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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하1' 네이버와 협업 중단…삼성, 자체개발로 선회
산업산업일반 2024.09.19 17:46:11삼성전자(005930)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이 결국 무산됐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 또 다른 대형 고객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AI 가속기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 내 AI 시스템온칩(SoC) 조직은 최근 네이버와의 AI 반도체 공동 개발을 종료하기로 했다. 양 사는 ‘마하’라는 제품명을 내걸고 추론에 최적화한 서버용 AI 가속기를 함께 개발해 왔다. 이 동맹은 국내 반도체 설계와 AI 모델 엔지니어링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기업 간 협력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AI 가속기는 다른 반도체와 달리 초기 설계 단계부터 AI 모델을 운용해본 경험이 중요하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유닛(GPU)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온 노하우를 갖췄다는 점도 양 사 협력의 기대감을 키웠다. 두 회사는 개발 과정에서 향후 양산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하가 설계를 확정한 뒤 양산에 이르기까지는 앞으로도 1~2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근 AI 서비스의 진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업계에서는 마하 개발 비용으로 최소 1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양측의 이해관계도 엇갈렸다. 양산 칩의 판매 범위 등을 놓고 서로 입장 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마하1 칩이 자사 AI 모델과 서비스에 최적화된 만큼 자사 위주로 공급하기를 원했던 반면 삼성전자는 칩 개발에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한 만큼 네이버 외 다른 곳에도 판매하는 것을 원했고 이 지점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성장성이 높은 AI 가속기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자체 인력을 통해 개발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네이버와 같은 대형 고객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 현재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사업 전반이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최소 고객사조차 확보하지 않고 무작정 신사업을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체 사업 계획에는 마하라는 제품명을 바꾸는 방향도 포함됐다. 마하 프로젝트가 흔들거리면서 삼성의 반도체 설계 사업 경쟁력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핵심 사업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특히 뼈아프다. 차세대 제품으로 준비 중인 엑시노스2500은 수율·전력 등 문제로 한 식구인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개발 중인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25에 탑재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는 전장용 칩을 포함해 현재 다양한 SoC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각 사업마다 전략이 명확하지 않아 내부적으로 상당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지을수록 손해"…중견 건설사 원가율 95% 육박
부동산분양 2024.09.19 17:45:20올 상반기 주요 중견 건설사들의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이 9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업지인 지방 주택시장 침체에 매출이 정체된 반면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지자 단기 차입을 늘리면서 부채비율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중견 건설사 10곳의 평균 원가율은 상반기 기준 2021년 87.4%에서 이듬해 90%를 넘어선 뒤 올해 94.3%로 높아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총합계 매출(연결 기준)은 8조 53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7억 원에서 -27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회사별로 보면 동부건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102억 원에서 올 상반기 58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대규모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금호건설도 109억 원에서 -299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코오롱글로벌은 영업이익이 264억 원에서 5억 원으로 98% 줄었고, 신세계건설은 적자 폭이 211억 원 커졌다. 건설사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자잿값 상승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10으로 3년 전보다 15% 이상 뛰었다. 2~3년 전 낮은 금액에 수주했던 현장의 준공 및 정산 시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공사비 현실화가 불발되며 건설사가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7월 ‘당진 센트레빌 르네블루 2차’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를 준공했다. 코오롱글로벌도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과 ‘하늘채 엘센트로’의 공사를 마쳤다. 원가율이 100%를 넘은 곳도 있다. 동부건설의 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94%에서 올 상반기 100%로 뛰었다. 같은 기간 금호건설도 96%에서 100%로 높아졌다. 신세계건설은 101%에서 103%로 상승했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중견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공사비 협상에서 큰 인상 폭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소규모 재건축을 둘러싼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아파트를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인천 계양구 ‘작전우영’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총 7개 중견 건설사가 참여했고 서해종합건설이 최종 선정됐다. 최근 열린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도 이수건설과 KCC건설, 동양건설산업, 진흥기업 총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실탄이 부족해진 중견 건설사들이 차입을 늘리면서 부채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주요 중견 건설사 10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52%에서 올 상반기 265%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율은 289%에서 551%로, 금호건설은 244%에서 30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기 전까지 중견 건설사들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여전히 주택 시장 온기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만큼 중견사 입장에서 앞으로 공공공사 수주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금리 내리면 서울외곽 집값 자극…대출 규제가 변수"
