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崔 대행 "산불 피해 지역에 26억 원, 산청군 5000만 원 집행"
사회사회일반 2025.03.23 18:49:29정부가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 재난안전특교세 26억 원을 긴급 지원하고, 산청군에 재난구호사업비 5000만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행안부, 산림청, 소방청, 경찰청 등이 참석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신속하게 가동했고, 대형 산불이 발생한 울산·경북·경남지역을 대상으로 재난사태를, 피해가 큰 경남 산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며 “경남 산청의 일시대피자와 이재민을 위해 재난구호사업비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하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도 재난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에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산불로 약 6328.5㏊의 산림이 사라졌고, 임시대피한 주민은 총 1514명, 전소 등 화재 피해를 본 주택은 현재까지 39동”이라며 “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도 지자체 수요를 받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울산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에서 동시에 중·대형 산불이 진행됨에 따라 정부는 산불대응 중대본을 신속히 가동하고 재난사태를 선포해 범정부 차원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23일 오후 4시 기준 경북 의성 진화율은 59%, 울산 울주 진화율은 70%를 보이고 있고, 오늘 11시경 발생한 충북 옥천산불의 진화율 42%까지 고려하면 5개 산불에 대한 평균 진화율은 67%로 추정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산불 진화 상황, 피해상황 등을 점검하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산불대응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산림청은 공중지휘기 통제 하에 지자체·소방·경찰·군·국립공원 등 가용 진화헬기 111대를 총동원하여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인력 9182명을 투입했다. 소방청과 지자체는 민가와 국가기반시설, 취약시설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산불 진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는 중대본을 중심으로 이번 산불을 완전히 잡을 때 까지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입할 것이며, 유가족과 피해자 지원, 이재민의 일상 회복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경제'의 성패, 키(Key)는 동맹이 쥐고 있다[김흥록 특파원의 뉴욕포커스]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3.23 18:42:13최근 뉴욕에서 만난 통화정책 전문가 A 씨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어찌됐든 제로금리 시대는 끝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지금 상황이라면 누구도 모른다. 예상 외로 제로금리 시대가 또 올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로금리는 끝났다는 보편적 인식을 깨는 전망이다. A 씨의 발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그간의 큰 추세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인식이 묻어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기자회견 중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표현을 16번이나 썼다. 파월 의장의 경제 인식이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기업과 소비자 심리 지표에서 불안감이 감지되지만 다른 데이터에서 드러나는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무엇보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단 한 번의 가격 상승에 그치는 것이 “기본 전망(base case)”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는 관세 영향과 일치한다. 신뢰가 생명인 중앙은행장이 굳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경제 영향에 대해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파월의 예측대로라면 경제는 침체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할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진다면 주식시장은 더 오를 여지가 있고 이는 ‘부의 효과’ 지속으로 연결돼 미국 중산층과 부자들이 계속 소비를 이어갈 동력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경제도 바로 이런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런데도 파월 의장은 왜 16번이나 불확실성을 외쳤을까. 무엇보다 관세정책에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보복할수록 관세의 충격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며칠 전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첫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한다.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은 같은 비율로 높아진다. 이런 구조는 미국에도 적용돼 상대국이 보복관세에 적극적일수록, 보복에 나서는 나라가 많을수록 성장률과 물가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만약 미국이 재보복까지 감행한다면 파월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유럽과 중국·캐나다·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은 모두 보복 카드를 쥐고 있다. 