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尹, 퇴진 전 외교 등 국정 관여 않을 것…성역없이 비상계엄 수사"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08 11:09:51[속보] 韓 "尹, 퇴진 전 외교 등 국정 관여 않을 것…성역없이 비상계엄 수사" -
'비상계엄 핵심' 김용현 변호, 과거 고문 재직했던 대형로펌이 맡았다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10:51:43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검찰에 긴급체포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를 대형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대륙아주 소속 변호사 2명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육군 중장으로 군복을 벗은 김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전역 후 2021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약 1년간 대륙아주의 고문으로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김 전 장관이 지목되면서 검·경의 수사력이 집중되자 김 전 장관은 근무 인연이 있는 대륙아주 측에 변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전 장관의 조사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출신인 윤상혁 변호사(변호사시험 4회)와 동료 변호사 1명 등 총 2명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에서 수사기획관을 비롯해 수사 1, 2, 4부와 공소부를 두루 거쳤고 부패 수사 및 선거 사건 공소유지 등의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륙아주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참여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팀에서 특검보로 활동했던 이규철 대표변호사가 경영전담대표로 재직 중인 곳이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대통령과 함께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김 전 장관을 상대로 6시간가량 조사한 뒤 오전 7시 52분께 긴급체포해 신병을 확보하고 동부구치소로 이송했다. -
계엄수사 '긴급작전' 나선 검경…김용현 '체포·압수수색'
사회 사회일반 2024.12.08 10:44:44수사당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8일 긴급체포 한 데 이어 공관과 장관 집무실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계엄 선포 5일 만에 사태를 주도한 김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강제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오전 이날 1시 30분께부터 자진출석 방식으로 조사를 받던 김 전 장관을 오전 7시께 긴급체포해 동부구치소로 이송했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이 소지하던 휴대전화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했다.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은 사형까지 가능한 중범죄이며 지난 7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하는 등 증거인멸 의혹도 있어 영장 청구 없이 긴급체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피의자를 긴급체포 할 수 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6일 출범하자마자 김 전 장관 진술 확보를 우선순위로 삼고 출석을 요구해왔다.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김 전 장관의 공관과 국방부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을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한 만큼 경찰에서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쓰는 사람' 한강, "내 모든 질문 사랑 향해" 차기작 계획은? [한강 강연 전문]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8 10:40:08"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54)이 여덟 살 때 썼던 시의 내용을 읊으며 자신의 글쓰기 원천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7일 오후 5시(현지시각, 한국시각 8일 오전 1시)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 한림원에서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열었다. 한 작가는 이날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쓰며 구축한 문학적 세계를 독자들에게 전했다. 한 작가는 "세계는 어째서 이렇게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랫동안 그의 글쓰기를 이끌어 온 힘이었다고 밝혔다. 차기작에 대해선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 작가의 <빛과 실> 강연 전문.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하단마다에는 각기 다른 날짜들이 시간순으로 기입되어 있었다. 여덟 살 아이답게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사십여 년의 시간을 단박에 건너, 그 책자를 만들던 오후의 기억이 떠오른 건 그 순간이었다. 볼펜 깍지를 끼운 몽당연필과 지우개 가루, 아버지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커다란 철제 스테이플러. 곧 서울로 이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동안 자투리 종이들과 공책들과 문제집의 여백, 일기장 여기저기에 끄적여놓았던 시들을 추려 모아두고 싶었던 마음도 이어 생각났다. 그 '시집'을 다 만들고 나자 어째서인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졌던 마음도. 일기장들과 그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빛을 내는 실. 그후 14년이 흘러 처음으로 시를, 그 이듬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나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5년이 더 흐른 뒤에는 약 3년에 걸쳐 완성한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시를 쓰는 일도, 단편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지금도 좋아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꿈된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채식주의자'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 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거부하고, 종내에는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고 믿으며 물 외의 어떤 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 여주인공 영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안에 있다. 사실상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혜와 인혜 자매는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악몽과 부서짐의 순간들을 통과해 마침내 함께 있다. 이 소설의 세계 속에서 영혜가 끝까지 살아 있기를 바랐으므로 마지막 장면은 앰뷸런스 안이다. 타오르는 초록의 불꽃 같은 나무들 사이로 구급차는 달리고, 깨어 있는 언니는 뚫어지게 창밖을 쏘아본다. 대답을 기다리듯, 무엇인가에 항의하듯. 이 소설 전체가 그렇게 질문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그다음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이 질문들에서 더 나아간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식물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정체와 이탤릭체의 문장들이 충돌하며 흔들리는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에서, 오랫동안 죽음의 그림자와 싸워왔던 여주인공은 친구의 돌연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과 폭력으로부터 온힘을 다해 배로 기어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쓰며 나는 질문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희랍어 시간'은 그 질문에서 다시 더 나아간다.