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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편에 선 울산시…MBK “적대적 M&A 아니다”
증권IB&Deal 2024.09.19 06:25:00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에 대응해 울산시와 소액주주 연대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으로 나섰다. 나아가 최 회장은 장형진 고문 및 영풍 측과 묶여 있는 특별 관계자를 갈라내 지분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아연·은 등 비철금속 분야 글로벌 1위인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공개매수 성공을 가늠할 19일 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①“약탈적 인수합병(M&A)” VS “기존 최대주주와 경영권 공고히”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 사냥꾼 MBK의 약탈적 인수합병(M&A)에 반대한다”며 “고려아연의 주주인 영풍이 MBK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모펀드(PEF)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그냥 좌시할 수만은 없다”면서 “산업 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와 상공계·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역 향토 기업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반면 MBK는 적대적 M&A가 아니라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MBK는 “장 씨와 최 씨 일가의 지분 격차만 보더라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실제 영풍과 장 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 씨 일가(15.6%)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지분 격차는 2002년 31.73%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022년 16.75%포인트로 줄었으나 최근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MBK는 또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 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라며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계열 분리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단언했다. ②중국 자본? 해외 기술 유출? VS “펀드 투자한 출자자(LP)는 기술 접근 안돼” 김 시장은 “중국계 자본이 대거 유입된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고려아연 인수 후 연구개발(R&D)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철금속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은 국내 자동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담당하고 있다. 박 대표 역시 “기업 사냥꾼들은 투자수익률 극대화라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에 접근하므로 2차전지 소재 등 핵심 전략 사업의 차질이 우려된다”며 같은 맥락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MBK가 약 8조 원을 목표로 결성 중인 6호 블라인드펀드에 중국 자본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MBK는 “펀드에 출자한 유한책임투자자(LP)들은 국내 및 세계 유수의 연기금들과 금융기관으로 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펀드에 투자한 LP들은 투자에 관여하거나 투자 대상 기업의 재산이나 기술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지 않아 일각에서 제기하는 해외 기술 유출 등의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MBK는 아울러 창원의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인수 후 매각 사례를 들며 기업의 성장 및 고용 인력이 확대됐고 지역 기여도가 높았다고 반박했다. ③‘울산시민 주식 사주기 운동’…“피해 손실은 누가 책임지나” 이런 난타전 속에 의결권 과반(52%)을 목표로 하는 MBK의 공개매수를 최 회장 측이 저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최 회장 측과 장 고문 측은 조만간 별도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5% 공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동업의 상징으로 묶여 있던 최 회장 및 장 고문, 영풍의 ‘특별 관계자’ 사이가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최 회장이 주식 매집 제한에서 풀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라 최 회장이 영풍과 특관자로 명시돼 있으면 공개매수에 의하지 않고는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비즈니스로 얽힌 대기업 지분 등을 다 합칠 경우 최대 33%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려면 약 7943억 원(6.05%)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 회장 측은 아직 자금 조달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액주주 의결권 플랫폼인 ‘액트’의 운영진이 최근 고려아연 주주에 “동학개미가 때로는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히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김 시장은 ‘울산시민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통상 주가는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인다. 공개매수 효과로 높아진 고려아연 주식을 샀다가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시민들의 손실 우려가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향후 MBK와 장 고문, 영풍 경영진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된 상태에서 회사이 핵심 재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사실상 사모펀드에 처분하기로 한 것은 중대한 위법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연준 ‘빅컷’에 뉴욕증시 ‘美경제 둔화하나’ 하락… 다우존스 0.25%↓[데일리국제금융시장]
증권해외증시 2024.09.19 06:17:59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장중 연준의 빅컷 결정 직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지만 이후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높은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쪽으로 투자자들의 해석이 변하면서 결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지수의 하락이 침체 우려 때문이라기 보다 단순히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Sell the news)’는 이벤트성 매도일 뿐이란 해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3.08포인트(-0.25%) 내린 4만1503.10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6.32포인트(-0.29%) 떨어진 5618.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4.76포인트(-0.31%) 내린 1만7573.30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5.25~5.5%에서 4.75~5.0%로 낮췄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며 “아울러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대체적으로(roughly)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파월은 0.5%포인트의 인하가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히지 않도록 유의하는 모습이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은 견고한 상태”라며 “이날 우리가 발표한 정책결정의 의도는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는 양호하고 견조한 속도로 성장을 유지하며 인플레이션도 낮아지고 있다”며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침체, 경기 둔화에 대한 어떤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며 침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CNBC는 “트레이더들은 처음엔 엄청난 금리 인하를 환영했지만 곧 잠재적인 경제 둔화에 연준이 뒤쳐지지 않으려는 것이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글AI의 주세페 세테는 “큰 폭의 금리인하와 강한 경제 전망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오늘이 시장의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0bp(1bp=0.01%포인트) 인하라는 기대를 충족한 투자자들이 단순히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은 “이날 연준의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상승했다가 연준의 발표가 나온 이후 시장이 약간 후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경제가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지 않는한 낮은 금리가 수익 증가는 장기적으로 주가를 계속 밀어올릴 수 있다”며 장기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종목별로는 인튜이티브머신이 나사와 10년 간 48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38.33% 급등했다.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30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01%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 하락했다. 주요가상자산도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1% 내린 6만130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는 1.3% 하락한 2320.20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큰 폭의 금리 인하에도 상승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1bp 오른 3.602%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4bp올라 3.685%에 거래됐다. 원유 시장도 큰 반응없이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8달러(0.39%) 하락한 배럴당 7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5달러(0.07%) 내린 배럴당 73.65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
[수사Q] 중국 바이오 빈자리, 인도가 최대수혜국?
