우베르튀르 전시 당시 전시장의 절반 이상을 작가의 신작으로 채웠듯, 이번 전시에서도 마를렌 뒤마, 릭 튀망, 피터 도이그, 플로리안 크레버, 세르 세르파스, 루돌프 스팅겔 등의 비디오, 설치, 조각, 드로잉, 회화 신작을 대거 국내에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작가와 ‘동반자관계’를 지향하는 피노 컬렉션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시의 시작은 1층이지만 먼저 지하 공간을 둘러보길 권한다. 지하에서는 신화적인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공연이 재연돼 펼쳐진다. 해당 작품은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에스터가 제작한 설치작품 ‘오페라(QM.15)’로,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마치 칼라스가 직접 전시장에서 공연하는 듯한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된다. 1층에서는 베트남 출신 덴마크 작가 얀 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베트남전쟁 보트피플 난민이라는 자신의 출신 배경을 직접적으로 지시하며 ‘이동’의 형태를 독창적으로 구상한 작품을 선보인다. 웰컴룸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가 데이비드 해먼스의 전시가 열린다. 작가는 주류 미술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며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도발적으로 자신만의 문법으로 제시한다. 오디토리움에서는 알바니아 출신 미디어 작가 안리 산라의 작품이 상영된다. 작가는 보스니아 전쟁 중 일어난 사라예보 포위전을 소재로 삼은 영상을 내놓았다. 2~3층에서는 보다 대중적인 작가들이 등장한다. 미리암 칸과 피터 도이그,마를렌 뒤마, 뤽 튀망, 루카스 아루다, 아니카 이, 줄리 머레투, 루돌프 스팅겔 등이 그들이다. 또한 최근 피노 컬렉션이 새롭게 소장한 한국 작가 염지혜의 작품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23일까지. -
[역사속 하루] 칭기즈 칸의 죽음과 몽골 제국의 탄생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9.18 17:44:08칭기즈 칸이 건국한 몽골제국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를 정복해 통치한 단일 제국이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거대한 몽골 제국은 칭기즈 칸의 작품일까. 몽골 고원의 여러 유목민 가운데 하나였던 몽골이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확장할 수 있는 ‘파괴력’을 장착한 것은 분명 칭기즈 칸의 공로이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 포로 생활 등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놀라운 리더십과 군사력 역량을 발휘하며 1206년 쿠릴타이에서 ‘칭기즈 칸(단호한 지도자)’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이후로도 수많은 정복전에서 승리했지만 칭기즈 칸에게 더 넓은 ‘세계’를 정복해 제국을 건설할 비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비전은 오히려 1227년 칭기즈 칸의 죽음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몽골 제국에 관한 단일 역사 자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라시드 앗 딘의 ‘집사(集史)’에 따르면 칭기즈 칸은 1227년 9월 26일 탕구트와의 전쟁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대신들에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적이 눈치 챌지 모르니 절대로 곡을 하거나 애도하지 말라. 탕구트의 군주와 백성들이 기간에 맞추어 밖으로 나오면 모두 없애버려라”라는 유언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이처럼 칭기즈 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외부의 위협에서 몽골을 보호하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2대 칸에 오른 우구데이 칸은 정복이라는 개념을 확대해 칭기즈 칸과 그의 후계자들이 세계를 정복하는 것은 하늘이 정한 운명이라는 믿음을 북돋웠다. 우구데이 칸은 제국에 필수적인 행정 및 외교의 중심지로 수도 카라코룸을 건설하는 한편 칭기즈 칸 시기에 만들어진 역참(驛站)을 정복한 각 지역으로 확대했다. 중심지가 생기고 거대한 제국을 혈관처럼 연결하는 역참이 촘촘하게 갖춰지자 카라코룸은 유라시아의 상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칭기즈 칸에게 ‘파괴력’이 있었다면 우구데이 칸에게는 ‘건설력’이 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몽골이 세계 제국으로 변모함을 이해함에 있어 우구데이 칸의 비전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로터리]청년 정책, 애플의 아이폰처럼
사회사회일반 2024.09.18 17:42:49갓 서른 살 지방의원 시절의 일이다. 청년 관련 조례를 만들려니 막상 청년에 관한 모법(母法)이 없었다. 여야를 아울러 청년 의원들과 ‘청년발전기본법안’을 설계했다. 이듬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설득해 백서에 ‘청년발전기본법’ 제정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나 ‘청년기본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청년 정책의 골조를 만드는 데 벽돌 한 장 보탠 셈이다. 큰 질량의 자부심으로 남은 기억이다. 이때부터 ‘청년’은 내 이력의 지문(指紋) 같은 존재가 됐다. 작지만 이로운 숱한 정책이 내 손끝을 거쳐갔다. 당 지도부일 때 대학생이 대상인 ‘천 원의 아침밥’ 사업의 전국화를 제안했다. 청년정책네트워크를 이끌면서는 ‘누구나 토익 5년’을 추진했다. ‘예비군 3권(학습권·이동권·생활권) 보장’, 취업준비생이 제출한 개인정보를 파기하도록 하는 ‘개인정보 알파고(알림·파기·고지 의무 알림제)’도 주목받았다. 