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그룹이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그룹의 모태인 한세실업(105630)이 지난해 치솟은 환율에 직격탄을 맞으며 당기순이익이 50% 가까이 감소한 데 이어 패션 부문 계열사 한세엠케이(069640)도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한세예스24그룹의 주요 매출처인 의류 시장도 소비 부진으로 업황 개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세예스24그룹이 질적 성장에 있어 부침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016450)는 지난해 매출 2조 83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23억 원으로 같은 기간 1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2023년(1114억 원)보다 75.4% 줄어 270억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수익성 악화에 대해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 환산 손실 증가, 금융자산 및 투자 주식 손실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가 지난해 역성장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주요 계열사의 부진이 꼽힌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한세실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413억 원, 당기순이익 59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0%, 47.2% 감소한 수준이다. 한세실업은 환율 변동성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했다고 짚었다. 여기에 아이티 법인의 생산 공장 축소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와 퇴직급여충당금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상장 계열사인 한세엠케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세엠케이는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난해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0% 넘게 감소하면서 그룹사 부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올해 들어서만 2차례 사모사채 형식으로 34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한세엠케이 자기자본(2023년 기준)의 38.72%에 달하는 수준이다. 차입 목적은 채무 상환 및 운영 자금으로 지급 보증인은 한세예스24홀딩스다. 계속되는 적자로 한세엠케이의 부채 비율은 2022년 480%를 웃돌았지만 2023년 매출 확대에 힘입어 200%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여파로 올해 단기 차입을 진행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에 주가 역시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한세예스24홀딩스는 6.74%, 한세실업은 17.71% 하락했다. 한세엠케이도 2.54% 내렸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소비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 하반기께나 전 세계 의류 및 패션 시장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방 업황 사이클 회복과 수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세예스24그룹은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사업 발굴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중견 자동차 부품 업체 이래AMS의 지분 80.6%를 1354억 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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