국제정치·사회 2024.09.19 06:05:00중국 바이오의 빈자리, 인도가 차지한다고? 수사Q. 결론부터,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 표결에 들어가는데, 통과가 되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은 해외 적대국의 바이오 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그 대상으로 중국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포함됐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점유율 3위로 미국 매출 비중은 47%에 달한다.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 이후 새롭게 열리는 CDMO 시장은 전체 글로벌 시장의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기회를 한국 기업이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생물보안법 최대 수혜국으로 인도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인도 바이오산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현지 생산 비용은 미국·유럽 대비 35~40%나 저렴한 덕분이다. 또 ‘머니 파워’를 앞세운 일본도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 현지 투자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1가지 질문, 60초 안에 해결한다. 일큐육공. 우리 삶과 밀접한 경제 이슈에 대한 1가지 질문을 정하고, 단 60초 안에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뭉친 ‘경제’ 수사팀이 만들어가는 숏폼 콘텐츠 ‘수사Q(수사 큐!)’.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제신문 시사교양 유튜브 ‘일큐육공(1q60)’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
버디, 파, 보기의 탄생[골프 트리비아]
서경골프골프일반 2024.09.19 06:00:001903년 12월 겨울바람이 강하던 어느 날. 애브너 스미스라는 골퍼가 미국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컨트리클럽의 12번 홀 티잉 구역에 섰다. 그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갈랐다. 이어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은 홀 바로 옆에 붙으면서 손쉽게 1타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일행 중 한 명이 “정말 대단한 샷이었어(That was a bird of a shot)!”라고 소리쳤다. 스미스 일행은 이 한 마디가 역사가 될 줄 몰랐다. 미국에서 당시 버드(bird)는 속어로 ‘훌륭한’ ‘뛰어난’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스미스 일행이 외친 ‘버드 오브 어 샷(bird of a shot)’은 점차 ‘버디(birdie)’로 변형되면서 1언더파를 의미하게 됐다. 애틀랜틱시티CC는 버디가 처음 울려 퍼졌던 그 자리에 표지석을 세워 기념하고 있다. 애틀랜틱시티에서 탄생한 버디는 1913년에는 새처럼 날아 애틀랜틱 오션(대서양)을 건넜다. 찰스 다윈의 손자이자 유명 골프기자였던 버나드 다윈이 미국을 방문한 뒤 잡지 ‘컨트리 라이프’ 9월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영국인이 버디가 한 홀에서 1언더파를 쳤다는 걸 이해하려면 아마 하루 이틀은 걸릴 것이다.” 스미스와 애틀랜틱시티CC의 업적은 버디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나중에는 2언더파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들은 일반 새보다는 훨씬 멋져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독수리를 떠올렸고, 2언더파는 이글로 불리기 시작했다. 보기와 파도 처음부터 있었던 용어는 아니다. 1890년 영국 코번트리 골프클럽의 책임자였던 휴 로더햄은 실력이 뛰어난 골퍼가 각 홀에서 기록해야 할 타수를 표준화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영국 서부 해안에 있는 그레이트 야머스 클럽의 브라운 박사는 이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클럽 멤버들의 동의를 얻어 매치플레이에 도입했다. 한 경기에서 찰스 웰먼 백작이 브라운 박사에게 “당신네 클럽 선수들은 실력이 좋은 ‘보기 맨’입니다”라고 추켜세웠다. 이 말은 당시 영국에서 유행한 노래 ‘서두르세요! 보기 맨이 와요(Hush! Hush! Hush! Here Comes the Bogey Man)’라는 노래에서 유래했다. 보기 맨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보글(bogle)’이라는 단어에서 비롯됐다. 보글은 스코틀랜드 도깨비를 의미했고, 보기 맨은 도깨비나 악마에 널리 사용됐다. 보기 맨은 골프에 적용되면서 한 홀에서 기록해야 할 타수 즉, 오늘날의 파와 같은 의미로 사용됐다. 파는 주식시장의 용어 액면가(Par Figure)에서 유래했다. 1870년 영국 골프 작가인 AH 돌먼은 프레스트윅에서 골프 전문가 데이비드 스트라스와 제임스 앤더슨에게 당시 디 오픈에서 우승하려면 몇 타를 기록해야 하는지 물었다. 스트라스와 앤더슨은 프레스트윅의 12개 홀에서 49타를 쳐야 우승자에게 주어지던 챌린지 벨트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돌먼은 49타를 프레스트윅의 ‘파’로 정했고, 영 톰 모리스는 3라운드 36홀 경기에서 149타를 쳐 2오버파(two strokes over par)로 우승했다. 영국에서 파는 보기보다 앞서 사용됐지만 오늘날과 같은 홀의 기준 타수 개념이나 표준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파의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건 1911년 미국골프협회(USGA)에 의해서다. USGA는 파를 결정하기 위한 현대적인 홀의 거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225야드까지의 홀은 파3, 226~425야드 홀은 파4, 426~600야드 홀은 파5, 601야드 이상은 파6 홀이 됐다. 골프가 발전함에 따라 실력이 뛰어난 아마추어 골퍼나 프로 골퍼들은 보기보다 더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홀에 대한 거리의 표준을 가지고 있었지만 영국은 보기 기준을 정하는 작업을 각 클럽의 자율에 맡겼다. 결국 영국의 보기 개념은 프로 골퍼에게 적합하지 않게 됐다. 이후 미국은 1오버파를 보기로 언급하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버디가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날아간 9월이다. 지난주에는 여자골프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솔하임컵이 열렸고, 다음주에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열린다. 둘 다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골프는 본래 두 사람 또는 팀의 대항전인 매치플레이 방식이었다가 현대에 들어 스트로크플레이가 주류가 됐다. 스트로크 방식의 도입으로 타수를 세기 시작하면서 보기, 파, 버디 등도 만들어졌다. 매치플레이에 대해 생각하다 용어의 탄생까지 이어진 가을 잡념을 정리해봤다. -
급성장하는 안티에이징 시장…'K미용의료' 업체 M&A 잇따라
문화·스포츠헬스 2024.09.19 06:00:00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000020)이 약 1600억 원을 들여 하이로닉(149980)을 인수키로 하면서 올해에만 벌써 4건의 M&A가 성사됐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미래에셋벤처투자PE와 함께 1607억 원을 투자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 지분 57.8%를 인수한다. 하이로닉은 집속초음파 제품인 ‘더블로(DOUBLO)’ 시리즈와 ‘울트라 베라(ULTRA VERA)’, ‘브이로(V-RO)’ 등을 보유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번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의 하이로닉 인수는 올들어 네 번째 미용 의료기기 M&A 사례다. 