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말을 잃은 여자와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각자의 침묵과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나아가다가 서로를 발견한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촉각적 순간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침묵과 어둠 속에서, 손톱을 바싹 깎은 여자의 손이 남자의 손바닥에 몇 개의 단어를 쓰는 장면을 향해 이 소설은 느린 속력으로 전진한다. 영원처럼 부풀어 오르는 순간의 빛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쓰며 나는 묻고 싶었다. 인간의 가장 연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그 부인할 수 없는 온기를 어루만지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덧없고 폭력적인 세계 가운데에서?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음의 소설을 상상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점까지 나는 광주에 대해 쓰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1980년 1월 가족과 함께 광주를 떠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이후 몇 해가 흘러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해 어른들 몰래 읽었을 때는 열두 살이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당시 정권의 철저한 언론 통제로 인해 왜곡된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유족들과 생존자들이 비리에 제작해 유통한 책이었다. 어렸던 나는 그 사진들의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그 훼손된 얼굴들은 오직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내 안에 새겨졌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나는 생각했다. 동시에 다른 의문도 있었다. 같은 책에 실려 있는, 총상자들에게 피를 나눠주기 위해 대학병원 앞에서 끝없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었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질문이 충돌해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었다. 그러니까 2012년 봄, '삶을 껴안는 눈부시게 밝은 소설'을 쓰려고 애쓰던 어느 날, 한번도 풀린 적 없는 그 의문들을 내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래전에 이미 나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겠는가? 그 불가능한 수수께끼를 대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오직 글쓰기로만 그 의문 들을 꿰뚫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후 1년 가까이 새로 쓸 소설에 대한 스케치를 하며, 1980년 5월 광주가 하나의 겹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상상했다. 그러다 망월동 묘지에 찾아간 것은 같은 해 12월, 눈이 몹시 내리고 난 다음날 오후였다. 어두워질 무렵 심장에 손을 얹고 얼어붙은묘지를 걸어나오면서 생각했다. 광주가 하나의 겹이 되는 소설이 아니라,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900여 명의 증언을 모은 책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다. 이후 광주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다른 사례들을 다룬 자료들을, 장소와 시간대를 넓혀 인간들이 전 세계에 걸쳐, 긴 역사에 걸쳐 반복해 온 학살들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그렇게 자료 작업을 하던 시기에 내가 떠올리곤 했던 두 개의 질문이 있다. 이십대 중반에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적었던 문장들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자료를 읽을수록 이 질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오래전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마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을 더이상 진척할 수 없겠다고 거의 체념했을 때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읽었다. 1980년 오월 당시 광주에서 군인들이 잠시 물러간 뒤 열흘 동안 이루어졌던 시민자치의 절대공동체에 참여했으며으며, 군인들이 되돌아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박용준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썼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두개의 질문을 이렇게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이따금 그 묘지에 다시 찾아갔는데,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날이 맑았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주황빛이 눈꺼풀 안쪽에 가득 찼다. 그것이 생명의 빛이라고 나는 느꼈다.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과 공기가 내 몸을 에워싸고 있다고.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당연하게도 나는 그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드리는 것뿐이었다. 소설의 처음과 끝에 촛불을 밝히고 싶었기에, 당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르는 곳이었던 상무관에서 첫 장면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열다섯 살의 소년 동호가 시신들 위로 흰 천을 덮고 촛불을 밝힌다. 파르스름한 심장 같은 불꽃의 중심을 응시한다.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소년이 온다'를 완성해 마침내 출간한 2014년 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고 고백해 온 고통이었다. 내가 이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과,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느꼈다고 말하는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생각해야만 했다. 그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 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같은 해 유월에 꿈을 꾸었다.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이었다. 벌판 가득 수천수만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고, 하나하나의 나무 뒤쪽마다 무덤의 봉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에 물이 밟혀 뒤를 돌아보자, 지평선인 줄 알았던 벌판의 끝에서부터 바다가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런 곳에다 이 무덤들을 썼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래쪽 무덤들의 뼈들은 모두 쓸려가버린 것 아닐까. 위쪽 무덤들의 뼈들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는 삽도 없는데.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 아직 어두운 창문을 보면서, 이 꿈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꿈을 기록한 뒤에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어떤 소설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그 꿈에서 뻗어나갈 법한 몇 개의 이야기를 앞머리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2017년 12월부터 2년여 동안 제주도에 월세방을 얻어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순간 강렬한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걷는 동안 소설의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읽고 자료를 공부하며,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잔혹한 세부들을 응시하며 최대한 절제하여 써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것은, 검은 나무들과 밀려오는 바다의 꿈을 꾼 아침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을 때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사용했던 몇 권의 공책들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건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여정이 화자인 경하가 서울에서부터 제주 중산간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한 마리 새를 구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가는 횡의 길이라 면, 2부는 그녀와 인선이 함께 인간의 밤 아래로-1948년 겨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의 시간으로- 심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의 길이다. 