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10월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주식을 매도한 일부 임원들이 결과적으로 약 50% 안팎의 추가 수익을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들 역시 7만~8만 원대에서 주식을 판 이후 주가가 상승하며 ‘아쉬운 매도’가 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9월 SK하이닉스 임원·주요 주주의 특정 증권 등 소유 상황 보고 공시는 총 3건이었다. 이에 따르면 비등기 임원 3명이 32만~33만 원대에 주식을 매도했다.
손상호 담당은 지난달 12일 SK하이닉스 주식 790주를 32만 7500원에 팔았고, 박수만 담당은 15일 33만 8000원에 369주, 박명수 담당은 33만 4000원에 450주를 매도했다.
이 가운데 손상호 담당을 제외한 박수만·박명수 담당은 각각 769주, 672주를 여전히 보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26만 9000원에서 34만 7500원까지 약 29% 상승하며 랠리를 시작했다. 임원들의 매도 시점도 주가가 상승세를 타던 시기였다.
그러나 10월 들어 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9월 매도는 결과적으로 ‘실책’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50만 2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이달 들어서만 44.46% 상승했다.
삼성전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부터 상무·부사장 등 8명의 임원이 주식을 매도했는데, 대부분 7만 4000원~8만 6000원대에서 팔았다. 이달 16일에야 최철환 상무가 9만 7700원에 401주를 매도했을 뿐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한 달간 6만 9700원에서 8만 3900원으로 20% 넘게 올랐고, 10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 9만 9900원까지 터치했다. 이로써 지난달 매도한 임원들의 투자는 아쉬운 선택이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임원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주가 상승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상당수 임원들은 주식 보유를 택했을 거라는 해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역대 메모리 사이클 중 가장 높고, 긴 사이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메모리는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 가장 병목이 심한 제품 중 하나이며, 스케일 아웃 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공급자 재고 부족 및 생산 확대 여력 제한을 감안하면, 업황 강세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의미한다"며 "공급자 우위 장기화 속 장기 공급계약 확대와 제품 간 가격 시너지 촉발에 따른 가격 강세의 초입 구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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