지난해 루트로닉을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는 4월 미국 업체인 사이노슈어와 루트로닉의 합병 계획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모두 레이저 기반 미용 의료기기를 제조한다. 6월에는 프랑스 PEF 운용사인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인수,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클래시스(214150)가 또 다른 국내 업체인 이루다(164060)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자본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안티에이징(항노화)’ 개념이 주목 받는 가운데 통증이나 비용 부담이 큰 성형수술 대신 레이저·고주파를 이용한 미용 시술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확산하고 있어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피부 미용기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65억 달러(약 22조 원)에서 매년 11%씩 성장해 2030년 372억 달러(약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제약·바이오 분야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은 반면 수익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우선 비급여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보험 보장 협의 단계를 생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시장에 진출한 이후 소모품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하면 수익률도 높아진다. 최근 유행하는 피부 리프팅이나 타이트닝 시술에는 고주파 또는 초음파 장비를 사용한 뒤 팁이나 카트리지 등 소모품을 교체해야 한다. 피부 미용 의료기기 원가 구조상 소모품의 이익률은 평균 70~90%에 달한다. 특히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해외 시장 확장성 때문이다. 클래시스가 발간한 ‘지속성장 보고서 2030’에 따르면 최근 3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중남미 64%, 아시아 38%, 한국 22%, 유럽 및 중동 17%를 기록했다. 현재 클래시스 판매 국가는 70여 개에 달한다.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기기를 주력 제품으로 보유한 비올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94.7%에 이른다.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몰려 있는 것처럼 한국은 미용 의료 측면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의료진의 수준이나 시술 방법이 어떤 국가보다 선진화돼 있고 소비자의 미용 이해도가 매우 높아 시술법이나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의 기술이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공연 도중 쓰러진 피아니스트 살린 의사, 어디 갔나 봤더니
사회사회일반 2024.09.19 06:00:00“의사라면 질병 너머의 환자를 봐야 하지 않습니까.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노년과 웰빙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병원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올 4월 개원 30주년을 맞은 광동병원에 합류한 김진용 대표원장(소화기내과·노년내과 전문의)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사가 된 이후 줄곧 진정한 통합진료를 구현하고 싶다는 고민을 품어왔다. 여기라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1994년 개원한 광동한방병원은 ‘광동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전체 50병상에 통합웰니스센터·통증재활센터·어지럼증센터·글로벌 검진센터 등 전문센터를 갖추고 20명에 이르는 의료진이 다학제적 진료를 제공한다. 대학병원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물론 엑스바디(Exbody), 멀티스파인(multi-spine) 같은 최신 재활장비와 면역, 자율신경계 검사 등 다양한 기능의학검사 장비가 있어 정밀 검진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매월 ‘다학제 협진 컨퍼런스 데이’를 지정해 진료를 한층 고도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김 원장은 “의료기관을 포함해 헬스케어 산업이 급변하는 가운데 광동병원의 새로운 여정을 함께하게 돼 설레고 기대도 크다”며 “대학병원과 다국적 제약사, 다양한 해외 활동 등에서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통합 웰니스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고려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박사,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 의대 소화기내과 교환교수를 거쳐 고대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11년간 소화기내과 교수로 근무까지 그의 행보는 대다수 임상의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가 국내 의료기관으로 활동 반경을 제한하지 않고 해외로, 제약·바이오 업계로 보폭을 넓히게 된 계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몽골에 파견됐던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아시아·태평양 지사와 한국노바티스 의학부,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 분당차병원 노인센터, 차움 등에 이르기까지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런 경력 덕분에 진료 현장과 국제적 비즈니스 경영 감각을 두루 갖춘 전문 의료 경영인으로 불린다. 숨돌릴 틈 없이 바쁜 나날 중에도 몽골, 스리랑카, 네팔, 파키스탄, 팔레스타인 등을 다니며 환자를 진료하고 현지 의료인 교육과 자문 역할을 하는 이유를 물으니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원장은 지난 2017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관람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피아노 연주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목숨을 살린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 공로로 그해 12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본능적으로 위기 상황을 직감한 뒤, 계단이 있는 것도 모른 채 한걸음에 무대 위에 올랐다는 그의 말에는 평소 환자에 대한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광동병원에 합류한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병은 없지만 건강하지도 않은 상태, 소위 ‘그레이 존’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것. 백세시대를 앞두고 오랫동안 라이프스타일 교정을 통한 ‘감속노화’를 연구해 온 김 원장이 광동병원 웰니스센터를 통해 구현하고 싶은 통합진료의 모습이다. 광동병원은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약을 처방하기 전에 평소 복용하던 의약품 목록을 점검하고 필요시 줄이도록 권한다. 영양 섭취, 수면 패턴, 운동습관 등 건강과 관련된 상담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김 원장은 “65세가 넘으면 잘 자고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고 몸에 맞는 운동을 하며 즐겁게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감속 노화”라며 “건강 회색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천천히 건강하게 나이드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서 '9월 동행축제' 기획전
산업중기·벤처 2024.09.19 06:00:00중소벤처기업부는 롯데마트와 함께 19일부터 21일까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9월 동행축제, 롯데마트 상생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상생기획전은 지난 7월 중기부-롯데계열사간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롯데마트는 협약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제품 판매전도 진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기획전이 열리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2021년 리뉴얼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 매장이다. 야외 특설매장에 마련된 14개 부스에서 9월 동행축제 참여기업, 행복한백화점 협력 중소기업 등 20개사가 참여해 뷰티제품과 주방·생활용품, 침구류·의류, 애견용품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원영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롯데와 함께 우수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획전을 준비했다”며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동행축제 상생기획전에 많은 이용 부탁한다”고 말했다. -
