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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의 美談]박수근서 무명 작가까지…‘나만의 컬렉션’ 만들고 전시회도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6:58“회장님만 미술품을 수집하나요? 나 같은 월급쟁이 소시민도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소장한 작품이 500점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제일 실속 있는 컬렉션을 꾸린 게 아마 나일 거예요.” 어느새 ‘미술평론가’라는 타이틀이 붙은 황정수 씨는 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 월인에서 자신의 소장품 전시 ‘서촌에서 근대를 거닐다’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의 컬렉션으로 우리나라의 근대미술사를 얼추 정리할 수 있을 만한 전시였으니 ‘실속’을 자랑스러워할 법했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고, 특히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휴가 중이었음에도 전시장을 방문해 방명록에 ‘김남준’이라는 이름을 남겨놓고 갔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2021년 4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수집 미술품과 문화재 2만 3000여 점을 삼성가(家)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한국은 ‘이건희 컬렉션’ 열풍으로 달아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완화로 한국 미술 시장은 1조 원의 장벽을 뛰어넘었고 ‘프리즈 서울’ 등 국제적인 미술 행사가 열리면서 미술 향유의 대중화가 본격화했다. 미술 전시회 관람을 넘어 실제 미술품을 구입하는 ‘컬렉터’ 인구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으나 대략 1만 5000명에서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매년 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이 중 한국화랑협회의 VIP 메일링 대상이 1만 4000명 이상이라는 점, 국내 양대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회원 수 증가 상황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추정치다. 자산가인 ‘회장님’이나 ‘영앤리치 컬렉터’는 아니지만 월급과 용돈을 아껴 작품을 사는 ‘소시민 컬렉터’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 이름하여 ‘황정수 컬랙션’은 초보 컬렉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하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을 꼭 한 점 갖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죠. 하지만 목판화는 5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었어요. 사후 판화라고 평가절하할지 모르지만 그건 ‘시장 논리’이고 나는 소띠라 소 그림이 좋아서 박수근 판화를 하나 더 구했죠.” 컬렉션의 제 1원칙. ‘나만의 컬렉션’에 의미를 둔다. 황 씨는 근현대미술의 대가 남관의 작품 중에서도 “내가 태어난 1961년에 그린 작품”에 더 큰 애착을 가진다. 황 씨는 미술 전공과는 무관한 국문학도다.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연민 이가원을 스승으로 공부하던 시절, 청계천 헌책방에서 교재를 구하다 자연스레 곁에 놓인 그림들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한학을 공부했으니 남농 허건, 청전 이상범 등 동양화가의 서명과 낙관이 읽혔고 자주 많이 보다가 자연스레 안목이 열렸다. 학생이라 비싼 그림은 엄두도 못 냈고 국어 교사가 돼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품과 드로잉·판화 등으로 컬렉션을 시작했다. “김환기의 드로잉은 100만 원 정도에 구입했어요. 1967년 미국 뉴욕에 있던 김환기가 친구인 시인 김광섭에게 보낸 항공 우편, 즉 그림 편지죠. 지금은 수십억 원 그림값의 화가 김환기지만 뉴욕 시절에는 고생이 많았는데 그 사연이 뒷면에 적혀 있어요.” 우편 겉면의 위쪽에는 구름과 학, 아래에는 달과 산이 번갈아 그려져 있다. 손글씨로 적은 영문과 한자의 필체도 그림 못지않게 빼어나다. 국문학도가 헌책방에서 그림을 보기 시작했으니 1970~1980년대 문학 잡지에 수록된 삽화도 소장품으로 확보했다. RM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찍어 올린 천경자의 수묵화 ‘거울 보는 여인’도 삽화 용도로 제작된 그림이다. 컬렉션의 두 번째 원칙은 철학과 취향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학이 꼭 심오하고 원대할 필요는 없다. 황 씨의 경우는 근대미술에 대한 애착, 역사가 놓친 화가들을 발굴하고 지키려는 의지가 크다. 김환기의 편지 그림, 건축가 김수근의 인물 드로잉 등 사연 있는 의외의 작품도 눈여겨보는 편이다.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애정이 확고한 황 씨는 파블로 피카소나 오귀스트 로댕보다도 최영림과 권진규를 더 좋아한다. 그가 소장한 최영림의 ‘꿈 꾸는 여인’은 피카소가 낮잠 자는 여인을 그린 ‘꿈’과 비슷한 구도다. 권진규의 테라코타 ‘인물1’은 쭈그리고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여인을 보여준다. 근대 공예·디자인의 거장인 유강열의 작품을 가리키며 “넘실대는 파도 표현이 기막히다. 일본 우키요에 거장 호쿠사이의 파도가 동양의 바다 그림 중 제일 유명할테지만 우리는 유강열을 다시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컬렉션의 또 다른 철칙은 발품과 안목. 발품을 들이는 만큼 더 좋은 작품을 보다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위작이나 태작(수준 낮은 작품)을 피하려면 안목도 필수인데 안목을 높이는 방법은 좋은 전시를 많이 찾아보며 경험을 쌓는 게 최고다. ‘황정수 컬렉션’ 중 하나인 서양화가 이종우의 그림 ‘아침’은 1970년대 국무총리실에 걸렸던 작품이다. 정치인 김종필의 소장품이었는데 국무총리 재직 당시 공관에 걸어뒀던 것이다. 1957년 국전(國展) 출품작이기도 한 이 그림이 2016년 케이옥션 경매에 나왔길래 큰맘 먹고 구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기관 전시에서도 빌려갈 정도의 작품이니 후회는 없다. 그윽한 눈매가 매력적인 이응노의 작품 ‘은진미륵’은 15년 전에 900만 원에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작품이다. 당시 구매자는 한 저축은행이었는데 파산으로 소장품이 경매에 나왔고 황 씨는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되찾아왔다. 미술품 애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황 씨는 국내 주요 컬렉터 중 한 사람인 고(故) 이우복 전 대우 회장과 교류했다. 이 회장이 소장한 유영국의 1957년작 소품 2점이 자꾸만 눈에 밟혀 수차례 찾아갔다. “꼭 젊은 시절 나를 보는 듯하니 가져가고 나중에 딸에게 물려주시게.” 15년 전 소장하게 된 유영국의 작품은 이후 작가에 대한 꾸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수십 배 상승했다. 그림 값 오른 것보다도 외동딸이 미술사학을 전공하게 된 것이 더 기뻤다. 컬렉션을 자연스럽게 가족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삶이 스스로 방향을 찾아간다는 게 그가 터득한 진리다. 황 씨의 경우 실증적인 미술사 연구자로서 미술관도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바로잡을 정도의 권위자가 됐다. 저서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푸른역사 펴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그림은 꼭 비싸야 좋은 게 아닙니다. 내 삶과 맞닿아 있는, 나에게 말을 거는 그림을 찾아서 한 점씩 모아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에요. 열정과 애정만 있다면 누구나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