유럽이 최근 위스키 등 1단계 보복 시행을 유예했지만 발효 가능성은 남아 있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유럽 패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 충돌 등은 유럽 내 자강론의 불을 지폈다. 캐나다 국민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미국의 51번째 주’ 발언으로 감정이 좋지 않다. 이러한 제반 환경은 유럽과 캐나다 지도자들이 관세 협상을 경제 논리로 풀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동한다. 올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유럽의 한 정치경제학자는 “최근 유럽에서 극우 정권이 탄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경제가 아니라 이민과 같은 문화적 요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기축통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화 분야의 석학인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대 교수는 동맹국들이 미국에 등을 돌린다면 이들이 보유하는 달러 비축자산도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의 미래가 고금리일지, 제로금리일지 알 수 없다는 A 씨의 말이 떠오른다. 4월 2일 미국은 상호관세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정책의 타당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공은 세계 각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트럼프발 관세 사정권에 놓인 한국 역시 길어지는 국정 공백 속에 어떤 전략을 갖고 대응에 나설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崔대행 "산불 재난사태 3개 시·도에 특별교부세 긴급지원"
사회사회일반 2025.03.23 18:38:20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산불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23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울산·경북·경남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산불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우선 산불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산불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에도 각별한 주의를 주문했다. 최 대행은 "정부는 대형산불이 발생한 울산, 경북, 경남을 대상으로 재난사태를, 피해가 큰 경남 산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각각 선포했다"며 "재난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울산·경남·경북)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26억원)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경남 산청군의 일시 대피자와 이재민을 위해 재난구호사업비 5천만원도 지원할 예정이다. 최 대행은 "임시대피 주민은 총 1천514명이며 전소 등 화재 피해를 본 주택은 현재까지 39동"이라며 "산림청·국방부·소방청·경찰청 등은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105대와 인력 9천182명을 투입했고, 다른 시·도에서도 인력·장비·물자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림청에는 주관기관으로서 진화 헬기와 인력이 더욱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산불대응 단계별로 현장의 통합지휘권이 잘 발휘되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대행은 "오늘 오후부터 서풍이 강해지고 있고, 내일은 산청과 의성 지역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5m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동해안과 경상권 내륙의 대기가 건조하고 오는 27일까지 특별한 비 소식도 없는 만큼 산불 예방과 철저한 사전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지자체는 산불 감시원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위험지역 순찰과 계도·단속을 강화해달라"며 "국민 여러분도 입산·성묘 때 화기 소지 또는 영농부산물 소각 같은 행위를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여자 축구, 관중도 스폰서도 열기도 없어 "
사회피플 2025.03.23 18:30:00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 현장을 찾은 양명석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양 회장은 이달 22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여자 ACL 인천 현대제철과 밤 카툰(이란)의 8강전 하프타임을 관전한 자리에서 “여자 ACL 관전은 처음인데 우리의 여자 축구 열기가 미약해 보인다”며 “관중도 많이 없는 것 같다. 내 임기 내 ACL 등 여자 축구를 많이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홍보 계획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AFC 여자 클럽 챔피언십으로 열리다가 2024-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열리는 여자 ACL에는 총 12개 팀이 참가해 4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다. 지난해 5월 클럽 챔피언십 결승에서 아쉽게 일본의 우라와 레즈 레이디스에 막혀 우승을 놓친 현대제철은 2승 1무로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밤 카툰을 1대0으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이날 583명이 인천 남동경기장을 찾아 현대제철이 4강에 오르는 순간을 지켜봤다. 지난 시즌 현대제철의 평균 관중(334명)보다는 많지만 여전히 아쉬운 수치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그간 여자 축구 홍보가 부족하다는 쓴소리를 들어왔다. 양 회장은 “WK리그도 이제 두 라운드가 진행됐는데, 현장에서 미비하고 개선할 점들이 계속 확인된다”며 “가장 아쉬운 부분은 메인 스폰서다. 