부동산정책·제도 2024.09.19 17:44:55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여파로 서울 노원·도봉·강북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의 매수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미 집값이 많이 상승한 강남 3구나 마포·용산·성동(마용성)보다 그동안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의 매매 수요가 자극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향후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견돼 현재 아파트 가격 상승분에 선반영된 만큼 노도강 등 서울 외곽이나 지방, 오피스텔 등의 비(非)아파트 시장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도 “그동안 강남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노도강 지역에는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 다 반영돼 있다”며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빌라 등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미국발(發) 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역시 “최근 상승기에 전고점 대비 회복이 더뎠던 중저가 지역은 금리 인하라는 불확실성의 해소로 회복 속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이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경우 서울 전역의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고금리 시기에 이뤄진 만큼 금리가 인하되면 상승 동력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연준을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통상 비수기인 여름철을 지나 이사철이 다가오는 추석을 전후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데, 추석 연휴 직후에 연준의 금리 인하로 시장의 기대 심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격지수는 정부가 대출금리를 올린 8월에도 우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7월 대비 1.27% 오르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준과는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상승세가 둔화된 현재 수준에서 상승세가 더 줄어들거나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경우 올해도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인하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뚜렷해지며 상승 기류는 약화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분위기에 더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 상황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어차피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발을 맞추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인하 시점까지 관망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전문위원도 “크게 달라질 것 없이 현재 수준의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보다 정부와 금융권이 추가적인 대출 규제를 내놓을지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에 더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가 최근까지 지속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폭을 둔화시키는 등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현재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대출을 규제했는데 강남권은 규제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이 살아난다면 대출을 더 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이 되살아날 경우 추가적인 대출 규제 정책이 실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 나타날 것”이라며 “금리 인하라는 호재와 대출 규제라는 악재가 시소게임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부터 본격화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시장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윤 전문위원은 “정부가 대출 규제 정책들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4분기부터 우려했던 PF 부실 사업장이 정리된다면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엮이면서 가격을 더 끌어내리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자회사 브라질 법인 세운 LG전자, 12조 남미 데이터센터 시장 넘본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9.19 17:44:55LG전자(066570)가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주요 제품인 칠러 사업의 영토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남미에도 공조 솔루션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거점 마련에 한창이다. 최근 남미 지역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칠러 사업의 잠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브라질 법인을 신규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지에서 칠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목적이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최근 3년 내 해외 매출이 2배 이상 늘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의 상업용 에어컨 설치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100% 자회사로 칠러를 중심으로 한 종합 턴키(일괄 생산) 수주의 한 축이다. 하이엠솔루텍은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엠솔루텍의 해외 법인은 2006년 설립 이후 2020년까지만 해도 필리핀과 두바이, 베트남 세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기준 해외 법인 개수는 12개로 4년 만에 3배 늘었다. 지난해 설립된 미국과 독일, 인도 법인에 더해 올해 새로 들어서는 브라질 법인까지 합한 개수다. LG전자가 하이엠솔루텍 해외 법인을 빠르게 확대하는 이유는 공조 사업에서 유지·보수와 설치 작업의 중요도가 그만큼 높아서다. 구매자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검사·시운전이 이뤄지는 만큼 맞춤형 유지·보수 기술이 필수다. 고객과의 계약 조건에도 단순 제품 공급 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설치가 포함되는 만큼 유지·보수 사업이 제품·브랜드 만족도를 평가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한다. 고객 접점 강화가 공조 솔루션 재구매에도 영향을 주는 간접 영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탈(脫)탄소·친환경 규제 강화를 기반으로 냉난방공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북미와 유럽에 더해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남미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칠러 사업의 잠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남미 지역의 데이터센터 산업 투자 규모는 2027년 91억 달러(약 12조 957억 원)를 기록하며 연평균 성장률 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최근 브라질에 2034년까지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위해 2조 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근 국가인 칠레에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열을 효율적으로 식힐 수 있는 액침 냉각 기술 개발 등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베스터 포럼’을 통해 “MS·아마존 등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3년 내 칠러 매출을 1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연구개발(R&D)과 판매, 유지·보수까지 이르는 전 단계를 현지에서 수행하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G전자는 중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 43개국, 62개 지역에서 다양한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HVAC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3만 7000명이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