한화생명, 글로벌 신평사 피치 신용등급 A+ 상향
경제·금융보험 2025.05.09 17:45:50한화생명(088350)이 글로벌 신용 평가사 피치가 자사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상향했다고 9일 밝혔다. 피치는 한화생명이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 높은 수준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향후에도 중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 등급을 'A/긍정적(Positive)'에서 'A+/안정적(Stable)'으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화생명의 수익성 높은 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이 수익성 및 자본 건전성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투자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한 장기채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 갭 축소 등 적극적인 자산·부채 관리(ALM)를 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피치의 등급 상향은 안정적인 재무 기반과 수익성, 중장기적 자산·부채 관리 전략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보험계약자와 국내외 투자자들의 대외 신뢰도 제고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협중앙회 순환근무 실효성 논란…장기 직무 유지에 건전성 저하 우려도
사회전국 2025.05.09 17:44:07신협중앙회가 순환근무 원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일부 간부를 동일한 직무에 장기간 유임시면서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에서는 순환근무를 통해 내부통제와 유착 방지, 객관적인 업무 처리를 도모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신협중앙회는 2022년 3월 인사 이후 현재까지 3년 이상 동일 보직을 유지하는 간부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데 직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인사 관행 때문에 조직의 건전성 저하와 대출 심사 과정의 객관성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신협에서는 대출 관련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부동산 및 건설업 대출 한도 규제 위반 사례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협 886개 조합 중 104곳(12%)이 부동산 및 건설업 대출 한도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4대 상호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순환근무는 내부통제의 핵심 장치로, 특정 인사가 장기간 한 자리에 머물 경우 조직 내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신협의 대출 사고 빈발과 규정 위반 사례가 순환근무 미이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기근속이 관행화될 경우 개인적 연줄이나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대출 심사 등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부실 대출로 이어져 조합원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신협의 연체율 상승과 금융사고 증가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근무 순환은 3년 주기로 진행되지만, 상황에 따라 기간이 변동될 수 있다”며 “대출 한도 규제 위반과 순환근무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
"세 개의 대륙 이을 사람"…추기경 된 지 겨우 1년만에 교황으로 [교황 선출]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1:52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 선출로 ‘세계 정치·경제 초강대국인 미국 출신은 교황으로 뽑지 않는다’는 가톨릭 교계의 불문율이 깨졌다. 기존 관념을 깬 새 교황 선출에는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초월하는 레오 14세의 다양하고 포용적인 문화적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오 14세는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영어 외에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캐슬린 스프로스 커밍스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는 미국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새 교황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의 삶을 미국 밖에서 선교사로 살았고 이탈리아와 바티칸에서도 일했다”며 “그는 세 개의 다른 대륙을 잇는 다리를 만드는 사람이고, 이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찰리 길레스피 미국 세이크리드허트대 교수도 “추기경단이 ‘전 세계’를 위해 누군가를 선출해야 한다는 소명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국민이 세계 최대 종교의 지도자가 된다면 지정학적·문화적 균형이 극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해 미국이 전 세계에 더 논쟁적인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 선출됐다는 점이 놀랍다”고 짚었다. 그가 추기경으로 공식 서임된 지 1년여 만에 교황으로 선출된 점 역시 이례적이다. 교황청은 ‘세례를 받은 가톨릭 남성’을 교황의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추기경 경력의 길고 짧음이 당락을 좌우하는 공식적인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이 길었던 선임 추기경들이 선거에서 유리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월 그를 주교부 장관 및 라틴아메리카위원장으로 임명했고 같은 해 9월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그가 공식적으로 추기경 직무를 시작한 때는 지난해 1월이다. -
