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부터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대비 5% 넘게 감소했다. 이달부터 본격화한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급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해 25%의 품목관세를 물리고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사실상 전 품목에는 10%의 기본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했다. 수입액 역시 340억 달러로 11.8%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아직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의 수출액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국가별로는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수출이 동반 감소했다. 이 기간 대중 수출은 3.4% 축소됐고 대미 수출은 14.3%나 줄었다. 미국이 쌓아올린 관세장벽이 대중 중간재 수출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대미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저 효과도 일정 수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가 10.7%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주요 품목들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가전제품(-29.9%)과 컴퓨터 주변 기기(-23.3%), 석유 제품(-22%), 선박(-9.1%), 철강 제품(-8.7%), 승용차(-6.5%) 등의 수출이 줄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21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 축소됐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고 보더라도 수출 물량 자체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2~3월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나 주요 국가들이 관세 부과 전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까지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감소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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