삼성, 이병철의 경계 곱씹을 때[기자의 눈]
산업산업일반 2024.09.19 17:44:33“능력 있는 직원들이 다 떠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의 허리 역할을 할 중추 실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업계를 취재하던 중 만난 한 삼성전자 직원의 말이다. 그는 누구나 오고 싶어하던 삼성전자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구직 시장에서도 읽힌다. 회사를 떠나려 한다는 삼성전자 직원의 호소에 예전처럼 타이르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삼성전자에서는 개인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보고 등 잡무가 우선이다’ 등의 말이 자주 보인다. 직원들의 불만처럼 삼성전자에서는 조직의 존재감이 반짝이는 개개인 역량에 우선한다는 진단이 제기돼왔다. 이는 성장 가도를 달려온 삼성이 ‘인재제일’의 원칙 아래 꾸준히 인력을 채용했고 약 27만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 된 것과 맞물려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일이었지만 합리성과 기민함을 저해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이 단행한 일련의 조치에도 묻어난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앞으로는 내놓고 소통하고 직급·직책과 관련 없이 토론하며 문제를 드러내 의사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며 C.O.R.E 원칙을 제시했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맞이한 위기는 이병철 창업회장이 커가는 회사를 보며 가장 경계했던 부분일지 모른다. 그는 창업(創業)보다 수성(守成)이 어렵다며 조직의 경쟁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조했다. 인사고과제·사원연수제를 적용하고 용인자연농원에 대형 연수시설을 만드는 등 새로운 조직제도를 쉼 없이 도입한 것도 결국에는 비대해진 조직 속에서 직원 개개인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고 누구나 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요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과 오피스 내 곳곳에 C.O.R.E 실천을 위한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크지만 빠르고 기민한 조직을 되찾기 위한 변화의 시작일까. 수출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은 ‘큰 형님’ 삼성전자의 뒷받침 없이는 어렵다. 삼성전자의 수성을 기대해본다. -
[로터리] 사회갈등과 공론의 힘
산업IT 2024.09.19 17:43:39‘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희극인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 시대가 거쳐갈 지난한 혁신의 과정에도 잘 들어맞는 말이다. 일상 속에서 하나하나의 변화는 비극이라 할 정도로 힘들지만 이를 이겨내면 큰 즐거움이 온다. 모두가 아는 얘기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비극의 주인공이길 원하지 않는다. 그저 혁신이 가져다줄 즐거움만 누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사회 갈등이 발생한다. AI의 놀라운 성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열광하지만 정작 그것이 자기의 일에 영향을 미친다면 태도가 달라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AI 챗봇을 도입한 한 법무법인과 소속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린다.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 상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이에 더해 고객 권리 보호 등 여러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기존 변호사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으로 AI의 도입이 사회 전체 영역으로 확대되면 이 같은 AI와 기득권의 충돌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상화할 것이다. 국가AI전략에서 사회 갈등 극복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다. 공론화는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충분한 정보와 토론 위에서 사회적으로 합리적 의견, 즉 공론을 세우면 작은 이해관계에서 분출되는 저항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공론장이나 숙의민주주의가 새롭게 조명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한국은 변화의 흐름에서 기득권의 저항과 이해 갈등이 너무 심하다 보니 공론화의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누구든 한마디 거슬리는 말이라도 꺼내면 무섭게 달려들어 치도곤을 놓는다. 한국 사회가 이런 저항을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해야 될 혁신은 때를 놓치지 않고 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고, 가만 놓아두면 될 일을 괜히 건드려 문제를 일으킨다고 아우성치겠지만 그런 힘든 비극의 과정 없이 인생을 희극으로 만들 수는 없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임무는 공론의 힘을 키워 사회 갈등을 잠재우는 일이다. 30년 전 시작된 한국의 ‘정보기술(IT) 신화’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정보화 흐름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굳건한 사회적 공론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수많은 부차적인 문제와 갈등이 나타났지만 결국 공론을 앞세워 이를 효과적으로 풀어낸 성과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AI 시대에 대응하고 선도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
한기평, '대장주' 삼바 신용 등급 전망 상향 조정
증권국내증시 2024.09.19 17:42:48한국기업평가가 19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영업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 등급 전망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올렸다. 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들어 미국 기준 금리 인하와 미국 생물보안법(미국 의회가 '우려 기업'으로 지목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하는 법안) 통과로 우수한 영업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라며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 안정성도 높이 평가했다. 업종 특성상 대규모 투자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 수준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보유 현금성 자산 및 매우 우수한 수익성에 기반한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 소요에 상당 부분 대응할 것으로 보여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만 9000원(5.96%) 오른 104만 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21년 8월 17일 이후 3년 1개월 만에 주당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
中 업체 협공에 입지 좁아진 삼성 폴더블폰