이게 지난해부터 진행됐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이라도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임 회장 체제에서는 오규상 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인연이 깊은 현대가(家)로부터 어렵게 타이틀 스폰서를 끌어왔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IBK기업은행이 떠난 뒤에는 현대제철·HD현대인프라코어 등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나섰으나 올 시즌에는 당장 스폰서가 없다. 양 회장은 “새로 회장으로 당선돼서 살펴보니 유소녀 풀뿌리가 매우 약하다. 초등학생들부터 즐겁게 축구에 입문할 기회를 연구하겠다”며 “WK리그 선수들 연봉도 미약하다고 본다. 하나씩 개선해보겠다”고 했다. 양 회장은 행정·자본력을 갖춘 상위 기관 대한축구협회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양 회장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정 회장은 이달 12일 WK리그 지도자와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애로를 듣기도 했다. 두 기관 수장의 뜻이 당장 일치하는 부분이 ‘여자 코리아컵’ 신설이다. 최근 생활체육 분야에서 여자 축구 인기가 늘어난 만큼 이를 활용하도록 최상위 WK리그뿐 아니라 아마추어 팀까지 모두 출전하는 통합 대회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회장은 “여자 코리아컵이 신설되면 우리 연맹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며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지지의 뜻을 밝혔다. -
본지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한의언론문화상' 수상
사회사회일반 2025.03.23 18:30:00안경진(사진) 서울경제신문 의료전문기자가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69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한의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한의언론문화상은 국민 건강 증진과 한의약계 발전에 기여한 언론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안 기자는 보건의료 분야 국가기관과 여러 학술단체, 의료기관을 두루 출입하면서 바른 뉴스 및 사실을 알리는 정론 전개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 한의약계 발전, 사회적 인식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총회에서는 안 기자를 비롯해 박근빈 뉴데일리 기자, 조민규 지디넷코리아 기자 등이 수상했다. -
트럼프를 '장사꾼'으로만 봐야 하나 [여명]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3.23 18:30:00미국 UC버클리대 교수인 스티븐 S 코언과 제임스 브래드퍼드 들롱은 한국과 일본·중국의 경제개발 모델이 사실 미국에서 왔다고 본다. 정부가 국내 제조업을 키우기 위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하면서 선수로도 함께 뛰는 것 말이다. 두 사람은 해당 전략이 1791년 ‘제조업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Manufactures)’를 쓴 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이 원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제조업 후발 주자인 미국은 이 시기에 영국을 따라잡기 위해 관세를 60% 안팎까지 높였다. 전형적인 유치산업 보호 전략이다. 이 같은 접근은 상당히 유효해 미국이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했다. 1930년에 만들어진 스무트·홀리 관세법(2만여 개 품목 관세 평균 59%, 최대 400%)이 대공황을 악화시킨 주범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미국의 경제정책을 관통해온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을 꽃피우는 기반이 됐다. 많은 이들이 잊고 있지만 미국은 제조업 강국이었다. 제조업 없이 어떻게 두 차례 세계대전을 이겼겠는가. 한때 철강과 조선·자동차·전자레인지·냉장고 등 모든 것을 미국이 주도했다. 대량생산을 이끌어낸 포드 시스템도 미국산이다. 상황이 바뀐 건 독일과 일본의 부상 그리고 미국의 변화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과 일본은 정부 지원과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자국 산업을 키우고 수출을 확대했다. 미국은 이들 나라의 수출품을 받아주고 달러를 내줬다. 한국과 대만·중국도 같은 방식을 따랐다. 높은 관세와 보조금, 대출 몰아주기로 제조업을 키웠다. 처음에는 경공업에서 시작했지만 차츰 철강과 조선·석유화학·자동차·반도체·가전제품으로 뻗어갔다. 때로는 환율의 덕을 보기도 했다. 미국도 나쁘지는 않았다. 안방 시장을 내줬지만 미 국민들은 값싼 상품을 살 수 있었다. 미국은 여전히 항공과 첨단산업·바이오에서 우위였고 동아시아 국가들은 무역에서 남긴 돈으로 미 국채를 사줬다. 천문학적인 무역적자에도 국채가 계속 팔려나가면서 미국이 흔들릴 일은 없었다. 미국 역시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자유무역과 항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틈은 중국의 굴기와 코로나19에서 생겼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꾸준히 미 국채를 내다 팔았다. 인공지능(AI)과 첨단반도체·전기자동차에서 중국이 미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공급망 측면에서 미국 경제의 치명적 약점을 노출시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말처럼 어떤 경제 강국도 제조업을 포기한 나라가 없는데 미국이 그 길을 가고 있던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관세·상호관세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높은 관세와 제조업 육성으로 미국이 번영했던 시기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다. 가족과 신앙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안전하고 부유한 미국 사회를 재건하려는 움직임이다. 