픽업 몰고 오지 누빈 '페루의 성자'…"통합 이끌 유쾌한 중재자" [교황 선출]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1:25신임 교황 레오 14세는 8일(현지 시간)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시작 이틀째, 네 번째 투표에서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가톨릭 수장)’로 추대됐다. 총 다섯 번의 투표를 거쳐 선출된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더 빠르게 총의를 얻은 셈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강대국 출신 교황을 꺼리는 가톨릭에서 미국인 교황의 탄생은 이변이다. 레오 14세가 변방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 사목해온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는 1955년 시카고에서 교육자인 프랑스·이탈리아계 아버지와 도서관 사서인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삼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사제 교육을 받은 뒤 1985년 선교단의 일원으로 페루로 갔다. 그는 빈촌과 오지를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돕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아우구스티노회 시카고 관장으로 선출돼 1999년 미국으로 잠시 돌아왔지만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빈민가와 농촌이 많은 페루 치클라요 교구의 주교로 임명됐고 이듬해 페루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손수 몰며 안데스산맥 오지를 자주 찾았다. 픽업트럭이 고장 나면 직접 고쳐가며 빈촌을 누빌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불편한 잠자리와 소박한 음식을 마다하지 않는 소탈한 모습으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점에서 ‘(페루) 북부의 성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가장 미국인답지 않은 미국인’ ‘두 번째 남미 출신 교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레오 14세는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기조를 계승하지만 균형을 중시하는 중도파라는 게 중론이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의 핵심 부서인 주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때 주교 선발 과정에 여성 3명을 최초로 참여시키는 개혁 조치를 실행에 옮긴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122년 만에 교황명으로 선택한 ‘레오’ 역시 개혁성을 상징한다. 레오 13세는 획기적 회칙인 ‘레룸 노바룸’을 통해 공정한 임금과 인간적인 노동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명은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노동과 삶의 방식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나타내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이민자와 기후변화 이슈에서는 전임자의 진보적 기조를 계승할 공산이 크다. 그는 올해 2월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여러분의 일은 그리스도의 사역과 교회의 역사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민을 적법하게 규제한다고 해서 사람의 본질적 존엄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 세미나에서는 성경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인간들이) 온갖 것(자연)을 다스리게 하자’는 하느님의 명령은 자연을 폭압적으로 다스리라는 말씀이 아니라 ‘상호성의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문제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내왔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이던 2012년 동성 커플에 대해 언론과 대중문화가 “복음에 어긋나는 신념과 관행에 호의적”인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레오 14세가 선출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며 착용하지 않았던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입고 대중 앞에 등장한 점 역시 그의 성향을 드러내는 사례로 꼽힌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미셸 팔콘 신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품위 있는 중도파”라며 “무엇이든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레오14세는 진보·중도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양 진영에서 균형을 잡으며 온건한 중도 개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레오 14세가 동료들로부터 파벌 간 중재에 능한 ‘유쾌한 중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페루에서 사목하던 시절 좌파 해방신학 지지자들과 정통 가톨릭 사이의 갈등이 종종 분출되기도 했지만 레오 14세가 중재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한편 바티칸은 9일 성명을 내고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의 첫 일반 알현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
金 "내가 나서겠다"…파국 치닫는 국힘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5.09 17:40:29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제가 나서서 이기겠다”며 단일화 없는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지금도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김 후보가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이틀 앞두고 보수 단일화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 뒤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응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고 말하며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김 후보의 발언을 듣고 난 권 비대위원장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김 후보 발언은)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단일화가 지연될수록 효과는 반감될 뿐”이라며 “11일이 넘어가는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거들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후보 단일화도 결국 물 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 한 후보는 기호 2번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전날부터 이틀간 당원과 일반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단일화 후보 선호도 조사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표 금지 조치로 국민의힘은 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게 됐다. -