韓증시, 러시아보다 수익률 낮다…'금투세發 대탈출' 시작
증권정책 2024.09.19 06:00:00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둘러싸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올 들어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전쟁 중인 러시아 증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부터 이어진 글로벌 증시 급락장에서 주요 지수 대비 현저히 낮은 회복력을 보이며 국장 탈출 흐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의 약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지만 금투세가 도입되는 한 밸류업이 아닌 밸류다운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닥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39%(이달 13일 기준, 해외 증시는 17일 기준)로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RTS(-11.78%)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에 43개의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코스닥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중국의 선전종합지수(-16.18%)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17.42%, 대만 자취엔지수는 21.86%를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지수(-3.01%)도 마이너스 신세인 것은 매한가지다. 사실상 국내 증시의 수익률이 전 세계 꼴찌다. 더 갑갑한 것은 지난달 5일 글로벌 증시가 폭락장(블랙먼데이)을 기록한 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하락분을 만회했지만 코스피 수익률은 -3.76%(13일 기준)에 그친다는 점이다. 외국인 등 큰손 투자자의 이탈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런 매도세를 부추기는 보이지 않는 요인으로 꼽는다. 증세 효과는 미미하고 자금 이탈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면 증시 부진에 거래대금 급감, 금투세 땜질 보완 등으로 세수가 확대되기는커녕 자본시장만 망가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홍석 미래에셋증권(006800) 대치WM 선임매니저는 “최근 고액 자산가들이 자금을 빼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투세 엑소더스 시작됐다…'큰손' 해외주식 50% 급증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증권사에 의뢰해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시장에서 ‘큰손’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NH투자증권(005940)의 30억 원 이상 자산가 2014명의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8609억 원(12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5925억 원) 대비 4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100만 원 이상 잔액을 보유한 개인 고객 전체의 해외 주식 증가율이 29.0%인 점을 감안하면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이탈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30억 원 이상 자산가의 해외 주식 투자금이 지난해 말 대비 올 8월 말 50% 넘게 늘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금융산업실장)은 “금투세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의 탈한국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스피·코스닥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금투세 도입으로 약 300조~500조 원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8월 5일 코스피지수가 8.77% 급락했던 ‘블랙 먼데이’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이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수뿐만 아니라 대기 자금, 거래 대금 등 각종 지표는 한국 증시의 암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투자 실탄을 의미하는 투자 예탁금만 해도 51조 1531억 원(금융투자협회 9월 12일 기준)으로 지난달 5일 59조 4876억 원보다 8조 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 대금 역시 이달 9조 2290억 원으로 8월 10조 6158억 원, 7월 12조 337억 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인공지능(AI) 기대감을 등에 업고 국내 반도체·전력 설비 등 종목을 중심으로 연일 매수세를 퍼붓던 외국인도 재빠르게 짐을 싸고 있다. 코스피에서 2월 7조 7923억 원, 3월 4조 4196억 원, 4월 3조 3727억 원, 6월 4조 6111억 원어치를 사들이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13일까지 총 4조 8203억 원을 순매도했다. 8월에도 2조 8005억 원어치를 팔아치워 추세대로라면 이달 역대 최대 순매도액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금투세 도입을 논의한 2021년과 현재 산업 환경이 180도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피지수가 3300을 넘어섰던 2021년에는 개인투자자들은 ‘동학 개미’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킬 정도로 국내 증시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올해 코스피는 지난해 말 종가 대비 되레 3.54%(13일 기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17.98%, 18.99% 올랐다. 무엇보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미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때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주식은 많이 떨어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새로 유입된 이들이 크게 늘었다”며 “3년 전에는 국가 간 산업 경쟁이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대 아마존·구글·애플’로 플랫폼 기업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챗GPT가 나오고서부터는 투자자들의 온 관심이 AI로 쏠리면서 미국으로 투자금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퀀텀 컴퓨팅, 의료용 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 AI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창업과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든 양쪽 모두 중국을 견제하고 AI·바이오·국방·우주 산업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투자 지원 강화’의 입장이라 반도체 패권마저 한국·일본·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투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 해외 주식과 부동산으로 더욱 몰리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고점을 지나가는 현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자본 조달 기능마저 사라지게 되면 대기업의 국내 투자뿐만 아니라 창업 유인도 떨어져 국가 경제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단독] 독도방어훈련 12월에 추가 실시…尹 정부, 공군·해병대 빼고 했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통일·외교·안보 2024.09.19 06:00:00군 당국이 올 하반기 독도방어훈련을 12월 중순 비공개로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1년에 두 번 동해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지침”이라며 “하반기 추가 훈련은 예전과 동일한 시기에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인 2017년부터 현 정부가 들어선 2022년과 2023년까지 하반기 독도방어훈련은 모두 12월 중순과 하순에 실시했다. 