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잊혀져 있던 중국이다.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돌아온 중국 증시에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지지부진하던 중국 증시가 갑자기 상승한 이유를 찾기 위해 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연초 등장한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는 견고했던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가성비’가 뛰어난 AI 모델의 등장으로 시장은 한때 큰 혼란을 겪었다. ‘딥시크 사태’ 이후로 중국의 기술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중국은 어떻게 이런 AI 모델을 발표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 체계와 기술 산업 구조가 있다.
중국 정부는 초장기 육성 계획을 통해 전략 산업과 미래 산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이를 통해 당면하고 있는 산업의 한계를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첨단 연구를 진행한다.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기술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중국식 개발의 특징은 적용 산업을 찾기 위해 방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략적 산업 계획에 기반한 기술은 이미 적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직적 개발·적용 구조는 비슷한 기술의 중복 개발을 줄이고 산업적 가치가 높은 기술을 선제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시장은 중국 기술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증시는 기술주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14억 명이라는 거대 인구를 기반으로 한 소비재·금융업종 의존이 소멸하면서 기술 중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자리 잡았다. 앞서 언급한 기술 내재화 정책으로 오랜 기간 연구를 이어온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보조배터리를 만들던 샤오미는 이제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났고 로봇청소기 업계의 패권을 쥔 로보락,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비야디(BYD)는 이미 익숙하다. 중국 기술력은 멈추지 않고 미국과의 경쟁 속에서 자생력을 확보하며 첨단 영역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반도체 핵심 SMIC, GPU 제조 성공의 캠브리콘, CPU 설계 기업 하이곤 등이 대표적이다. 내수 경제 밸류체인에 기반해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AI 기술에 목마른 정부와 기업에 대안이 될 AI 기술주에 주목했고, 캠브리콘은 올 한 해에만 이미 1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기술 굴기 초입에 선 중국의 성장 테마는 투자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되는 정부 육성 전략과 은퇴 이후 미래를 꿈꾸는 퇴직연금은 투자 목표와 성격에서 잘 맞는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중국 중소형주 펀드나 테크 펀드는 중국 기술주 투자의 갈증을 해소해 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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