첫 '미국인 교황' 탄생…"평화가 함께 있기를"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39:41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콘클라베 이틀만이자 총 네 번째 투표에서 결정됐다. 그는 유력 후보군에 들지 않았던 데다 초강대국 출신의 교황을 꺼린다는 금기가 깨졌다는 점에서 ‘깜짝 선출’로 평가된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19세기 후반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를 옹호했던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년)의 유산을 이어받겠다는 취지라고 교황청 대변인은 설명했다.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페루 국적도 취득해 이중국적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인이면서도 남미의 오지와 빈민가에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해 온 행보가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의 첫 일성은 ‘평화’였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올라 군중에게 한 첫인사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또 “고통받는 이들과 가까이 있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스페인어·라틴어를 사용했다. 레오 14세는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2023년 추기경으로 승품된 지 2년 만에 가톨릭 교회 최고 수장인 교황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서 기본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이나 개혁·보수 중 어느 한편에 서기보다는 균형을 잡는 중재자 역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오 14세는 9일 바티칸 시스티나성당에서 추기경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수일 내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
한신평 “롯데손보, 자본건전성 악화에 신용도 하락 우려”
경제·금융보험 2025.05.09 17:39:29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권 콜옵션(조기상환) 행사를 미루면서 자본건전성 악화와 함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급여력(RBC)비율이 150%에 미달해 감독당국의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탓이다. 자본확충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2020년 5월 발행한 제8회 9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위해 금융 당국에 사전승인을 요청했으나 자본적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승인을 받지 못했다. 보험업 감독규정상 후순위채 조기상환은 상환 후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넘어야 가능하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25.8%, 후 154.6%로, 각각 전년 대비 49.0%포인트, 58.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당국이 권고한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원칙 모형을 적용할 경우 경과조치 전 기준 107.1%로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조기상환 연기는 신용사건으로 간주되지는 않지만 자본시장 내 신뢰 저하와 접근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콜옵션 미행사보다도 그 원인인 자본적정성 저하가 신용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자본비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지급여력제도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며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자본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실제 롯데손보 경영공시에 따르면 금리가 100bp 하락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01.4%까지 떨어질 수 있다. 자체 수익성도 문제다. 2024년 롯데손보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17%로 업계 평균(2.37%)에 크게 못 미친다. 신계약을 통해 CSM(계약서비스마진)이 4853억 원 유입됐지만 경험조정 등으로 4240억 원이 감소하며 전체 CSM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산운용 리스크 축소, 신계약 질 개선, 공동재보험 확대 등으로 자본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산 반토막…의료관광도 '지방소멸'
문화·스포츠헬스 2025.05.09 17:38:53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15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명성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의료관광객이 117만 명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의료관광에서도 ‘지방 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9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만 165명으로 주요 지역별 점유율이 2.6%에 그쳤다. 서울이 85.4%로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경기(4.4%), 부산·제주(1.9%) 등 지방들 중에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5%를 넘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은 2010년 5%에서 15년 만에 반 토막 났지만 같은 기간 서울은 23.7%포인트 높아졌다. 의료관광에서도 서울 쏠림과 지역 소멸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지속돼 온 것이다. 부산은 비수도권 지역 중 외국인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해 왔다. 지리적 특성상 가까운 일본 관광객이 많다. 최대 번화가인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을 중심으로 성형외과·피부과 등이 밀집해 지자체도 이 일대를 2009년부터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홍승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유치단장은 “환자들이 서울 강남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균형 발전, 의료 자원의 효과적 배치 차원에서 지역 의료 특색을 부각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아빠 양육 힘쓸수록 자녀 정서안정에 도움"
