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가운데 상승세의 중심에 선 반도체주(株) 상장지수펀드(ETF)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본격화된 만큼 편입 종목과 투자 방식을 고려한 중장기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상장 반도체 ETF 43종의 순자산은 10조 6223억 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 전(7조 9841억 원)과 비교하면 약 2조 6382억 원 급증한 수치다. 이날까지 최근 3개월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는 KRX 반도체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반도체레버리지’로 821억 8767만 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투자 심리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9만 9000원을 넘기며 ‘10만전자’ 달성을 눈앞에 뒀고 SK하이닉스도 하루 만에 역대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반도체 테마 ETF 수익률 상위권에는 레버리지형과 집중투자형 상품이 포진했다. 에프앤가이드 반도체TOP10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가 103.05% 급등하며 1위를 기록했다. 2위 ‘KODEX 반도체레버리지’도 102.87% 뛰며 세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수 대형 반도체 종목에 집중 투자해 업황 반등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상품인 ‘PLUS 글로벌HBM반도체(57.22%)’ ‘ACE AI반도체포커스(54.50%)’가 그 뒤를 이었다.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60% 이상, ‘ACE AI반도체포커스’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한미반도체에 약 75%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이미 상승 변곡점을 지나 상승 사이클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추론 수요 증가로 서버용 D램의 수요 확대가 가격 반등의 전환점이 됐다”며 “9월 들어 재고 부족 현상이 모든 D램 제품군으로 확산되면서 D램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잇따라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 3사의 목표주가를 2주 만에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UBS도 16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59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수연 한화자산운용 ETF컨설팅팀 과장은 “최근 반도체 생태계에서는 전략적 제휴와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만큼 편입 종목과 비중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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