트럼프가 가상자산 비축에 나선 것도 따지고 보면 미 국채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키우려는 의도다. 어떤 식으로든 달러화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트럼프를 장사꾼으로만 보면 안 된다. 그의 뒤에 있는 배경과 시대정신을 봐야 한다. 트럼프는 2029년 백악관에서 사라지겠지만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대전환은 시작됐고 거대한 물결을 바꿀 수 없다. 트럼프에 자극받은 유럽연합(EU)도 ‘바이 유러피언’을 앞세워 자동차와 반도체·방위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글로벌 자유무역과 수출에 기댄 한국 경제의 성공 공식이 한계에 다다랐다. 새로운 산업정책과 이를 뒷받침할 금융·재정정책이 절실하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관가는 ‘올스톱’됐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26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결과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관세전쟁의 결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자국 내 제조업 육성이라는 도도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다. 무역 의존도가 75%인 한국 경제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가. 정치 리스크 탓에 어떤 일도 하기 어렵다고 하기에는 글로벌 정세 변화가 너무 빠르고 두렵다. -
[로터리]AI 기술 혁신, 낙관과 비관 사이
정치정치일반 2025.03.23 18:30:00정치 이슈로 혼란과 불확실이 가중되는 속에서 반가운 뉴스가 하나 있었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 교수의 지난주 방한 소식이다. 역사학과 생물학의 경계를 넘나든 통찰을 흥미롭게 보여준 그답게 이번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의 저변을 고민해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줬다. 하라리 교수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역사적으로 혁명적 기술이 나왔을 때 기술혁명의 결과보다 그 결과에 어떻게 도달했는가가 언제나 문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AI혁명 이후 우리가 어디에 닿을까보다 거기에 닿는 과정을 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낙관이나 비관 모두를 경계하면서 기술 혁신에 따라 인류가 맞닥뜨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의 중요한 과제를 다양하게 짚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기술 혁신의 과정과 결과 모두 낙관하는 입장이다. 인류의 역사가 그런 방향으로 쓰여왔기 때문이다. 그 흐름에서 AI 기술만 예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대담에서 하라리 교수가 언급한 산업혁명 당시의 상황만 떠올려도 그렇다. 8세 아이까지 공장으로 밀어넣은 당시의 비참함과 참혹함, 열악한 환경은 믿기 힘든 수준이지만 그것을 극복·개선·보완하는 교육·노동·복지 관련 법·제도·시스템이 제안되고 적용돼 오늘에 이르렀다. 증기기관을 적용해 마차를 대체한 자동차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자동차의 편리는 교통사고나 대기오염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지만 인류는 이를 예방하고 수습하는 새로운 정책도 같이 내놓았다. AI 기술이 들어간 자율주행차 역시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것이다. AI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음주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는 앞으로 사실상 없어질 것이라고 하라리 교수는 단언했다. 대신 인류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는 있다. 그러나 인류는 그것을 막는 또 다른 기술이나 제도 또한 고안해낼 것이다. “늘 그렇듯이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과 낙관은 영화 포스터의 문구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제도 차원의 기술 보완 역사도 신뢰하지만 기술 발전의 효과 또한 쓰임에 따라 사회·경제·문화적 격차를 줄일 수 있다. AI가 범용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예컨대 과거 왕족이나 귀족처럼 높은 신분의 사람만 마차를 타면서 교통 편리를 누렸던 것을 떠올려보자. 이제는 대중화된 자동차로 누구나 그 편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전깃불이 발명되기 전까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어둑한 밤을 보내야 했던 역사도 떠올려보자. 기술 혁신이 평등한 사회로 곧장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 기득권이 독점해온 편리를 나머지 계층도 누리거나 맛볼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여줄 수단인 것도 분명하다. 장밋빛 전망만 나열하기에는 정치의 할 일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칼이나 불처럼 기술은 결국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선용될 수 있도록, 또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독려할 의무가 정치에 있다. 공동체의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100여 년 전 대공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뉴딜 정책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독일에서는 왜곡된 전체주의가 나타난 바 있다. 기술 혁신 역사에서는 다소 비켜나 있지만 당면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의 선택이 한 나라의 단기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 사례라 할 만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
"집값이 얼만데 들개가 돌아다녀"…공포에 떠는 주민들, 무슨 일?
