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프랑스 현지에 연간 2만 톤 넘는 사용후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합작공장을 세운다. 가격·수급 변동성이 큰 배터리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재활용 규제에 선제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LG엔솔은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및 환경 서비스 기업인 ‘데리시부르그(DBG)’와 손잡고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고 29일 밝혔다. 유럽 내 최초 한·유럽 리사이클 합작사로 양 사 지분율은 50대 50이다.
합작법인은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르 쉬르우아즈에 내년 착공한 뒤 2027년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연간 2만 톤 이상의 사용후배터리와 스크랩(양극재 부산품·불량품)을 처리하게 된다.
합작사는 현지에서 수거한 사용후배터리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안전하게 파·분쇄해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 ‘블랙 매스’를 만드는 전 처리 전문 공장이다. 추출된 블랙 매스는 후처리 공정을 통해 리튬·코발트·니켈 등 핵심 원료로 재생산된다. 이후 양극재 생산 과정을 거쳐 LG엔솔 글로벌 생산 시설에 최종 공급된다. 후처리 공장 위치는 대규모 부지 확보와 고용 인력, 투자비 등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LG엔솔은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유럽 내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시행된 EU의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로 의무화된다.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리튬 12%,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돼 선제적 투자를 통한 규제 대응이 요구됐다.
LG엔솔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공급망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내 생산·판매·재활용 등 배터리 모든 생애 주기에 걸쳐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강창범 LG엔솔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은 물론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최고의 고객 가치를 선보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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