신혼부부의 대출·청약 기회를 늘린 ‘결혼 패널티 정상화’를 발표한 뒤에는 후배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이 과정이 늘 순조롭게 진행된 건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청년 정책을 제안하면 정치권은 으레 “전례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예산이 없다는 말도 빠지지 않는다. 수백수천의 청년 특위가 난파선처럼 좌초한 이유다. 그러나 관점을 바꿔보자. 비단 ‘하늘 아래 새롭고’ ‘큰 돈 쓰는’ 사업이 아니어도 혁신일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도 기존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조합한 산물 아니던가. 그러니 때론 발견이 발명보다 효과적이다. ‘천 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년부터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진행한 사업이다. ‘누구나 토익 5년’은 공무원·공공기관 채용에 적용 중인 규정을 민간으로 넓히자는 취지다. ‘예비군 3권’은 시행령을 정비하고 지침을 마련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개인정보 알파고’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뿌리로 삼는다. ‘결혼 페널티 정상화’의 핵심인 대출 소득 요건 완화는 흔하디 흔한 정책 수단이다. 최근 서울시는 군 복무 기간만큼 청년 정책 수혜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기시감이 들지 않나.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청년 나이 상향을 살짝 비튼 결과다. ‘누구도 생각 못한 것’이 목표라면 떠올리지 못할 발상이다.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에서 의결되면 군필자는 최대 42세까지 청년 정책의 수혜를 누린다. 과도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올해 대한민국 중위 연령이 46.1세다. 혁신을 창조로만 생각하면 변화는 요원하다. 효용으로 따지면 ‘만들기’보다 ‘바꾸기’가 낫다. 청년에게 이득이면 모방인들 어떤가. 이제 우리도 행동에 주목하자. 누가 원작자냐에 매달리면 무엇도 해결할 수 없다. ‘청년의 날’을 앞두고 되새기는 명제다. -
첫 백악관 추석행사 축하…해리스 "한국계, 美에 중요"
국제인물·화제 2024.09.18 17:42:19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추석 기념행사에 서면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상 첫 추석 백악관 리셉션에 모인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한다”며 “추석은 축하와 기념, 갱신과 성찰, 약속과 가능성이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을 추수가 한창일 때 열리는 이 즐거운 명절은 전 세계 한국인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축복에 감사하고 조상의 유산을 기린다”며 “추석은 한국 공동체의 풍부한 유산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보편적 유대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왔지만, 모두 미국인”이라며 “가족이 이민 온 지 몇 세대가 지났든 여러분이 직접 이민을 왔든 여러분 각자는 한국 공동체의 활기와 문화, 공헌을 우리나라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에 엮어 놓았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도 서면 축사에서 “추석은 가족의 중요성, 가을의 축복, 그리고 우리가 조상의 넓은 어깨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한국계 미국인은 수백 년 동안 우리나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고 했다. 이어 “모두 알다시피 여러분이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공동체의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전통을 고양할 때 우리는 밝은 미래의 최전선에서 활기차고 문화적 풍요로움이 있는 길을 개척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빌딩에서 진행된 행사는 전현직 백악관 한국계 직원의 주도로 열렸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설 축하 행사를 개최했지만 추석 축하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남부·제주 자생 뚜껑덩굴서 ‘항생제 내성’ 해결 열쇠 찾아
산업IT 2024.09.18 17:41:20남부지방과 제주에 자생하는 뚜껑덩굴에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숨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뚜껑덩굴 추출물이 미생물이 생물막을 형성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생물막은 미생물을 외부로부터 보호해주는 고분자 복합체로, 병원성 미생물이 생물막을 형성하면 항생제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낙동강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뚜껑덩굴 추출물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생물막 형성을 90% 이상 억제했고 균 성장률은 50% 정도 감소시켰다. 생물막 형성을 막는 물질은 ‘케르세틴(Quercetin)’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지난해 시작한 ‘담수생물 소재 상용화를 위한 활용 기술 고도화 연구’ 일환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으며 7월 연구 결과를 특허로 출원했다. 뚜껑덩굴은 중부지방 이남에 자생하는 제비꽃목 박과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강가나 연못가에서 볼 수 있다. 열매를 ‘합자초’라고 부르는데 한방에서는 빈혈을 완화하거나 해독·해열을 위한 약초로 사용한다. 강태훈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이용기술개발실장은 “담수식물의 생리 활성을 깊이 있게 분석해 항생제 내성 완화 등의 응용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발견은 우리가 직면한 보건 문제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외
