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존 반스 교수팀은 최근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호주산 화이트 청개구리들은 발바닥과 물체의 표면 사이 각도를 90도 이내로 조절함으로써 밀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개구리의 발바닥이 각기 다른 각도로 표면에 밀착했다가 떨어져 나갈 때 생기는 밀착력과 마찰력을 측정한 결과 90도 이상의 각도에서는 밀착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개구리들이 물체에 꼭 매달려 있어야 할 때는 발바닥과 표면 사이의 각을 좁게 유지하고, 떠날 때가 되면 각을 넓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청개구리의 발바닥은 짙은 농도의 점액으로 덮여 있어 마치 젖은 휴지가 유리에 달라붙는 것처럼 접착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공기 흡착과 같은 기계적 힘이 아닌 접착력은 발바닥 분자와 물체 표면 분자 사이의 상호 흡인력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연푸른색에서 청옥색, 회색까지 다양한 몸 색깔에 12cm까지 자라는 화이트 청개구리는 제법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밑으로 늘어진 나뭇잎이나 나뭇가지에도 매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하면 언제든지 순식간에 자리를 옮길 수 있다.
반스 교수는 “이들이 발바닥을 떼는 과정은 우리 몸에서 끈적이는 반창고를 떼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기하학에 있어서 청개구리는 노벨상 수상감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