사회사회일반 2025.03.23 18:28:45인천 검단신도시 일대에서 들개가 나타나 주민들이 위협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서구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들개 관련 민원 73건이 들어왔다. 대부분 민원은 집 근처에 돌아다니는 들개 무리 때문에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며 포획 대책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나 반려견을 키우는 개 주인에게는 들개의 존재가 특히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한 민원인은 "아파트 단지에 어린아이들이 많은데 인근 야산에 들개가 돌아다녀 물림 사고가 우려된다"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구 한 농장에서 들개 무리가 염소 2마리와 병아리 20마리를 물어 죽인 사건까지 발생하며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 10개 군·구의 들개 포획 횟수는 2022년 100마리, 2023년 246마리, 지난해 429마리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는 지난해 들개 147마리를 포획해 전체 포획량의 34%를 차지했다. 서구는 검단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상황에서 들개의 활동 범위와 주거 생활권이 겹치며 민원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포획전문업체에 위탁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들개의 활동 범위가 넓고 포획 틀을 피해 가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매년 추경을 통해 자체 예산을 들여 들개 포획에 힘쓰고 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수석회의 열고 산불 조기 진화 논의…"야간작업 만전"
정치정치일반 2025.03.23 18:19:30대통령실이 23일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조기 진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은 화재 직후 국정상황실 중심으로 전국 산불 대응 상황을 지속해 모니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일 강풍이 예상되는 만큼 오늘 일몰 전 집중적으로 주불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야간 작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형 산불 대응 역량 및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지난 21일부터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현재까지 공무원과 진화 대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 당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
"일본 여행, 지금 가면 제일 좋아요"…여행업계, '벚꽃 시즌' 노린다
문화·스포츠라이프 2025.03.23 18:18:49봄꽃 개화 시즌이 다가오면서 일본에 벚꽃을 보러가려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늘자 여행업계가 관련된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23일 여행업계와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늘어난 84만 73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도 6일간의 황금연휴동안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96만 명이 일본을 찾았다. 1~2월 두 달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이미 180만명을 넘어서면서 올해 일본 여행객 수는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봄꽃 개화 기간(3월 25일∼4월 30일) 여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로 일본이 꼽혔다. 인기 해외 여행지 10곳 중 6곳(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교토, 나고야, 삿포로)이 일본 도시였다. 이러한 결과에 여행업계는 상춘객 수요를 겨냥한 벚꽃 여행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벚꽃 시즌을 맞아 일본에서 즐길 수 있는 '벚꽃 크루즈' 상품을 선보인다. 오는 31일과 다음 달 5일, 6일 도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본 전통 뱃놀이 '야카타부네 크루즈' 티켓을 판매한다. 사쿠라바시와 스카이트리, 도쿄 타워 등 벚꽃 명소를 2시간 30분 동안 즐기는 코스로 고급 일식 요리와 무제한 주류 및 음료가 제공된다. 플랫폼별 혜택으로 인터파크 투어와 트리플은 벚꽃 시즌 전용 일본 투어 및 티켓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야놀자는 국제선 항공권이나 해외 숙소 상품 구매 시 투어·티켓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5% 할인 쿠폰을 준다. 모두투어 역시 벚꽃 여행 수요를 겨냥해 '2025 일본은 지금, 벚꽃 만끽' 기획전을 출시했다. 벚꽃 명소로 유명한 오사카, 규슈, 도쿄, 홋카이도를 비롯해 총 12개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