산업IT 2024.09.19 17:42:13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고 ‘폴더블 원조’ 삼성전자를 협공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습이다. 19일 정보통신(IT)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트랜션의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인피닉스는 이르면 연내 첫 플립형 폴더블 스마트폰 ‘제로 플립’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피닉스 모기업인 트랜션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인도 등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 업체다. 특히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 1분기 기준으로 52%의 점유율로, 삼성전자(21%)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인디아 투데이는 “제로 플립에 스테레오 스피커와 인공지능(AI) 기능, 4590mAh(밀리암페어시) 배터리 등이 탑재돼 저렴한 가격대에서 폴더블폰 혁신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20일 세계 최초로 두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XT’를 공식 출시한다. 메이트XT는 트라이폴드 형식을 상용화한 첫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400만 원대의 초고가폰인데도 불구하고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거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신흥국 공략에 나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포위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 1~8위 중 2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7곳이 비보·아너·모토로라·오포·트랜션·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 폴더블폰 출하량은 52% 이상 증가한 1068만 대로,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의 약 42%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업체 간 폴더블폰 기술 경쟁력도 더 이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해야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점유율을 유지·확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7월 출시한 ‘갤럭시 Z폴더·플립6’에 AI 기반의 자동 줌 기능과 실시간 통역 기능 등을 탑재했다. 4분기 중으로 제품 두께를 더 얇게 만든 슬림형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갤럭시 S24’ 시리즈와 지난해 출시한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최신 갤럭시 AI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등 갤럭시 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상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등 일부 국가 외에는 폴더블폰 소비가 전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삼성전자가 단순히 슬림형 폴더블폰을 선보이는 것 만으로는 관련 시장에서 더이상 차별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AI 신기능을 더 개발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달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샤오미가 애플을 넘어 2위에 올랐다. 애플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레드미’ 시리즈 등 200달러 미만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강세를 보인 점이 작용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저가형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성장했다. -
[여명] ‘포털 길들이기’가 끝나고 나면
산업IT 2024.09.19 17:42:00“설마했는데 이게 정말 되네. 다른 인공지능(AI)에 물어봐도 한 번도 맞힌 적 없는 문제들을 한글로 한 번에 풀어버리다니.”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13일 공개한 AI 모델 ‘o1’이 성능 테스트를 위한 난해한 수학 문제와 논리학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자 국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라며 “AI는 이제 다양한 목적으로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단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간 수준의 AI인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며 “단계별 추론을 수행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도록 가르치는 것은 인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갖춘 AGI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후한 평가를 내놓았다. 매주 2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다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의 최근 보도를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AI는 이미 인류의 삶과 미래를 예측하는 데 ‘상수’로 자리 잡았고 인간을 넘어서기 위해 쉼 없이 진화 중이다. AI 기술 패권을 향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영상·음성 등 다양한 형태로 입력된 정보를 분석하고 추론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 Modal)’ 모델뿐 아니라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모델까지 앞다퉈 내놓으면서 경쟁은 불을 뿜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는 AI 서비스로 기업은 물론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도 수익을 내는 단계에 올라섰지만 국내로 눈길을 돌려보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진다. 기존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틈새시장 공략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네이버는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팔 상품 자체가 없다. 다음은 아직까지 자체 생성형 AI를 내놓지도 못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가 일반 지식과 한국 특화 지식을 종합한 전반적인 성능에서 빅테크 AI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임이 확인됐다고 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빅테크의 거침없는 질주를 따라잡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대선과 총선 등 굵직한 선거 앞뒤로 어김없이 반복되는 정치권의 압박 속에 포털 업계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플랫폼 규제 법안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내놓았고 이번 정부 들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을 추진했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미리 정해서 불공정 행위들을 뿌리뽑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토종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아 국내 산업이 후퇴할 것이라는 각계의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혀 법 제정 대신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방향을 틀고 핵심으로 꼽혔던 ‘사전지정제’ 방침도 거둬들였다. 하지만 빅테크는 ‘규제 그물’에서 빠져나가고 네이버와 카카오만 역차별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선뜻 투자에 나서기도 힘든 마당에 총선이 끝난 뒤 뉴스에 민감한 정치권의 눈이 포털을 향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이 됐다. 국민의힘 포털 불공정 개혁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19일 네이버 사옥을 직접 찾아가 “포털 뉴스가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네이버는 방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뉴스 노출 알고리즘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뉴스 유통 과정의 불공정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포털위원회를 설치해 사실상 제휴평가위원회를 법정 기구화하자는 주장까지 여권에서 다시 힘을 키우면서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맞서 싸울 토종 플랫폼이 없다면 우리 시장은 누가 지켜낼 건가.” “미래 사회 경쟁력과 생존에 직결되는 AI 경쟁에서 국내 기업 발목만 잡는 규제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치권의 ‘포털 길들이기’가 끝나고 나면 늘 들려오는 질문들이다. 다시 이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때는 빅테크들과 제대로 한 번 붙어보지도 못한 우리 기업들이 이미 경쟁 무대에서 내려오고 난 뒤일지도 모른다. -
