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며 금값 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올해 시장의 주인공은 ‘은(Silver)’이었다. 은값은 금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3.3% 오른 온스당 4133.0달러(약 592만341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금 현물 가격이 연초 대비 51% 상승한 반면 은은 무려 78% 급등했다. 금과 은 모두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 미국채 하락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은은 산업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며 상승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인베스코의 EMEA ETF 고정수익 및 상품 관리 책임자인 폴 심스는 “금값 랠리 이후 금·은 비율이 100배를 돌파하면서 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이번 세기 들어 금·은 비율이 100배를 돌파한 것은 팬데믹 시기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은 주로 가치 저장 수단으로만 쓰이지만, 은은 전자와 재생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실질적인 수요가 존재한다”며 "금과 은에 대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특히 주식 시장이 고점을 유지하고 있어 차익 실현을 노리는 과열된 거래로 가격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솔로몬 글로벌의 전무이사 폴 윌리엄스는 “기록적인 산업 수요, 친환경 기술 투자 가속화로 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은은 산업 및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이중적 성격 덕분에 안정성과 삼승 잠재력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은은 전기 스위치, 태양광 패널, 휴대전화,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맞물리며 ‘산업용 귀금속’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윌리엄스는 “현재 은값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금값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하다”며 “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2026년 말까지 온스당 100달러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BNP 파리바 포르티스의 최고 전략책임자 필립 기젤스도 “은 가격은 현재의 두 배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격이 큰 숫자의 중력장에 들어가면 일시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끌었던 조건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의 은 랠리는 아직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필립 기젤스는 1년 전부터 은값이 온스당 5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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