사회피플 2024.09.18 17:40:31◇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팀장급 인사>△중소벤처기업부 청년정책과장 이민숙(파견) ◇중소벤처기업부 <실장급 전보>△기획조정실장 이대희 <국장급 승진>△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강기성 ◇방위사업청 <국장급 전보>△기반전력사업지원부장 박정은 -
[부고] 김영하씨(성남시민프로축구단 대표이사) 모친상 외
사회피플 2024.09.18 17:40:03▲신춘희씨 별세, 김영하씨(성남시민프로축구단 대표이사)모친상=17일 예천농협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 (054)655-0990 ▲김상권씨 별세, 김태환(은파회수산 대표)·김지영(경남정보대 교수)·김은영씨 부친상, 김태상(경남정보대 총장)·최청락씨(진흥건설 부장)장인상=17일 진주 한일병원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55)756-9009 ▲곽진학씨(전 서울신문 전무)별세, 차현숙씨 남편상, 곽채원·곽구씨(사업)부친상, 박동구씨(삼성SDS 부장)장인상, 박현숙씨 시부상=18일 동신병원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5시 30분 (02)395-1024 -
[기고]'비상벨'까지 강제하는 항공 규제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9.18 17:39:32글로벌 항공 업계의 전무후무한 위협이었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엔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항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항공사들 간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급격히 변화하는 항공 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기존 규제를 완화하면서까지 자국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도 대한민국의 제1 관문인 인천공항 확장 공사를 비롯해 항공사들도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들을 앞다퉈 도입하며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통합뿐만 아니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비약이 눈부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정부의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선 몇몇 불합리한 규제들의 개선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현재 대한민국 국적사들은 항공기를 새로 도입할 때 ‘비상벨’이라는 것을 예외 없이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 비상벨 강제 설치 규정은 1969년 항공기 납북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제도다. 당시 조종실 출입 및 보안 장치가 부실했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기내 바깥의 상황을 조종실에 알리기 위해서 국내에만 의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종실 출입문은 모두 방탄문으로 강화돼고 조종실 출입 절차도 엄격해졌다. 더욱이 유사시 항공기에 이미 설치된 인터폰으로 조종실에 비상 연락을 할 수 있는 ‘경보(Alert)’ 기능이 완벽히 탑재돼 예전 비상벨의 기능은 대폭 사라졌다. 현실적으로 전 세계 90% 이상의 항공사들이 인터폰의 비상 연락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항공기 소음 부담금 부과 체계도 마찬가지다. 소음 부담금이란 항공기 소음 피해를 받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용 재원 확보를 위해 항공사에 부과하는 비용이다. 문제는 부과 기준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소음 부담금은 항공기 공항 착륙료의 30% 범위 내에서 일괄 연계한 후 항공기 소음 값 크기를 기준으로 등급별 요율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국제적으로 소음 부담금을 항공기 착륙료와 연계하는 곳은 사실상 전무하다. 소음 등급도 소음 값의 크기가 아닌 항공기 수송 능력 차이를 감안한 소음 등급 분류를 사용한다. 국제적 표준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문제도 현재 대한민국 항공 업계의 첨예한 이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항공 선진국 33개국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에 가입돼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항공기교역협정 가입 시 경쟁국들이 국내 민간 부품 업체에 지급하는 정부 보조금 등을 불공정 무역장벽으로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반대하지만 이 역시 우물 안 개구리식의 규제일 뿐이다. 한국항공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항공 업계의 연간 소요 부품 품목은 약 3만 2000개, 거래 업체는 약 750개다. 현재 관세법을 통해 면세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말부터 차차 감면제도가 축소돼 완전히 폐지되는 2029년부터는 오히려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항공 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이다. 항공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고스란히 국가 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 급변하는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우리 항공사들이 빛나는 활약을 응원하며 정부의 국제표준을 감안한 합리적인 규제 개선을 기대하는 바이다. -