10개 女골프 구단 보기는 없었다, 하루에 ‘이글 2개·버디 110개’ …황유민·이소영 ‘환상 조합’ 롯데 3연패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3.23 18:17:48여자 골프구단 대항전인 신비동물원·디오션 컵 1, 2라운드 경기 방식은 포섬 스트로크였다. 두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가며 샷 하는 방식이다. 좋은 스코어 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2라운드까지 선두는 최은우와 김리안이 팀을 이룬 아마노코리아. 7언더파 137타를 쳤다. 그 뒤를 황유민과 이소영이 의기투합한 롯데가 추격했다. 스코어는 1타 뒤진 138타였다. 23일 전남 여수시 디오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치러졌다. 두 선수가 각자 티샷 한 뒤 계속 좋은 공을 골라 같은 자리에서 샷을 하는 방식이다. 이글과 버디가 쏟아지는 방식이다. 예상대로 대회 최종일 ‘버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버디만 13개를 합작한 황유민과 이소영의 롯데가 13언더파 59타를 치고 19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이날 똑같이 버디 13개를 잡은 마다솜과 고지우의 삼천리를 1타 차로 따돌렸다. 김리안과 최은우가 분전한 아마노코리아는 버디 9개를 잡고 63타를 기록해 공동 3위(16언더파 200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우승은 놓쳤지만 가장 화끈한 경기를 펼친 구단은 이동은과 조혜지가 힘을 합친 SBI저축은행이다. 버디만 14개를 잡고 58타를 기록하면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고은혜와 하다인이 팀을 이룬 신생 구단 초록뱀미디어도 뜨거운 샷을 과시했다. 버디 12개와 이글 1개를 잡았는데, 6번 홀까지 버디 5개와 이글 1개로 ‘6홀 7언더파’라는 무시무시한 초반 상승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초록뱀미디어는 결국 14언더파 58타를 치면서 단독 5위(14언더파 202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최강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 박현경과 이예원의 메디힐은 최종일 버디 10개를 잡고 단독 8위(11언더파 205타)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날 10개 구단 누구도 보기를 범하지 않았다. 이글은 2개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버디 110개가 쏟아졌다. -
깐깐해진 특례심사에…‘AAA 특허’ 갖고도 일반상장 줄잇는다[시그널]
증권IB&Deal 2025.03.23 18:17:29특례상장 심사 허들이 높아지자 뛰어난 기술·사업모델(BM)을 가지고도 특례 제도 활용 없이 일반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특례상장 추진 기업의 사업 지속성이나 지배구조, 산업 안정성 등 여러 비정량 조건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을 반려하고 있는 영향이다.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높은 성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 잇따르면서 일각에서는 제도가 ‘사문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등록 특허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AAA’ 특허를 보유한 디비로보틱스는 최근 기술특례상장 추진을 접고 일반 상장에 나서기로 했다. 1999년 설립된 디비로보틱스는 해양·원자력 분야 산업 특화 로봇과 극한환경 속 인명을 구조하는 로봇을 개발·제조하는 로보틱스 기업이다. 기술보증기금이 AAA 등급을 부여한 특허 1건을 비롯해 AA 등급 등 총 65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2022년 NH투자증권를 상장 주관사로 선임한 후 2023년부터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밟기 위한 각종 준비 작업을 해왔다. 디비로보틱스가 일반 상장 트랙으로 선회한 것은 최근 크게 높아진 기술특례상장 난도 때문이다. 상장 추진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에 나서려면 전문 평가 기관에서 A 등급과 BBB 등급 이상의 기술성 평가 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 측은 이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이후 사업의 성장·지속 가능성을 입증해 인정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보고 매출을 늘려 이르면 내년 일반 상장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업의 기술 수준을 평가해 당장 이익이 나지 않아도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있으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이며, 일반상장은 매출 등 현 시점 실적을 보다 중점적으로 본다. 2000만 명 이상의 국내 가입자를 보유한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의 경우 지난해 사업모델 특례상장에 시도했다가 미승인 판정을 받은 후 일반 상장에 나서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적자 기업이어도 독창적인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으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삼쩜삼은 추후 일반 상장에 나서는 것이 규제 리스크 등이 부각될 수 있는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삼쩜삼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777억 원, 세금 환급 중개액 6378억 원 등 법인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둬 추후 일반상장 추진 동력이 붙을 수 있다. 거래소가 각종 특례상장의 심사 기준을 높이고 있는 것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다. 이전과 같은 잣대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거래소의 공식 입장이지만 각종 기업의 상장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에서는 심사 당국이 △사업 지속성 △재무 안정성 △지배구조 △소송·분쟁 현황 등 기업 안정성 관련 여러 비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특례상장 허들을 높이면서 심사 통과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예전보다 특례상장 예비심사 통과가 어려워진 것은 명백하다”며 “매출 성장·지속성을 설득하는 작업이 특히 쉽지 않다”고 전했다.