[알립니다] 경제·안보 핵심, 국방 우주·항공 발전 전략 모색합니다
산업IT 2024.09.19 17:41:17서울경제신문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한국국방우주학회,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와 함께 ‘국방 우주·항공 발전 전략’을 주제로 ‘2024 한국국방우주학회 추계 학술대회’를 공동주최합니다. 군,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국가적인 국방 우주·항공 발전 전략을 논의하게 됩니다. 70여 명의 전문가가 나서 우주통제, 품질인증·제조·, 감시정찰·지휘통신·사이버보안, 운영체계·인력·우주법, 우주영역 인식, 유·무인 복합, 우주추진·발사체, SDA·STM 국방협력, 스페이스 파이오니아에 관해 발표합니다. 아울러 국방우주 정책과 국방우주 산업을 주제로 각각 종합토론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나라가 국방 우주·항공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주최 : 한국국방우주학회,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서울경제신문 ◇후원 : 국방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본부 등 24곳 ◇일시 : 2024년 9월 25일(수)~27일(금) ◇장소 : 부산 코모도 호텔 ◇문의 : 한국국방우주학회 -
하이닉스 리포트 직전…모건 '수상한 대량매도'[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024.09.19 17:40:54모건스탠리가 이달 15일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직전 자사 창구에서 대규모로 SK하이닉스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영향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휴장 직전일인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의 매도 체결량은 101만 1719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창구에서 매수량을 뺀 순매도량은 78만 8678주로 나타났다. 단순 매도량과 순매도량 모두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1위다. 매도 물량을 당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647억 원 규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단일 창구에서 하루 만에 쏟아진 대규모 매도가 흔한 일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에 이어 매도량이 많았던 창구는 JP모간 50만 462주, 맥쿼리 20만 9411주 등으로 훨씬 적었다. 서울지점은 11~12일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약 15만 주, 57만 주씩 순매수했다. 외국계 IB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 매매 창구는 대부분 외국계 헤지펀드 등 기관이 이용한다”며 “실질 매도 주체가 모건의 보고서 내용을 미리 파악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아예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추석 연휴 기간이던 15일(현지 시간) ‘겨울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반 토막 냈다.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축소’로 바꾸며 사실상 매도할 것을 권했다. 그 이유로는 메모리 업황 악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삼성전자(005930)의 목표주가도 기존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27.6% 하향했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로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14% 빠진 15만 28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2.02% 하락했다. 이날도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는 SK하이닉스 167만여 주, 삼성전자 115만여 주가 순매도되며 하락 폭을 키웠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보고서를 내는 주체와 거래 주체가 다르면 법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매매 주체가 같은 곳인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조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
코픽스 금리 석달연속 하락…시장 역행한 '관치금리' 또 흔들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19 17:40:41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8월 0.06%포인트 떨어져 세 달 연속 하락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 당국의 ‘관치 발언’에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며 대출 수요 관리에 나서왔지만, 자금 조달 비용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국내 기준금리 인하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를 의식해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고 필요시 상황별 거시 건전성 관리 수단이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6%로 직전 달(3.42%)보다 0.06%포인트 낮아졌다. 코픽스는 올 6월 하락세로 전환한 뒤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0.02%포인트 하락한 3.67%,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0.01%포인트 내린 3.14%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이달 13일 기준 3.145%로 7월 초(3.49%)보다 0.345%포인트나 내렸다. 5년 만기 금융채는 주담대 혼합형·주기형에 적용되는 금리의 준거금리로 사용된다. 코픽스·은행채 동반 하락으로 ‘관치금리’ 효과도 일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요청으로 7~8월에 대출금리만 20차례 이상 올렸다. 하지만 또다시 코픽스가 인하되고 은행채 금리도 떨어짐에 따라 은행들은 올렸던 주담대 금리를 다시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은행들은 20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를 인하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를 4.56~5.96%에서 4.50~5.90%로 0.06%포인트 낮춘다. 같은 기준의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4.21~5.61%에서 4.15~5.55%로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를 5.11~6.31%에서 5.05~6.25%로 0.06%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코픽스가 아닌 금융채를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신한·하나은행의 경우 시간차를 두고 하락분이 반영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하락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되는 상황이라 올 4분기 가계대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하면서 은행의 조달금리와 이에 따른 코픽스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떨어지면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국은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과거 미국의 금리 인하 사례(7회) 중 4회는 1년 이내에 미국 경기가 연착륙했으나 3회는 경기 침체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은행권 자율 심사 기준 강화 등 가계부채 관리 대책의 효과를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네카오 커머스 '초개인화 쇼핑'으로 더 똑똑해진다