마지막 3부에서 두 사람이 그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친구인 경하와 인선이 촛불을 넘겼다가 다시 건네받듯 함께 끌고 가는 소설이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주인공은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싸워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을 할 것이다. 차창 밖으로 초록의 불꽃들이 타오르는 앰뷸런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있게 된 두 자매도.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남자의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는, 곧 언어를 되찾게 될 여자의 손가락도.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내 언니와, 끝까지 그 아기에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말했던 내 젊은 어머니도. 내 감은 눈꺼풀들 속에 진한 오렌지빛으로 고이던,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으로 나를 에워싸던 그 혼들은 얼마나 멀리 가게 될까? 학살이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압도적인 폭력이 쓸고 지나간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밝혀지는, 작별하지 않기를 맹세하는 사람들의 촛불은 어디까지 여행하게 될까? 심지에서 심지로,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을 타고? 지난해 1월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끌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다. 정말 나는 2014년 봄 '소년이 온다'를 출간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우리를 연결하는 고통에 대해- 질문했던 것일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나의 심장'이라는 개인적인 장소에 위치한다고 1979년 4월의 아이는 썼다.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 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내란 혐의·메시지 삭제 의혹…'김용현 檢조사 중 긴급체포'
사회 사회일반 2024.12.08 10:25:10'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주동자 중 한 명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8일 검찰 조사 6시간 만에 긴급체포됐다. 내란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은 최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의혹도 있어 검찰이 법원의 영장청구 없이 빠르게 신병을 확보했다.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오전 8시께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고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스스로 "국민적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며 조사를 받은 뒤 6시간 만이다. 김 전 장관은 형법상 사형까지 가능한 내란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다. 또 지난 7일 김 전 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압수한 김 전 장관의 휴대폰의 포렌식 절차를 거쳐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복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의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를 인멸한 염려가 크다고 판단한 만큼 긴급을 요해 체포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피의자를 긴급체포 할 수 있다. 긴급체포된 김 전 장관은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추가 조사를 거쳐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만약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법원에서 발부받지 못하면 김 전 장관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 -
경찰, '내란죄' 김용현 前 국방부장관 압수수색
사회 사회일반 2024.12.08 10:24:31이달 3일 발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이날 오전부터 전담 수사팀을 김 전 장관의 공관과 국방부장관 집무실 등에 파견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혐의는 내란죄 등이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30분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던 김 전 장관을 오전 8시께 긴급 체포한 만큼 경찰 또한 수사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수본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조국혁신당, 민주노총, 진보당, 더불어민주당 등 4곳으로부터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 총장, 이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한 내란·반란·직권남용 등 혐의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국수본은 해당 사건을 안보수사단에 배당하고 송영호 안보수사심의관을 필두로 한 120여 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안보수사단 소속 총경급 과장 3명도 투입됐다. 시·도 경찰청에서 인력을 끌어올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달 6일 국수본은 피고발인인 조 청장과 김 청장,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 목현태 국회경비대장 등 4명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해 이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검수완박에 따라 ‘내란죄’ 직접 수사는 경찰의 소관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국방장관 공관·집무실 이어 방첩사·수방사·특전사도 압수수색 들어갈 듯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12.08 10:22:31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경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비상계엄 관련 전담 수사팀이 김 전 장관의 공관, 국방부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이 김 전 장관을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한 가운데, 경찰에서도 혐의 입증을 위한 자료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상계엄 과정에서 게엄군의 국회 진입과 체포조 운용을 지시한 계엄 지휘관 3인방의 긴급체포와 함께 국군방첩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체포조 지시 보고를 놓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태용 국정원장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1차장은 정치중립 위반으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상태다. -
