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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 글로벌 시장서 K기술력 입증…"AI반도체 생태계 약화" 우려도

■퓨리오사AI, 메타와 인수협상

국내 스타트업 설계기술 인정 받아

NPU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 제기돼

국내 대규모 투자 유치 한계 지적도

"대기업 투자·자본시장 확대 필요"





퓨리오사AI가 메타와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이유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데 있다. 퓨리오사AI가 만드는 추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즉 신경망처리장치(NPU)는 특정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특성에 맞게 세부 조건을 맞추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로 자사의 NPU를 구매해줄 곳이 필요했고 이번 메타와의 인수합병(M&A)이 이러한 퓨리오사AI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퓨리오사AI는 자사의 2세대 NPU인 ‘레니게이드’를 공개하면서 “메타의 라마3와 같은 고급 생성형 AI 모델의 대규모 배포에 이상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메타 입장에서도 라마3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원활히 수급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력 확보가 절실했다. 엔비디아에 종속돼 있는 AI 반도체 수급 구조를 개선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또 글로벌 AI 기업들 대부분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전 세계 최대 생성형 AI 기업인 오픈AI 역시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레니게이드에 대해 메타가 좋은 평가를 내려 퓨리오사AI가 메타로부터 인수 러브콜을 받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퓨리오사AI의 경우 지난해 8월 국내 NPU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는 최초로 HBM3가 탑재된 레니게이드를 출시했다. 이는 메타가 리벨리온이 아닌 퓨리오사AI를 인수 대상으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리벨리온의 경우 아직 2세대 제품이 시장에 공개되지 않았고 두 업체의 성장 격차가 6개월 이상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가 국내 AI 반도체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빅테크들의 국내 AI 기업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 추진을 계기로 실제로 퓨리오사AI 내부 직원들은 이번 인수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퓨리오사AI 직원 수는 130명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입장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오픈소스인 메타의 라마(LLaMA) 모델을 기반으로 마음껏 연구를 하고 활용 사례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성과를 인정받고 커리어 성장 면에서 다양한 기회가 열리는 것에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퓨리오사AI를 메타가 인수하게 되면 결국 국내 AI 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AI 분야 중에서도 AI 반도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에 리벨리온과 더불어 국내 AI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퓨리오사AI가 해외 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면 국내 AI 기술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다만 퓨리오사AI의 창업자와 주요 개발자들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메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퓨리오사AI의 주요 구성원들이 재창업에 나선다면 국내 AI 생태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해외 AI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인데 메타가 퓨리오사AI를 인수하는 것은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매각되더라도 한국 AI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고 관련 기술도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AI 입장에서는 성장의 돌파구를 위해서는 빅테크의 인수가 불가피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퓨리오사AI로서는 투자 유치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대규모 자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줄 대기업 파트너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퓨리오사AI에서 시작해 국내 반도체 제조사, 이를 사용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구축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AI가 해외 경영권 매각을 선택한 것은 국내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던 탓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퓨리오사AI는 지난해 LG, 네이버(NAVER(035420)), 크래프톤(259960) 등을 대상으로 약 20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기존 투자자들 몇몇이 소액을 베팅하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사업을 끌고 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퓨리오사AI가 국내 대기업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면 쉽게 매각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AI 스타트업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국내 자본시장 규모도 대폭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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