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추석 장기 연휴를 앞두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 대외 리스크를 계기로 국내 금값 변동성이 크게 요동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RX 금 시장에서 1㎏ 골드바 현물의 1g당 가격은 19만 1310원으로 국제 금 시세(17만 4220원) 대비 9.81%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11.73%까지 오르면서 올해 2월 18일(13.25%)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김치 프리미엄은 금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으로 투자 수요가 쏠릴수록 확대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날 국내 금 현물 시세는 장중 20만 3000원까지 올랐다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소식을 기점으로 19만 원까지 하락했다. 국제 금 시세는 17만 3820~17만 5330원 사이에서 큰 변화가 없었지만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국내 금값만 유독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에 금 현물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일제히 영향을 받았다. ‘ACE KRX금현물’의 시장가격은 4% 넘게 상승하다가 -1.42%로 하락 마감했고 ‘TIGER KRX금현물’도 4.5%에서 -1.50%까지 떨어졌다. 김치 프리미엄이 16% 넘게 확대되자 매도 물량이 쏠리면서 국내 금값만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추석 연휴 기간 중 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 현물 공급이 중단되는 동안 수요가 쏠릴 경우 가격이 크게 왜곡될 수 있다. 특히 금은 글로벌 이슈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명절 장기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른 가격 급변 가능성이 높고, 최근 국제 금 가격과 괴리가 확대되는 만큼 KRX 금 시장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셧다운 소식에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3904.10달러까지 올라 사상 처음 39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이 올라 금 ETF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자금이 유입돼 실물 금 보유량이 확대되는 구조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금값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며 “김치 프리미엄이 높을 땐 금 현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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