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중국의 금 세제 개편 여파 속에서도 여전히 온스당 4000달러 선을 지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금 현물 시장에서 금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960달러(약 567만원)대까지 내리면서 약세를 보이다가 오후 5시 기준 다시 4020달러(약 580만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이번 금값 변동은 중국 정부의 금 거래 관련 부가가치세(VAT) 제도 개편과 맞물려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상하이금거래소(SGE)·상하이선물거래소(SFE)에서 구매한 금을 직접 판매하거나 가공해 판매하는 일부 소매업체에 대한 세액 공제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주얼리·공예 등 비(非)투자 영역의 금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부가가치세 공제율은 기존 13%에서 6%로 낮아졌고, 투자용 금을 다루는 업체만 기존 공제 혜택이 유지된다. 이 조치는 2027년 말까지 한시 적용된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의 소비 위축 우려가 번지면서 홍콩 증시 귀금속 관련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다. 주대복 주얼리는 장중 12% 가까이 하락했고, 라오푸 골드는 9% 이상 빠졌다.
런던에 본사를 둔 불리온 볼트의 아드리안 애쉬 리서치팀장은 "중국의 금 수요가 올해 금값 상승에 큰 역할을 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의 세제 개편은 글로벌 금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금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의 장기 상승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금 가격은 여전히 지난달 돌파한 온스당 4000달러(약 57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중앙은행의 매입 증가 등이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는 내년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제도 변경 자체가 금 시장의 국제 경쟁력 확보와 세무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금융과학원 관계자는 “세제 개편은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지위 확대와 중국 금 가격 결정력 강화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ftershoc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