사회피플 2025.05.09 17:38:11“아빠의 양육 참여가 자녀의 정서 안정과 가족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보다 많은 아빠들이 자신을 그저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동등한 양육자이자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해요.” 홍우정 서울시가족센터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보다 아빠들이 자녀 양육과 가사 활동에 많이 참여하지만 아직도 엄마가 육아를 전담하다시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센터에서 아빠가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 등에서 근무하며 가족 관련 일을 주로 해온 홍 센터장은 2022년 1월부터 서울시가족센터를 이끌고 있다. 센터는 가족들이 서로 화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은 저출생 현안 대응과 건강한 가정 문화 조성, 다문화 가족 중장기 정착 지원 등이다. 홍 센터장은 “저출생 현안 대응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한다”며 “조부모, 위기 임산부 및 난임 부부 지원 사업을 비롯해 남성 양육자 대상 맞돌봄 프로젝트, 다문화 가족(결혼이주여성) 대상 취업 역량 강화, 취업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특히 남성 양육자, 즉 아빠를 대상으로 한 ‘맞돌봄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아자(아빠와 자녀)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아빠와 5~12세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아자 프로젝트는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아빠가 자녀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고궁 등을 방문하거나 문화 놀이는 즐기면서 가족 관계를 증진시키는 방식이다. 올해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 달리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홍 센터장은 “아빠와 자녀가 여러 날에 걸쳐 유적지 돌아보기, 미술관 가기 등의 식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마지막에는 1~2㎞ 되는 짧은 거리를 천천히 함께 뛰는 프로그램”이라며 “아직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업·기관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했다. 센터의 운영 모토는 ‘모든 가족·가정을 행복하게 한다’다. 홍 센터장이 생각하는 ‘가족의 행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각 가족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이를 이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행복이라는 것은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게 아니라서 외부에서 쉽게 정의할 수 없고, 우리 가족만의 행복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가족은 아니다”라며 “갈등이 생기더라도 건강한 감정 표현으로 이를 해결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할 수 있다면 행복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심각한 상황에 처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홍 센터장은 개인의 선택을 탓할 구조가 아니라고 했다. 사회 전반의 시스템, 특히 양육·돌봄 부담과 경제적 이유, 일과 삶의 불균형에서 기인한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도 ‘지금의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라는 걱정을 하며 주저하게 된다”면서 “결국 저출생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지지 체계의 구축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
SKT 유심 해킹사고…리밸런싱 발목 잡나 [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025.05.09 17:37:37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리밸런싱)에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가 대형 ‘복병’으로 등장했다. SK텔레콤은 무상으로 가입자 유심을 교체해주고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과 사고 과징금이 수천억 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통신 계약 해지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는 소비자 목소리가 분출하는 점도 재무 부담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화학·2차전지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주력 통신업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의 구조 재편 작업에도 변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유심 무상 교체 비용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을 합산한 규모는 수천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사업자에게 매출액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은 17조 9406억 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5000억 원을 웃도는 과징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유심 교체 비용을 합산하면 SK텔레콤이 부담하는 지출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SK텔레콤 가입자 규모와 매출액,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한도 등을 감안할 때 합산 지출 규모는 최대 4000억 원을 상회할 수도 있다”면서 “가입자 기반 약화 및 점유율 유지를 위한 보조금 지출 확대는 유심 교체 비용, 과징금 부과보다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가입자 중 유심을 교체한 인원은 사고 발표 약 2주 만인 이달 5일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교체 예약을 신청한 인원은 약 770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 2564만 명의 30%에 달한다. 더 큰 변수는 SK텔레콤이 통신 계약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고 이에 따른 사업·재무 리스크를 짊어질 가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이 발생하는 장기 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아직 통신사 이동을 하지 않는 이용자가 상당할 것”이라며 “위약금 면제로 대규모 이동이 발생하면 대규모 수익 감소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빈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번호 이동 관련 위약금 면제가 현실화할 경우 가입자 이탈이 더 빨라질 수 있다”며 “SK텔레콤의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는 무선통신 서비스업 내 시장 최상위권 지위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
