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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부품 22종 '숨통'…현대차·기아도 원가 부담 줄었다

■트럼프, 車 관세 완화 예고

美 완성차 업계도 타격 우려에

내달 3일부터 2년간 환급 고려

25% 관세는 유지…최악은 피해

"車 판매가 인상 압박 낮추는 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8일(현지 시간) 자동차·부품 업계의 관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예고하면서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는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번지고 있다. 미국에 수출할 자동차에 최대 50%에 달하는 중복 관세를 부담하는 상황은 피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조립하는 자동차 부품 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미국 측 조치가 시행되면 원가 상승 압력을 다소 낮출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디트로이트 인근 머콤카운티에서 열리는 취임 100일 기념 행사 전 자동차 관련 관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 이번 완화 조치에는 외국에서 만든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관세에 철강·알루미늄 등 파생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중복으로 부과하지 않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수입 자동차 부품에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하지만 완성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2년간 세금을 일부 환급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첫해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판매가격의 3.75%, 이듬해에는 2.5%를 환급한 후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환급 조치는 이미 관세를 납부한 제조사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에 보상하고, 미국에 투자해 생산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표명한 업체들에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대통령 통상 정책의 중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고관세 정책을 고집해온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부품 관세 완화로 선회한 것은 고율 관세로 인해 자국 자동차 업계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 역시 해외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갑자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자동차 중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수입한 것이고 일부 인기 차종은 투입 부품 중 약 70%가 캐나다 등 해외에서 만들어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동차 관세로 업계의 생산 비용이 연간 최대 1600억 달러(약 230조 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건스탠리는 자동차 관세가 당초 계획대로 시행되면 미국의 자동차 평균 판매가는 기존 대비 10~12%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 부품 중 판스프링, 서스펜션용 부품, 범퍼 부품 등 22개 품목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으로 평가돼 50% 관세 폭탄 사정권에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우려를 덜게 됐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자동차 부품은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포함하지 않고 개별 품목으로 관세를 적용하는 식으로 정리된 것”이라며 “기존 25% 부품 관세는 유지돼 관세 부담을 덜었다기 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한 환급 조치는 차량 가격 인상 압박을 낮추는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171만 대) 중 70만 대를 현지에서 생산했는데 부품 대부분은 해외에서 조달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부품 현지화율은 각각 12.2%, 19.8%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 관세의 일부를 환급받으면 원가 상승 부담을 일부 낮춰 판매가 인상 폭을 조절할 수 있다.

부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 부품은 82억 2000만 달러(약 11조 8200억 원)에 달하고, 관세 부과 대상은 9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권은경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미국 내 완성차 조립을 독려하기 위해 부품 관세를 환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생산 물량이 상당한 현대차·기아는 환급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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