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가도를 달리던 코스피지수가 오후 들어 1%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일단락 되는듯 했으나 중국이 한화오션(042660) 미국 자회사 제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갈등 우려가 재점화된 영향이다. 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점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04포인트(0.70%) 내린 3559.51을 코스닥지수는 12.80포인트(1.49%) 하락한 847.6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역사적 최고가인 3617.86을 넘어선 3646.77까지 치솟았지만 오후들어 하락세로 전환 급격하게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가 3932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491억 원, 3942억 원씩 순매도하고 있다. 오전 중 순매수에 나서던 개인이 지수가 상승하자 물량을 적극적으로 던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2.14%), SK하이닉스(000660)(-0.24%), 두산에너빌리티(034020)(-2.1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6.49%), HD현대중공업(329180)(-4.55%), KB금융(105560)(-0.63%) 등이 약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에서 9만 75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인 2021년 1월 11일 9만 6800원을 넘어선 수치다. 다만 오전 중 상승폭을 줄이더니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전반에 걸친 셀온 가능성과 10월 이후에도 쉴새 없이 지수가 달려온 것에 대한 단기 과열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미중 갈등이 재점화된 점도 지수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중국 해운, 물류, 조선업에 대해 조사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한화오션 산하 미국 관련 자회사 5곳에 대한 반제재 조치 결정을 공표했다. 해당 조치는 이날부터 시행된다.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301조 조사 및 후속 조치에 협조·지원했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제재는 한화오션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 같은 기류가 확대될 수 있을 가능성에 조선업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보합세를 보이던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010140)도 각각 4%, 5%가까이 하락세다. 이 같은 조치로 미중 갈등 국면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한 연구원은 “미중 갈등 우려에 따른 나스닥 선물 및 닛케이의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상무부의 한화오션 미국 계열사 제재 발표로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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