빌 게이츠 "20년 내 전재산 기부"
사회피플 2025.05.09 17:36:39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이자 한때 세계 최고 부자였던 빌 게이츠가 “내 사후에 ‘그가 부유하게 죽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며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는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게이츠는 8일(현지 시간) “내가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을 들고 있기에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너무 많다”면서 “그래서 난 내 돈을 내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0년간 내 재산의 사실상 전부를 게이츠재단을 통해 전 세계의 생명을 구하고 개선하는 데 기부하겠다”면서 “재단은 2045년 12월 31일에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가 전처인 멀린다와 2000년에 설립한 자선단체 게이츠재단은 원래 게이츠가 죽은 뒤 20년을 더 운영하고 활동을 종료할 계획이었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5년간 10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는데 이 금액의 두 배를 2045년까지 더 기부할 계획이다. 게이츠는 “우리는 앞으로 20년 동안 기부액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며 “구체적인 금액은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난 재단이 지금부터 2045년까지 2000억 달러를 넘게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재단이 앞으로 20년간 활동을 집중할 분야로 임산부와 어린이 사망률, 소아마비·말라리아를 비롯한 치명적인 감염병, 빈곤 문제 등 3개를 꼽았다. AP통신에 따르면 게이츠는 남은 재산의 99%를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며 이는 현재 가치로 1070억 달러(약 150조 원)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재단 운영자금의 약 41%를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나머지는 게이츠가 기부했다. 게이츠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국제 원조 삭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직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국제 원조 삭감이 식량·의약품 부족과 전염병 창궐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가장 가난한 어린이들을 죽이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게이츠의 이 같은 발언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미국 관료 조직에 칼을 휘두르면서 사실상 국제개발처(USAID) 해체를 주도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
재무적 투자자에 조단위 자금 빌려…'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025.05.09 17:36:30SK그룹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계약이다. 과거 SK에코플랜트와 SK온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못 박아둔 상장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데 중복 상장 문제와 증시 환경 악화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한을 넘길 경우 SK는 FI에 수백억 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줘야 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리밸런싱의 중심에 있는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가 대표적인 사례다. 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미어파트너스·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등 FI로부터 1조 원을 투자받으면서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에코플랜트는 4000억 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6000억 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는데 이 중 CPS에 대해 최대주주인 SK㈜가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기간 내에 상장하지 못하고 SK㈜도 매도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2026년부터 5%에서 시작해 매년 3%포인트씩 배당률을 높여 지급해야 하는 조건이다. 이 스텝업 조항에 따라 몇 년만 지나도 누적 배당금이 1000억 원 단위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돼 SK그룹 입장에서는 투자금 상환을 위한 IPO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투자 유치 후 신사업으로 낙점한 친환경 사업의 수익성이 부진하고 건설 업황 둔화까지 겹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SK㈜는 지난해 반도체 소재 관련 기업인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2개의 자회사를 에코플랜트에 넘겨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도 에코플랜트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에코플랜트에 본업이 아닌 반도체 사업을 잇달아 편입시키는 것은 에코플랜트의 독자적인 상장은 사실상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IPO를 추진하기 전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계열사인 SK온도 비슷한 상황이다. 2022년 2조 3000억 원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상장 기한도 2026년으로 같다. 