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창업자가 말한 ‘300년 기업’이 되겠다는 게 제이앤 프라이빗에쿼티(PE)의 목표입니다.” (이준상 대표)
남의 돈을 빌려 기업 속을 파낸다며 사모펀드(PEF)를 향한 힐난이 높지만 PEF가 없으면 기업 구조조정과 영속을 이끌 수 없다는 반론이 있다. 설립 7년차인 제이앤PE는 PEF투자의 선순환을 가장 빠르게 입증한 운용사다.
이준상 공동대표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선블록제조사인 현대힘스(460930) 인수에 대해 “2019년 조선업은 투자 기피 업종이었지만 과거 대우조선해양 자문을 하면서 조선업이 부활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상진 공동대표 역시 “무차입 상태인 현대힘스의 재무안정성과 탄탄한 수익성을 설명해 1000억 원을 훨씬 넘는 자금을 출자 확약 받았다"고 회상했다. 제이앤 PE는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내놓은 현대힘스를 첫 투자로 삼아 경영권 지분 75%를 975억 원에 확보했다. 이어 1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키우고 동종업체를 인수해 붙였다.
이들의 예견대로 현대힘스는 2020년 52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2024년 216억 원으로 4배나 뛰었다. 코스닥 상장을 거쳐 매각을 앞둔 현대힘스의 기업가치는 약 1300억 원에서 시가총액 기준 7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준상·현상진 대표는 서울대 동문인 동시에 첫 직장생활을 안진회계법인에서 시작하며 글로벌 PEF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자문했다. 현 대표는 “이후 각자 다른 PEF로 이직하며 갈라졌지만, 결국 2019년 서로의 이름에서 딴 J와 즐겁고(Joy)과 정의로운(Justice)운용사를 만들자는 의지로 제이앤PE를 창업했다”면서 “신생사라고는 하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와 SG PE에서 국민연금 출자를 받은 경험이 있는 ‘중고 신인’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1000억 원 규모 첫 펀드에서 출발한 제이앤 PE의 현재 누적운용(AUM)규모는 1조 3000억 원으로 투자 기업 수만 32개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329180), CJ(001040), 솔브레인(357780), APS(054620) 그룹 등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비결은 기업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면서 신뢰를 쌓는 것이다. 이 대표는 “투자하기 2~3년 전부터 투자기업이 외부 투자를 받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언하기도 하고 대주주가 조직 내에서조차 상의하기 어려운 고민을 함께 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 번 투자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이들의 전략이다. 현 대표는 “APS그룹처럼 한 그룹사에 계열사별로 최대 6번까지 투자하는 ‘지속적인 재투자 전략’을 편다"면서 "투자기업과 깊은 신뢰를 쌓고, 투자한 업종의 리스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했다.
제이앤PE가 투자한 기업 중 재영솔루텍은 워크아웃과 개성공단폐쇄 등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높은 수익률로 보답했다. 솔브레인네트워크는 미국 인디애나 전해액 신공장 설립에 투자, 현재 이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을 극복하고 견고한 실적을 내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PEF를 탐욕의 상징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우리는 기업과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서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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