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이 창립 130년 만에 황제주(주가 100만 원 이상) 반열에 올랐다. 인공지능(AI)·반도체·로봇·원전 등 신성장 산업으로의 성공적인 체질 전환을 이뤄내며 투자 자금이 몰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분 현재 두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만 8000원(6.11%) 100만 7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직전 거래일 대비 0.41% 하락한 96만 2000원에 장을 시작한 두산은 장 초반 상승 전환을 이뤄내며 이어 갈수록 상승 폭을 키우며 끝내 황제주 등극에 성공했다. 두산 주가는 올 들어 280% 넘게 폭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두산 주가 상승세를 단기 과열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의 서막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이 지주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자·에너지·로봇 등 고성장 산업에 균형 있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과거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주가의 질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두산은 1896년 창립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최근 수년간 급격한 체질 개선을 거쳤다. 과거 주력 사업이던 중공업·건설 부문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로보틱스 등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네트워크 동박적층판(CCL) 부문은 전방산업 투자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고 있어 내년에도 좋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자체 사업의 수익가치가 커지고 자회사 실적이 동반 개선되고 있는 만큼, 지분가치 할인율을 낮추는 선제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두산은 AI와 반도체 산업의 호황 수혜를 자체 사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로보틱스(454910)를 통해 원전과 로봇 등 미래 성장 산업의 간접 수혜도 동시에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이 확고한 주주 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 역시 주가를 밀어 올린 요인 중 하나다. 앞서 올 2월 두산은 3년간 자사주 약 6%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자 비즈니스그룹(BG)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특히 이달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상법 개정안 통과 시 보유 자사주(17.9%) 추가 소각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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