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이 길면 길수록, 혼자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직장인일수록 외로움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백용 강북삼성병원 성균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2만 4278명을 대상으로 통근 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통근 시간이 60분을 초과하는 그룹은 30분 이하인 그룹에 비해 가족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낄 위험이 49%나 높았다. 가족이 아닌 타인 관계에서의 외로움 위험 역시 36% 증가했다. 통근 수단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통근 시간이 60분이 넘게 걸리는 직장인들 중에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 외로움 위험이 가족간 관계에서 72%,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는 81% 크게 치솟았지만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도보·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경우 외로움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외로움은 단순히 기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물론 치매와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경제협력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평균 통근 시간은 58분으로 OECD 평균(28분)의 두 배에 달한다. 최 교수는 “통근 시간이 개인의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연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통근 시간을 줄이고 사회적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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