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궁극의 서버 냉각 기술인 액침 냉각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SK엔무브, 미국의 액침 냉각 전문 기업 GRC와 삼자 동맹을 맺고 제품 상용화에 시동을 건다. 세 회사는 각사 기술력과 영업망 등을 결합해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LG전자는 27일 경기 평택시 칠러사업장에서 SK엔무브, GRC와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세 회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과 사업 경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결합해 빠르게 확대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됐다.
AI 산업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이 문제가 되고 있다. AI가 다양한 업종에 적용되며 데이터센터가 감당해야 할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양도 많아지면서 서버 하나가 내뿜는 열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발열을 잡지 못하면 반도체 칩의 품질과 동작 속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의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는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들은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에 부착된 냉각판(콜드 플레이트)에 냉각수를 흘리는 ‘직접-칩 냉각(Direct To Chip Cooling)’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AI가 더 고도화되면 서버 전체를 비(非)전도성 액체에 담가 온도를 낮추는 액침냉각 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조사기관들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장이 2024년 53억 8000만 달러(7조 7400억 원)에서 2030년 177억 7000만 달러(25조 5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 회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각 사의 기술을 결합해 평택 칠러사업장 내 구축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서버용 액침 냉각 기술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냉각 시스템을, SK엔무브는 액침냉각 플루이드를, GRC는 액침냉각 탱크를 각각 담당한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가정용 에어컨까지 주거와 공공, 상업, 산업 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공조 토탈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리며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은 핵심 미래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ES사업본부를 분리해 미국,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에서 굵직한 계약을 따냈다.
SK엔무브는 고급 윤활기유 및 프리미엄 윤활유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액침냉각 기술의 핵심인 냉각 플루이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 GRC는 지난 2009년 미국에 설립된 제1호 액침냉각 전문 기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액침냉각 관련 총 19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8개 특허는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글로벌 서버업체인 델(Dell), HP 등과 협업 중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인 에너지 효율과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차별화된 냉각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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