“김치·철강 등 韓 수출기업들, 中 저가 공세로 고전”
국제국제일반 2024.09.18 17:39:12우리 기업이 강점을 지녔던 철강과 건설, 심지어 김치까지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인상 등 무역 갈등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에 가려져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품질을 위주로 한 차별화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 시간) 한국 수출기업들이 중국 경쟁사들의 홍수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김치와 철강, 석유화학, 화장품을 꼽으며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과잉생산과 자국 내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아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김치를 무역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목했다. 우리나라는 올 상반기 수출량보다 많은 양의 김치를 중국에서 수입하면서 장기간 무역수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김치 수입의 99%를 차지하는 중국산 김치는 국산보다 6배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식당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김치 수입액은 7153만 달러, 수출액은 7069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7%(7151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 철강 업체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진 중국 내 건설 부문의 둔화와 맞물려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탓이다.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9%나 쪼그라들었으며 포스코와 동국제철 역시 각각 50.5%, 23%씩 감소했다. 대한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의 가격은 톤당 평균 863달러인 데 반해 한국산 철강은 톤당 2570달러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또 석유화학 기업들도 핵심 사업에서 손실이 불어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생산 중단, 합작투자 철수, 확장 계획 연기를 발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FT는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산업 부문에서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은 “중국의 과잉생산은 중국과 서방의 무역 분쟁,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에 집중돼 있다”며 “녹색 산업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1월~2024년 4월까지 전 세계 중국 수출품의 평균 가격은 매달 하락해 -10.2%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수출품의 가격은 -0.1%에 그쳤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 물량이 미국과 유럽에서 줄어드는 것은 우리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에 수출할 기회가 더 많아졌지만 올해 들어 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카자흐스탄 등에서 중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 해당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거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FT는 한국 기업들이 품질을 통한 제품 차별화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제조 업체들이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기업 2228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중국 경쟁사에 비해 기술 및 품질 우위를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답한 기업은 26.2%에 불과했으며 이들 기업의 73.3%는 ‘향후 5년 이내 중국 경쟁사에 추월당할 것’으로 봤다.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이 중국 경쟁사에 대한 반덤핑 및 특허침해 소송에 적극 나서는 등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그간 우리나라는 기술 유출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투자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며 “지금은 경제안보를 위해서 보다 정교한 조치가 필요하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부, 연휴기간 홍콩 IR…"국채지수 편입 기대"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18 17:38:26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15~17일 홍콩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만나 