친한계 핵심 신지호 "尹, 어제부로 사실상 직무배제"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08 10:14:50친한(친한동훈)계 핵심으로 불리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8일 “어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사실상 2선 후퇴를 천명한 것”이라며 "어제부로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대통령도 향후 국정 운영은 당과 정부가 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냐. 그때 정부의 책임자는 국무총리가 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민 여러분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 부총장은 "일임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맡긴다'라는 것"이라며 "(완전히 손을 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권 일각에서 한 대표가 6개월 내에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전혀 들은 바 없다"며 "당의 다수 의견은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 이게 정말 망국적이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건 당연하다"며 "현재의 6공화국 헌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것인지, 아니면 이 망국적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걷어내고 분권과 자치의 새로운 7공화국 헌법을 만들어 새로운 대통령을 뽑은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개헌 가능성을 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선 "비상계엄 당일에 원내 사령탑으로서의 지휘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잘못됐다"며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 오늘 오후 2시 임시 국무회의 개최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09:58:53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한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한 총리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의 폐기 이후 국정 수습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오전 11시 한동훈 대표와 회동해 '공동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한 총리는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직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현 상황이 조속히 수습돼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치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조국 '입시비리·감찰무마' 상고심 12일 선고…연기 신청에도 일정 변동 없어
사회 사회일반 2024.12.08 09:44:51'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하급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조국(59) 조국혁신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대법원 판결이 12일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45분 조 대표와 배우자 정경심(62) 전 동양대 교수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2019년 12월 기소된 뒤 5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10개월 만으로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업무방해, 허위·위조 공문서 작성·행사, 사문서위조·행사 등)와 딸 조민 씨 장학금 부정수수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 취임 때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와 프라이빗뱅커(PB)에게 자택 PC의 하드디스크 등을 숨길 것을 지시한 혐의(증거은닉교사)도 있다. 여기에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관한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이듬해 1월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앞서 1, 2심 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대부분과 특감반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노환중(65) 전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받은 딸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은 아니지만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뇌물수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은 무죄가 선고됐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조 대표는 구속되고 의원직을 잃게 된다. 다음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조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대법원에 지난 4일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까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
[속보] 최상목 부총리 "오늘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08 09:36:31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의 비상계엄 및 탄핵안 부결 사태와 관련해 “경제팀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대외신인도 유지와 경제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성명을 발표한 뒤 거시경제금융현안회의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계엄사태 '서울의 겨울'이라는 中 매체 "尹 퇴진 불가피, 정치 개혁 필요"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09:32:38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국회의 탄핵소추안 부결까지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도 이번 사태를 비중있게 전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차기 정권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음을 기대하기도 했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상정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탄핵안이 폐기된 후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관련 소식을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총 195명의 국회의원이 탄핵 소추안 표결에 참여했으나 필요한 200명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면서 부결 사실을 보도했다. 중국중앙TV(CCTV)도 “탄핵 표결이 진행되기 전 여당 의원들이 잇달아 본회의장을 떠났다"며 "결국 탄핵 소추안은 여당의 저항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한국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는 중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중국 바이두, 웨이보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관련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현재도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부결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서울의 겨울밤’이라는 주제로 이번 사태에 대한 특집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12·12 군사 반란을 다뤘던 영화 ‘서울의 봄’을 각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후 중국 현지에서는 ‘서울의 봄’이라는 키워드가 화제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니우샤오핑 정법대 동북아연구센터 사무총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줄곧 글로벌 허브 국가를 표방하며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과시했지만 매우 평화로운 상태에서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펑파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탄핵안 표결이 여당 의원들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합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해도 윤 대통령은 법리적 책임을 면할 수 없어 해임되거나 직무 정지될 수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반도 전문가는 “정실주의와 보복 정치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의 민주적 절차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현재 