군은 매년 두 차례 독도 인근에서 실시하는 독도방어훈련을 ‘동해영토수호훈련’이라고 부른다. 1986년 첫 시행돼 정례 훈련으로 자리 잡으면서 2003년 이후 해마다 두 차례씩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해경 전력, 해·공군의 항공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와 해경 특공대 등의 전력이 독도에 직접 상륙하는 방식의 훈련을 진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훈련의 실시가 어려워지면서 2020년 상반기부터 훈련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정권도 교체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지만 훈련 참여 전력 규모는 회복되지 않고 더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독도방어훈련은 수상함 16척(해군 13척, 해경 2척, 독도평화호)과 항공기 11대(해군 5대, 공군 4대, 육군 2대),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육군 특전사 대테러팀 등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훈련에 한국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이자 가장 큰 전투함인 세종대왕함(7600톤급)과 해군 특전대대, 육군의 항공기 등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심지어 군은 당시 사진과 영상을 언론에 제공하는 등 훈련을 공개하고 적극 홍보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들어 2022년과 2023년 실시한 독도방어훈련에는 수상함 5척(해군 4척, 해경 1척), 독도경비대, 410R/S(독도에 설치된 해경 레이더), 항공기 1대(해군 1대) 등이 참여하는데 그쳐, 예전과 비교해 참여 전력 규모가 상당 부분 축소 실시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월 실시한 독도방어훈련은 현 정부 들어 다섯 번째 훈련으로 앞선 네 차례 훈련까지 포함해 모두 비공개로 진행돼 문재인 정부와는 대조적 모습이다. 특히 보고서는 현 정부에서는 공군 전력은 빠지고 해병대 상륙 훈련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2년 이후 독도방어훈련에 참가하는 전력 규모는 코로나19로 참가 규모가 대폭 축소됐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2021년 시기보다 더 축소된 규모라고 꼬집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참가 전력이 독도방어훈련의 목적에 부합하느냐는 일차적으로 군의 판단에 달려 있다”면서 “다만 독도방어훈련은 독도 수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축소되기 이전의 규모로 참가 전력을 복원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군 안팎에선 현 정부가 일본의 반발을 고려해 훈련 참가 전력을 복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군과 해경은 1986년부터 연례적으로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독도방어훈련을 할 때마다 반발하며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모색 중인 윤석열 정부가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며 “한미일 ‘3각 동맹’ 복원을 중시하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기조에 보폭을 맞추는 의도가 더해져 현 정부에서 독도방어훈련 규모가 복원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최대 1조 규모 AI 혁신기업 육성펀드 나온다
산업IT 2024.09.19 05:30:00정부와 민간이 인공지능(AI) 분야 미래 유망 기술 개발과 국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정부가 예산 집행을 통해 마중물을 부어주면, 민간 시장에서 자금을 매칭해 대형 AI 특화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또 정부는 AI 분야 R&D를 집중 지원하는 대규모 국책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와 민간 부문의 자금 투입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정부 예산과 민간 금융 자금을 바탕으로 한 AI 분야 특화 펀드 결성이 가속화하는 동시에 각종 AI 연구개발(R&D)을 위한 예산 집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새롭게 편성된 AI 분야 투자 자금이 국내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18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내년 AI 분야 특화된 펀드 조성과 정부 예산 지원 규모가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인 AI 기업 성장자금 공급원 역할을 할 특화 펀드 규모가 최대 9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AI 분야 R&D 및 사업화 지원에 정부 예산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은 최근 최소 조성 규모 5000억 원의 'AI 코리아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완료했다. 이번 펀드 결성이 완료되면 대규모 정책자금이 투입된 첫 AI 특화 펀드로 기록될 전망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AI 인프라와 AI 모델, AI 응용서비스 분야 기업들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펀드 결성에 1500억 원을 출자한다. AI 코리아 펀드 위탁 운용사로는 LB인베스트먼트(309960),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신영증권(001720)·티인베스트먼트(공동운용),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LB인베스트먼트가 내년 2분기까지 2000억 원 규모의 AI 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나머지 3곳이 1000억 원씩을 출자한다. 이들 운용사는 최근 들어 민간 시장에서 AI 분야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 결성 규모인 5000억 원의 1.5배를 넘어선 규모의 펀드 결성을 자신하고 있다. 목표대로 펀드 결성이 이뤄진다면 7500억 원 이상 규모 펀드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바이오, 제조, 콘텐츠 등 산업에 AI 기술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투자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면서 "빠르게 펀드 결성을 완료해 유망 AI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1분기 중 ‘AI 혁신펀드’ 조성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과기정통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450억 원을 출자하고, 선정된 민간 운용사들이 최소 9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3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300억 원 이상의 AI 혁신펀드 조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초 출자사업을 시작하면 2분기 또는 3분기 중에는 펀드 조성이 완료돼 AI 분야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터넷진흥과장은 "AI 혁신 펀드는 다양한 분야의 AI 혁신 기업 발굴해 투자하게 될 예정"이라며 "마중물 역할을 통해 AI 및 AI반도체 초기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도 내년도 예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기업 육성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AI 분야 가치사슬의 전 영역의 기술 혁신을 지원한다는 큰 틀 안에서 AI반도체를 비롯해 AI 분야 전용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기술 개발에 약 714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또 158억 원을 투입해 AI R&D 강화를 위한 연구거점 운영 확대를 비롯해 AI 안전연구소 설립 등 국제 AI·디지털 질서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중기부는 AI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279억 원 증액한 1310억 원을 책정했다. 중기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AI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사업화와 대기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계획이다. -
