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내에서 상장을 기다리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는 150건에 달합니다. 이미 상장된 상품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한동훈 앰플리파이ETFs 자산운용 아시아사업담당 총괄 상무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가상자산 ETF가 단순한 금융 실험 단계를 넘어 자본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며 “ETF 시장의 성장 축이 디지털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앰플리파이운용은 인컴형(정기적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상품)과 가상자산 ETF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ETF 전문 운용사다. 운용자산(AUM)은 160억 달러(약 23조 원)를 넘어섰으며 최근 미국 ETF 전문지 ‘ETF 익스프레스(ETF Express)’가 주관한 시상식에서 ‘올해의 가상자산 ETF 발행사(Best Crypto Linked ETF Issuer of 2025)’로 선정됐다. 대표 상품으로는 블록체인 ETF ‘BLOK’, 커버드콜 ETF ‘DIVO’, 성장형 ‘QDIV’ 등이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상장된 가상자산 ETF는 약 110종으로 운용 규모는 2100억 달러(약 304조 원)에 이른다. 이보다 더 많은 150여 종의 신규 상품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으며 비트코인·이더리움뿐 아니라 솔라나·리플 등 개별 코인을 기초로 한 상품과 블록체인·웹3(Web3)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ETF가 다수 포함돼 있다.
가상자산 ETF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정치권의 기류 변화와 규제 완화가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공화 양당 모두 가상자산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커버드콜·버퍼형·레버리지형 등 다양한 파생형 구조를 잇달아 허용하며 시장 문턱을 크게 낮췄다.
이 같은 제도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미국 ETF 시장은 가상자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 상무는 “인공지능(AI) 산업이나 테크 관련 ETF 시장은 포화 상태지만 가상자산 ETF는 이제 막 제도권에 진입한 초기 단계”라며 “향후 수년간 ETF 산업의 핵심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앰플리파이운용은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커버드콜 ETF를 보유하고 있다. 앰플리파이운용은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단순히 가격 상승에 기대는 대신 월 2% 수준의 프리미엄 수익을 목표로 하는 구조로 상방을 닫지 않는 커버드콜 방식을 적용해 상승 여력(약 5%)을 일부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추구한다. 앰플리파이운용은 이달 중으로는 솔라나·리플 ETF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며 다음 달에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ETF도 선보일 계획이다.
앰플리파이는 한국 시장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상무는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정부 승인만 떨어지면 즉시 코인 ETF를 출시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한국 역시 제도가 마련되면 가상자산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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