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도 특례상장 제도가 과도하게 어려워지면 기술력에 의존해 사업을 키우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흑자를 거둬야 추진할 수 있는 일반 상장과 달리 각종 특례상장은 적자 상태여도 기술·사업모델 잠재력을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심사 허들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뛰어난 잠재력에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사업이 좌초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높은 미래 성장성을 갖고도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제도가 사문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동십자각] 음모론을 넘으려면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3.23 18:06:10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천문학적 배상금을 갚아야 하는 경제적 고통과 ‘패배자’의 굴욕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일부 군 장성은 극심한 수치심 속에서 유럽 최강대국 독일이 패배한 ‘합리적(?)’ 이유를 찾아헤맸는데 바로 ‘등 뒤의 칼(Dolchstoßlegende)’설이었다. 독일은 전장이 아니라 정치인·유대인 등 내부 배신자들에게 뒤통수를 맞아서 졌다는 주장이다. 급기야 독일은 배상금 문제로 화폐를 마구 찍어낸 탓에 빵 하나가 수천만 마르크까지 오르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불안이 극에 달한 이때 ‘등 뒤의 칼’ 신화를 내세우며 국민들의 좌절감을 달래준 극우 나치가 급부상했다. 유대인을 중심으로 1100만여 명을 학살한 인류 최악의 비극 ‘홀로코스트’의 씨앗이 발아된 것이다. 과격한 비교일 수 있지만 최근 들불처럼 규모를 키워가는 반중·혐중 시위를 보며 이 역사적 일화가 떠올랐다. ‘등 뒤의 칼’은 독일 군부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꾸며낸 ‘허튼소리’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반중·혐중 시위를 조장하고 있는 ‘숨겨진 진실’들도 비슷하다. 예컨대 중국 국적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7~8등급을 받고도 의대에 특례 입학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 중 서울대 등 30개 대학에서 지난 5년간 입학한 외국인 학생은 7명에 불과했다. ‘중국인들이 4월부터 무비자로 대거 입국해 한국을 점령한다’는 주장 역시 법무부가 공식 반박한 가짜뉴스다.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음모론이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다.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는 이 주장들을 파훼하려면 음모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 음모론은 ‘이상한 사람들’만의 문제라는 오해다. 음모론은 모든 사회계층에 존재하는 인류사의 보편적 양상에 가깝고 경계하지 않으면 누구나 음모론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공포가 클 때 더 쉽게 음모론에 유혹된다고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위협보다 구체적인 ‘악의 세력’을 적으로 삼아 통제력을 찾으려는 무의식적 방어기제가 작동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정부가 극심한 리더십 공백에 빠진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음모론에 빠져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졌다고 해서 상대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무엇을 믿든 우리는 모두 평범하고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전제한 후에야 의미 있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음모론에 대한 믿음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더 가깝다는 점도 기억하자. 그러므로 무례함은 금물이다. 타인의 사랑을 갈구하는 자가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은 멍청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
작년엔 죽쒔는데…韓투자자 울린 브라질 국채 ‘기지개’
증권정책 2025.03.23 18:05:00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줬던 브라질 국채에 다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이자수익·자본차익·환 차익 삼박자가 고르게 들어 맞으며 투자 심리를 회복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2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에서 순매수한 브라질 채권 규모는 1662만 달러(약 243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3개월(836만 달러)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보관 금액도 지난달 기준 2억 2931만 달러(약 3360억 원)에서 2억 4676만 달러(약 3615억 원)로 증가했다. 최근 브라질 채권 매수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헤알화 가치 상승이 꼽힌다. 