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5일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38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가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다시 40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들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으로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데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오전 한 때 8%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마이너스 1%대까지 회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5% 떨어진 4004.34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로 출발해 4000선을 내준 뒤, 오전 내내 낙폭을 키워 39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장중 한때 3867.81까지도 추락, 6%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사태(-8.77%)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바 있다. 코스피200선물 지수도 급락하면서 거래소는 이날 9시 46분 15초께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같은 시각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 이상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여파였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2조 2102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는 오후 들어 단숨에 4000선대를 회복했다. 반도체·원전·방산·조선 등 최근 활황장을 주도했던 대형주들의 이익 모멘텀(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이날의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오전 한때 7%대까지 추락했다가 이 시각 기준 3.96% 하락 중이고, SK하이닉스는 8%대 급락에서 -1.71%까지 회복했다. 이밖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마이너스 11%대에서 –7.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마이너스 8%대에서 –5.15%, HD현대중공업(329180)이 –8%대에서 –5.64%,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4%대에서 –1.69%까지 낙폭을 만회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장중 5% 넘게 하락해 870선까지 밀렸다가 900선을 간신히 회복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은 “팰런티어, AMD 등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주들의 오버 밸류에이션 우려와 12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떨어졌다”며 “아직 기업 실적과 같은 펀더멘털(기초 체력), 정부의 정책 기대감 모멘텀 등은 훼손되지 않았기에, 패닉 셀링(공포 매도)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양하는 게 적절해보인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aaangs10@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