상장이 불발되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투자자인 MBK파트너스와 한투프라이비에쿼티(PE) 컨소시엄에 투자금을 상환(콜옵션)해줘야 하고 이를 포기할 경우 투자자들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지분까지 매각할 수 있는 동반 매도 요구권을 발동할 수 있다.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조 단위 설비투자로 재무 상황이 좋지 못한 탓에 SK온 역시 기한 내 상장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2년 정도 상장 시한을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SK그룹은 앞서 ‘11번가’ 이슈로 자본시장에 신뢰를 깬 적이 있다. 모회사인 SK스퀘어(402340)가 2018년 사모펀드 H&Q코리아로부터 5000억 원을 유치하며 2023년 9월까지 상장을 약속했던 일이다.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상장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SK스퀘어가 H&Q코리아 보유 지분에 대한 매도 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SK는 이를 포기했다. 통상 투자자의 자금 상환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쓰였던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져버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IB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SK그룹이 에코플랜트 투자 유치 과정에서 상장 불발 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은 투자자 자금을 반드시 상환해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리밸런싱은 결국 에코플랜트와 SK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
KT, 전사업 성장에 인건비 절감 '결실'…1분기 영업익 36% 뛴 6888억
산업IT 2025.05.09 17:36:00KT(030200)가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과 인건비 감소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KT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8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9일 발표했다. 매출은 6조 8451억 원으로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순이익은 5668억 원으로 44.2% 늘었다. 모바일·인터넷·정보기술(IT)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무선 사업은 5세대(5G) 가입자 기반 확대와 알뜰폰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유선 사업에서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기가인터넷 가입자와 부가 서비스 이용 확대에 힘입어 같은 기간 1.3% 성장했다. 다만 유선 전화 매출은 가정 내 수요 감소 영향으로 10.5% 감소했다.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인력 구조 조정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지난해 10월부터 총 4500명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단행한 결과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의 인건비 지출을 줄이게 됐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그룹사 중에선 KT클라우드가 클라우드 사업과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한 249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룹사인 넥스트커넥트PFV를 통해 서울 구의역 일대 강북본부 부지에 개발한 롯데 이스트폴 아파트 입주가 올 3월 시작됨에 따라 분양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KT는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ICT(AI+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한다. MS와 공동 개발 중인 한국적 AI 모델과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출시도 앞두고 있으며 산업별 맞춤형 컨설팅 및 AX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 이니텍과 플레이디를 매각했으며 2월부터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1분기 배당금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 인상한 주당 600원을 지난달 30일 지급했다. -
이재용 회장, 호암재단에 10억 쾌척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5.09 17:35:39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호암재단에 개인 자격으로 10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기부액을 다섯 배 늘렸다. 호암재단이 9일 국세청에 등록한 공익법인 공시의 출연자 명세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10억 원을 호암재단에 기부해 유일한 개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2021년부터 매년 개인 명의로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2021년에는 4억 원, 2022년과 2023년에는 2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에는 기부금을 대폭 늘렸다. 호암재단이 지난해 모금한 기부액은 총 60억 원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S·삼성SDI 등 대부분 삼성 계열사가 출연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낸 곳은 삼성전자로 34억 1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호암재단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 기업가정신을 계승한다는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됐다. 삼성호암상 운영을 중심으로 학술·예술 연구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호암상은 해마다 과학과 공학, 예술과 사회봉사 등에서 기여한 한국인 또는 한국계 인사에게 시상하며 상금은 각 3억 원이다. 기초과학 지원을 늘리자는 이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21년부터 과학 부문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나눠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이달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매년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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