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어(뒷문)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최근 APEC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 발언은 중국산 IT 기기에 대한 국내의 뿌리 깊은 불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가 공격적인 행보로 한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이어지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존재감을 키우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5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81%, 애플 18%로 사실상 양강 체제가 굳어졌다. 샤오미를 포함한 기타 외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0%로 집계됐다.
샤오미 등 외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한때 2%까지 오른 적도 있지만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4년 2분기 2%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로 줄었고, 올해 들어서는 1분기 0%, 2분기 1%, 3분기 다시 0%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을 제외하면 사실상 ‘외국산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의 특성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미코리아는 최근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와 구의점, 마곡점에 이어 수도권 외 지역인 현대백화점 중동점 유플렉스에 매장을 열었고, AS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의식해 서울 용산에 ‘익스클루시브 서비스 센터’도 개소했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 “하루에 한 대도 안 팔린다”, “가격이 싸도 꺼려진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올 정도로 체감 수요는 낮다는 게 유통가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내내 이어진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중국산 스마트폰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APEC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 주석이 선물한 ‘샤오미 스마트폰’을 두고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농담을 건넨 장면은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경계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기기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에게 제품 품질, AS(서비스), 중국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관련 우려 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oremi@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