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넉 달 만에 장중 8만 원을 회복하면서 ‘8만 전자’ 탈환을 눈앞에 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63%(500원) 오른 7만 9,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8만 원까지 회복했는데 이는 지난 8월 10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다운 사이클(하락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투자업계의 전망 속에서 최근 4개월간 줄곧 6만~7만 원대를 오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생각보다 짧게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는데 외국인투자가들은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삼성전자를 20조 7,250억 원어치나 팔아치웠지만 이달 들어서는 2조 5,766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를 322억 원 순매도했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1,323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다만 연초부터 삼성전자를 32조 원 이상 사들이는 등 강한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조 3,000억 원 이상 팔아치우는 등 매도 전환하면서 주가 상승세는 억눌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내년 상반기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투톱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도 된다고 조언하는 모습이다. 특히 20일(현지 시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자동차 등이 고성장하며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변동성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년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업황 개선과 배당, 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반도체 업종 중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고 하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의 저점 대비 상승률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22일 중국 정부로부터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대해 합병 허가를 받아낸 것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투톱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12만 9,000원까지 치솟으며 ‘13만 닉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장 후반 상승 폭을 축소하며 전일 대비 0.39% 오른 12만 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 낸드 사업부 매출을 포함해 내년 SK하이닉스 매출은 48조 원 내외에서 5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나리라 추정한다”며 목표가를 13만 원에서 16만 3,000원으로 25.4% 올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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