지난해 3년 만기 브라질 국채의 원화 환산 기준 수익률은 -10%에서 지난 18일 기준 12.9%로 급등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브라질 채권 투자 수익률은 이자 수익과 자본 차익(매도 시점과 매수 시점의 가격 차이), 그리고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 및 원화 대비 달러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재정 적자 우려로 헤알화가 약 21% 급락해 채권 수익률도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브라질 채권 성과는 절반 이상이 환 차익에서 발생했다”며 “높은 실질 금리와 관세 리스크에 대한 면역력이 원화 대비 헤알화 강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예상됨에 따라 채권값 상승에 따른 자본(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단 기대감도 매수세 반영되고 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을 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9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4.25%로 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월 이후 5번째 금리 인상으로 이달 초를 고점으로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 추세가 진정된 만큼 향후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15% 기준금리 도달 후 하반기 동결을 예상 중”이라며 “차기 회의까지 연내 인하 기대를 반영해 시장금리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도 없는 비과세 혜택도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 매력적 요소다. 한국과 브라질 간 국제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과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다만 브라질 국채 투자에 있어 환차익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다음달 중순 예정된 예산 지침법은 변수로 지목된다. 지난해 이 법안으로 재정 목표를 하향하면서 금리 급등 및 헤알화 약세를 야기한 바 있다. -
이중섭·박수근 作 한자리 수채화에 온전히 스며들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3.23 17:59:42한국 미술 시장에서 수채화는 유화보다 인기가 낮은 ‘비주류’에 속한다. 유화가 색과 질감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고 빛과 습기에도 강해 더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한국 초중교 미술 수업이 수채화 위주로 이뤄지면서 ‘아마추어’ 장르라는 선입견도 한몫 한다. 그러나 수채화는 가볍고 투명한 색감과 스며드는 독특한 효과 등 유화가 가지지 못한 깊은 매력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21일 개막한 ‘수채 : 물을 그리다’ 전은 이런 수채화의 매력에 온전히 주목하는 전시다. 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부터 수채 화단을 이끌었던 이인성·서동진, 수채를 방법적으로 활용한 조각가 류인·문신까지 국내 미술가 34명의 수채화 100여 점을 모았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 최초로 소장품 중 수채화만 선별해서 단독 장르로 구성한 전시”라며 “대중에게 친숙하지만 유화로 넘어가기 전의 습작 정도로 여겨지는 수채화를 독립성 있는 장르로 정립시키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수채화의 가장 특징적인 속성인 ‘물’에 초점을 맞춰 스며들기와 번지기, 투명성 등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낸 작품들을 모았다. 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윤종숙 작가의 대형 벽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인데 ‘이건희 컬렉션(39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로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23점에 달한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1900년대 초 처음 도입된 수채 기법이 국내에 정착된 근대 시기 회화들을 모았다. 뛰어난 수채화들이 이때 많이 나왔다. 최초로 수채화 전시를 열었던 서동진과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처음으로 수채화로 입선한 손일봉, 천재 화가로 불렸던 이인성이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받았던 ‘카이유’와 그의 대표작 ‘계산동 성당’ 등이 자리했다. 이중섭의 ‘엽서화’ 연작은 특히 아름답게 배치됐다. 두께감 있는 크라프트지 위에 하늘색 수채물감으로 폭포 물줄기를 표현한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비롯해 ‘물고기와 게와 아이들’ ‘나뭇잎을 따는 사람’ 등 다양한 엽서화를 오밀조밀 모았다. 마을과 집, 사람들을 세심히 그려 넣은 장욱진의 ‘마을’, 작가 특유의 필치가 돋보이는 박수근의 ‘세 사람’도 만날 수 있다. 2부는 수채화를 통해 표현주의·상징주의·초현실주의 같은 다양한 표현 방식을 구사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표현주의 조각가 류인의 작품 세계를 평면으로 옮긴 듯한 ‘무제’ 등이 걸렸다. 3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 경향의 수채화 추상 작품들이 전시됐다. 긁고 미는 방식으로 물성을 극대화한 박서보의 ‘묘법’과 번지고 흘린 수채 색감이 돋보이는 김정자의 ‘수평 45’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문을 여는 윤종숙의 대형 벽화 ‘아산’과 청주관의 특별한 매력인 2층 ‘보이는 수장고’에서 만날 수 있는 캔버스 15개 크기의 대형 회화 ‘나란히 걷는 낮과 밤(전현선)’은 수채화의 매력을 보여주는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정재임 학예연구사는 윤종숙의 작품에 대해 “전시장 구조물을 활용해 밑그림 없이 그려내는 수채화의 즉각성이 도드라지는 압도적 풍경 작품으로 전시 종료 후 소멸하는 방식을 통해 작품의 생애주기에 대한 인식도 재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