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006280) 계열 GC녹십자엠에스(142280)가 분말형 혈액투석제를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혈액투석에 쓰이는 혈액투석제 중 분말형 제품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회사 측은 국내 유통 중인 수입산의 최대 40%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들도 수입산보다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져 치료가 지연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엠에스는 분말형 혈액투석제까지 보유하게 돼 현재 국내 병원에서 쓰이는 모든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GC녹십자엠에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분말형 혈액투석제 ‘에이치디비산’에 대해 제조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제품 중에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혈액투석은 신장 기능이 저하돼 몸 속에 쌓인 노폐물과 과도한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기계를 이용해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노폐물을 걸러낸 후 다시 몸 안에 넣어주는 치료법이다. 치료에는 혈액 내 산도(Ph) 유지를 위해 산성의 ‘A액(Acid Bag)’, 알카리성의 ‘B액(Bicarbonate Bag)’이 함께 쓰인다. 이번에 허가 받은 제품은 용액 제형인 B액의 단점을 보완한 분말형 제품이다. 분말형은 효능은 용액 제형과 동일하지만 가볍고 부피가 작아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의약품 유통과 운송 측면에서 유리해 공급망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개발사가 없어 미국 박스터, 독일 FMC 등이 100% 국내에 판매해왔다. 회사 측은 “이번 분말형 혈액투석제의 품목허가로 GC녹십자엠에스는 A액, B액, 분말형 B투석제 등 모든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환자들도 치료가 지연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이치디비산은 수입 제품들에 비해 포장과 희석 편의성을 높여 차별화했다. 수입산 제품들은 밀봉 형태여서 남은 내용물을 배출하기 불편했지만, 에이치디비산은 용기와 뚜껑이 분리되는 개봉형 구조로 제작해 사용 후 처리가 편리하다. 또 수입제품에 비해 정제수에 희석해 사용하는 과정이 간단하고, 균질하게 투석액을 만들 수 있도록 해 품질 편차도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용액 제품에 비해 부피가 작아 병원 내 재고관리가 쉬워질 수 있다”며 "병원 편의는 물론 투석실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2022년부터 충북 음성HD공장에 분말형 혈액투석제 전용 제조라인을 구축해 대량 생산 체제를 이미 구축했다. 국내 주요 업체와 공급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이 공장의 액상형 혈액투석제 생산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로 국내 전체 혈액투석액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생산·공급 시스템을 이미 다 갖춘 만큼 수입산 분말형 혈액투석제 시장의 최대 40%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내년까지 시장의 20~25%를 점유한 다음 중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수입 대체는 물론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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