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그룹이 내년도 사업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사업 보고회를 시작한다. 구광모 LG 회장의 화두인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향후 사업 재편과 인적 쇄신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LG그룹은 23일 전자 계열사(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를 시작으로 화학 계열사(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통신 계열사(LG유플러스(032640) 등) 순으로 한 달가량 구 회장 주재 아래 2026년 사업 보고회를 개최한다. 사업 보고회는 계열사별 한 해 사업 성과와 내년 전략을 집중 검토하는 자리다. 구 회장은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글로벌 기업인들 간 골프 회동을 끝낸 후 귀국한 바 있다.
구 회장이 미국 정재계 및 글로벌 주요 기업인들과 폭넓은 교류를 마친 직후여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별로 미국 관세 대응과 현지 투자, 공급망 전략 등을 전면적으로 점검하며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발 통상 질서 재편에 더해 중국 경쟁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 올 사업 보고회는 어느 때보다 강한 위기감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지난달 말 사장단 회의에서도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3~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분발을 촉구했다.
구 회장이 강조해온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적 경쟁력 강화’ 액션 플랜도 집중 논의된다. 기업간거래(B2B) 분야 강화, 비핵심 자산 정리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보고회 이후 LG그룹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유망한 미래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구 회장은 인공지능(AI)과 2차전지, 전장 사업 등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해왔다. 그는 사업 보고회 기간 중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글로벌 빅샷들을 만나 내년 사업 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보고회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에 반영될 예정이다. 재계는 LG가 지난해 안정 기조에서 벗어나 올해는 쇄신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LG유플러스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 CEO가 유임했다. 2023년 권영수 전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권봉석·신학철 2인 체제가 된 부회장단 인사도 관심사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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