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자’ 출신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위해 공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엘리트 공무원들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직에 입문했지만 경직된 조직문화와 과중한 업무, 낮은 보수에 한계를 느끼며 관가를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예산실에서 예산총괄 업무를 담당하던 사무관 A씨는 이날 의원면직했다. 의원면직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하고 직을 내려놓는 것을 뜻한다.
A씨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이날부로 로스쿨생이 됐다.
이처럼 사무관들이 공직을 떠나 선택하는 진로는 상당수가 로스쿨이다. 2023년 5급 공채 재경직에 수석 합격해 기재부로 발령받았던 사무관 B씨 역시 이듬해 로스쿨 진학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연차 공무원의 이탈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임용 후 5년 이내 퇴직한 신규 임용 공무원 수는 2019년 6663명에서 지난해 1만2263명으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무원의 ‘조기 이탈’은 임용 초기일수록 두드러진다. 임용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공직을 떠난 인원은 2019년 1769명에서 지난해 2418명으로 증가했다. 임용 2년 만에 퇴직한 공무원 역시 같은 기간 806명에서 2362명으로 급증했다.
부처 안팎에서는 과거 ‘평생직장’으로 인식되던 공직이 이제는 민간 이직이나 전문직 진출을 위한 ‘경력 발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급 사무관뿐 아니라 일선 실무를 담당하는 6·7급 공무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행정부 일반직 국가공무원 퇴직자(연구·전문직 등 제외) 6510명 가운데 6급이 2130명(32.7%)으로 가장 많았고, 7급은 1195명(18.4%)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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