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증시가 ‘구조적 강세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전 세계 상장기업의 생산성과 이익률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단기 반등이 아닌 장기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드로 팰런드라니 글로벌 엑스(Global X)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하지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의 단순한 버블과는 다르다”며 “AI가 기업의 수익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3% 수준에 달하고, 엔비디아와 구글 등 주요 기술 대형주의 마진 구조는 과거보다 훨씬 견고하다”며 “AI 도입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팰런드라니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도 글로벌 증시 상승의 중요한 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연준이 점진적으로 완화 기조로 돌아서고 있으며, 내년에는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도 큰 상황이라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AI 중심의 생산성 향상과 완화적 정책이 결합하면 글로벌 증시는 구조적 강세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분쟁은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팰런드라니 센터장이 꼽은 향후 글로벌 자본시장의 핵심 성장 축은 AI·방위산업·인프라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 추세가 아니라 생산성의 근본 혁신”이라며 “데이터센터·전력망·반도체 등 AI 인프라 생태계 전반이 새로운 성장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위산업의 경우 특히 지정학적 분절화와 각국의 안보 투자 확대 속에서 구조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AI와 방산 업종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하며 한국 역시 유망 시장으로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방비 중 첨단기술 투자는 1%에 불과하지만 향후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며 “한국 역시 기술력과 투자 의지가 강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프라 분야와 관련해서는 데이터센터 확충, 전력망 강화, 에너지 효율화 기술 등이 장기 성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팰런드라니 센터장은 “AI 확산 속도에 맞춰 전력과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인프라 투자는 구조적 성장의 또 다른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현지 자회사인 글로벌 엑스는 지난달 기준 운용자산(AUM)이 735억 달러(약 107조 원)에 달한다. 2018년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이후 불과 7년 만에 순자산이 13배 성장했다. 팰런드라니 센터장은 “글로벌 엑스는 고객 중심의 ‘화이트 글러브(세밀하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며 “시장 변화를 가장 먼저 포착해 이를 ETF 상품으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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