유리한 상황을 활용해 헌법 개정과 대통령 임기 조정 같은 심층적인 구조 개혁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 이후 한국의 외교 안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펑파이는 미국 국무부의 반응과 외신 보도들을 인용해 한국의 비상계엄 여파로 미국, 영국, 유엔(UN) 모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한·중 관계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중국에 우호적인 성향의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이 전문가는 펑파이에 “(한국의) 중국의 대중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한·중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값진 한 표' 尹 탄핵안 투표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누구인가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09:29:45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중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행렬’ 속 묵묵히 되돌아와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이 있다. 피아니스트 출신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다. 1980년 서울서 태어난 김 의원은 만 12세가 되던 해 실명돼 1급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초·중·고는 맹학교를 다녔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에 일반전형으로 입학했으며,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에서 음악 예술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던 김 의원은 2020년 3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로부터 당 1호 인재로 영입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같은 해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김 의원은 2021년 12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핵위원회에서도 활동했으며, 이듬해 4월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을 맡았다. 김 의원은 당 내부에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당시 비상대책위원으로 김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 15번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22대 국회에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장애인 정책을 주로 다루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들어가지 못했다. 김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몸은 장벽으로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찬성 버튼을 백만 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7일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에는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에서 192명이, 국민의힘에선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3명이 표를 던졌다.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200표(재적의원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하면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
[속보]한총리·한동훈, 오전 11시 당사서 회동…공동담화문 발표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09:20:35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 등 국정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회동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뤄진다. 한 총리와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로 총사퇴를 표명한 내각의 재구성 방향과 민생·경제 현안을 두고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될 것이고 국무총리가 당과 협의해 국정운영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전에도 한 총리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한 대표는 한 총리에게 "민생 경제와 국정 상황에 대해 총리께서 더 세심하고 안정되게 챙겨주셔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
박근혜 탄핵 땐 '찬성 62명', 尹 탄핵 투표는 '3명'…8년 전과 달랐던 결정적 이유
정치 정치일반 2024.12.08 09:07:36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는 다른 결과로 정치권에서는 '탄핵 트라우마'가 보수 정치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탄핵이 이뤄졌을 경우 보수층의 지지 기반을 통째로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교해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가 '일렀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정족수 미달로 폐기처리됐다.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에 따라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하고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도 국민의힘의 주류 의견은 줄곧 '탄핵 반대'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조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범죄자'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넘길 수는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는 8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교할 때 더 심각한 사안이라는 게 각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신 시대의 잔재로 평가되는 '계엄'을 45년 만에 꺼내든 데다가 국회에 무장 계엄군을 진입시켜 장악하려 한 점, 여야 대표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를 시도한 점 등 현재까지 나온 구체적 정황만 고려하더라도 국정농단의 파장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8년 전과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6년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최소 62명, 사실상 절반에 달하는 이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표결에서는 세 명만이 표결에 참여했는데, 그나마 김상욱 의원은 반대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여당이 겪었던 후유증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새누리당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이들 상당수는 바른정당이라는 새로운 보수당을 창당했다. 이후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으로 저변을 키웠으나, 결국 주류로 올라서지 못하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통합됐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정치인들이 낙오됐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급하게 탄핵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폭로 등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는 만큼, 탄핵 여론을 더 조장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윤 대통령의 탄핵을 막긴했지만 여권을 향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점은 국민의힘에게 숙제다. 민주당은 일주일 단위로라도 탄핵소추안을 계속해서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라, 국민의힘의 고심도 커질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가 배제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