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본격적인 첫 투자라 할 수 있는 시리즈A 단계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에 도전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쇄 창업가의 성공 이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옹호론과 과도한 거품으로 후속 투자나 스타트업의 지속가능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반론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홀리데이로보틱스가 1500억 원을 목표로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착수한 가운데 기대하는 기업가치가 최대 1조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금은 로봇 생산시설과 연구인력 확보에 쓰인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2024년 4월 송기영 대표가 창업한 지 4개월만인 2024년 8월 175억 원의 시드(seed)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보다 높은 기업가치와 투자금을 확보한 만큼 시리즈 A단계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현재는 홀리데이로보틱스 시드 투자를 주도한 스톤브릿지벤처스를 비롯해 당시 함께 참여한 스프링캠프, 현대차 제로원, 인터베스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후속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외 추가 투자자와도 논의 중이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부품 조립에 활용할 수 있는 첫번째 휴머노이드 로봇인 ‘프라이데이’를 10월 공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업과 가정용 로봇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약 1억 원 정도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게 1차 목표다. 이를 위해 보행보다는 손 작업에 집중해왔다. 자체 촉각 센서를 투입해 정밀하게 동작하고 미세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시뮬레이션 기반 강화학습을 통해 손 동작을 성인만큼 자연스럽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자들은 송 대표의 과거 창업 성공 사례도 언급하고 있다. 그는 AI 비전검사 기업인 수아랩을 창업해 미국 코그넥스에 2억달러(약 2300억 원)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간거래(B2B) 스타트업 중 가장 높은 가치로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조 원의 기업가치는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초기 단계에 높은 가치를 책정하면 후기 투자와 혹시 있을 수 있는 상장까지 순조롭게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9년 투자유치 과정에서 유니콘에 등극한 야놀자는 수차례 해외 상장이 미뤄지고 있다. 출범 1년만에 1조 원의 기업가치로 10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추가 투자유치가 무산된 뒤 초반 주력했던 기업용 솔루션 사업을 접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홀리데이로보틱스의 투자 유치과정에서 기업가치가 6000억~7000억 원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아직 재무적인 성과가 없는 상태에서 높은 밸류를 받으면 이후 추가 투자를 받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후기 투자 혹은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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