산업IT 2024.09.19 17:40:04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들이 주력 사업인 커머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앞다퉈 접목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초개인화된 상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말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상품 추천·검색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취향에 맞는 상품 혹은 비슷한 성별·연령대가 많이 찾는 제품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기존 최저가 중심의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나아가 네이버만의 데이터·AI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하반기 중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035720)도 자사 커머스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인 ‘AI 선물탐험’을 운영 중인 카카오는 향후 커머스 분야에 AI를 접목시키는 것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앞서 AI 이미지 검색 서비스인 ‘직잭렌즈’를 선보였다. 유명인이 입은 옷 등을 AI 이미지 검색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신규 고객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기술을 접목시켜 커머스 사업 부문 고도화에 나선 것은 타 사업에 비해 매출 비중이 높은 주력사업인데다 성장성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7190억 원)은 전체 매출의 27.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광고·커머스 매출(5139억 원) 역시 전체 매출의 25.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전년 대비 커머스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어 특별한 캐시카우가 없는 상황에서 커머스 사업 부문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점도 AI를 통한 커머스 부문 강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티메프 사태 이후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파는 소비자 직접 판매(D2C) 전략이 부상하면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가 수혜를 입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메프 사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쟁력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빅컷'에 운신 폭 넓어져"…글로벌 인하행렬 이어지나
국제경제·마켓 2024.09.19 17:39:4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년 6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신흥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그간 미국의 고금리로 정책 행보가 크게 제한됐지만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 경제성장에 대해 우려하는 해외 중앙은행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연준의 움직임은 인도 등 금리 인하를 주저하던 많은 국가들의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부터 경기 대응을 위에 발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선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들은 정책 전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이날 3년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연준의 결정이 나오기 직전 자국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기존 대비 25bp(bp=0.01%포인트) 내렸다. BI는 “연준 통화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고 달러화가 하락하는 추세이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에 자국 화폐가치를 연동하는 이른바 페그제를 운영 중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날 정책금리를 내렸으며 홍콩은 19일 피벗에 나섰다. 인도와 태국은 각각 10월과 12월 피벗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통화 당국의 행보도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0일 발표할 대출우대금리(LPR)를 두고 현재로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인하 카드를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연준의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8월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영국의 경우 19일 열린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5%로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12일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10월보다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본은행(BOJ)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BOJ가 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엔캐리’ 청산 공포가 또다시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BOJ가 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9월에는 동결을 선택하고 12월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
금리인하의 시간…韓 '베이비컷' 다가온다
국제국제일반 2024.09.19 17:39:18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격적으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이르면 다음 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시대의 막이 올랐지만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부족하고 가계부채와 집값 변수가 있어 추가 조정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련 시리즈·기사 2·3·4면 연준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연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며 2022년 3월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부터는 2년 6개월 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회의 이후) 7월 및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2건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있었다”며 고용 둔화와 물가 하락이 금리 인하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만큼 한국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준이 빅컷을 했기 때문에 (한은이 다음 달에) 0.25%포인트 정도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하 속도와 횟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부터 금리를 인하해도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로 금리 인하 이후에도 최고 5%인 미국과 비교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작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은 금리를 올릴 때 미국보다 덜 올렸기 때문에 내릴 때는 느리게 가는 게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속도 조절에 나설 확률이 높다. 이날 연준의 움직임이 ‘매파적 인하’로 해석되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3.65% 수준으로 급락했던 미 국채금리가 한때 3.73%까지 반등했다. 달러화도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10월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환율 여건이 좋지 않으면 한은이 11월 이후로 인하를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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