김치·쌈장 소스까지 해외로…세계인 입맛 잡을까
산업생활 2024.09.19 05:30:00동원홈푸드가 지난 2020년 내놓은 소스 브랜드 ‘비비드키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타고 저당·저칼로리 소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회사 측은 김치나 쌈장 같은 한국식 발효음식을 사용한 제품을 전면에 걸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원홈푸드 ‘비비드키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성장했다. 2020년 출시 이후 연매출이 매년 평균 170%씩 빠르게 늘고 있다. 초기 30톤 수준에 불과했던 초반 월별 생산량도 현재 4배 이상 오른 120톤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회사 측은 최근의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발맞춰 저당·저칼로리 소스 시장을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비비드키친은 토마토케첩과 머스타드처럼 대중적인 제품부터 저칼로리 라인을 갖추는 한편 마니아층을 공략한 저당 돈까스·굴·마라 소스와 각종 샐러드 드레싱까지 구색을 넓혀왔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주요 e커머스와 대형마트에 모두 입점해 가파르게 매출이 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백화점 3사에도 모두 입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이전까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크게 의존해왔던 동원홈푸드로서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동원홈푸드는 1993년 단체급식으로 사업을 시작해 2007년에는 당시 국내 최대 조미식품기업이었던 삼조쎌텍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후 샘표와 풀무원 같은 식품 제조사를 비롯해 맥도날드·써브웨이·bhc·교촌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소스류를 주로 생산해왔다. 이제는 일반소비자용(B2C) 브랜드인 비비드키친의 성장 덕에 기업용을 넘어 일반 소매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늘리게 된 셈이다. 동원그룹은 ‘한국식 발효음식’을 내세워 수출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김치 치폴레 마요’나 ‘코리안 쌈장 BBQ소스’ 등이 핵심 품목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현재 수출국인 미국·호주·베트남·홍콩을 넘어 향후 유럽과 일본 시장에까지 진출을 앞둔 상태”라며 “올해 200억 수출이 목표”라고 전했다. 식품업계는 국내외 소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69억 달러였던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올해 433억 달러를 돌파한 뒤 2030년에는 59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
20대 "보험료 차등인상 현실적"…50대 "경제력에 따라 올려야"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9.19 05:30:00국민 다수가 소득 보장보다는 재정 안정에 무게를 둔 국민연금 개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얼마를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연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2030의 불안감을 덜고 기금 고갈 시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보험료(35% 안팎) 부담을 지우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은퇴를 앞둔 50대는 보장 강화를 원해 가입 기간 확대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이달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의 20~50대 성인 남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대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연금제도의 지속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제고를 앞섰다. 전체 응답자의 60.8%(31명)가 재정 안정을 꼽았다. 앞서 정부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2%(2028년 40% 예정)로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기업에 다니는 최유승(43) 씨는 “기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위기는 굉장한 사회 위기로 재정 안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 회사 직원인 박지예(27) 씨는 “우리 세대가 보험료만 내다가 끝나지 않게 기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조선영(42) 씨 역시 “소득대체율을 무리하게 올리거나 유지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금 수령 시기가 임박한 50대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자영업자인 이 모(58) 씨는 “소득대체율은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뷰 결과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앞으로 보험료를 낼 기간이 많아 나중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느냐가 걱정일 것”이라며 “50대 이상의 경우 이미 노후 계획을 시작했을 테고 앞으로 보험료를 낼 날은 짧기 때문에 반응이 다르지 않았겠느냐”고 평가했다. 본지 심층 인터뷰는 국민연금의 바람직한 개혁 방안을 찾기 위해 시행된 것으로 20대 13명과 30대 12명, 40대 14명, 50대 12명 세대별 의견을 최대한 담았다. 직업도 취업준비생과 대학생(20대), 대기업 종사자, 중소기업 노동자, 자영업자, 공기업 근로자 등을 모두 포함했다. 단순 설문보다는 국민들의 생각을 자세히 들을 수 있게 심층 인터뷰라는 형식을 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정부 개혁안에 관해서는 대체로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당 가능한 보험료율 상한선으로는 1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김 모(29·스타트업) 씨는 “4%포인트 높이는 것은 실제로 보험료로 내는 돈이 지금보다 44% 오른다는 말”이라며 보험료 인상이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김경은(49) 씨도 “연금이 고갈되면 안 되겠지만 지금도 월세에 공과금을 내면 형편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세대 간 인상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정부는 20대의 경우 매년 0.25%포인트씩 16년간, 50대는 매년 1%포인트씩 4년간 총 4%포인트의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젊을수록 인상 속도가 느리고 50대는 가장 빠르다. 취업준비생 김창영(24) 씨는 “정부가 청년 세대의 보험료 납부 기간 등을 고려해 세심한 정책을 내놓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간에 낀 40대 조선영(42·금융사) 씨는 “연령대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타협안”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50대의 생각은 이번에도 온도 차이가 있었다. 김 모(51·중소기업) 씨는 “국민연금이 어렵다는 건 알겠지만 50대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돈을 그저 더 내라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나이가 아닌 경제력에 따라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모(54·유통업) 씨는 “사회보험은 경제적 능력에 따라 지불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양보미(33·금융업) 씨도 “세대보다는 소득별로 보험료를 차등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차등 인상의 실제적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 모(47·공기업) 씨는 “인상 효과를 높이려면 모든 세대에 동일한 요율을 적용해야 한다”며 “연금 진입 세대에 따라 속도에 차등을 두면 보험료율 인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모(25·대학생) 씨는 “인상 속도에 차이가 있다지만 결국은 4%포인트 올리는 건 같은 것 아니냐”고 밝혔다. 