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개정안이 잇따라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 대해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법이 어떻게 집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기업과 근로자 모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지난 24일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25일 ‘더 센 상법’으로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도 여권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재계는 이로 인해 대주주의 권한 제약이나 경영권 불안 초래 등 기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기업과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약자의 입장에 있었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이 법들이 어떻게 집행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복귀 후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이 회장이 국내외 많은 사업장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며 “기업 발전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뀐 글로벌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광복절 특사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을 사면한 것에 대해선 "삼성에서 한 역할이 매우 큰 분"이라며 “삼성이 오랜 사법 리스크의 족쇄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좀 더 준법 경영에 최선을 다할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준감위는 이날 삼성생명의 계열사 주식 회계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회계기준원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보유 지분 회계처리에 문제 제기가 이뤄진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정기 회의뿐만 아니라 비정기 회의도 열리고 회사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보고를 받는 등 충분히 검토했다"며 "혹시라도 빠트린 부분이 있을까 봐 오늘 회의에서도 간단히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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