한국 국채와 외환시장의 제도 개선내용을 설명했다. 18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차관은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찾아 투자자 라운드테이블, 한국경제·금융시장 간담회, 외국환업무 취급기관(RFI) 라운드테이블, 딜링룸 참관,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 아시아대표 면담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김 차관은 이번 투자설명회(IR) 등을 통해 외국인의 국채투자 비과세, 외국인투자자등록제(IRC) 폐지, 국채통합계좌(Omnibus Account) 개통,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으로 한국에서 국채투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현지 투자자들은 국채시장 접근성 개선과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제도운영 현황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김 차관은 홍콩 현지에서 블룸버그 인터뷰도 진행하고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7월 외환거래를 연장한 이후로 제한적인 범위에서 유동성이 늘었다"면서 얼마나 유의미한 수준의 가격 형성과 거래가 이뤄지는지 언급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의 요구가 있다면, 외환시장 거래를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
[투자의 창] 불편한 진실에서 수익 기회 찾기
증권국내증시 2024.09.18 17:38:11듣는 것만으로도 불쾌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아 외면해 버리고 싶은 문제를 우리는 ‘불편한 진실’이라 부른다.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린 인간은 하루빨리 그 불쾌함을 털어내고 싶어 한다. 우리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미봉책을 찾는 데 급급한 경향을 보이는 이유다. 엔데믹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자. 당장에 수치가 물가 지표 안정을 나타내더라도 물가 상승은 언제든 재발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 속 투자자들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수치에만 집중한다. 경기가 나쁘니 금리 인하를 빨리 시행하라고 아우성이다.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맹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장에 또 다른 위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정책 당국 인플레이션은 결코 가볍게 넘기 사안이 아니다. 1980년대 초 미국 노동자들이 오죽했으면 물가 안정을 위해 스스로 임금 인상을 자제했을까. 최근 급성장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인간이 꿈꾸는 고도로 발달한 기계 일반인공지능(AGI)은 그 목표 자체가 인간 활동의 대부분을 대체하는 것이다. 생산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연구 활동까지도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도입 국가에서는 대량 실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 내보낸 생산 기지를 다시 본국으로 들여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의 원인에 대해서 “점점 사람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I를 배척하게 되면 국가 경쟁력은 타국에 비해 한참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종의 외나무다리인 셈이다. 이외에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불편한 진실들이 존재한다. 출산율 급감, 가계 부채 증가 등이 그 예다. 단기적인 해결책들만 쏟아질 뿐 사실상 이 문제들에 대한 광범위하고 정확한 인식이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온통 국가의 장래에 대한 경고가 난무하는데 이에 앞서 정말 AI가 중요하다고 믿는다면 미래 사회에서 인구 증가가 꼭 바람직한지부터 고민을 해봐야 한다. 아울러 이런 딜레마 속에서 제한된 재원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 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가계 부채 문제는 어떤가. 부채 증가에 대한 위기감만 조성하기보다는 금융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자산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든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대출과 현금을 동시에 늘려서 자금을 확보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에 부채만 증가한 경우와는 처방이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에는 객관적인 성찰보다는 맹목적인 비관론만 강화되면서 개인투자자의 탈(脫)한국증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당장 모든 사람이 인정할 만큼 확실히 좋은 요인은 없지만 얼마든지 새로운 단초는 많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한국·중국·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과거 기사를 한번 찾아보라. 향후 3~5년 정도 기간을 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수익을 낼 확률이 높은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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