정부가 새로 도입하기로 한 자동조정장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자동조정장치는 가입자 수와 기대수명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박효정(27) 씨는 “연금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자동조정장치도 지속 가능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진(25·잡지사 에디터) 씨는 “일본과 독일·스웨덴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대다수가 연금제도에 자동조정장치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큰 우리나라도 도입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김현동(25·경제단체) 씨도 “재정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모(58·자영업자) 씨는 “버스요금을 조정할 때도 많은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한다”며 “국민 대다수의 삶이 걸려 있는 연금 수령액을 삭감하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연(51·인테리어업) 씨도 “결국 정부는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을 강화해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 모(31·중소기업) 씨는 “퇴직연금은 지금도 별로 활성화가 잘 안 돼 있는데 전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정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초연금도 40만 원으로 일괄적으로 올릴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 위주로 선별적으로 적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 대한 개혁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모(53·골프업계) 씨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연금에 대한 개혁도 강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연금 개혁안대로 세대별 차등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경우 5년 뒤 20대와 40대 직장인의 월 보험료 증가 폭이 최대 2.7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인상 속도뿐만 아니라 산정 기준이 되는 월 소득이 세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개인의 소득과 여건에 따른 보험료 인상 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본지가 추산한 결과 보건복지부의 계획대로 연금 개혁이 진행될 경우 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만 26세 A 씨의 월 보험료 자기 부담액은 올해 16만 6050원에서 내년 17만 4076원으로 8026원 상승한다. 부담액은 2029년 20만 8795원을 거쳐 10년 뒤인 2034년에는 25만 8640원까지 증가한다. 정부안에 따라 20대의 경우 매년 보험료가 0.25%포인트씩 오르고 임금은 물가 상승률 수준에 맞춰 매년 2% 정도씩 인상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만 45세 B 씨의 월 보험료 부담은 올해 27만 7065원에서 내년 29만 8307원으로 2만 1242원 뛴다. B 씨의 임금이 A 씨의 1.7배인 데다 40대는 보험료가 20대보다 0.25%포인트 더 오른 결과다. 5년 뒤 B 씨의 보험료는 39만 875원으로 올해보다 11만 3810원 늘어난다. 같은 기간 A 씨의 상승 폭(4만 2745원)에 비해 2.66배 높은 수치다. 10년 뒤 B 씨의 월 보험료는 48만 7848원까지 불어난다. 자영업자의 부담액은 이보다 더 크다. 고용주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50%를 부담하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보험료 전액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A 씨가 자영업자라면 올해 내고 있는 보험료는 월 33만 2100원이며 5년 뒤에는 41만 7591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10년 뒤 부담해야 하는 월 보험료는 51만 7280원에 달한다. 나이와 여건에 따라 보험료 인상 폭이 천차만별인 만큼 정부가 보다 상세하게 제도를 소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생 연도에 따라 한 살 차이로 보험료 인상 폭이 달라지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50대의 경우 매년 보험료가 1%포인트씩 오르면 고용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더니 '책상' 사라졌다…근절되지 않는 ‘보복 갑질’
사회사회일반 2024.09.19 05:30:00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중 15%만이 회사 또는 관련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신고한 직장인의 40%조차 회사로부터 ‘보복 갑질’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은 “적지 않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이 신고 이후 회사로부터 ‘보복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밝히며 그 사례를 공개했다. 올해 초 회사 대표로부터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은 A씨는 이를 거부한 이후부터 업무배제와 폭언 등, 회사의 괴롭힘에 시달렸다. 이를 견디다 못한 A씨는 노동처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노동청은 지난 6월 해당 사례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해 대표에게 300만 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신고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는 A씨의 책상을 복도와 창고로 치워버린 데 이어 과태료까지 부과되자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결국 A씨는 지난 7월 해고됐다. 올해 1~8월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이메일 상담 1192건 중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824건(69%)이다. 회사에 괴롭힘을 신고한 것은 308건인데 이중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경험했다는 상담은 68건이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사내에 상사의 괴롭힘을 신고하자 가해자는 나를 괴롭힘 가해자로 ‘맞신고’했다”며 “그런데 회사는 오히려 내게만 권고사직을 제안했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2분기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봐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305명)의 57.7%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응답했고, 19.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반면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2.1%,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7.1%), ‘향후 인사 등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1.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 신고를 한 응답자의 40%는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단체는 당국의 보수적 판단과 약한 처벌을 보복 갑질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단체는 “현행 규정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시정 기간을 14일 이내로 두고, 시정하지 않는 경우 범죄 인지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추후 시정만 하면 불리한 처우를 한 사용자를 사실상 봐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장재원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의 ‘불리한 처우’의 유형을 최소한 남녀고용평등법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보다 적극적 수사를 통해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할 필요가 크다”고 강조했다. -
