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005930) 내부 조직으로 이동했다. 11월 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 같은 옛 ‘컨트롤타워’ 를 복원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글로벌리서치(SGR) 산하 경영진단실이 이달 삼성전자 소속으로 변경됐다.
경영진단실은 그룹 차원의 경영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만든 조직이다. 초대 실장은 최윤호 사장이 맡았다. 최 실장은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경영지원실장(CFO), 삼성SDI 대표 등을 거친 인물로 이재용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단실은 올 3월 시스템LSI 사업부, 9월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에 대한 경영 진단에 착수하며 그룹 내에서도 위상이 높았다.
경영 진단실을 삼성전자 산하로 편입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세울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경영진단실이 전자 산하 조직이 된 만큼 이르면 11월 하순 단행될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와 경영진단실, 미래사업기획단의 기능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11월 인사에서 당장 큰 폭의 개편 없이 각자 조직이 기존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업지원TF는 주요 투자와 사업 프로젝트의 조율을, 경영진단실은 부진한 사업에 대한 컨설팅, 미래사업기획단은 그룹 차원의 신사업 발굴을 삼성전자 산하에서 현재처럼 담당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하지 않으면서도 각 조직에 그룹 핵심 인사와 전략 라인을 배치해 소통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한편 삼성의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은 준법감시위원회의 역할이 확정된 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위원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분이 (그룹 컨트롤타워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제도가 아니라 운영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컨트롤타워가 최고 경영진을 위한 조직이 되거나 정치권과 결탁할 위험을 내포하는 조직이 되지 않도록 준감위가 최선을 다해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삼성에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존재했지만 2017년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정경유착 창구로 지목돼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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