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모펀드(PEF)의 대부’로 불리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용퇴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행동주의 얼라인파트너스의 차세대 리더 양성 요구와 맞물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 회장은 지난달 말 ‘코리아 벤처캐피탈(VC) 어워즈 2025’에서 기조 연설로 나서 퇴임 의사를 밝혔다. 도 회장은 평소 사석에서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줄곧 표명했지만 공식 석상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최근 주변에도 은퇴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도 회장이 기조연설 연단에 올라 물러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1999년 스틱을 창업해 운용자산(UAM) 10조 원 규모의 투자 회사를 키워낸 PEF 업계의 대부로 평가된다. 도 회장은 2021년까지 스틱인베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가 같은 해 12월 모회사였던 디피씨가 스틱인베를 흡수합병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면서 도 회장은 의장을 맡아 스틱인베를 이끌어왔다.
그런 도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얼라인의 공세와 맞물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은 스틱인베의 지분을 7.63%까지 늘리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 회장(13.46%)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19% 수준이다. 반면 2대 주주인 미국계 미리캐피탈(13.52%), 얼라인(7.63%), 페트라자산운용(5.09%) 등 잠재적 연합군의 지분율은 26%를 넘어서면서 도 회장 측의 지분을 뛰어넘는다.
얼라인은 여섯 가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여섯 가지 방안에는 차세대 리더십 승계 계획과 제도적인 이사회 독립성·전문성 개선 조치 요구가 포함됐다. 현 경영진이 대부분 1960년대생임을 감안할 때 기관투자자 신뢰 확보와 핵심 인력의 동기부여·리텐션 측면에서 리더쉽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되고 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와 표대결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될 수 있다. 다만 도 회장의 차남인 도재원 스틱벤처스 이사의 승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는 인적 자원이 절대적인 만큼 스틱벤처스에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합류한 삼성증권 출신 사재훈 대표는 최근 펀딩 역할까지 맡으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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