"대세는 자사몰과 네이버 스토어"…판매자들 '직접 판매'로 눈돌린다
산업생활 2024.09.19 05:30:00티몬·위메프 사태를 경험한 판매자들이 플랫폼에 입점해 물건을 파는 대신, 자사몰을 새로 열거나 네이버 스토어를 오픈하는 형태의 ‘소비자 직접 판매(D2C)’로 옮겨가고 있다. 이전까지는 배송이 빠르고 마케팅이 용이한 e커머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파는 것을 우선시했다면, 이제는 정산 리스크가 없는 자사몰이나 네이버 스토어 등을 더 중요한 판매처로 보고 있는 것이다. 18일 유통업계 따르면 최근 판매자들은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여파로 정산이 적시에 처리되는 오픈마켓이나 자사몰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쥬얼리 브랜드 ‘디디에 두보’는 최근 온라인 자사몰을 전면 개편한 ‘온라인 부티크’를 새롭게 오픈했다. 한샘 역시 한샘몰 모바일 앱과 웹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현대 리바트는 온라인 판매 채널 수를 점차 줄이면서 온라인 자사몰을 전문관으로 새롭게 구축해 지난 2분기 B2C 부문 매출액을 전년동기 대비 5.1% 끌어올렸다. 그동안은 e커머스 플랫폼들이 마케팅과 빠른 배송 서비스 등으로 매출 확보에 도움이 돼 판매자들의 주요한 입점처가 되었지만, 티메프 사태를 거치면서 정산 지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선택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도입하는 등 택배 업계 전반적으로 배송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배송 서비스 격차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사몰을 구축할 여력이 되지 않는 업체들은 네이버 내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 등을 적극 활용해 D2C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스토어를 구축하는 플랫폼과 온라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지원받으면 업체들이 자사몰을 운영하는 데 드는 물적, 인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도착보장’ 서비스를 활용 중인 셀러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네이버가 2022년 12월 오픈한 도착보장은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도착일을 알려주고 물류사를 통해 약속한 도착일이 지켜지도록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체 브랜드스토어 중에서도 약 40%가 도착보장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1000곳을 돌파했다. 규모 있는 업체들도 네이버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설화수·헤라·에스트라 등 대부분의 브랜드 제품을 도착보장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2월부터 네이버 도착보장을 시작한 스파오도 빠른 배송 서비스를 내세우며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 거래액이 3개월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거래액 중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절반을 넘어섰다. 각 스토어별 충성고객을 구축할 수 있는 라운지 솔루션 이용 업체도 증가 추세다. 현재 라운지 솔루션은 브랜드스토어 중 40%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누적 고객은 900만 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들이 티메프 사태를 겪으면서 늦장정산이나 운영의 불안정성에 위기감을 느껴 한 가지 플랫폼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플랫폼을 찾거나 자사몰을 통한 D2C 전략을 펼치려는 판매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근 20년 중 16년, 추석 다음 달에 가계대출 늘었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9.19 05:30:00최근 20년간 추석 연휴가 낀 달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감소했다가 다음 달 다시 증가하는 흐름이 반복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고 가계부채 증가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달에 가계대출이 주춤하더라도 10월에 증가 폭이 다시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추석이 있는 달의 전월 대비 예금 취급 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직전월보다 감소한 연도는 15개년이었다. 추석이 속한 달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이 75%의 확률로 줄었다는 뜻이다. 핵심은 추석 다음 달이다. 추석 연휴가 포함된 달 직후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된 연도는 총 16개년(80%)이었다. 금융계에서는 추석 연휴가 낀 달에는 은행 영업일수가 감소해 대출 잔액 증가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의 추석 연휴가 주로 포함되는 9월에 분기 결산을 한다는 점도 가계대출 통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도 있다. 은행들이 결산 과정에서 부실 대출을 대손상각비로 비용 처리하면서 9월에 가계대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올해 9월은 규제 효과까지 겹쳐 있어 전월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1일부터 스트레스총부채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달 1~9일 주택 구입 목적의 개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하루 평균 3405억 원으로 8월(4012억 원)보다 15% 줄었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DSR 규제 강화와 추석 효과, 분기 말 대손상각 등이 맞물려 9월에는 대출 증가율이 전월보다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9~10월 가계대출 데이터가 한은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여부 결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를 기록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기준선까진 내려온 상황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가계부채 급증 문제가 부각되면서 한은 내부에서도 고심이 큰 모습이다. 당장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최소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다는 점이 어느 정도는 확인돼야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다음 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한풀 꺾인 것으로 확인되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한 달만 봐서는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보통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두세 달 시차를 두고 집행된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매매(신고일 기준)는 5만 4732건으로 전월보다 26.4% 증가했다. 시중에 유동성이 아직 풍부하다는 해석도 있다. 한은은 7월 광의통화(M2)가 전월보다 0.4% 늘어 1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부동산 대기 수요는 많고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세”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 진작보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화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석 때문에 일부 노이즈가 있을 수는 있지만 주담대의 경우 2~3개월 계약 뒤 시차를 두고 집행되기 때문에 몇 달 전 것이 이달에 집행되는 것”이라며 “연휴가 미치는 영향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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